삼포가는 길… 힘들다
문탠로드를 따라 걷는다. 봄을 맞이하여 많은 사람들이 제각각 차림으로 달맞이 언덕의 혜택을 온 몸으로 느끼며 거닌다. 미포방면에서 문탠로드를 들어서는 순간 달맞이언덕의 시끄러운 차량소리와 매연은 사라지고 대신 파도소리와 바람소리 그리고 가끔 기차소리만 들린다. 미포에서 청사포로 이어지는 중간중간확 트인 바다도 만나고 곧 사라질 기차와도 나란히 걷다보면 어울마당 방면으로 올라서는 길을 만난다.
●올바른 이정표 필요
어울마당으로 힘차게 올라서면 달맞이 길 바로 아래 ‘삼포가는 길’이라는 안내에 따라 다시 걷는다. 조금만 더 가면 두 갈래 길이 나오는데 이정표가 없다. 어디로 가든 청사포로 향하는 차로를 만나게 되는데 좀 혼란스럽다. 이내 청사포로 가는 차로를 마주한다. 이젠 어디로 가야하나?
구덕포 가는 이정표가 방향이 잘못되어 있다. 어디를 봐도 구덕포 가는 길이 보이질 않는다. 이정표 화살은 그냥 차로를 가로질러 직진하게 되어 있고 청사포 가는 길도 역시 직진으로 표시되어 있다. 구덕포로 향한 ‘삼포가는 길’은 위쪽 해송교 아래에 위치해 있다. 물론 해월정사 앞으로 가도 삼포가는 길은 있다.
하지만 청사포 찻길을 만나는 지점엔 아무런 표시가 없어 초행길 사람들은 구덕포로 이어지는 ‘삼포가는 길’을 쉬 만나지 못한다. 저 위 해송교 다리에 그것도 옆으로 ‘삼포가는 길’이란 표시가 붙어있지만 알아보기도 힘든 위치이기도 하고 나무에 가려져 반도 안 보인다. 결과적으로 ‘삼포가는 길’은 청사포 찻길을 만나 끊어져 버린 셈이다.
‘삼포가는 길’은 더 이상 해운대 주민들 만의 것이 아니다. 전국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고 또 대대적인 행사까지 마련하여 걷고 있다. 근데 이렇게 구덕포로 이어지는 안내판 하나 제대로 구비하지 않고 어떻게 손님을 맞이하고 있는지 그 배짱이 놀랍다.
해송교 아래 기둥에 그려진 '삼포가는 길' 표시가 잘 보이질 않는다.
●무단횡단의 위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달맞이 데크를 따라 걷다보면 해송교란 다리를 만난다. 해송교 위를 걸어보면 지나다니는 차량으로 위험하며 난간에 올라설 경우 어지럼증까지 발생한다. 그래서 밑으로 내려와 차도를 건너 다시 달맞이 데크길로 올라선다.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달맞이 데크를 걷다 해송교 아래로 내려서서 다시 올라가려면 반드시 무단횡단을 하게 된다. 저 아래 횡단보도까지 가서 차도를 건너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백이면 백 다 무단횡단을 한다. 왕복 4차선을 무단횡단하는 것이다. 이는 선진질서를 강조하는 해운대구청의 슬로건에도 정면으로 대치되는 것이요, 안전에도 위협이 된다. 청사포 입구 해송교에 인도를 추가적으로 설치하든지 아니면 그 아래 도로에 횡단보도라도 마련해야 한다. 다행히 최근 경남선경아파트에서 해송교로 오르는 쪽은 횡단보도를 마련해 두고 있다. 그 외에는 전부 무단횡단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송교 아래 무단횡단은 다반사다.
●초행길이라 생각하고 삼포를 찾아야 답이 보인다
‘삼포가는 길’은 구덕포로 가기가 힘들고 달맞이 데크는 해송교로 인해 연결해 계속걷기가 힘들다. 올바른 안내판 설치와 해송교 주위를 정비하지 않고서는 결코 ‘달맞이 데크 길’완공이란 표현과 ‘삼포가는 길’이란 명칭을 붙이는 것조차 곤란하다. 제발 거창한 걷기대회 속에 교통이 통제된 ‘차없는 해송교’ 중앙을 걷지 말고 ‘차들이 쌩쌩 달리는 해송교’를 걸어 보길 권한다. 그리고 또 삼포걷기도 행사 때‘줄 따라 삼포’를 찾지 말고 ‘초행길이라 생각하고 삼포’를 찾아보길 거듭 권한다.
그러면 문제와 더불어 답도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