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7
푸른 하늘색이 돋보이는 오늘 목표는 '한려해상 바다 백리길' 중 '연대도 지겟길'로서 연대도는 통영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며 연륙교로 이어진 만지도와 함께 최근들어 널리 알려지게 된 섬입니다.
2호선 주례역에서 오늘 처음 영입(?)된 화명동 이사장님와 함께 양산 김대표님을 만나 08:00 출발하여 거가대교를 경유, 11:30 출항하는 여객선을 목표로 통영 달아항으로 향했는데 도착하니 10:00밖에 되지 않았네요.
그런데 매표소에 물어보니 10:30 출항하는 배가 있다기에 잘됬다 싶어 바로 표를 구입했습니다.
근데, 10:30 출항하는 배를 타면 연대도에서 14:00 출항하는 배로 나와야한다는군요?
한 두시간 더 여유가 있으면 좋겠기에 다른 배를 타고 나오면 안되는지 물었더니 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냥 안된다고만 하네요.
"사장님, 섬 한 바퀴 천천히 둘러보셔도 두시 배면 충분합니다~"
그래도 10:30 출발하면 섬에서 약 3시간 정도 밖에 여유가 없다는 얘긴데..ㅠㅠ
뱃시간에 대한 약간의 불만은 얼마 후 여객선 선장님의 굵직하고 재미있는 무대매너(?)로 인하여 까맣게 잊어버렸습니다.
선장님 멘트 시작.
"며칠 전 저의 배에 있는 SS에어컨이 고장났습니다."
평소 내배를(이분은 이 여객선을 <내배, 즉 나의 배>로 표현) 이용해주시는 승객들에게 보답하기 위하여 한 2박3일을 꼬박 걸려 새로운 에어컨으로 교체해놓았는데 이 에어컨의 사용법을 말씀드리자면 더울때는 배 창문을 열면 되고, 추우면 창문을 닫으면 된다.. 는 사기성이 농후한 멘트를 시작으로 여객선의 좌석을 메운 승객들에게 몇 차례나 큰 웃음을 선사하시는군요.
더불어 출항한 배가 연대도에 닿도록 내내 주변 섬 이름이나 관련 이야기들을 해주시며 그나마 짧은 시간을 더욱 짧게 만들어주시더군요.
배가 출항하고 얼마 지나지않아 선장님의 설명으로 앞을 보니 벌써 인터넷으로 보던 만지도 연륙교가 드디어 보이기 시작합니다.
연륙교를 보니 약간의 설레임 같은 것이 있었는데 이는 저만 그런것이 아니라 배에 탄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러한지 특히 여성분들의 낮고 짧은 탄성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왔습니다.
10:44
달아항을 출항한 배는 불과 십여분만에(선장님 말에 의하면 조금이라도 섬에 더 머물라는 배려로 최대한 빨리 달려 11분40초가 걸렸다 하는데 실제 재어보지 않았기에 확인할 길은 없슴) 연대도에 도착합니다.
- 연대도는 통영항에서 남쪽으로 18km 해상에 있으며,
- 해발 220m가량의 섬 정상인 연대봉에 서면 섬 주변의 경관을 환히 바라볼 수 있다.
- 북쪽으로는 병풍처럼 동서로 길게 떠있는 학림도와 저도, 송도가 보이고,
- 동으로는 까마귀섬 오곡도와 비진도, 용초도, 한산도, 남으로는 내.외부지도, 연화도, 우도,
- 욕지도 등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아름다운 섬들이 시야를 가득 메우며,
- 맑은 날씨에는 대마도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이상, 통영관광포털 http://tour.gnty.net/main/)
이와 더불어 지척인 만지도와는 올 2월 연륙교로 이어지면서 관광객들을 불러모으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데 우리나라 제1호 '탄소0의 에코아일랜드'를 표방하며 두 섬에는 50여 가구 80명 안팎의 인구와, 연대도에 새로 지어진 태양광발전소를 통해 전 가구에 전기를 공급하며 외부의 전기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연대도에서 만지도 연륙교로 가기 위해서는 이 길을 지나야합니다.
출렁다리 입구
10:48
리어카 한 대가 겨우 지날 정도의 출렁다리는 끝에 데크길로 이어져 만지도 몇 가구가 모여사는 부락에 이릅니다.
이번에 스카웃 한 화명동 이사장님와 김대표님이 포즈를 잡아주십니다.
(*참고로 화명동 이사장님은 무슨 재단 이사장님이 아닌 단지 이씨 성을 가진 사장님 중 한 분이십니다~^^*)
양산 김대표님과 교대하여 제가 이사장님과 한 장 찍으려는데 어디선가 나타난 한 여자분(전혀 모르는 분임)이 자신의 미모(?)를 기증하시네요.
손으로 브이字를 만들며 아주 자연스러웠다는~
그러면서 찍은 사진을 집에가서 보여주라는데 이분, 남의 가정 파탄을 노리시는건 아닌지..??
출렁다리를 지나 데크길로 만지부락을 향합니다.
사람 발길이 거의 없어서인지 주변이 깨끗하고 바닷물도 무척 맑아 보는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냅니다.
10:58
만지부락.
주변 섬들 중 제일 늦게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하여 만지도가 되었다는데 최근 조성된 부락라 그런지 집들이 하나 같이 깔끔해 보입니다.
예정에 없던 만지부락을 가로질러 올라 만지봉을 향하는 길.
그렇지 않아도 짧은 시간이기에 더 지체되어 시간이 모자라지나 않을까 하여 내심 걱정이 되는군요~
11:16
만지봉(99.9m)에는 따로 정상석이 없고 나뭇가지에 작은 안내판만 하나 달려있습니다.
비록 높은 산은 아니라지만 더운 날씨에 일정한 각도로 올라오다 보니 숨이 차 오르는걸 겨우 참고 올라왔다는..
11:39
이후 우리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생각에 선택한 길로 인하여 산 속에서 길을 잃게되고 해안가로 난 이 시멘트로 된 포장길을 만나도록 한동안 가시덤불과 미끄러운 경사지대를 통과하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우연히 우리 뒤를 따르던 산악회원(일행을 놓친) 한 분이 연신 "다시 올라가야 하는거 아입니까?"라면서도 어쩔 수 없이 따라오느라 함께 고생을 하시고..
근데 신입생인 화명동 이사장님은 조그만 체구에 무척 날렵하여 종횡무진 하십니다~
그렇게 찾은 길로 다시 출렁다리를 향하여~
11:57
출렁다리에 이르니 머리위에서 웅웅거리는 기계음이 들려 올려다보니 젊은 두 사람이 요즘 유행인 드론을 조종하고 있더군요.
출렁다리 상공 같은 위치에서 오래 머무는 동작을 반복하고 있는것이 예사 솜씨가 아닙니다.
언덕 위 밴치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주변의 높은 절벽과 멋진 나무들, 자갈을 쓸고 다니는 파돗소리가 참 잘 어울리는 곳입니다.
12:09
연대도 마을을 지나니 지겟길 들머리가 나오더군요.
양산 김대표님은 앞으로 우리 팀에서의 주의 사항 등 낮고 엄한 목소리로 신입 교육을 시키시는가 봅니다?
(은근히 낮은 목소리로 협박하는 듯..??)
조금 올라가면 만나게되는 대숲 길.
연대도 지겟길은 좁고 높낮이가 좀 있긴 하지만 간혹 시야를 깨우는 좋은 경치에 매혹되는 섬이로군요.
걷기 힘든 구간에는 이렇게 데크 계단도 만들어 놓았네요.
12:20
북바위전망대.
안내도와 주변 섬들을 비교하면서 섬 이름과 위치를 기억해봅니다.
현재 위치는 마을에서 600m, 이 길로 계속하여 1.7km를 가면 선착장이라 안내되어 있습니다.
지도를 보니 저기 보이는 섬은 오곡도인듯 합니다.
연대도와 비진도 사이에 위치한 섬으로 해안 바위와 바위 사이 계곡이라는 뜻인 강정(계곡)이 52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보기보다는 지형이 까다롭다(?)는 섬이라네요.
연대도 지겟길은 다시 이렇게 한적하게 이어지고~
바다가 바라보이는 길 언저리를 걷는 나그네의 봇짐이 무척 가볍게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무얼 넣고 다시는지 배낭이 엄청 무거움..)
다시 연대마을로 내려가는 길.
13:27
지겟길과 에코센터의 갈림길에서 우회전 하기로.
에코센터를 향해 나있는 해안 데크길을 걸어가봅니다.
해안의 노송 가지에 백로 몇 마리가 날개를 접고 쉬고 있는 것으로 보아 저기는 사람 출입이 안되는 지역인 듯~
13:32
에코센터 도착.
기념사진 한 장.
에코센터를 잠시 구경하고 다시 연대마을로 가는 길인데 시계를 보니 뱃시간이 빠듯해서 걷는 속도를 좀 높이기로 했습니다.
13:43
마을에서 지겟길 초입으로 향하는 길이 푸른색 중앙선으로 안내되어 있군요.
노익장을 최대한 과시하면서 딸 일곱(추정)을 두신 이 분은 도대체 어떻게 생기신 분일까요???
연대마을에서 잠시 볼일을 마치고 나오니 마침 들어와 또 다른 방문객들을 쏟아 놓는 여객선.
지금 우리가 타고 나가야 할 배이기도 합니다.
14:12
다시 돌아온 달아항에서 하선하는 승객들의 얼굴에는 오늘 얻은 무한한 소득으로 인하여 하나같이 밝은 표정들이 서려있군요.
오늘을 계기로 모두 다시 힘을 내셔서 각자 할 일에 충실하시기 바랍니다.
14:26
지겟길을 내려 놓고 숨쉴 틈 없이 오른 배로 다시 달아항으로 돌아와 찾은 통영수산과학관.
수산관련 자료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는 곳으로 전망 좋은 위치에 있으며 입장료는 대인 \2,000원인데 매표소에서는 행여 혜택이 돌아갈까 자꾸 물어보시는군요.
- 65세 이상이신지?
- 장애인 등록증은?
- 지역 주민이신지?
- 미륵산케이블카를 타고 오신 분이신지?
(일전 집사람과 미륵산 케이블카를 타고 올랐다가 통영수산과학관도 들렀었는데 그때 케이블카 입장권을 보여주고 얼마간 할인을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양산 김대표님, 오늘 운이 좋으시군요~^^*
2층 영상관 앞에서 잠시 휴식을.
오늘 내내 찜찜하더니 진주목걸이랑 반지를 보니 더 켕기는군요.
사실, 오늘이 우리 결혼기념일(10월23일)이랍니다.
아침에도 별 말없이 나온지라 돌아가면 김여사님께 무릎 꿇고 바로 석고대죄 해야겠습니다..ㅠㅠ
살아남기나 할런지요~~
각종 조개류와 산호들도 좋은 구경거리입니다.
출구로 나오면 시원한 한려수도 풍광과 함께 많은 규조목들이 진열되어 있군요.
15:47
장소를 이동하여 달아공원으로 가봅니다.
달아전망대.
이곳 지형이 코끼리 어금니와 닮아 유래하엿다고 하나 지금은 달구경하기 좋은 곳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고 하는데 주변에 주차장이 별도 마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찾는 이가 상당한 모양입니다.
전망대에서는 방금 우리가 다녀왔던 통영수산과학관, 학림도가 직선상으로 보이는군요.
18:11
돌아가는 길 가덕 선창에 있는 OO횟집에서 싱싱한 회와 매운탕을 곁들인 풍성한 저녁식사로 오늘 하루를 돌아봅니다.
오늘은 화명동 이사장님의 협조로 더욱 뜻있는 날이 되었군요.
이사장님의 건강을 위하여~
통영수산과학관에서 찍은 수족관 동영상을 한 번 꾸며보았습니다만 배경이 어지러워 썩 좋은 환경은 아니네요.
그러나 성의를 생각하여 즐감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많았습니다.
첫댓글 화명동 이 사장님 반갑습니다.(이사장과 구분하기 위해 띄워쓰기를 함에 유념하시길)
저를 대신해 주심에 감사,
꼭 참석하고 싶었는데 시험 앞날이라 주위의 눈치를 아니볼 수가 없음을 옹색한 변명으로 남깁니다
좋은 자료 고맙고요
앞으로 자주 얼굴 봐요
대표님, 팀장님 사랑합니다
눈치주지 마세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