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여 전에 영화 '스타 트렉'의 제작자 진 로우든베리와 미국의 유명 심리학자 티모시 리어리의 화장한 유골 일부를 우주로 쏘아보내 화제를 모았던 실레티스사(社)는 이르면 내년 말 유골을 달에 매장하는 사업을 계획, 현재 예약을 받고 있다.
실레스티사는 약 200 개의 유골 캡슐을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에 반덴버그 공군기지나 케이프 캐너베럴에서 발사될 상업용 로켓에 실어 달로 보낼 예정이다.
캡슐에는 1인당 평균 2.3-3.2㎏인 유골의 일부를 갈아 만든 약 200g의 유골 분말이 각각 담기며 사망자의 이름과 비문(碑文)이 새겨진다. 나흘 동안 38만6천㎞를 비행한 끝에 달 표면에 충돌하는 방법으로 유해를 달에 묻는 이 작업에 드는 비용은 유골당 1만2천500달러로 책정돼 있다.
유골 캡슐은 세계적 상업용 위성업체인 오비틀 사이언시즈가 발사하는 로켓에 실려 수송된다.
실레스티사의 공동 창업자인 찰리 채퍼는 휴스턴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우주개척을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례산업이 전자상거래화 되거나 새롭고 독특한 추모 방법들이 속속 개발되는 등 급속히 변하고 있으며 색다른 것을 원하는 베이비 붐 세대의 성향이 이를 촉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달 묘지 사업'에 처음으로 예약된 인물은 지난 69년 미국 유인 우주선 아폴로 11호를 달의 고요의 바다에 착륙시키는 일에 참여하기도 했던 달 지리학자 매리터 N. 웨스트. 그는 지난 98년에 83세로 숨졌다. 유해를 달에 묻은 사례는 전에도 있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2년 전에 슈메이커-레비 혜성의 공동 발견자인 유진 슈메이커 박사의 화장한 유골을 달 탐사선 루나 프로스텍터에 실어 달에 보냈었다.
그러나 NASA는 달을 신성시하는 미국 인디언 나바호 족에게 이 일로 사과해야만 했다. 현재 생존인원 25만명으로 미국 최대의 인디언 부족인 나바호족의 대변인 레이 볼드윈 루이스는 '사람들이 돈을 벌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고안해내야만 한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며 실레스티사의 계획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