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57편 1-11절) 하나님이여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 영혼이 주께로 피하되 주의 날개 그늘 아래에서 이 재앙들이 지나기까지 피하리이다
내가 지존하신 하나님께 부르짖음이여 곧 나를 위하여 모든 것을 이루시는 하나님께로다 그가 하늘에서 보내사 나를 삼키려는 자의 비방에서
나를 구원하실지라 (셀라) 하나님이 그의 인자와 진리를 보내시리로다 내 영혼이 사자들 가운데에서 살며 내가 불사르는 자들 중에 누웠으니 곧 사람의
아들들 중에라 그들의 이는 창과 화살이요 그들의 혀는 날카로운 칼 같도다 하나님이여 주는 하늘 위에 높이 들리시며 주의 영광이 온 세계 위에 높아지기를
원하나이다 그들이 내 걸음을 막으려고 그물을 준비하였으니 내 영혼이 억울하도다 그들이 내 앞에 웅덩이를 팠으나 자기들이 그 중에 빠졌도다 (셀라)
하나님이여 내 마음이 확정되었고 내 마음이 확정되었사오니 내가 노래하고 내가 찬송하리이다 내 영광아 깰지어다 비파야, 수금아, 깰지어다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
주여 내가 만민 중에서 주께 감사하오며
뭇 나라 중에서 주를 찬송하리이다 무릇 주의 인자는 커서 하늘에 미치고 주의 진리는 궁창에 이르나이다 하나님이여 주는 하늘 위에 높이 들리시며
주의 영광이 온 세계 위에 높아지기를 원하나이다
57편은 이스라엘 역사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왕이었던 다윗이, 광야에서
사울에게 쫓기며 참된 통치에 대해 배워가는 과정을 그려주고 있다. 그의 인생에는 통치에 대한 반면교사와
진면교사가 있었다. 반면 교사는 사울이었다. 57편의 부제는『다윗이
사울을 피하여 굴에 있던 때에』이다. 왕인 사울이 수하의 장군이었던 다윗을 죽이려해, 다윗이 광야를 전전하며 도망하던 시절에 드린 기도라는 것이다. 사울은
무죄한 다윗을 향한 질투와 분노로 살의에 가득찬 면모를 보여준다. 다윗을 삼키려는 자로, 다윗의 영혼을 덮치려는 사자며 불사르려는 자로써 등장하고, 그들의
이가 창과 화살이었고, 그들의 혀는 날카로운 칼과 같았다고 말한다.
사울이라는 왕의 다윗을 향한
감정은 사소로운 한 사람의 감정이 아니었고, 자신에게 위임된 군사력과 경제력과 통치력이 투영된 국가적
폭력이 되었다. 사울의 정치는 청지기가 아닌 자신의 감정과 유익을 위해 권력을 임의대로 사용하는 불법이며
불의였다. 사울을 위시한 그들은 자신보다 지지를 많이 받아, 자신들의
기득권을 흔드는 다윗의 걸음을 막으려고 그물을 준비하여 영혼을 억울하게 하였고, 웅덩이를 파기도 했다. 다윗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 사울로 부터 도망하며, 하나님으로 부터
위임 받아 백성들을 위해 정의와 평화, 공평과 관용을 나타내야 할 권력을 자신의 마음대로 휘두르는 사울을
반면교사로 삼았다.
더불어,
다윗은 권력을 사유화하여, 자신의 기득권을 위협하는 다윗을 죽이려하는 사울을 피해 광야를
전전하며, 참된 왕이신 하나님의 다스리심을 기다리며 기도한다. 『그가 하늘에서 보내사 나를 삼키려는 자의 비방에서 나를 구원하실지라(셀라) 하나님이 그의 인자와 진리를 보내시리로다 무릇 주의 인자는 커서 하늘에 미치고 주의 진리는 궁창에 이르나이다.』 왕이신 하나님은 인자와 진리로 통치하시는 분이시다. 왕이신
주님의 인자는 온 세상을 덮는 하늘에 미칠 것이며, 왕이신 주님의 진리는 궁창에 이를 것이다. 무엇보다 왕이신 주님의 인자와 진리는 불법과 불의로 세상을 신음하게 하고, 자신의
기득권을 위협하는 이들에게 그물을 치고 웅덩이를 파는 이들로 인해 억울한 자들을 구원하실 것이다. 다윗은
이와 같은 하나님의 통치가, 눈에 보이는 사울왕의 통치를 넘어 세계를 향해있고, 다스리실 것임을 선포했다.
『하나님이여 주는 하늘 위에 높이 들리시며 주의 영광이 온 세계 위에 높아지기를 원하나이다.』 온 세계 위에 높아진 영광은
정의로우신 하나님의 영광이시다. 하늘 위에 높이 들리셔서, 세계를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통치 아래에 불법으로 권력을 사유화한 이들과 그에게 줄 섰던 이들은 자기들이 판 웅덩이에 빠져 망하게 될 것이다. 다윗이 사울이라는 반면교사를 통해, 자신이 지향하지 말아야 할 통치의
모습을 배웠다면, 그는 동시에 진면교사이신 하나님 안에서 광야의 시간을 보내며, 포악한 왕들의 폭압과 불법 속에서도, 정의와 평화, 공평과 관용으로 세계를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다스림을 배울 수 있었다.
시편57편은
불의한 기득권 세력들에겐 무서운 경고다. 위임받은 권력을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고자 사용하는 그들은, 자기가 판 웅덩이에 빠져 오갈 데 없을 것이다. 더불어, 불의한 통치로 고통 받고 억울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간절한 기도이기도 하다.
그들의 기도는 마침내 세계를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인자와 진리를 임하게 하고, 불의를 제압하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