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과 사과
젊은태양 03.02.01
어린 시절
사과 한 개를 내 몫으로 먹지 못할 그 시절
잔치 집이나 제삿집 다녀온 인사로
보내온 음식엔
나무도시락에 이것저것 맛스럽게 담았으련만
집에와 펴보면 모두가 엉망...
거기에 빛바랜 사과 1/4쪽은 항상 막내인 내차지였다
명절이면
으레껏 과일상자가 오가는데
쌀겨 속에 묻힌 사과는
흥부의 능청낭이련가~ 손만 넣으면 한 알씩 잡히니
그야말로 부자중 부자가 아니겠나
그럴 즈음엔
골목길에도 집 앞 도랑에도
한 두입 베어먹다 버린 사과가 나동그라졌으니
나만 버리진 않았을 테고
누군가도 나처럼 사과 먹다 배가 불러
한 개도 다 못 먹고 저리 버렸나싶었다
그래서 명절날엔
어쩐지 부티나 보이는 사과가 좋다
한국마켓가면 부사사과가 당연히 나오지만(상자에)
미국마켓도 이젠 후지사과가 나온다(비닐 팩에)
새밑장보러간 오늘 따라 먹음직스런 부사사과가 있기에
한팩 사들고와 바구니에 담아놓으니
색도 빨간것이 크기도 당당하여
보기만 하여도 군침이 절로 돈다
미국사람들은 겉모양은 백설공주사과이고
맛은 푸석거리는 그 맛을 즐기기에
부사는 안중에도 없다한다
하여 전에는 이곳에선 후지사과를 구경할수도없었고
나오면 값도 다른 종의 사과보다는 값이 저렴했는데
이젠 값도 오히려 비싸다
그네들이 부사 맛을 알았남~~!!??
젊은태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