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정보 2013년 뱀띠 계사년의 해! 우리 국토에 뱀을 닮은 지형이 있다고?!!

[으뜸빛]

2013년 계사년 뱀의 해!
우리 국토에 뱀을 닮은 지형이 있다고?!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뱀(巳)의 해, 계사년(癸巳年) 2013년을 맞아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뱀과 관련된 지명을 분석한 것인데요. 우리나라 150만여 개의 지명 중 208개가 뱀과 관련됐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뱀 관련 지명은 얼마나 될까?

[사진 1 : 서귀포시에 있는 표선 해비치 해변의 뱀 조각상]

2013년 계사년은 십이지를 상징하는 동물 중 여섯 번째에 해당하는 뱀(巳)의 해입니다. 뱀이 똬리를 틀고 있는 형상에서 따온 한자 사(巳)는 일어서는 기운을 뜻합니다. 시간으로는 사시(巳時)라고 해서 오전 9시부터 11시 사이를 가리키고, 달(月)로는 식물이 한창 자라는 음력 4월을 의미합니다. 이때는 만물이 소생하고 생명력이 움트는 계절인데요. 한꺼번에 많은 알과 새끼를 낳는 뱀이 다산성을 상징한다고 하여, 우리 조상은 뱀을 풍요와 재물의 가복신(家福新)으로 여기기도 했답니다.

십이지 동물 중 상상의 동물인 용을 제외하고 뱀은 유일하게 털과 발이 없는 동물인데요. 지혜, 풍요, 불사를 상징하는 뱀은 우리 문화에서 숭배와 질시를 동시에 받아온 대상입니다. 집과 재물을 지켜주는 업구렁이로, 영생불사(永生不死)의 수호신으로, 인간을 위협하는 두려운 동물로 표현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이중적인 이미지를 뱀과 관련된 우리 국토의 지명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뱀 관련 지명은 전체 208개 중 41개로 전라남도가 가장 많았고, 경상북도 32개, 경상남도 31개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체로 남부 지방에 뱀과 관련한 지명이 많이 분포되어 있었는데요. 이는 농경 생활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지명의 종류별로는 마을 명칭이 157개로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지명의 유래 등을 세부적으로 조사하면 뱀 관련 지명은 더 많을 것이라고 국토지리정보원은 덧붙였습니다.

글자별로 살펴보면 ‘사동’이라는 지명이 가장 많았는데요. 경상북도 경산시 동부동의 마을을 비롯해 전국에 15개의 사동이 분포해 있었습니다. 이어 ‘뱀골’이라는 지명이 10개 지역에서 사용 중이었고, 지역에 따라 ‘배암’, ‘비암’, ‘배염’ 등 다양한 형태로 남아 있기도 했습니다.

뱀과 관련된 재밌는 지명, 들어는 봤나?

뱀 관련 지명 중 뱀의 모양에서 비롯된 지명이 전체의 137개(65%)로 가장 많이 나타났습니다. 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에 있는 ‘장사도’처럼 전체적인 모양이 기다란 뱀의 모양을 닮았다고 해 붙여진 지명이 72개에 달했습니다. 강원도 춘천시 서면 안보리의 마을 이름 ‘뱀길이’는 마을 골짜기가 뱀처럼 생겼다고 해 뱀길이로 불린다고 합니다.

[사진 2 : (좌)하늘에서 본 뱀길이 마을 전경 (우) 뱀길이 마을 항공사진]

뱀이 개구리를 쫓아가는 지형인 장사추와형(長蛇追蛙形)은 먹을 것이 풍부한 좋은 터로써 풍수지리가들이 일컫는 명당 중 하나라고 하는데요. 전라남도 고흥군 영남면의 ‘사도’와 충청남도 홍성군 홍성읍 신성리 ‘사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사진 3 : 먹이를 잡으러 가는 뱀 형상을 가진 장사추와형 지형]

뱀의 출현 설화에서 유래된 지명도 있습니다. 경주시 남면 구암리의 마을 이름 ‘구뱀이’는 귀가 달린 뱀이 나왔다고 하여 붙여졌고요. 전라남도 함평군 해보면 금계리의 ‘구수재’는 아홉 마리의 구렁이가 재를 넘지 못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공포의 대상인 뱀에서 비롯된 지명으로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김녕사굴’과 천안시 직산읍 상덕리 ‘덕령’이 해당되는데요. 조선시대 중종 때 김녕사굴에 사는 커다란 구렁이가 해마다 어린 처녀를 재물로 받고, 그렇지 못하면 농사를 망치게 하여 서린이라는 판관이 구렁이를 퇴치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사진 4 : 김녕사굴 내부 ? 제주 세계자연유산센터 제공]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고풍리 ‘장사동’은 마을이 큰 구렁이의 모습을 닮았다는데요. 허물을 벗으며 성장하는 뱀이 가진 영생불사(永生不死)의 속성을 담아 그 지역 주민은 장수한다는 유래도 갖고 있었습니다. 또한 전남 고흥군 한천리 ‘뱀골고개(뱀골재)’는 악한 죄를 지은 사람이 고개를 넘으면 반드시 큰 뱀을 만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뱀을 지혜로운 존재로 생각했음을 지명에서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뱀과 관련된 다양한 설화가 우리 ‘지명’속에 자리 잡아 내려오고 있는 것을 확인했는데요. 국토지리정보원에서는 지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명관련 제도를 마련할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우리 생활에 유익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지명 유래 등을 계속해 발굴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습니다. 뱀(巳)의 해인 2013년, 지혜롭고 다산하는 뱀처럼 풍요로운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