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배그·페북·인스타? 엄마는 궁금하다요즘 아이들 게임·SNS 이해하기
요즘 청소년들은 온라인에서 ‘게임’하며 놀고, ‘SNS’로 친구와 소통한다.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자라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답게 이는 아이들에게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거나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자녀를 부모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수업과 집콕 생활에다 방학까지 맞으면서 청소년들의 게임과 SNS 이용 시간 또한 크게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혹시 자녀가 ‘중독’은 아닌지 걱정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잔소리는 금물. 먼저 아이들이 푹 빠져 있는 게임과 SNS가 무엇인지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요즘 청소년들의 게임과 SNS 문화에 대해 살펴보고, 주의할 점과 건강하게 이용하는 법, 자녀와의 대화 팁 등에 대해 전문가의 조언을 구해봤다.
취재 송은경 리포터 eksong@naeil.com
도움말 심용출 캠프운영부장(국립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장우민 대외협력팀장(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게임이 우선인 아이, 어떡하죠?
예비 중2 자녀를 둔 학부모예요. 그래도 전에는 주말에만 게임을 했었는데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학교도, 학원도 가지 않고 집에 있다 보니 평일, 주말 가릴 것 없이 게임을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그날 해야 할 공부나 숙제를 다 마치면 게임을 할 수 있게 해줬더니 할 일은 대충 해놓고 하루 종일 게임에만 몰두하더군요. 그래서 하루 2시간으로 게임 시간을 제한했더니 친구들은 훨씬 더 많이 한다며 불만이네요. 이제 곧 중2가 되면 첫 시험도 칠 텐데 공부는 뒷전이고 게임이 우선인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_김수경(45·서울 양천구 목동)
딸이 쓰는 SNS가 궁금해요
중학생 딸의 담임 선생님은 카톡으로 공지사항을 전달해주시는데요. 아이가 종종 중요한 공지를 놓치길래 카톡 확인 안 하냐고 물었더니 카톡은 잘 안 본다고 하더라고요. 그럼 친구들과는 뭘로 대화하냐고 했더니 인스타나 페북을 쓴다네요. 저는 카톡 말고 다른 SNS는 사용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지만, SNS로 아이들끼리 욕설을 하거나 구설에 휘말리는 등 안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걱정이 되더라고요. 자기는 그런 일 없다고 안심하라는데 요즘 아이들이 쓰는 SNS가 뭐고, 어떻게 사용하는지 궁금해요. _조영미(47·부산 해운대구 우동) |
게임·SNS로 친구 만나는 요즘 아이들
현재 청소년들에게 인기 있는 PC게임은 롤(리그 오브 레전드), 배그(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메이플스토리 등을, 모바일 게임은 카트라이더, 브롤스타즈, 어몽어스, 리니지M 등을 꼽을 수 있다. 특징이라고 하면 한 가지 게임에 대한 ‘충성’보다는 친구들이 하는 게임으로 자주 바뀐다는 점이다. 청소년들은 게임을 관계 형성의 중요한 수단으로 여긴다.
SNS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선호하는데, 성인과 달리 SNS를 통해 친구를 사귀며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인스타그램은 자신의 이야기와 이미지를 올리는 플랫폼으로, 페이스북은 관계 맺기나 연락용, 트위터는 ‘덕질’ 등 SNS마다 사용하는 목적이 다른 것도 특징이다.
요즘처럼 사회적 거리 두기로 밖에서 친구를 만나거나 함께 놀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게임과 SNS의 이 같은 역할이 더욱 커졌다. 따라서 게임과 SNS를 무작정 막거나 그만두게 하지 말고, 친구들과 교류하는 청소년 문화의 하나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장우민 대외협력팀장은 “게임과 SNS는 이제 문화, 그 자체다. 청소년들의 놀이 장소가 인터넷 공간으로 완전히 바뀐 상황에서 게임과 SNS를 차단하는 것은 관계를 차단한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현재 아이들이 행하고 있는 게임과 SNS는 과거 부모 세대들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대중가요를 테이프에 녹음해 친구에게 선물하고, 학교에서 온종일 붙어 있던 친구와 집에 와서 또다시 통화를 하고 교환 편지를 쓰던 모습과 같다. 게임과 SNS를 문화로 보는 시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즐기더라도 이건 주의하자
단 게임과 SNS에 지나치게 몰입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스스로 사용 시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부모의 지도가 필요하다.
국립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 심용출 캠프운영부장은 “자녀와 함께 일과 시간표를 만들어 자신이 할 일과 게임에 대한 우선순위를 생각해보게 한 뒤, 게임 시간을 자녀 스스로 정해 지키게 하는 것이 좋다. 자기효능감이나 자존감이 낮은 아이는 더 쉽게 게임이나 SNS에 빠지는데, 이럴 경우 만들기나 그리기와 같은 취미 활동을 하면서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성할 수 있도록 도와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자기효능감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게임과 SNS에서 새로 만나는 ‘관계’도 조심해야 한다. 청소년들을 상대로 범죄 행각을 벌이는 어른들일 수 있음을 자녀에게 미리 알려주고 경계하도록 해야 한다. SNS에서 ‘좋아요’와 ‘하트’를 받으려 자신을 과장·포장하는 것도 염려되는 부분.
이렇게 만들어진 친구의 모습을 부러워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도 한다. 또 타인의 이미지를 무단으로 도용해 발생하는 저작권 침해나 사이버 불링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부모의 관심과 지도가 요구된다.
자녀와 ‘덜’ 싸우는 대화의 TIP 입은 무겁게, 귀는 활짝~
자녀와 대화할 때, 부모는 말을 하기보다는 듣는 것이 더 좋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부모에게 할 수 있게 되면, 아이는 대화의 참의미를 알아가게 될 것입니다. 자녀의 생활에 대해 물어보고 답을 듣는 방식의 대화를 해보세요. 특히 자녀의 생각과 느낌, 기분까지 물어보고 공감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게임을 많이 한다면 게임을 할 때 어떤 생각과 기분이 드는지 물어보고, 그 생각과 정서에 공감해주는 거죠. 자녀의 말에 늘 귀 기울이고, 아이가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_심용출 국립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 캠프운영부장
선(先) 관심, 후(後) 대화가 중요해요!
“너, 휴대폰 중독이다. 병원 한 번 가보자” “휴대폰 압수!”라는 식의 이야기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휴대폰 그만하자는 말보다는 “밥 먹자~” “잠깐 엄마 좀 도와줄래?” 등 자녀가 스마트폰에서 환기될 수 있는 쉽고 편한 대안적 과제를 제시해주는 게 좋아요. 성적에 대한 평가, 행동이나 생활 습관에 대한 충고 모두 멈추고, 그저 넌지시 질문해주세요. “요즘 인스타, 인스타 하던데 그게 뭐니? 어떤 건지 엄마도 알려줘”와 같은 형태로요. 이런 질문은 너에게 관심이 있다는 메시지고, 부모의 순수한 관심을 외면할 자녀는 없습니다. 선(先) 관심, 후(後) 대화를 꼭 기억해주세요. _장우민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대외협력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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