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운전대와 상관없이 길을 나서는 즐거움.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한 컷감이나
늘 달리는 차 안에서의 찍사노릇이란
길 잽이에게 미안한 법....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치껏 한 컷 날리는 기분, 쏠쏠하다고나 할까?
오늘도 어김없이 묵직한 카메라가
제 힘을 발휘하길 바라면서
마음도 여유로움의 그네를 탄다.
그 와중에
멀리, SK 건물이 눈에 들어 온다.
언제 봐도
이미지 로고 날아가는 나비에 걸맞는 건물 컨셉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좌우지간
카피라이터나 건축 설계사들의 머리는 쉽게 좇아가기 어.렵.다...
여고 시절 부터 미친 듯이 들락 거렸던 삼일로 창고 극장도
여전히 제 자리를 남루하게나마 굳세게 지키고 있음을 보니
그 세월의 흔적 또한
무설재 쥔장의 세월과 맞 먹는다.
더불어
떼아뜨르 추, 명동 한 복판....추송웅의 목소리와 압권의 표정 연기..
전부
지나간 추억 들이다.
그 추억의 길모퉁이 한 켠을 잡으러 삼청동 길로 들어서
골목 골목을 누비며
가물거리는 엣 추억을 잡으려니 한낱 꿈길이다.
그 어디에도
우리가 누리던, 내가 지니던 기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표면적으로야
옛 길을 살리네, 운치를 끌어내네 법썩을 떨어도
그 이면에 감춰진 허상...그것은 돈의 굴레요
멋과 맛과 감각으로 치장된 눈 속임이 대부분이다.
가난한 예술가들이 설 자리를 잃고 하나 둘
삼청동 뒷길로 스며들었던 과거에 비하면
지금의 삼청동 길은
서울시가 만들어낸 컨셉의 일환...돈으로 바르기.
이젠
삼청동 짜투리 땅 하나가 강남의 땅값만큼이다.
게다가
쇼윈도에 진열된 일명 작품들....부르는 것이 값이다.
한때 무설재 쥔장이 애용하던 모자가게는
무명시절의 서러움을 만회라도 하고 싶은지
그전, 몇 만원에 불과 하던 모자가
언론과 상술에 힘입은 탓에 몇 십만원을 호가한다.
그렇게
세상은 그렇게 흘러 간다.
그,
과거 기억에의 씁쓸함 뒤에
다시 찾고 싶지 않은 삼청동 길이 되어 버린다.
아래로는 일부
변모해버린 삼청동 뒷 골목의 모습을 스케치 하였음이나
그것도 시시하게 느껴져 겨우 몇 컷 건졌을 뿐이다.
그래도 눈요기 정도?
되돌아 나오는 길...
고즈녘하던 그 길에 사람들이 넘쳐나고
학교와 학교를 연결하는 썰렁하고 을씨년 스럽던 철제 육교에
나름대로 운치를 입히나 싶었더니
그것 역시 삼청동 거리문화 축제의 일환.
며칠 내로 근사하게 치장된 자주빛 장식 커텐도 아듀...아쉽다.
누군가의 깜찍한 안목인가 싶어 따스함을
기대했던 마음에 찬 바람이 인다.
그나마
상술이건 생존이건 상관없이 엣 시절을 기억케 하는
엿장수 아자씨의 익수키 않은 엿치기 솜씨가
서늘한 가슴 속에 아주 작은 온기 하나 얹어 놓는다.
그 아저씨.
나름대로 보라 컨셉...예술을 쬐금 훔쳐왔다...감각만
그러나
생각만큼 쉽지 않은 엿치기에 곤란한 표정과 모습이 또한 압권이었음이나
관객의 입장에서 보자면
오히려 그 아자씨의 순박함이 좋았다고나 할까?
그 길을 따라 나오자니 새삼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진 우리네 청소년의 모습이 장난이 아니다.
이제 날씬하지 않다의 개념은
동양적인 조금 넘친다 가 아닌
서구형의 체형이 변질된 뚱뚱함이 되어 버린지 오래인 듯 하다.
아,
반듯한 먹거리가 절실하다.
당연히 무설재 쥔장과 일행들의 눈을 홀려 버린 좌판.
그 좌판 속에 들어앉아 긴 시간을
과거와 현재로 연결시키다 보니
어느새 약속시간이 훌쩍...서둘러 발길을 돌림이나 눈길은 자꾸 좌판을 넘나든다.
무설재 쥔장이 아끼는 도예가 김대웅은
37세의 순수 토종의 건아요 그의
넘치는 흙사랑의 귀결은 언제나
투박함이다.
그러나
옹골진 그의 사고와 우리 것에 대한 애정도는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의 삶과 열정과 넘치는 에너지는
이 땅에서의 존재감 뿐만 아니라
저 멀리 외국 땅에서 더욱 빛냄이니
그의 정교함과 투박함의 절묘한 매치가 그를 입증함이다.
어제부터 시작된 그의 전시회는
서울, 인사동 아름다운 차 박물관에서 11월 27일까지다.
발걸음 놓아도 아쉽지 않을
멋진 작품을 만날 수 있음이니 서두를 일이다.
더불어
찻잔을 구입하게 되면
수제품의 찻잔 싸개는 보너스...그 찻잔싸개는 무설재 秀慈님의 솜씨다.
하룻동안의 무설재 비우기...다녀가신 분께 죄송한 마음을 담는다.
그나 저나
뜨락, 잘 지켜야 하는데 원...공사다망이니.
첫댓글 선생님때문에 어제 인사동 외출 즐거웠습니다.지금도 싱글벙글 하고 있습니다.
ㅎㅎㅎ 나두우...오전 내내 감상 중이다 이제 김치 담그러 왔어요. 배추 절여지는 동안 막간을 이용하여 컴...담 주에 김장 할건데 웬 김치? 나도 병이야.
도자기 싸게가 넘 마음에 드네요~! 정성이 듬뿍 들어가 보이네요~!
秀慈님 솜씨여요....정성이 너무 들어가서 복만 있어도 좋아요. 아마도 차호를 비롯한 수구나 잔을 구입하면 넣어주는 것 같은데 아이디어 좋고 도예가의 마음 씀씀이가 엿보여서 좋아요.
다완들도 탐스럽고^^.....다기들도... 싸개도 아주 정스럽구요...
아마, 차세대 각광받는 도예가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