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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은 호반의 도시, 닭갈비와 막국수의 도시다. 소양호, 춘천호, 의암호가 시가지를 감싸안고 있는 참으로 아름답고 참으로 낭만적인 춘천에서 닭갈비와 막국수는 외지 사람들이 이 도시를 더 자주 찾게 하고 있다.
춘천 먹거리의 대표주자이기도 한 닭갈비는 계륵(鷄肋)으로 일컬어지는 닭갈비가 아니고, 토막을 낸 닭고기를 포를 뜨듯이 도톰하게 펴서 양념에 재웠다가 갖은 야채와 함께 철판에 볶아 먹는 닭고기 요리를 말한다.
닭갈비라는 명칭은 홍천에서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 춘천닭갈비와는 다른 홍천닭갈비는 냄비에 닭고기를 넣고 육수를 부어서 끓인다. 아직도 홍천이나 태백에는 이렇게 조리하는 닭갈비가 많이 남아 있다.
1971년 춘천에서는 지금의 형태로 닭요리를 하는 닭갈비판이 등장했고, 이것이 전국적으로 보급되고 대중화했다. 춘천닭갈비의 탄생이었고, 춘천이 이 요리의 원조 도시가 된 내력이다.
두툼한 무쇠철판 위로 닭고기에 양배추를 위시해 갖은 야채와 달콤한 고구마, 쫄깃한 떡을 섞고 양념을 얹어 볶아내는 춘천닭갈비는 맛도 맛이지만 우선 시각부터 즐겁도록 해 준다.
춘천지역은 축산업 특히 양계업이 성했던 것도 닭갈비 요리가 번창해질 수 있던 요인이다. 따라서 춘천닭갈비는 그 맛과 양에 비해서 값싼 음식으로 알려져 ‘대학생갈비’, ‘서민갈비’로도 불려졌다. 그리고 군사도시이기도 한 춘천에는 전국 각지의 젊은이들이 군복차림으로 생활하면서 이 음식을 접하게 되었던 것도 춘천닭갈비가 전국적으로 큰 명성을 얻게 된 요인 중 하나이겠다.
춘천닭갈비를 먹을 수 있는 집들이 밀집해 있는 원조의 거리는 춘천의 ‘명동’ 조양동이다, 시청에서 지근의 거리, 시가지 중심인 명동에는 20개 업소가 밀집해 있다. 닭갈비골목 중간 지점에 있는 ‘구미닭갈비(033-252-9653)’는 유독 산사람들과 끈끈한 인연을 맺어 오고 있는 집이다. 월간山 2002년 11월호 ‘산따라 맛따라’에 이 집이 소개된 후 많은 독자들이 이 집을 찾았다고 한다. 주인 남옥순(61)씨는 등산복 차림의 손님들에게정성껏 모셨더니 다녀가신 분들이 계속 손님들을 보내 주신다고 했다.
‘구미닭갈비’는 다른 업소에 비하여 작은 규모인데 그만큼, 주인은 찾아오시는 손님 모두에게 일일이 신경을 쓸 수 있다는 것을 자랑으로 삼고 있다. 택배를 해주기도 하는데, 제주도나 부산 등 먼 곳에서 주문을 받게 될 때는 음식점을 하고 있는 보람을 크게 느낀다고 한다. 닭갈비 1인분 8,500원. 택배는 4인분부터 받고 택배료는 업주가 부담하고 있다.
명동 닭갈비골목에는 이원닭갈비(033-251-9741)를 위시, 명물닭갈비, 명동1번지닭갈비, 춘천본가유미닭갈비, 춘천제일닭갈비, 명동본가닭갈비 등 여섯 집이 모범음식업소로 지정되어 있다. 이밖에 춘천시내에는 온의동과 후평동에도 닭갈비골목이 형성되어 있다.
/ 글·사진 박재곤 산촌미락회 상임고문·경북대 산악회 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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