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 효소
음식에 관한한 빼어난 솜씨를 지녔던 우리 조상들은 발효식품을 중요한 먹거
리로 여겨왔다. 지금처럼 먹을 것이 풍부한 시대는 아니었지만 된장, 고추장, 김
치 등은 더할나위 없이 훌륭한 건강식품이었다. 최근에 발효 식품이 암세포나 성
인병 억제에 효과적이라는 잇따른 연구 발표도 이를 뒷받침해준다.
그러나 요즘은 인스턴트 음식들이 많이 나오면서 밥상에 오르는 메뉴도 급격히
바뀌고 있다. 근래에 많은 영양 학자들은 현대인이 앓고 있는 정신질환, 스트레스
등이 인스턴트 음식으로 인한 중요 영양소의 결핍 현상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물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등 많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어야 하는데 각종 인스턴트 식품은 체내에 비타민과 미네랄의 부
족 현상을 일으킨다. 이 두 가지 영양소의 부족은 우리 몸에서 효소의 기능을 억
제시켜 질병 발생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우리 몸에서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그 중에서도 효소는 ‘자연치유력’을 극대화시키는 중요한
물질이다.
예를 들어 연필을 깎다가 손을 베었을 때를 생각해보자. 상처를 그대로 두면
피가 계속 흐르고 공기 속의 병균이 침입하게 될 것이다. 이때 피를 멈추게 하고
파괴된 세포를 새로 만들어내는 물질이 효소이다.
만일 몸 속에 들어온 병균이 죽지않고 곪아서 고름이 생기면 독소가 피를 통해
온몸에 퍼지게 된 다. 이것을 막기 위해 상처 부위로 수천 개의 효소가 모여들어
모세혈관의 독소나 고름을 분해해서 없앤다. 그리고 피를 잘 돌게 해서 백혈구로
하여금 남은 병균을 잡아 먹게 하여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 상처를 다스린다. 이
렇게 한시도 쉬지 않고 진행되는 모든 일련의 반응은 효소를 매개로 하는 촉매작
용에 의해 이루어진다.
또한 효소는 각종 노폐물을 분해하여 땀이나 소변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시키
는 작용도 한다. 효소의 소화·흡수작용도 빼놓을 수 없는데 펩신, 트립신, 에립
신, 리파제 등의 효소가 단백질, 지방 등을 분해시켜 우리 몸에 활력을 준다.
<염소가 먹을 수 있는 식물이면 모두 재료>
이처럼 중요한 효소도 알맞은 체액의 산도(ph), 적당한 양의 비타민과 미네랄,
습도, 단백질 등이 갖추어져야 제 기능을 발휘한다. 이러한 조건이 맞지 않으면
효소는 감소되거나 활성이 떨어져 건강에 적신호가 온다.
그러나 공기, 마시는 물, 농사 짓는 땅, 바닷물, 각종 인스턴트 음식 등 어느 것
하나 오염되지 않은 것이 없기 때문에 효소의 기능을 높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체내의 것과 똑같은 효소를 섭취 하는 것이다. 체내에 필요한 효소가 어떤 것인
가를 알 수 없으므로 가급적 여러 가지 야채나 과일이 함유된 ‘복합성 야채효
소’를 먹는 것이 좋다.
시중에서 파는 효소를 구입해서 먹는 방법도 있지만 직접 야채나 과일 등을
따다가 집에서 만들 어 먹을 수도 있다.
충남 홍성에서 전통 재래식으로 집장, 간장, 된장 등을 만들어 보급하는 황연하
씨와 강원도 양구 에서 야산을 일구어 순수 자연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정종진
씨. 두 사람은 일체의 농약과 비료를 배제한 순수 자연농법으로 농사 지은 야채
나 과일 등으로 ‘무공해 효소’를 만들어 먹는다. 두 사람의 도움말로 효소 만
드는 방법을 알아본다.
재료 : ‘염소가 먹을 수 있는 식물’은 모두 야채효소의 재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마음 마음만 먹으면 쉽게 구할 수 있다. 당근, 더덕, 도라지, 열무, 마, 인
삼, 드룹나무, 뽕잎, 머위 잎사귀, 당근 잎사귀, 컴프리, 쑥, 토마토, 참외, 복숭
아, 사과, 배, 케일, 맨드라미, 박하, 새고들빼기, 아카시아 등이 대표적인 야채효
소의 재료이다. 뽕잎처럼 잎사귀를 따보아서 하얀색 진액이 마치 우유처럼 흐르
는 식물이 효소의 재료로는 으뜸이다. 당근은 맛을 돋우는 데 좋고 , 아카시아 꽃
은 독특한 향 때문에 효소를 만들 때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는다.
만드는 법 : 1. 다양한 식물들을 따다가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뺀 다음, 각각
의 식물들을 적당한 크기로 잘게 썬다. 2. 썰어둔 재료의 무게를 단다. 3. 재료
무게의 반에 해당하는 설탕을 준비한다 (흑설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4. 잘게
썬 야채, 과일 등과 설탕을 함께 버무린 후, 옹기 그릇에 차곡차곡 담아서 위를
꼭 눌러준다 (이때 이삼 일 정도는 하루에 두 번씩 위아래를 뒤집어 주는데 이
것은 골고루 발효시키기 위함이다). 5. 완전히 밀봉해서 그늘진 곳에 일주일 정
도 보관해 둔다. 6. 일주일 후 항아리 뚜껑을 열어보면 발효되어 노랗게 색깔이
변해 있는데, 꽉 짜서 덩어리는 버리고 액체만 저울에 달아 무게를 잰다. 7. 액
체 무게의 반에 해당하는 설탕을 더 넣고 완전히 밀봉해서 서늘한 곳에 보관한
다 (육 개월 정도의 숙성 과정을 거쳐야 설탕이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효소식품이
된다).
이렇게 만든 효소는 효소 원액의 4∼5배 정도 물을 타서 마신다. 손님 접대
용으로도 흠이 없는 건강음료가 된다. 머리숱이 적거나 비듬이 있는 사람은 효
소 원액을 의약용 알코올로 열 배 정도 희석시켜 두피에 부드럽게 문질러 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술에 약한 사람은 술을 마시기 삼십 분 전에 100cc 가량의
효소 원액을 먹으면 술에 취하지도 않고 다음날 숙취의 고통을 없앨 수 있 다.
이밖에 효소는 위염, 위궤양 등의 위장질환과 간경변, 당뇨, 고혈압, 두통, 목이
나 어깨결림, 만성피로, 현기증, 불면증 등에 효과적인 치료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