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개월간 주식형펀드에서 6조7345억원 빠져나가 (서울=뉴스1) 고유선 기자 = 국내 주식형 펀드가 코스피의 연이은 상승세에 최장기간 자금 순유출 기록을 깨는 등 환매에 몸살을 앓고 있는 반면 배당주 펀드는 '나홀로 자금 순유입'을 기록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1일 기준 국내 주식형펀드(ETF제외)에서 지난 3개월간 빠져나간 자금은 6조7345억원이다. 구체적으로 일반주식(3조5499억원), K200인덱스(1조1424억원), 테마주식(6947억원), 중소형주식(2967억원) 펀드 등은 모두 3개월간 자금 순유출을 기록했다.
코스피 환매가 많이 일어나는 구간인 2000포인트를 넘어서면서부터 차익매물들이 시장으로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환매 러시(Rush)는 코스피의 지속적인 상승에 따라 6주 이상 이어졌다. 기존의 최장 연속 순유출(26영업일) 기록을 뛰어넘기도 했다.
그러나 배당주 펀드는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유일하게 빠져나간 자금보다 들어온 자금이 더 많았다. 같은 기간 동안 배당주 펀드에는 총 2136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배당주 펀드는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매달 자금이 순유입되고 있다. 이는 연초 환매 이후 또 다시 배당을 노린 자금들이 들어오는 늦은 봄부터 여름, 가을까지 이어지는 순유입 행렬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배당주 펀드에 자금이 순유입되고 있다고는 하나 배당을 노린 자금들이 막바지로 들어오는 9월과 10월에는 자금의 순유입세가 잦아드는 모습이다. 5월부터 8월까지는 매달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순유입됐지만 9월에는 138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고 10월에는 기준일인 21일까지 8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배당 이익을 위한 막차가 사실상 떠난 것처럼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투자 기회가 남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민상일 부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리 증시는 글로벌 증시와 비교해볼 때 강한 상승으로 가격 매력이 줄었다. 원달러 환율이 1060원대에 진입하는 등 환율 부담도 만만치 않다. 외국인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수급 상의 한계도 있다"며 "지수의 상승탄력이 둔화될 수 있기 때문에 배당 투자환경은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환율 부담으로 인해 수출주의 실적 모멘텀(상승동력)에 제약이 가해진 상태이고 코스피 상승률이 글로벌 증시와 비교했을 때 높은 수준을 기록해 증시 상승이 둔화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배당주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배당 수익 등을 노리고 들어오는 자금이 많아 증시가 급상승할 때보다는 횡보할 때 인기가 높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지수가 2050선에서 최근 2~3일간 등락을 거듭하고 있고 계속해서 이러한 흐름을 이어간다고 가정하면 민 센터장의 말처럼 아직 '배당 막차'를 탈 수 있는 기간은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한편 배당주 펀드의 수익률은 국내 주식형펀드 가운데서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9.09%다. 이중 K200인덱스펀드는 12.28%의 수익률로 주식형펀드 전체 평균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일반주식펀드는 7.19%였다. 배당주식펀드는 가장 낮은 1.70%의 수익률을 기록한 중소형주식펀드보다 높은 5.71%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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