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그렇게 깔끔하게 그립을 떼냐...고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셔서
라켓에서 그립캡 분리하는 방법과 다시 붙이는 방법을 정리해 봅니다.
1. 드라이어로 충분히 그립에 열을 가합니다.
플라스틱 렌즈에 열기가 직접 닿으면 렌즈가 녹거나 떨어질 수 있으니 렌즈 조심하시고.
열을 가하면 목판과 그립을 붙인 아교가 녹아 부드러워지고 떨어지기 쉽게 됩니다.
열을 지나치게 가하면 렌즈가 울어 찌그러지거나 목판의 합판 층 사이 접착제까지 녹을 수 있으니 그립 접착제만 녹을 만큼 가열해야 합니다.
2. 드라이어로 계속 열을 가하면서 그립의 헤드 쪽 끝부분 접합부에 커터칼을 잘 집어넣어 조금씩 내리며 그립을 분리합니다.
칼날이 처음부터 아주 똑바로 목판과 그립 사이에 정확하게 들어가서 시작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비뚤어지면 목재가 쭉 잘립니다.
또 무리한 힘을 주면 중간에 그립이나 목판의 목재를 자르게 되니 아교가 열에 녹아 그립과 목판 사이에 생기는 틈에 칼날을 정확하게 맞추며 천천히 내려가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일부러 많이 써서 무뎌진 커터칼날을 씁니다.
열에 녹은 아교층만 파고들 수 있게요.
새 칼날은 조금만 잘못 들어가도 그립이나 목판의 나무를 자르거든요.
3. 그립 끝에 다 왔다고 쭉 내려 자르면 십중팔구 목재가 잘려 떨어집니다.
마지막 1밀리까지 천천히 잘 분리해야 합니다.
특히 안쪽에 홈이 파여있는 그립의 경우 마지막 부분은 칼날을 바로 아래로 내리기보다는 한 쪽 옆면부터 들어가는 게 좋습니다.
바로 쭉 내려가면 홈 경계선에서 나무를 자를 확률이 높아집니다.
4. 떨어진 그립캡 안쪽과 목판에 남은 아교 잔여물을 평줄이나 평평한 막대에 감은 사포로 아주 평평하게 밀어 정리합니다.
완전 평평하게 잘 다듬지 않으면 다시 붙인 후에도 어느 부분이 들떠서 또 틱틱거립니다.
5. 목공용 아교를 접합면에 소량 바릅니다.
얇게 펴서 고르게 한 겹 발릴 만큼만.
도포량이 적으면 또 떨어질 테고 너무 많으면 옆으로 많이 삐져나오고 타구감이 단단하고 둔해집니다.
그립과 목판 양쪽에 다 바를 경우에는 더 얇게 한 겹 씩만 잘 펴줘야 합니다.
브랜드에 따라 아교 사용량이 다른데 그와 비슷한 정도로 양을 맞춰야 비슷한 타구감이 되찾아집니다.
스티가와 엑시옴은 겨우 붙어있을 만큼만 최소량의 아교를 쓰고 버터플라이는 완전히 하나처럼 단단히 붙을 만큼 떡칠을 합니다.
버터플라이 그립 뗄 때는 정말 조심해서 가열을 잘 하며 천천히 해야 합니다.
6. 자리 맞춰 붙여 손으로 꾹 눌러주고 위치가 틀어지지 않게 조심하며 고무줄을 칭칭 감거나 바이스, 클램프 등으로 적당한 힘으로 물어 굳힙니다.
바이스를 세게 물면 그립이 쪼개집니다.
그립 목재는 세로 방향으로 이어붙인 파인라인일 경우가 많고 특히 그립 안쪽에 홈을 파낸 경우에는 세게 꾹 누르면 바로 쩍 하며 세로로 깨집니다.
7. 속건성 아교는 30분, 일반 아교는 24시간 두어 굳힙니다.
8. 다 굳은 후 고무줄, 바이스, 클램프를 제거하고 접합부 근처의 잔여물이나 유격 등을 줄 또는 사포로 정리합니다.
9. 그립 끝 브랜드 로고 렌즈를 끼워 붙입니다.
얘는 순간접착제 소량으로 하는 게 편합니다.
10. 만약 ST를 FL로, FL을 ST로, 또는 중펜과 셰이크 그립을 서로 바꾸는 등의 작업이라면 그립 양쪽 사이드나 끝부분의 목판에 모자라는 부분에는 목재를 덧붙이고 남는 부분은 그립에 맞춰 갈아내는 등의 추가작업이 필요합니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그립 안쪽을 파내기도 합니다.
이건 다 상상하시는 대로...ㅎ
한 쪽 그립캡 먼저 붙이고 사이드나 끝부분 작업 후 나머지 그립캡 붙이고 다듬는다... 정도로만 쓰겠습니다.
이렇게 순서대로 정리해서 써보긴 했는데...
이게 처음 할 때는 정말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도 수십 번의 시행착오를 거쳤고 망해서 속상한 기억도 많죠.
지금은 수백 건 이상 튜닝하면서 그 설명하기도 애매한 적정 열기, 적정 시간, 적당한 힘, 브랜드별로 차이나는 아교의 양과 접착력, 울림과 타구감 유지 방법 등에 노하우가 완전히 생겼습니다만...
혹시 자가 작업 하시려면 처음에는 버려도 되는 애만 손대시길 권합니다.ㅋㅋ
비싸거나 아끼는 애는 많이 해본 사람에게 맡기시길.
공룡
첫댓글 저도 예전에 판젠동 따라해보겠다고 인피니티그립을 비스카리아에 붙이는 작업시도를 한적이 있는데...어휴
공룡님 존경스럽습니다
비스카리아 그립 떼는 거 정말 힘들죠.^^
인피니티는 쉽지만.
감사합니다~공룡님~
잘봤습니다~^^
근데 포기하게되는 글입니다 ㅎㅎ
하하하
잘못될 경우에 대해 너무 상세히 적은 것 같긴 하네요.^^
하지만 실제로 그렇긴 합니다.
정말 순간 실수하면 망하거든요.ㅎ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그립교체 시도했을 때 그립 끝에서 목재가 떨어져 나가 속상했었던 기억이,,
공룡님 글을 보니 그 때가 떠올라 잠시 속이 쓰렸습니다;; DIY 길은 쉽지 않네요,,
도움되는 글 눈팅하며 습득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즐탁하세요!
익숙치 않으면 마지막 끝부분에서 사고가 자주 납니다.^^
거기가 실제로 제일 약하기도 하고요.
떨어진 곳은 반드시 목재로 채워넣어야 합니다.
비어있는 채로 그립 덮으면 울림이 틱틱거리기 쉽죠.
@공룡 이제는 드라이기 풀가동하여 차분하게 느긋하게 떼내고 있습니다.
@더블행복
중펜은 편하네요 뒤에자르고 마무리요^^
셰이크 목판으로 중펜 튜닝할 때는 위 작업이 필요하죠.^^
중펜으로 출시되지 않는 좋은 목판들이 많으니까요.
저 같은 똥손은 할짓이 아니더군요.
생고생해서 개떡같은 작품 만들어 본 1인
저는 칼날이 들어간 상태에서 칼날까지 같이 가열합니다. 나름의 노하우이고...
그립캡? 붙일 때 러버 붙이는 글루로 붙입니다.
의외로 잘 안 떨어지고... 맘 먹고 뜯어낼 땐 또 잘(안전히?) 뜯어집니다.
심지어 펜홀드 꼬다리도 그리 합니다. ㅎㅎㅎ
칼날도 함께 가열하면 가장 좋죠.^^
그런데 목재를 러버용 수성글루로 접착?ㅎ
신박하네요.^^
리스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