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4시간…
서쪽으로 바닷가를 향해 달리면
저 멀리서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는
프랑스 최고의 관광명소…
몽 생 미쉘(Monts St. Michel)이 눈에 들어온다
대한항공 선전에 등장하는 관계로
어느덧 한국에도 친근해진 곳이라고 들었다.
사실 몽 생 미쉘은
엄청난 관광객이 찿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유명한
프랑스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이다
몽 생 미쉘!
프랑스에서도 서쪽 바다끝인
이곳을 찿게 하는 매력은 무엇일까?
나는 최근에 다시
이곳을 찿게 되는 기회를 가졌다.
“다시 오겠노라 “ 약속을 한적은 없었지만
원체 유명한곳이다 보니
이런 저런 이유로 들리게 된다.
이번 방문은 5번째였나보다
하지만 여느때 처럼 새롭고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몽 생 미쉘(聖 미쉘의 山)이란
프랑스 서쪽 바닷가 한 작은 섬에 세워진
수도원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데
프랑스나 유럽 유적지에
흔하고 흔한것이 수도원이고 보면
단지 수도원이라고해서 유명할 이유는 없는것이니
결국 이유는 다른데에서 찿아야 할것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몽 생 미쉘의 첫째 매력은
다름아닌 매우 특이한 자연조건에 있다고 말할수 있다
상상해 보라
대서양의 거친 바람이 사정없이 몰아치는곳
썰물과 밀물이 하염없이 교차하는 갯벌
그리고 그 갯벌 어느 지점에 솟이있는 작은 화강암 바위섬
그곳에 솟아있는 거대한 수도원…
바로 이것이 몽 생 미쉘이다
과연 세계에서
이러한 자연조건에
이만한 문화유산이 한몸이되어 어울린곳이
또 어디에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게 할 만큼 독특한 곳이다
몽 생 미쉘의 둘째 매력은
섬과 건물의 일체감이다
섬 자체가 수도원 건물인듯
아니면 수도원 건물이 섬 자체인듯
섬과 수도원이 완전히 일체가 된듯한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멀리서부터 다가오는 관광객들에게
몽 생 미쉘은 높은 첨탑이 찌르듯 하늘을 향하고 있는
하나의 거대한 실루엣으로 첫 모습을 드러낸다.
신기루를 향해 가는 걸음이 이러할까?
다가 갈수록 몽 생 미쉘은
수평선으로 사라지듯 뒷걸음 치다가도
어느새 문득 장엄한 자태로 우뚝 서 있다
실로 건축학상의 금자탑이라 아니할수 없다
몽 생 미쉘의 셋째 매력은
전설과 역사가 뒤 엉킨 신비로움이다
지금으로 부터 5세기 경
그러니까 1500여년전 이름모를 한 隱子가 이곳에 찿아들어
작은 예배처를 세운 이후 오늘에 이르기 까지
숱한 역사의 밀물과 썰물이 밀려왔다 사라지면서
이곳은 거대한 수도원으로 발전도 했지만
숱한 침략과 화재 그리고 사건등을 경험해야 했다
은자의 작은 예배처는
708년 당시 주교였던 성 오베르(Aubert)에 의해
천사장인 미쉘(영어: 미카엘)을 위한 큰 교회로 발전하여
몽 생 미쉘이라는 이름으로 역사에 등장한다
이후 14세기 까지 수 많은 순례객들의 발길이 이어져 왔고
문화와 영성의 중심지로써 꽃피워 온 전성기를 지나
영국과의 백년전쟁시에는
10년간(1424 에서 1434) 의 포위를 견디어 내기도 해야했고
프랑스 혁명시에는 감옥이 되어
죄수들은 이곳에서 하릴없이 밀집모자를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1874년에 역사 문화재로 지정되었으며
1967년에는 소수의 수도사들이 다시 돌아 오고
1979에 드디어 유네스코 지정 세계 문화재로 등록되면서
예전의 명성을 회복하기에 이른다.
몽 생 미쉘은
이렇게
자연적 조건,
예술적 조건
그리고 역사적 조건
세 가지가 하나로 어우러 지면서
오늘도 그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것이다
이번 방문에서도
몽 생 미쉘은 夢想적인 분위기속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평선에 있는것인지
수평선에 있는것인지
섬인지 아니면 육지인지
성인지 수도원인지…
모든것의 경계를 부정하는 애매함의 신비로
몽 생 미쉘은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나는
지나 온 모든 마을들을 뒤로 하고
이제 몽 생 미쉘로 이어주는 단 하나의 5km 둑길을 따라
멀리서만 보이던 그 신비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둑 좌우로 펼쳐지는 광대한 갯벌
그 사이 여기 저기로는 물줄기들이
마치 강인듯 흐르고 있고…
하지만
환상과 신비는
정작 몽 생 미쉘에 들어 가면서 부터
어깨를 부딪쳐야 하는 수 많은 관광객들과
수도원으로 올라가는 좁은 골목길을 메우고 있는
카페, 레스토랑, 기념품 가게등의 불빛으로
이지러지고 깨져 나가기 시작한다.
골목을 지나
수도원에 들어가 넒은 테라스에 서서
광활한 갯벌을 다시 보게 될때야 비로소
그리고 수도원 가운데의 정원에 이르러
고적함을 느끼게 될때야 비로소
환상과 신비는 내 영혼의 거울에서
다시 올바른 촛점을 찿게 된다.
교회, 식당, 필사처등
수도원 내부는 사실 그렇게 큰 볼거리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단지 “역사의 뱃속”에 들어 와 있다는 감격만이 실망을 위로할뿐이다
우리는
수도원을 내려왔고
갯벌산책을 하기로 했다
경고 게시판에는
7시 반 부터 밀물이 시작한다는 주의가
몇 개국어로 쓰여 있었다
아직 태양은 있었지만
충분한 시간이 있는것은 아니었다
우리는 신발도 양말도 벗고
맨발이 되었다
둑길에서 한 걸음 내려서면
바로 갯벌…
물줄기 건너 저 만치 갯벌에는
하얀 배 한척이 비스듬히 누워 있었다
배는 밀물을 기다리고 있을 터이지만
우리의 발걸음은 썰물을 쫓아 나선다
갯뻘...
빠져드는 맨발에 전달되어 오는
진흙의 감촉!
내 딛는 맨발 한 걸음 걸음마다
진흙은 부드러운 맛사지로 감겨온다.
미끄러운 진흙밭을 지나고
겨우 발목정도 까지 오는 물줄기를 건너고
진흙모래 덩어리가 가끔씩 물속으로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파도결 자욱이 그대로인 울퉁불퉁한 모래진흙을 걸으며
쓸려와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는 해파리를 보며
밀물을 기다리며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까막조개를 보며
나는 고향 전북의 새만금 그 갯벌을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엉뚱하게도 수평선의 하늘에
노을이 빨리 물들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이러한 한가한 내 마음과는 상관없이
앞쪽에서 돌아오던 몇 사람들은
앞으로만 전진하는 용감무쌍한 우리가 걱정이 되어
곧 밀물이 온다고 말해주고서도
안심이 안되는듯 계속 자꾸만 뒤를 쳐다본다
몽 생 미쉘 갯벌을 걷노라면
저 멀리에 또 하나의 작은 섬이 보인다
아무 집도 없이 그저 바위와 나무만 있는 섬이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기에는
아무래도 무리라는 이성적 본능에 순응하여
다시 바닷물이 얕게 고여있는 곳에서
우리는 마지막 발목을 담구고 돌아섰다
이것은 정말 현명한 판단이었다
아까 발목을 적시며 건넜던 곳은
이미 무릎까지 정도로 물이 들어 와 있었다
다시 둑에 올라서니
많은 사람들이 노을과 밀물
그리고 몽 생 미쉘의 야경을 보기위해
둑가에 자리를 잡고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었다
우리는 야경의 감상을
생 말로(St. Malo)라는 도시에 까지 바닷가를 따라
드라이브 하는 이후로 미루었다.
밤 11시경
다시 가까워 지는 밤의 몽 생 미쉘은 이미
낮의 몽 상 미쉘이 아니었다
아.. .
그것은 밤 하늘에 매달린
거대한 등불이었다
하늘의 별마저 감추게 할 만한
거대한 등불이었다
그 “등불”은
섬 자락 주차장이 있던곳 까지 들어 와 있는
물을 비추고 있었고
우리가 산책했던 곳은
출렁이는 검은 밤바다 저편으로 밀려가 있었다
저 밤 바다 아래에 남겨진
우리의 발자욱은 지금쯤 어디를 걷고 있을까?
이 밤 바다를 거닐고 있는것은 그러나
밀물을 기다리던 하얀 배 한척뿐이었다
이렇게
낭만적인 몽 생 미쉘도
하나의 현실적인 고민으로 부터 자유롭지 못하니
둑을 쌓은 이후 밀물 썰물의 교체가 방해받는 관계로
모래적체 현상이 생기는것이 바로 고민이다
이러다간 물은 저 멀리 머물고
몽 생 미쉘은 그저 잡초가 자라는 모래갯벌위에
좌초되게 될 위험이 있는것이다
어떻게하면
몽 생 미쉘을 바다에 돌려줄수 있을까?
이것이 오늘의 화두인것이다
사실 그 동안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2004년부터 5개년 계획으로 본격적으로 문제해결을 시도한다하니
그 이후 방문하는 사람들은 몽 생 미쉘의 다른 모습을 볼수 있을것이다
출렁이는 바다물결속에 서 있는
몽 생 미쉘을…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이번에 꼭 가봐야겠네요. 좋은 게시물 감사합니다.
몽쎙미셀!! 점점더 가고싶어지네여+_+
^^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글이...넘...멋지네요...^^
담아갑뉘당~~~^^**
저도 맘속에담고.....
여기..저도 1박했는데..너무 강추예요. 프랑스에서 젤 기억에 남는곳이예요.
정말 멋진 글이예요.
멋진글 잘 읽고 갑니다. 스크랩해갈께요,,
저는 개인적으로 별루였어요..기대치가 넘 높았나봐요...
저도 정말 좋았습니다!! 엉엉. 감동이었어요~ 시간 맞추어서 가이드 투어-언어별로 있는데 한국어는 없음- 꼭 받아보세요.
프랑스 한번은 배낭여행으로 한번은 업무로 갔었는데 못보고 온것이 후회했었는데 좋은글 감사합니다
지금도 거기에서의 감동이 느껴지네요.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지난달에 갔다왔어요.. 야경또한 멋진곳이죠
여기 추천으로 가봤는데.. 개인적으로 넘 좋았습니다....또 가보고 싶네요
저는 2004년도에 갔었는데..하필 가는날 비와서..우비입고..고생했지만..나름대로 진짜 운치있고..좋았었어요..어찌나 성 자체가 멋지던지...완전 강추~~
가는 방법 좀 알려 주세요 진짜 멋진 곳 같네요..
정말 멋져용...꼭 가볼꺼에용~~퍼갑니다~~^^
갯벌위의 섬 하나라.... 갯벌이 육지가 되기전에 저 명소를 꼭 한번 방문해야겠네요^^ 시적인 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 꼭 다녀온 기분이 들어요~~ 퍼가도 되죠??^^
나의 마음을 황홀하게 했던 몽생미쉘. 오랫만에 내가 쓴 여행기를 다시 보아도 감동입니다. 이글 이후로 많은 분들이 이곳을 다녀가셨고 저도 100여번의 방문을 한 곳입니다. 지금은 다시 섬이 되는 몽생미쉘로 변신했으며 아직 좋은 사진이 없지만 야경과 함께 멋진 여행기 2탄을 올려 보겠습니다.
나의 마음을 황홀하게 했던 몽생미쉘. 오랫만에 내가 쓴 여행기를 다시 보아도 감동입니다. 이글 이후로 많은 분들이 이곳을 다녀가셨고 저도 100여번의 방문을 한 곳입니다. 지금은 다시 섬이 되는 몽생미쉘로 변신했으며 아직 좋은 사진이 없지만 야경과 함께 멋진 여행기 2탄을 올려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