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인삼
세계 인삼의 종주국에서 최초로 인삼의 문화를 다룬 책이 발간되었다. 『교양으로 읽는 인삼 이야기』(이가서). 이 책은 인삼의 기원에서부터 삼국시대, 조선시대, 일제시대 등 인삼에 대해 다룬 각종 문헌과 역사서, 언론자료, 논문에 산재해 있는 인문 교양적 자료를 한데 모은 책이다. 또한 기존의 몇 안 되는 자연과학 관점에서 저술한 인삼 관련 서적과는 달리 인삼의 기원, 인삼을 바라보는 세계인의 시선, 인삼에 얽힌 역사적 사실과 재배 과정 등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집대성한 뜻 깊은 인문서이다.
인삼은 대한민국 국가 브랜드
프랑스의 와인, 독일의 맥주, 네덜란드의 튤립 등 각 나라를 상징하는 브랜드는 외국인에게 그 나라에 대해 친근함을 느끼게 하고 자국의 이미지를 강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엔 무엇이 있을까? 고려인삼. 수만 년 전부터 한반도의 심산유곡에서 자연의 힘으로 자라온 고려인삼은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국부國富의 한축을 구성하는 중요한 자산이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 브랜드이다. 인삼의 우리 고유어는 ‘심’이다. 옛말 ‘심’은 인삼 이외에도 힘, 한가운데 중심(연필 심, 팥죽의 새알 심 등)이란 뜻으로 통용된다. 이는 우리 민족에게 인삼이 그만큼 중요한 생명의 뿌리였음을 암시한다. 그러나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한민국의 최고 브랜드로 여기는 인삼에 대한 자료가 흔치 않다. 조선시대 유득공의 관상용 집비둘기에 대한 『발합경』, 호랑이에 대한 『속백호통』, 이옥의 담배에 대한 『연경』, 이서구의 앵무새에 대한 『녹앵무경』 등의 전문서가 발간됐지만 정작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인 인삼에 대한 전문서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하물며 인삼 후발 주자인 일본에서 발행한 『인삼사』가 인삼 관련 최고의 교과서로 여겨지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와인이나 커피를 모르면 교양인의 반열에서 제외된 것처럼 부끄러워하면서도 우리의 인삼을 모르는 것은 별로 부끄럽지 않게 생각한다.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단순히 “인삼은 몸에 좋은 것”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고려인삼의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한 인삼 전문가들의 철저한 고증과 연구가 절실하다. 이 책은 인삼 인문서의 첫 단추를 끼운 것으로 시작에 불과하다. 지금부터라도 자료를 보완하고 사료를 수집해 학술적으로 완성도를 높여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라고 한 저자의 말처럼 한국 인삼 역사의 정립이 시급하고 절실하다.
인삼은 조선의 반도체였다
『교양으로 읽는 인삼이야기』는 6부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각 부마다 인삼 용어와 종류, 인삼을 고르는 방법, 홍삼의 모든 것, 인삼 궁합 등 인삼에 관련된 상식을 별도로 구성해 독자들에게 우리 인삼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했다.
1부_ ‘신이 내린 축복, 인삼의 뿌리를 찾아서’에서는 인삼의 근원을 알기 위해 인삼 어원의 근원부터 국제 학명인 진셍(Ginseng)의 어원에 대한 고찰을 담고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 여러 나라에서 삼이 자생, 재배되고 있지만 한국이 인삼의 종주국임을 입증하는 근거를 제시한다. 2부_ ‘세계인이 사랑한 인삼’에서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엘리자베스 여왕, 일본 황실의 등 세계 최상류층과 레휼라 한국 트라이애슬론 감독, 현대 유니콘스의 캘러웨이 투수 등 여러 계층의 서양인들이 인삼을 복용한 이야기 등으로 고려인삼이 세계적 자산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3부_ ‘삶과 사의 열쇠’에서는 인삼의 가치를 보여주는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람을 살리는 인삼이 사람을 죽였던 ‘견리망사見利忘死’ 이야기는 당시 조선시대 인삼의 가치가 금값에 버금갔을 정도로 중요한 물품임을 보여준다. 산삼을 캐기 위해 국경을 넘어 조선과 청국 간에 국경분쟁이 일고, 청나라가 명나라를 침공하면서 내건 선전포고문에 산삼 분쟁을 언급한 것 등을 보면 인삼이 당시 동아시아에서 얼마나 중요한 자원이었는가를 알 수 있다. 이처럼 중요한 자원을 매개로 한국, 중국, 일본 3국을 잇는 진셍로드가 열려 동아시아 3국의 교역과 문물 교환이 활발했음을 보여준다.
4부_ ‘풍수 인삼’에서는 인삼의 재배 과정과 인삼의 특성, 세계 삼의 현황을 집중 조명했으며 일반인에게 신비의 영약으로 알려진 산삼에 대한 정보와 심마니들의 세계를 그렸다.
5부_ ‘생명의 뿌리’에서는 인문학적 인삼에 대한 이야기 외에 약재로서 인삼의 과학적 효능을 알기 쉽게 서술했다. 일반적으로 인삼은 몸에 좋은 것이라는 관점을 떠나 당뇨, 항암, 갱년기 등 일반인이 가장 민감하고 현실적인 부분에 대해 임상 실험과 논문을 근거로 인삼의 효능을 제시했다. 이 장은 인삼은 단순한 야생초가 아니라 생명과학기술과 접목돼 한국의 미래를 열어갈 중요한 식물자원임을 보여준다. 과거 삼국, 고려, 조선시대 때 산삼이 금값으로 거래되어 왕실과 조정의 재원이 되었다면 앞으로 인삼은 생명공학과 접목돼 다이아몬드에 버금가는 가치를 지닌 한국 미래 산업의 한 부분이 될 것임을 암시한다.
6부_ ‘인삼 요리’에서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담았다. 실제로 우리 조상들은 한방의학에 기초해 음식 궁합을 따지고 귀한 약재를 실생활에 적용했다. 이 장에서는 궁중과 상류층에서 활용한 인삼 요리법과 인삼 요리의 역사에 대해 기술했다. 또한 근래의 요리 전문가들이 인삼을 주재료로 보양식, 반찬, 후식 등의 다양한 요리법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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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 4
1부 신이 내린 축복, 인삼의 뿌리를 찾아서
인삼의 어원 · 14 진셍의 어원 · 20 인삼 재배의 기원 · 25 홍삼 제조의 기원 · 37 삼국시대의 인삼 · 44 삼엄한 경비 속에서 일본으로 흘러들어간 인삼 · 50 귤화위지橘化爲枳 · 56 장지연의 인삼고 · 60
인삼 용어, 인삼 종류
2부 세계인이 사랑한 인삼
서양에 전파된 동양의 신비한 약초 · 72 파란 눈에 비친 인삼 · 79 정열적인 활동과 창작의 힘 - 루소와 고리키 · 88 스트롱, 파워풀, 원더풀, 꼬레아노! -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 91 세계 왕들의 건강을 지켜준 영약 - 미테랑과 일본 황실 · 95 국가 브랜드로 인식된 고려인삼 - 엘리자베스 여왕 · 100 인삼과 낙타 젖의 신경전 - 알라지 전 주한 사우디 대사 · 104 철인의 비결 - 한국 트라이애슬론 얀 레휼라 감독 · 108 2세 잉태에 효험을 준 인삼 - 현대 유니콘스의 캘러웨이 투수 · 111
인삼 고르는 방법, 인삼 보관 방법, 인삼 먹는 방법, 인삼 달이는 방법
3부 삶과 사의 열쇠
인삼 무역전쟁 · 122 인삼대왕고은 · 128 개성인삼 · 137 조선시대의 반도체 · 145 인삼 무역왕 임상옥 · 150 분신으로 가치 올린 인삼 · 155 조선의 보물, 나라를 세운 인삼 · 159 세계로 향하는 메신저, 인삼 상인 · 167 인삼 도둑 · 171 견리망사見利忘死 · 179 인삼에도 짝퉁이 있다 · 184
홍삼의 모든 것
4부 풍수 인삼
바이오 다이내믹 농법으로 키우는 인삼 · 198 땅과 지형을 가리는 인삼 · 202 인삼 재배 특성 · 206 인삼 재배 과정 · 208 風~水~人으로 크는 인삼 · 218 10년 이상 같은 땅을 피하는 인삼 · 220 나이를 드러내는 식물 · 223 왜 6년근인가 · 226 세계의 삼 생산 현황 · 230 마늘과 양파만큼 차이가 큰 고려인삼과 외국 삼 · 233 각국 삼의 형태 · 237 상서로운 기운이 도는 산삼 · 239 수백 년을 사는‘풀 같은 나무’ · 251 심마니의 세계 · 257
인삼 상식
5부 생명의 뿌리
인삼의 약용 역사 · 274 사포닌 · 278 당뇨 - 만병의 근원을 억제하는 힘 · 282 면역력 - 한국인의 큰 축복인 변종 바이러스 대처법 · 287 항암 - 인체의 방어력과 저항력을 보강해 주는 힘 · 291 혈류 - 만병통치약으로 불리는 이유 · 298 갱년기 - 여성 삶의 질 향상 · 303 항피로, 항스트레스 - 신체의 항상성을 유지한다 · 307 피부 미용 - 황진이와 슈퍼모델도 애용한 미의 효과 · 311 정력 - 기생첩방에 준비해 둔 상비품 · 316 숙취 해소 - 술꾼들의 영원한 숙제가 풀렸다 · 320 멀미 방지 - 항암제 투여 시 구역 억제 · 324 인삼 복용량 · 327
인삼 궁합
6부 인삼 요리
인삼 요리의 역사와 보관법 · 342 인삼 요리법 · 345
참고문헌 · 36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