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성희곡상 2018년도 당선작 공연예술제작소 비상의 고정민 작 김정근 연출의 핏대
공연명 핏대
공연단체 공연예술제작소 비상
작가 고정민
연출 김정근
공연기간 2019년 5월 30일~6월 2일
공연장소 동양예술극장 3관
관람일시 5월 31일 오후 8시
고정민은 2018년 <핏대>로 윤대성희곡상을 수상하고, 희곡 <초상, 화(畵)>는 “대사에 담긴 연극성과 문학성이 단연 탁월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제13회 대산대학문학상 희곡상을 수상한 발전적인 장래가 기대되는 극작가다.
김정근(1981~)은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연극전공, 동국대학교 영상대학원 공연예술학과 출신의 연출가로 공연예술제작소 비상 대표다. 한국연극협회 대한민국청년연극인상 연출가부문 수상, 고마나루향토연극제 연출상 수상 <이랑>, 거창국제연극제 금상 수상 <환장지경>,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인큐베이션사업 연출가부문 선정, 대학로문화재단 차세대 연극예술가 육성 지원 사업 선정되었다.
<오 마이 수퍼맨> <투어리스트 콘서트> <돈 크라이 이야기 콘서트> <2015 신춘문예 단막극제 달빛> <이랑> <알파치노 카푸치노> 특히 <궁전의 여인들>로 2018 서울연극제 연기상, 2019 포항바다연극제 3관왕을 수상하기도 했다.
연극은 트럭행상으로 어려운 삶을 이어가는 부부와 자식의 이야기다. 트럭 행상으로 시작해 매출 5백억 대의 기업을 일군 총각 네 야채가게의 이영석 대표 같은 인물도 있지만, 10년 넘게 과일트럭 행상을 하며 가족의 생계를 이어오던 50대 가장(家長)이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자신의 생계 수단이던 과일 트럭 안에서 목숨을 끊은 사례도 있다.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역 5번 출구 앞에 과일을 실은 채 주차된 트럭 안에서 A(53)씨가 번개탄을 피워놓고 숨져 있는 것을 근처 노점상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서민트럭’이라 불리는 1톤 트럭의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중고 소형트럭에 관심을 갖는 이들도 많아졌다. 전문가들은 자영업 구조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게조차 열지 못하는 영세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조짐이라고 설명한다.
소형트럭 판매가 늘어난 것은 영세 자영업자들의 증가를 뜻한다는 풀이가 나온다. 가게 얻을 여력도 없는 이들이 용달·택배나 과일·채소 판매 등 트럭 장사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소형트럭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자영업자 중에서도 영세한 자영업자들이 늘어난 것을 보여준다. 가게 얻을 형편조차 안 되는 어려운 사람들이 트럭 장사에 나서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발표했다. 특히 장사가 잘 안 되는 터에 임대료까지 인상되면서 점포를 감당하지 못해 소형 트럭 장사를 선택하는 경우가 증가한다는 내용이다.
그렇다고 전체 자영업자 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통계청 고용통계를 보면, 지난달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563만1000명)에 견줘 1만8000명 줄었다. 2월에도 1만2000명 감소하는 등 1월 반짝 증가를 제외하면 사실상 15개월째 감소다. 창업자보다 문닫는 자영업자가 더 많다는 뜻이다. 이를 두고 ‘자영업 시장의 붕괴’라는 극단적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이 연극에서의 트럭행상은 과일이나 야채가 아니라 휴지, 칫솔, 머리빗 같은 1000원 대의 생활용품 판매상이다. 딸은 가출을 해 행방이 묘연하고, 아들은 한동안 소식이 없다가 부부가 행상을 하는 장소에 등장한다. 부모가 보고 싶어 찾아온 게 아니라 목돈을 얻으러 온 것으로 설정되고, 당연히 아버지의 노여움을 산다. 부자간의 갈등이 펼쳐지면서 어머니가 이를 제지하기 위해 애쓰는 광경이 연출된다. 부자간에 티격태격하던 광경이 잠시 멈춰지면서 부모가 자리를 잠시 비운 사이, 한 사나이가 등장해 부부의 아들에게 빚을 갚으라고 강요한다. 아들이 사정을 설명하며 기다려달라고 하자, 사나이는 빚 대신 트럭을 갖겠다며, 행상트럭을 몰고 가려한다. 아들이 트럭에 밧줄로 몸을 묶어 저항하지만 중과부적으로 트럭에 끌려 가 트럭과 함께 사라진다. 부부가 돌아와 망연자실하면서도 자식이 새 사업을 하기 위해 트럭을 몰고 간 것으로 알고, 행상 물건을 정리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무대는 한 단 높이의 직사각의 단을 깔아 트럭으로 설정을 하고, 주위에 마트에서 주류나 음료수를 운반하기 위해 사용하는 진녹색의 플라스틱으로 된 사각의 상자를 울타리처럼 차곡차곡 쌓아놓고, 천정에 까지 나일론 줄에 맨 플라스틱 상자를 여러 개 걸어 놓았다. 객석 가까이에는 생활용품을 가지런히 펼쳐놓은 자리가 있고, 무대 상 하수 쪽으로 등퇴장 로가 있다.
연극은 도입에 행상을 하는 장소로 한 사나이가 다가와 물건을 살 듯 말 듯 하면서 상인에게 농을 하듯 말을 건네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사나이가 사라지면 상인의 처가 등장을 하면서 행상의 어려운 일상이 부부의 대화 속에서 소개가 된다. 극장 상수 쪽 발코니에서 아들을 발견한 상인의 처가 데리고 무대로 등장을 하면서, 상인과 아들과의 대화에서 갈등이 상승곡선을 이루게 되고 상인의 고성과 함께 폭력을 행사할 듯싶은 기미를 보이기도 한다. 당연히 모친의 제지가 여느 부모와 다름없이 펼쳐지면서 자식이 부모를 찾아온 까닭이 드러난다. 아버지가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니, 아들은 가지런히 펼쳐놓은 생활용품을 사면팔방으로 흩어놓는다. 부모의 노여움이 극에 달하지만 마침 밥을 먹을 시간이 되자 부부는 자식의 먹을 음식을 장만하기 위해 자리를 비운다. 그 때 연극 도입에 등장했던 사나이가 나타나 행상의 아들에게 빚을 갚으라 요구하고 대신 트럭을 갖겠다고 하니, 절대 안 된다는 아들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트럭에 아들을 매단 채 몰고 사라진다. 행상부부가 등장을 하고 자식이 트럭을 몰고 간 것으로 알고 아들이 잘 되기를 바라며 장사하던 생활용품을 정리하는 장면에서 공연은 끝이 난다.
행상 남편 역에 김명중, 아내 역에 이경성, 아들 역에 김홍근, 사나이 역에 윤일식이 아닌 다른 배우가 대역으로 출연한다. 출연자 전원의 열과 성을 다한 호연과 열연은 관객을 완전히 극에 빠져들도록 만들고, 현재 트럭행상인의 삶의 어려움을 적나라하게 연기로 표현해 내 갈채를 받는다.
무대디자인 임 민, 조명디자인 김건영, 음악 류승현, 조연출 주예령, 연출부 김영민, 오퍼레이터 김지혜 등 스텝진이 열정과 노력이 조화를 이루어, 윤대성희곡상 2018년도 당선작 공연예술제작소 비상의 고정민 작 김정근 연출의 <핏대>를 기억에 길이 남을 성공적인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5월 31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