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도(楸子島) / 제주도 제주시 추자면
전라도인 듯 전라도 아닌 제주도 부속 섬 추자도는 제주도와 전라남도 중간에 위치하여 있으며
제주도에서 45km, 해남에서는 35km 떨어져있는 섬이다
상추자, 하추자, 추포도(秋浦島), 횡간도(橫看島)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져 있다
추자도에 마을이 처음 들어선 것은 고려 원종 12년(1271년)부터이며
옛날 뱃길로 제주와 육지를 오가다 바람이 심하면 바람을 피해가기 위해 순풍을 기다리는 섬이라 하여
‘후풍도(候’風島)라 불리었으니 추자도는 풍랑을 만난 뱃사람들의 피난처였다
그 후 조선 태조 5년 이 섬에 추자나무 숲이 무성한 탓에 ‘추자도’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두 섬은 추자교 다리로 연결되어 있으며
10여 년 전만 해도 5,000여 명이 거주하던 잘 나갔던 섬이었으나
지금은 상.하 추자도에 1, 67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고
중학교 1개 교(추자중학교), 초등학교 2개 교(추자초등학교, 추자초등학교 신양분교)가 있다
봄 산행의 진미는 역시 섬 산행만큼 으뜸인 것이 없다
그동안 벼루어오던 먼 거리의 추자도 산행을
오늘 친구 문병삼과 함께 당일치기의 빡빡한 일정으로 감행을 한다
부산 동래에서 새벽 3시10분에 출발한 버스는 7시 이전에 완도항에 도착을 한다
완도에서 추자도를 거쳐 제주도로 가는 배편은 7시30분에 있다
아침은 산악회에서 제공하는 컵라면으로 배 안에서 해결을 한다
이윽고 저기 추자도가 시야에 선명하게 보이고
추자도 주변의 이름모를 섬들도 모습을 보인다
배는 서서히 추자도 하(下)추자 신양항으로 접안을 한다
신양항 뒤편으로 정자가 있는 돈대산 정상이 보이고
완도에서 3시간을 달려 10시30분에 송림블루오션호는 추자도에 잠시 닻을 내린다
10:38 신양항여객선대합실 뒤편의 정류장에서 공용 순환버스를 타고
14분을 달려 10시52분에 상(上)추자 대서리에서 하차를 한 뒤
곧 바로 트래킹을 시작한다
순효각(純孝閣)
이 마을 출신 효자의 행실을 기리기 위한 비각이다
나바론 하늘길의 큰산 전망대의 정자
천주교 성당
이곳 상추자에는 성당이 있고, 배를 내린 하추자에는 교회가 보이던데
지도에서 찾아 보아도 이 섬에서 절은 없는 것 같다
조선조의 대표 실학자이자 천주교인 이었던 다산 정약용의 형제인 정익종의 외손자 황사영(알렉시오)이
황사영백서 사건으로 능지처참형에 처해지면서
그의 부인 정난주 마리아는 노비가 되어 제주도로 유배가는 도중 배가 추자도에 잠시 머물렀을 때
아들이 노비의 자식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1살이 된 아들 황경한을 예초리 해안가에 두고 떠났는데
하추자도의 오씨 성을 가진 어부가 아들 황경한을 발견하여 키웠고
이후 하추자도에는 황경한의 후손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후에 천주교에서 예초리 바닷가에 ‘눈물의 십자가’를 세웠고 지금은 추자도의 명소가 되어 있다
눈물의 십자가는 황경한의 묘 맞은편의 작은 언덕을 넘어서 예초리 바닷가로 한참 내려가야 하는데
오늘은 시간이 없어 답사를 하지못해 안탸까울 뿐이다
용둠벙과 가두리 양식장
나바론 하늘길을 오르기 전에 먼저 용둠벙 입구의 용등봉으로 간다
용등봉과 용둠벙 전망대(나바론절벽 전망대)의 정자
11:11 용둠벙 전망대(나바론절벽 전망대)의 정자
용둠벙 전망대의 정자에서 바라보이는 나바론 절벽
오래된 영화 ‘나바론 요새(그레고리 팩 주연)’에 나오는 에게해 캐로스섬의 나바론 절벽해안처럼
높고 가파른 절벽이 바다에서부터 수직으로 높게 솟아 있어 언제부터인가 낚시꾼들에 의해 나바론절벽으로 불리었다
까마득한 절벽 위 2.7km를 걷는 길이 바로 '나바론 하늘길'이다
낚시꾼들은 제쳐두고, 추자도를 찾는 사람들의 주목적은 바로 이 나바론 하늘길을 보고 또 걷기 위함이다
추자도 앞바다는 파도가 드세고, 섬 주변에 암초가 많아
예부터 참돔, 돌돔, 감성돔, 혹돔, 조기, 삼치, 방어, 멸치 등 어종이 풍부하고
전복, 소라 등 각종 해산물도 많이 생산되는 지역이다
감성돔, 돌돔, 방어 등 고급 어종이 오죽 많이 잡히면 바다 낚싯꾼들이 나바론 요새 앞바다를
'전설의 바다낚시터'라고 까지 말했을까
천하의 날고 뛰는 암벽등반가라도 도저히 오를 수 없을 것 같은 단애를 보이고 있는 수직 암벽
나바론 절벽을 형성하고 있는 천길 낭떠러지의 아찔한 모습들
오싹한 전율과 함께 자연에 대한 경외심이 절로 터져나오는 광경이다
용등봉과 용둠벙 전망대 그리고, 나바론 하늘길을 걷는 사람들의 모습
용둠벙
상추자도 대서리와 추자항 전경
나바론 하늘길을 따라 나바론 절벽은 계속 이어지고
해군 레이더 기지가 있는 곳에서는 절정의 극치를 보여준다
11:43 나바론 하늘길의 큰산 전망대
전망대에서니 맞은편의 봉굴레산 아래 용둠벙의 온전한 모습이 제대로 다 보인다
'둠벙'은 물 웅덩이를 말하는 방언으로 '용둠벙'이란 용이 노는 웅덩이와 같다는 의미다
상추자도 추자항이 보이고 옹기종기 모여 있는 대서리 마을 전경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해군 레이더 기지
뒤돌아 보는 큰산 전망대
코끼리 바위
코를 길게 늘어뜨리고 있는 코끼리 얼굴 모습의 바위다
이제 나바론 하늘길을 벗어나 등대를 향해 가는 길에 잠시 숲속을 지난다
추자나무가 많아 추자도(楸子島)라 한다는데 정작 추자나무는 보이지를 않는다
검색을 해보니 추자나무의 楸자는 개오동나무 楸로
추자나무는 가래나무과 가래나무속의 낙엽활엽교목인 키큰나무로서
잎은 깃꼴겹잎으로 길이 7~28cm 정도의 작은 잎이 7~17개 달리고
4~5월경 붉은 꽃이 피어 가을에 열매를 맺는다고 한다
유자,탱자,치자,비자 등 흔히 '자'자로 끝나는 나무들은 대개 열매를 맺듯이
추자나무도 가래라는 열매를 맺는다
저 앞에 보이는 추자등대
12:12 추자등대
파로스 등대 모형
BC 280년경 고대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파로스 섬에 건설된 거대한 등대로 높이 135m에 달하며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일컬어진다
아래층은 4각형, 중간층은 8각형, 상층은 원통형으로 위로 갈수록 좁아지고 맨꼭대기엔 헬리오스상이 있었다
파로스 등대는 이후 등대 건축의 원형이 되었다고 하는데
12세기 이후에 무너졌고, 잔해는 요새를 짓는 데 사용해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Daum 백과)
추자등대에서 점심상을 펼치는데
문병삼 친구의 어부인 홍여사께서 밤늦게 정성들여 쑨 따끈따끈한 전복죽 맛이 기가 믹힌다
내 꺼 까지 두 통을 싸서 보냈는데 많을것 같아 보이는 가득 한 통이 금방 바닥을 보인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를 보냅니다
등대에서 일어나 계속 진행을 하는데
저 앞에 상도와 하도를 잇는 추자교와 하추자도의 모습이 보이고
추자도를 둘러싸고 떠 있는 크고 작은 섬들도 눈에 들어 오는데
그 중에서도 사자섬이라고 불리는 수덕도의 모습이 유별난 모습으로 보인다
저 사자섬 주변이 유명한 낚시포인터라고 한다
조그만 텃밭에 겨우 얼굴을 내밀고 있는 유채꽃
이 추자도에서는 지금쯤의 내륙 어디에서나 보는 그 흔한 진달래꽃을 어디에서도 볼 수가 없었다
위도상으로는 한창 아래쪽인데?
황금조기 상
사람들은 굴비 하면 법성포 영광굴비를 떠올리지만
그 굴비를 만드는 조기는 추자도와 목포 앞바다에서 최고로 많이 잡힌다
추자도에서 잡히는 참조기는 영광포구로 옮겨져 그곳에서 해풍에 말려 명품 영광굴비로 탄생된다는 것이다
추자교를 건너 하추자도에서 보는 추자교와 상추자도 모습
처음으로 소나무숲길을 지나고
동백나무도 아니고 사스레피나무도 아니고 사철나무인지 키 큰 나무숲을 지나자
하추자도 신양항이 보이더니
묵리 교차로를 지난다
뒤 돌아본 상추자도 전경
산불감시초소를 지나 조금 더 오르자
드디어 두 개의 정자가 있는 돈대산 정상에 닿는다
14:15 돈대산(墩臺山) 정상 / 해발 164m
발 아래 신양항이 모습을 드러내 보이고
신양항 바깥으로 낚시배 보다 더 큰 많은 배들이 정박해 있는 것이 보이는데
나중에 섬 주민에게 물어보니 바람을 피해 잠시 정박해 있는 선박들이라고 한다
내가 보기엔 바람이나 파도도 거의 없이 잔잔해 보이는데
더 먼 바다에서의 기상은 여기에서 보는 것 보담 더 다를지도 모르겠다
추자도가 옛날에는 뱃길로 제주와 육지를 오가다가 바람이 심하면 바람을 피해가기 위해서
순풍을 기다리는 섬이라 하여서 ‘후풍도(候’風島)라 불리었다고 하였는데 과히 그 이름값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중간에 두 번이나 있는 갈림길을 그대로 직진하여 내려가니
포장도로를 만나고 오른쪽 신양항 방향으로 내쳐 발걸음을 옮긴다
도중에 만나는 옛 우물
이런 우물은 조금 더 가다가 또 한 번 더 만나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아직도 맑은 우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14:45 신양항 여객선 대합실 앞 도착 / 총 소요시간 : 3시간 53분
당일치기 답사이라보니 시간상 상추자도의 최영 장군 사당이나 하추자도 예초리의 눈물의 십자가 등
몇몇 명소들을 두루 둘러보는 시간이 없었다
15시 40분이 출항시각이다보니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았고
물어물어 조그만 가게를 찾아 캔맥주 하나에 오징어땅콩으로 목마른 갈증을 해소한다
15:50 추자도를 출발하여 완도로 돌아가는 길의 청산도 원경
하늘에서 보는 지도상의 청산도는 둥그런 모습이지만 바다에서 보는 청산도는 길다란 모습으로밖에 보이지를 않는다
마지막으로, 배 위에서 보는 또 다른 완도항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오늘의 추자도 답사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