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의 꿈을 꽃피우다’
포천의 꿈을 꽃피우는 천주호를 뒤로하고 가파
르게 오르면 ‘소원의 하늘공원’ 입구가 나온다.
'소원의 하늘공원' 입구에서 아내와.
연인의 사랑과 가족의 행복한 소원이 이뤄진다
는 하늘공원에는 ‘7월의 편지’ 라는 詩가 계절에
걸맞게 새겨져 있다.
7월의 편지
박혜자
바람 부는 언덕
보랏빛 붓꽃이 흔들리는 것을 보면
나도 같이 바람에 흔들립니다
하얀 감자꽃 무수히 피어나고
숲 속에선 뻐꾸기 울어대니
그리워 눈물이 납니다
당신도 붓꽃처럼
흔들리며 사는지요
당신이 떠나던 날처럼
안개비가 자욱합니다
마음속에서는
빗물 같은 이슬을 머금고
홀연히 걷고 싶습니다.
하늘 공원에서 아찔한 돌음계단을 약 20m 내려
가면 포천 화강암을 이용한 30여점의 조각 작품
이 탐방로와 공원에 설치되어 있다.
토끼같이 생긴 대한민국 지도 조각상 앞에 걸음
이 멈춘 것은 그 지도 속에 아내와 큰딸, 작은 딸
이 유모차에 손녀를 태우고 막 언덕을 오르는 모
습이 내 눈에 포착됐기 때문이다.
두 손주는 조각공원 잔디밭에서 잠자리 쫓고, 도매 뱀 따라 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애교 뿜뿜.
자연 속에서 그 뛰노는 모습이 귀여워 절로 스마트폰을 들게 된다.
예술을 감상하고 즐거움을 더해주는 곳.
피서 떠나느라 막히는 차안에서 짜증내는 것보다 이곳에서 하루를 보
낸다면 이것이 진정 쿨한 피서가 아닐까.
# 욕쟁이 할머니 집
욕쟁이 할머니 집은 포천 고모리에 위치해 있다.
겉으로 보기에 허름해 보이는데 대문을 들어서면 정겨움이 더해진다.
크고 작은방과 대청마루에 신발들이 빼곡이 아무렇게나 벗어 던져져
있는 꼴이 방이 다 찼다는 얘기인데, 한참을 기다려 겨우 쪽방 하나에
가족이 들어앉았다.
작은 사위, 큰 딸, 작은 딸이 방이 날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지금 시각이 오후 2시가 다 되어 가는데도.
시래기 정식과 통으로 나오는 두부 두 접시와
참숯불고기 3접시, 그리고 동동주 반 되를 시켜
먹는데 식당이라기보다는 어린 날 시골 할머니
집에 가서 먹는 느낌이랄까.
여느 식당과 별다른 메뉴가 아닌데도 몰려드는
까닭이 무얼까.
허름한 집에 욕쟁이 할머니가 담근 장이 옛날 맛
을 내어서일까, 아니면 할머니의 게걸스런 욕설이
정감이 있어서일까.
그 아드님이 가업을 물려받았다고 하니 욕쟁이
할머니는 연세도 있고 하여 현역에서 물러나신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