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반부터 오후 1시반까지 4시간동안 2인 1조로 농약 기계 줄을 끌면서 온 단감밭을 돌아다니며 병충해 방제 작업을 하고나니 녹초가 되었다.
대규모 농장에서는 드론도 이용하고 자동차처럼 바퀴 달려 타고 다니며 방제 작업을 하지만 우리집은 원시 수준이라 몸으로 때운다.
늦은 점심을 거하게 먹었다.
작년에 넉넉하게 수확한 콩을 살짝 삶아 걸쭉하게 갈아 놓으면 아무때나 시원한 콩물국수도 콩물밥도 금방 먹을수 있어서 좋다.
우선 콩물밥을 앉아서 먹고 다음부터는 누워서 쉬면서 옥수수와 복숭아를 먹으면 1시간은 즐길수 있으니까 뭐 진수성찬은 아니라도 내 입맛엔 최고다.
저승사자가 날 데리러 온다면 못따라갈만한 이유가 있다. 옥수수와 복숭아를 아직 덜 먹었기 때문이라고.
이제 배부르게 먹고 쉬었으니 고요해진 밭으로 나가보았다.
고요하다고?
노린재, 나방, 갈색날개매미충, 담배가루이가 독약을 뒤집어쓰고 죽어가고 있으니 어쩐지 고요한것같이 보인다.
먹음직스럽게 열린 복숭아도 벌레 때문에 우수수 떨어져 닭들의 간식이 되고 버리기 아까운것은 주워온 사람이 깎아야한다.
겹겹이 껍질에 싸인 옥수수가 영글었는지 어떻게 알아 냈는지 새들이 나보다 먼저 시식을 한다. 완전히 영글게 두었다가 볶아 옥수수차를 만들려고 하는데 통째로 새에게 바치게 생겼다.
벌레는 농약으로 잡는데 새는 야생동물이라 잡으면 ?
마늘 캐내고 뒷그루로 심은 깨와 고구마가 무더운 날씨에 제 세상을 만난듯 쑷쑥 자란다.
개구리참외와 사과참외도 얼굴을 보여준다.
이것도 8월이면 누워서 먹을것이다.
8월이면 먹을수 있는 조생종 사과인데 아직은 맛이 안들어 새가 쳐다보지도 않는듯하다.
등골 빠지게 힘든 작업을 한 나에게 위안이 되어주는 꽃들이다.
내일까지만이라도 비가 안왔으면 좋겠다고 자꾸 하늘만 쳐다보는 농약 작업한 날이다.
첫댓글 수고 많으셨어요.
장하십니다.
이렇게 열심히 노력하시는 분들을 보면 대단 해 보여요
그리고 꽃을 가꾸어 내시고. 연꽃, 해바라기, 다알리아들도 두배나 더 예뻐보여요.
은퇴후 소일거리로 조그만 규모의 밭을 원했는데 어쩌다보니 커져버려 제가 큰 힘은 못쓰지만 장사가 되었네요.
스스로 생각해봐도 대단한데 사람의 능력이란 고무줄같아서 환경에 따라 늘어나기도 하는것 같아요.
땀은 흘리는디
댓가는 형편없지라?
남는 거이 직불금 하고 농민수당이라고
주위에서 그라든구만요.
단감 농사 지어 부자 되었어요 ㅎㅎㅎ
직불금도 받고 농민수당도 받고 문정부때부터 여성농업인 짠하다고 20만원짜리 바우처카드도 받고 건강보험료도 많이 할인 해주고 그걸 계속 쌓아두면 부자되지 않겠어요?
은퇴 후 농사 짓고 판매과정까지 체험하며 세상 보는 눈이 좀 더 넓어졌다고 할까요? 겸업 아닌 순수 농민의 마음도 헤아려보고요.
그러나 저는 세월이 오래 되었지만 농사로 잔뼈가 굵지않아 여전히 농촌에서 이방인입니다.
@매화꽃 저도 자랑을 해보자믄
복숭아 나무 세 그루에서
스무나뭇 수확합니다.
한 박스는 넘어요. ㅋ~
@은파 (화순) 와! 자랑 할 만 하네요.
처음 수확하는 복숭아가 얼마나 대견하고 맛있을지 그 마음 알지요.
해가 갈수록 수확량이 엄청 많아져요.
여러가지 과일나무 가꾸는데 감이 가장 쉽고 복숭아도 충분히 먹을수 있어요. 사과는 안익었을때만 먹음직스럽고 농사 잘 지은것처럼 보이지요.
시원한 콩국수가 먹음직스럽네요.오늘부터 꽃밭2에 메주콩 모종을 심었어요.내일까지 심어야할것 같아요.콩 농사 잘지어 저도 따라해봐야겠어요.전에 한번해봤는데..너무 오래 삶아서 인지 메주냄새가 나서 그뒤부터는 마트에서 파는것은 그냥 사왔거든요.남의편이 콩물 아주 좋아하니 올해는 처음으로 농사짓는 기념으로 해보렵니다^^
찐옥수수도 맛있어보이고~
벌레먹은복숭아도 향긋해보입니다~
제가 먹을 줄 아는데.벌레 먹은 복숭아가 더 맛있드라고요.역시 벌레들이 더 잘알아요~~ㅎ
복숭아먹고자란 닭들~
닭에서 복숭아맛이 날까요?헤헤~~
옥수수를 새들이 자꾸쪼아먹어서 옥수수차를 어떻게해야하나?걱정이 됩니다.옥수수망을 씌워보면 어떨까요?너무 귀찮은가?ㅎ
망은 매일매일 그만큼씩 얻어오니 아주 많아유~
참깨와 고구마받에는 풀하나가 안보이고~
참외와 사과참외 심을때는 비닐씌우는것도 배워갑니다~
사과가 익으면 새들이 먼저 알까봐 그것도 쫌 걱정되고요.
연꽃은 어찌 그리 고고한지요~~하늘을 향해 더 크게 올라가는 해바라기는 넘어지지도 않고 짱짱합니다.
이쁜다알리아.
갖고싶은 겹떡갈잎수국
다~~~이쁩니다^^
불린 콩을 비린내만 가실 정도로 살짝 삶아야해요. 끓어서 거품 올라오면 바로 불을 끄면 돼요. 쉽고 고소하고 넉넉하고 영양많고 두루 좋네요.
콩 심을곳이 넓으면 팥도 조금 심어도 될것 같아요.모종 안키우고 바로 직파해도 늦지 않아요.초복 전까지 심으면 괜찮다고 이웃 할매가 그랬어요.
옥수수는 새에게 내 줘야 다른 과일이나 해바라기 씨를 지킬것같아 일단 입을 댄 것은 포기하고 지켜봅니다. 날마다 먹어야 할텐데...
떡갈잎수국은 이웃집에서 부러진 가지를 그냥 땅에 꽂아 삽목 성공했다고 줘서 잘 키우고 있는데 정작 그 댁에선 크다가 죽어버려 우리것 볼때마다 아쉬워 하는것같아 내것 불려서 마음 달래주려고 휘묻이와 취목 삽목을 해 놓았는데 잘 되면 좋겠어요. 하나 성공하면 그 댁에 둘 성공하면 수국님댁에도 보낼게요.
떡갈잎수국 삽목이 어렵다고 들어서 큰 기대는 안하지만요.
수고가많으셔요♡
단감농사 대풍나면 판매해주세요~~
대풍 안나도 글로리아님께는 가을에 꼭 보내드릴게요.
저도 정성껏 가꾸고 단감들도 열심히 크고 있어요.
옥수수 익으면 새들이 먹고 고라니가 와서 먹고 그 다음에 제가 먹네요
블루베리도 한 3번 따먹으면 새들이 어떻게 알고 와서 하나도 남김없이 다 따먹네요
복숭아, 포도 사과는 벌과 나비, 말벌, 새들이 먹고 남은것은 우리것
농사 짓는다는 것은 참으로 힘들어요
우리 가족 먹을것만 수확해도 된다 마음 달래지만 진짜 먹을 거 없어요
뒷집 이장님네는 산과 가까이 밭이 있다 보니 너구리가 와서
옥수수 따먹고 간다네요
매화꽃님도 과일 농사 짓느라 이 더운 여름 고생 많으시겠네요
여름에 열심히 움직여야 가을에 웃을수 있으니 몸 챙겨가면서 일하시게요
달리 생각해보면 농사 짓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베풀고 사는 착한 사람같아요. 좋아서 하는것은 아니지만 야생동물들 굶어죽자 않게 하고 수확해서 내 가족 말고도 누군가와 나누어 먹을만큼은 되니 그래도 무위도식 안하고 제 밥값은 하고 산다고 스스로 위안합니다.
그래도 누워서 옥수수와 남편이 깎아놓은 복숭아(하도 몰골이 험해서 손을 안대니 먹을수 있는 부위만 잘라놓은것) 먹을때는 세상 부러울것 없이 만족합니다.
@매화꽃 맞어요
저도 어제 늦은 오후에 고추 몇 개 익은거 따러 갔다가 남편이 복숭아 익은거 씻어서 주는데
엄청 맛있더라구요
농사를 조금 지어보니 하늘은 농부에게 먹을만큼은 내려준다 입니다.
아무리 안되는것도 나 먹을것은 나오더라구요
많이 수확하면 나눠 먹을수 있고 없으면 조금 먹으면 되고
남편분이 복숭아도 깍아주시고 알콩달콩 재미나게 농사 지으시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날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