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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권 |
비아랍권 |
16개국 중 1개국 (6%) |
31개국 중 12개국 (39%) |
<표 2> 1인당 GDP 1,500달러 미만(1996년 기준)의 나라 중 민주화가 양호한 나라
이슬람권 |
비이슬람권 | ||
16개국 중 5개국 (31%) |
22개국 중 7개국 (32%) | ||
아랍권 |
비아랍권 |
기독교 국가 |
기타 |
1개국 중 0개국 (0%) |
15개국 중 5개국 (33%) |
10개국 중 3개국 (30%) |
12개국 중 4개국 (33%) |
* 두 표에서 민주화가 양호한지 여부는 Polity IV 및 Freedom House 지수를 근거로 1973-2001년의 기간에 대해 평가한 것임.
<E>
사나운 야수를 끊임없이 만난다는 위험과 공포에 쭉 직면하고 있는 이 20일간을 마치면 산간에 다수의 작은 촌락이 산재하는 지방에 이른다. 이 고장에는 다음과 같은 결혼 풍습이 있다.
여기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처녀를 아내로 맞지 않는다. 다수의 남자와 관계한 일이 없는 여자는 가치가 없다. 사내를 한 사람도 모르는 여자는 신들의 혐기(嫌忌)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믿고 사내들은 이러한 여자를 기피한다. 바꿔 말하면 만약 여자가 모든 우상에게서 사랑을 받을 정도라면 사내들은 이 여자를 쫓아가서라도 손에 넣으려고 할 것이 틀림없다고 간주한다. 이것이 이 고장 주민이 갖는 결혼에 대한 풍습이다.
외지에서 찾아온 낯모르는 사람들이 이 고장에서 천막을 치고 숙박할라치면 거리에서나 마을에서나 나이 지긋한 노부인이 저마다 자기 딸을 데리고 20명에서 40명이나 되는 집단을 이루어 천막을 찾아와서 자기 딸들을 이들 타관 사람에게 권한다. 나그네들은 이 처녀들을 마음대로 고를 수가 있고 함께 잘 수도 있다. 타향사람들은 처녀를 텐트에 유숙시켜 마음 가는 대로 언제까지나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여자를 다른 곳으로 데려가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므로 야영 장소는 늘 같아야만 한다.
나그네가 처녀들과 즐긴 뒤 그 고장을 출발하려 하면 자기와 같이 잔 처녀에게 보석이나 그 밖의 기념품을 주는 것이 의무로 되어 있다. 이것은 이 처녀들이 나중에 결혼할 단계에 이르러 전에 애인을 갖고 있었다는 증거가 된다. 처녀들은 이러한 수단으로 이 기념품을 20개 이상은 손에 넣어야 한다. 그녀들은 이 기념품을 손에 넣으면 곧 이것을 목 둘레에 드리워 자기에게는 수많은 애인이 있어 많은 남자들이 그녀와 같이 잤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나타낸다. 기념품을 가장 많이 입수한 여자, 즉 가장 많은 애인을 갖고 가장 많은 사내들과 잔 일이 있는 것을 나타낼 수 있는 처녀는 누구보다도 존중되며, 그 고장 남자는 이런 처녀라면 당장에라도 결혼하며, 그녀야말로 여러 신들에게 가장 사랑을 받은 여자라고 선전한다. 이들 처녀가 만약 나그네의 아이를 잉태하였을 때에는 그녀를 아내로 삼은 사내가 자기 자식들과 함께 같은 대우로 양육하게 된다.
그러나 일단 결혼을 하고 나면 남편은 아내를 엄중히 감시한다. 남의 아내에 손대는 것은 발칙한 행위라고 믿어지고 있어 누구나 조심해서 이것을 피한다.
- 마르코 폴로, 동방견문록(東方見聞錄)에서
<F>
태국의 고산족 중에서 카렌족과 이수족, 타이야이족을 만났는데, 우리가 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데는 태국 북부 지방에 살고 있는 고산족의 대부분이 태국 원주민이 아니라 라오스나 미얀마, 중국 등지에서 피난 온 난민이라는 데 있다. 이들이 고국을 버리고 태국으로 넘어와 사는 이유는 정치적으로부터 경제적 이유까지 다양하다. 국경을 넘어온 난민들을 태국이 받아들여 일정한 거주지를 주고 그곳에서 살게 하고 있는데, 이들은 제한된 지역에서 살 수는 있지만 거주 이전의 자유가 없어 자기가 사는 마을을 벗어날 수가 없다. 이들은 태국 정부의 관광 정책에 의존하여 그 부족의 여인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관광객에게 팔아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가 방문한 카렌족 중에는 여성들의 목이 긴 부족이 있다. 이 부족의 여인들은 한국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에도 방영된 적이 있다. 이 부족의 여성들은 어릴 때부터 목에 금빛으로 된 굴렁쇠를 감고 산다. 해가 가면서 하나씩 개수를 늘려간다고 하는데, 한 나이 많은 여자는 26개를 하고 있었다. 일정한 굵기의 굴렁쇠를 목에 감고 있으니, 목이 가늘어지면서 길게 늘어났다. 얼마만큼 많은 개수를 하고, 얼마만큼 목이 늘어났느냐가 미의 표준이라고 한다. 목은 길게 늘어날지 모르지만, 일정한 굵기의 굴렁쇠로 목을 고정시키고 있으니, 목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해서 이들의 움직임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 카렌족[Karen] : 미얀마 및 태국에 거주하는 민족 집단. 여인들이 목에 링을 걸고 다니며 링의 수와 종류로 사회적 지위를 나타낸다.
이 여인들 중에 그림엽서에 소개된 이를 만날 수 있어 이야기를 나누었다. 카렌족 여성들은 다섯 살이 되면 목에 굴렁쇠를 끼기 시작한다. 지금은 의무가 아니라 선택할 수 있다고 하는데, 다섯 살에 굴렁쇠를 꼈다고 하더라도 2년 후인 일곱 살이 되면 다시 한 번 의사를 물어 계속 낄지 안 낄지 기회를 준다고 한다. 그 여인보고 왜 굴렁쇠를 하겠다고 선택했느냐고 물었더니, “어릴 때 머리를 장식하고 목에 번쩍거리는 금붙이가 멋있어 보여서”라고 대답했다. 목이 불편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익숙해져서 괜찮다. 오히려 편하다”고 대답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길들여진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절감할 수 있었고, 전율이 왔다. 익숙해져서 괜찮다? 그러나 이들은 목에 굴렁쇠가 없는 사람들의 자유로움에 대해서 경험한 바가 없으니, 진정 무엇이 편한지 알 길이 없는 사람들이다. 막상 이 굴렁쇠를 끼고 있는 사람들은 그 폐해에 대해서 모르지만, 이걸 끼도록 만든 사람들은 그 폐해를 잘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이 여인들 중에 바람을 피거나 문제를 일으키면 남편이나 가족이 목에서 굴렁쇠를 벗겨내는 벌을 주었기 때문이다. 굴렁쇠를 낀 여인들에게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받침대 역할을 하던 굴렁쇠를 벗기면 목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고통스럽게 지내야 하고 심지어 목이 부러져 죽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 어느 네티즌의 여행기에서
※ [문제 1] 제시문 <A>와 <C>를 연관 지어서 문화의 속성에 대하여 논하시오. (501-600자)
※ [문제 2] 제시문 <D>의 두 표를 분석하여 아래 주장의 타당성 여부를 검증하시오. 단, 내용을 서술함에 있어 제시문 <A> 또는 <B>에 나온 개념어를 두 개 이상 사용할 것. (501-600자)
이슬람 문화는 그 고유한 특성으로 인하여 사회의 민주적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
※ [문제 3] 제시문 <A>와 <B>에 나타난 관점을 적용하여 제시문 <E>와 <F>의 생활 방식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 (901-1,100자)
2008학년도 수시 2학기 모집 논술고사 (인문계) 문제 해설
금번 건국대학교 수시 2학기 모집 논술고사는 통합형 논술의 기본 방향에 따라 인문․사회․과학 제 분야의 다양한 정보를 통합적으로 분석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고등학교 교과서를 비롯하여 각 분야 교양서적에서 자료를 뽑는 한편 국제 통계 자료와 인터넷 게시물 등을 자료로 포괄함으로써 그 출처와 유형을 다변화하였다. 전체적으로 자료 및 문항의 난이도를 고등학교 교과 수준에 맞춤으로써 학교 교육과정을 성실하게 이수한 수험생들이 충분히 문제를 감당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번 논술고사 문제의 기본 화두는 ‘문화적 다양성’이다. 다문화시대를 맞이한 시점에서 미래를 책임질 젊은이들이 문화의 속성을 어떻게 이해하고 문화적 간극에 얽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를 묻고자 하였다.이에 대해서 “다양한 문화에 대해 개방적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는 식의 상식적 답변이 가능할지 모르나, 깊이 들어가면 사정이 간단치 않다. 예컨대, “자유와 평등, 생명의 존엄성 등에 위배되는 생활 방식도 문화적 다양성의 견지에서 긍정되어야 하는가” 하는 물음에 대한 답은 쉽게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문화와 윤리의 본질적 속성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구체적 사례에 대한 치밀한 분석을 필요로 한다. 본 논술고사에서는 ‘문화’라고 하는 익숙한 대상에 대하여 근원적인 개념적 성찰, 객관 자료의 실증적 검증, 특수 사례의 체계적 분석 등을 통해 다각적이고 깊이 있는 논의를 펼치도록 하였다. 그럼으로써 수험생들의 논리적 사고능력과 주체적 문제해결 능력을 효율적으로 점검하고자 하였다.
이번 논술고사는 총 3문항으로 출제되었으며, 문항을 위한 제시문은 여섯 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시문과 문항의 주요 특성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문 A와 B는 각각 고등학교 ‘사회․문화’ 교과서와 ‘독서’ 교과서에서 뽑은 것으로, 인간의 문화 및 윤리를 보는 여러 관점을 설명하고 있다. 제시문 A는 자문화 중심주의와 문화 사대주의, 문화 상대주의 개념을 설명하고 있는데, 그 속성을 문화 진화론 및 체계론과 연계하여 설명하는 것이 특징이다. 제시문 B의 기본 화두는 윤리에 대한 절대론적 관점과 상대론적 관점이거니와, 상대론적 윤리설을 A의 화두인 문화적 다양성과 연결시켜 설명함으로써 문화와 윤리의 관계에 대한 통로를 열어주고 있다. 그 관계는 3번 문항을 해결하기 위한 기본 단서가 된다.
제시문 C는 세계적 지성인 미셸 트루니에의 글에서 뽑은 것이다. 이 글에 있어 논의의 대상은 문화가 아니라 생명과 종(種)의 문제다. 식물과 동물, 나아가 인간을 대상으로 삼아 종(種)을 구성하는 개체의 다양성이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격세유전’의 개념을 통해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한편, 그 다양성이 종의 유지와 발전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비록 직접적으로 문화를 다룬 글은 아니지만, 이 글의 중심 주제인 ‘다양성의 가치’는 문화에 적용할 수 있는 자질을 내포하고 있다. 개별 문화들이 다양한 양태로 실현되었음으로 해서 인류가 그 생명력과 존재가치를 훌륭히 발휘할 수 있었다고 하는 인식이 도출된다. 자연과학적 사고와 인문적 사고가 자연스레 통합되는 과정이다. 이는 1번 문항을 풀어나가는 열쇠가 된다.
제시문 D에는 국제 통계자료가 제시되어 있다. 국제 학술지에 실린 전공 논문에 수록된 것이면서도 수험생들이 능히 분석할 만한 수준의 자료이다. 이슬람이라는 특정 문화와 사회의 민주화 정도의 연관성을 관심 대상으로 삼은 것인데, 그 통계 수치는 이슬람권에 속한 사회가 다른 사회에 비해 더 비민주적이라는 판단이 성립될 수 없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개별 문화를 대함에 있어 막연한 선입견에 의해 부정적 견해를 갖는 경우들이 있거니와, 이슬람 문화에 대한 편견이 그 한 사례가 된다. D의 자료는 그러한 비합리적인 태도를 극복하고 객관적․실증적 태도로 세상을 보아야 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한 객관적 태도는 ‘문화적 다양성’ 내지 ‘상대주의’와도 연결되는바, 2번 문항에서는 도표 분석에 이어 그 연결점을 찾도록 함으로써 통합적 사유를 유도하였다.
제시문 E와 F는 문화의 다양성을 인상적으로 보여주는 두 개의 구체적 사례를 자료로 제시한 것이다. 제시문 E는 서구 사회를 흔든 유명한 고전 동방견문록에서 발췌한 것인데, 티베트 지역에 속한 어느 고장의 낯설고도 독특한 결혼 풍속을 소개하고 있다. 처녀를 타지인과 널리 관계하도록 하는 이 고장의 풍습은 일반 세계의 윤리적 관념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거리가 된다. 네티즌의 여행기에서 뽑은 제시문 F에는 동남아시아 카렌족의 독특한 문화가 소개되어 있다. 여성이 목에 여러 개의 링을 두른 채 평생을 차고 다니는 풍속이 관심 사항이거니와, 그 풍속에는 여성에 대한 차별적 억압, 그리고 건강 및 생명의 위해라는 요소가 얽혀 있어 상황이 간단치 않다. 윤리적 문제가 있는 이러한 문화까지도 존중되고 지켜져야 하는가 하는 의문과 부닥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논란거리를 내포하고 있는 제시문 E와 F의 생활방식에 대하여 제시문 A와 B의 관점을 적용하여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라는 것이 3번 문항의 요구 사항이다. 수험생들은 문화 진화론이나 윤리적 상대주의, 또는 체계론이나 윤리적 절대주의에 의거하여 자신의 판단과 해법을 자유롭게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관건은 어느 쪽의 입장을 취하는가 하는 점이 아니라 자신의 주장을 얼마나 창의적․합리적으로 풀어내어 설득력을 발휘하는가 하는 점이 될 것이다.
전체적으로 이번 논술고사는 수험생의 수준에 맞도록 제시문과 문항의 난이도를 설정하였으며, 인문학적․사회학적 사유를 긴밀히 연결하고 자연과학적 사유를 포괄하여 학문간 통합적 사유를 유도하였다. 또한 이론적인 개념과 관점을 실증적 자료 및 구체적 사례와 결합하여 다루도록 함으로써 논리적 체계성과 현실적 유효성을 지니는 문제해결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였다. 그럼으로써 새롭게 출발한 통합논술의 본분을 충실히 구현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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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