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도시의 생태계를 동화적 상상력으로 유쾌하게 조망한 책이다. 길고양이 출신 고등어는 아파트 지하실에 이사 전문 업체 ‘고양이 2424’를 차리고, 책방 고양이 출신 치즈를 고용한다. 첫 의뢰로 어미 고양이와 새끼들의 이사를 성공적으로 마치자, 소문을 들은 동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위험에 빠졌다며 고양이 2424에 찾아와 이동에 대한 도움을 청하는데, 고양이 의뢰만 받기로 한 고등어와 치즈는 난감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어려움에 처한 동물들을 모른 척할 수는 없었는데…… 고양이 2424는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 줄까? 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나는 시대, 도시라는 공간에서 과연 우리는 동물들과 함께 잘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보게 만든다.
목차
프롤로그: 맛있는 사료를 먹고 싶어 6
고등어 사장님과 치즈 직원 10
똑똑, 영업하나요? 18
날아갈 수가 없어 31
고등어 사장님이 방송에? 42
강아지는 안 돼요! 55
겨울잠이 필요해 74
무사히 알을 낳을 수 있을까? 87
에필로그: 2424 오늘도 영업합니다! 103
책 속으로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고양이들이 얼마나 많은데. 지금도 살 집을 찾지 못해 울부짖는 고양이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아. 냐호호홍, 냐호호홍. 치즈, 넌 이 소리가 들리지 않니?”
---p.13
“흠흠, 놀라긴. 우리는 고양이라고! 고양이가 새 보고 놀라는 거 봤어? 근데 무슨 일이야? 우린 고양이 이사 전문이야. 새는 받지 않아.”
---p.35
고등어는 보이지 않는 벽을 두드렸어.
‘투명한 벽이 있어. 게다가 꽤 단단하고 말이야. 이 벽을 보지 못하고 직박구리들이 날다가 부딪쳐서 떨어지고 만 거야. 이 벽을 어떻게 하면 좋지?’
---p.40
고등어 미간에 주름이 네 줄로 늘어났어. 이건 심각해졌다는 뜻이야.
“우린 사람을 싫어해! 사람을 도울 수는 없어.”
---p.56~57
한 뚱냥이가 비닐 아래에 플래시를 놓았어. 차도 위에 유령 그림자가 가득 채워졌지.
나머지 뚱냥이들은 곧바로 둑에 철망을 둘렀어. 미끌미끌한 발로도 잘 올라갈 수 있도록 말이야.
---p.95
출판사 리뷰
도시의 생태계를 재치 있게 담아낸 동화,
동화적 상상력으로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다!
길고양이 고등어는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동네에서 가장 맛있는 사료를 선점하는 게 꿈이다. 그 꿈을 위해 아파트 지하실에 이사 전문 업체 ‘고양이 2424’를 차리고 손님을 기다린다. 새끼를 안전하게 키울 수 있는 동네를 찾는 고양이 얼룩소를 시작으로, 아파트 방음벽에 가로막혀 날아가지 못하는 새 직박구리, 버스 승차와 마트 입장을 거부당하는 안내견 인절미, 산책로 개발로 겨울잠을 못 자는 다람쥐, 알을 낳으러 차도를 건너다 로드 킬을 당하는 두꺼비 등 다양한 동물이 찾아온다. 고등어는 동물들의 이사를 도와주고 수수료로 스케이트보드를 받아야 빠른 고양이가 될 수 있는데, 고등어의 꿈은 이뤄질까?
『고양이 2424』는 도시에서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의 이야기다. 요즘에는 개, 고양이, 새, 물고기, 곤충 등 다양한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이 많다. 그만큼 버려지는 유기 동물도 늘어나고 있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사람들과 한집에서 지내던 동물이 집 밖으로 나오면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또 안내견을 비롯해 장애인의 일상생활에 도움을 주는 도우미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어느 정도일까? 진정 동물을 위한 제대로 된 생태 통로의 필요성이 주목되는 요즘, 동물의 입장에서 사회 곳곳의 위험천만하고 불편한 순간을 포착하고, 문학적 상상력으로 해결해 나가는 도시 생태 동화다.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야생 동물도 활동 반경이 우리의 일상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고, 산업 단지를 개발하고, 고속 도로를 개통하며 사람이 살기 편한 도시가 될수록 동물은 서식지를 잃어 간다. 동물이 먹이를 찾는 행위가 한 해 농사를 망쳐 버리고, 더 좋은 환경에서 살고자 설치한 방음벽은 새들의 목숨을 앗아 간다. 급속한 도시화로 사람과 동물은 서로에게 피해가 되고 있다. 어떻게 하면 도시라는 공간에서 인간과 동물이 모두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자칫 심각하게 다루어야 할 것 같은 동물권 문제를 귀엽고 사랑스러운 동물 캐릭터가 등장해서 해결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종에 따라 고등어, 치즈, 얼룩소, 인절미로 불리는 동물들의 호칭부터 친숙하게 다가온다. 한국의 대표적인 텃새 직박구리, 겨울잠을 자는 다람쥐, 산란기에 이동하는 두꺼비 등 동물마다 뚜렷한 생태적 특징을 잘 살려 실감 나게 그려 낸 동물 캐릭터 동화다. 동물권 이야기를 초등학교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간결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접근한 점이 돋보인다.
교과 연계
3학년 1학기 도덕 6. 생명을 존중하는 우리
4학년 1학기 도덕 4. 힘과 마음을 모아서
4학년 1학기 사회 2. 지역 문제와 주민 참여
5학년 2학기 과학 2. 생물과 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