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정 8단이 동갑내기 김채영 3단을 2-0으로 꺾고 여자국수전 첫 우승을 이뤘다.
아울러 국내 여자기사 세 번째로 입신에 등극했다.
제22기 하림배 프로여자국수전 결승 2국
김채영
2-0으로 꺾고 여자국수전 첫 우승
최정의 바둑 기사가 나가면
빠지기라도 하면 시원섭섭할 것처럼 따라붙는 댓글이 있다. 프로야구 최정 선수와 결부시키는 내용이다. 대개 '프로야구 최정인 줄 알았다', '최정
선수가 바둑까지 접수했다' 등이 주를 이룬다.
국민적 야구 스타인 최정이지만
적어도 바둑계에서의 최정은 프로야구판에서의 최정보다 인기가 덜하지 않다. 야구 스타 최정의 별명이 '소년장사'였고 바둑 스타 최정의 별명이
'소녀장사'였다는 것도 흥미롭다.
바둑 선수 최정 8단이 전통의 '여자국수'에 첫
등극했다. 23일 오후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2기 하림배 프로여자국수전 결승3번기 제2국에서 22세 동갑내기 김채영 3단에게 이기며
종합전적 2연승으로 정상에 올랐다. 22일의 1국을 184수 만에 불계승, 2국은 195수 만에 불계승했다.
▲ 여자국수에 올려놓은 결정판이 된 김채영 3단과의 결승2국. 하변과 우하 일대로
이어진 전투에서 기선을 잡았다.
최정에게 있어 여자국수는 미답지였다.
여자랭킹 1위를 50개월 연속 차지하고 있는 절대강자임에도 여자국수전과는 우승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해의 4강이 그동안의 최고
성적이었다.
-여자 최연소, 최단기간 입신 등극
-여자랭킹 3위
김채영에게 8연승
여섯 번째 도전 만에 이뤘다. 본선
시드를 받아 16강부터 출전해 권주리 초단, 박지은 9단, 강지수 초단을 꺾고 결승에 올라 김채영을 2-0으로 눌렀다. 김채영에겐 2012년 첫
대결부터 8연승을 거두고 있다.
▲ 야구 스타 최정의 별명은 '소년장사'였고 바둑 스타 최정의 별명은
'소녀장사'였다.
최정의 행보는 눈부시다. 지난해 8월 4개국 대표가
겨룬 명월산배 여자바둑쟁패전을 우승했고, 11월엔 궁륭산병성배 세계여자대회를 두 번째 우승했다. 단체전으로 치른 국제대회에서도 황룡사배,
농상은행배, 마인드게임스를 석권했다. 그 기세가 올해로 이어져 새해 여자대회 첫 타이틀전을 제압했다.
개인전 우승 횟수는 10회로 늘어났다. 한국기원에 소속된 61명의 여자기사 중 가장 많은 횟수이다. 국제대회가 3회,
국내대회가 7회이다.
특별승단 규정에 따라 한 단 올라 입신(바둑에 있어 신의
경지에 들어선다는 9단의 별칭)에 등극하는 기쁨도 누렸다. 국내 기사 75명째 9단이며, 여자기사로는 박지은ㆍ조혜연에 이어 3명째 9단이다.
▲ 입단한 날의 최정. 2010년 5월로 13세 7개월 입단이었다. 세계 여자바둑계를
주름잡는 인물로 성장하며 7년 8개월 만에 최고단에 올랐다.
또한 9단
승단시의 나이 21세 3개월 16일은 남녀를 통틀어 7번째, 여자기사로는 최연소 기록이다. 입단 이후 7년 8개월 6일 만의 9단 승단은 전체
8번째, 여자기사 최단기간 기록이 된다.
국내 여자기전 최고 전통을 잇고 있는
제22기 프로여자국수전의 우승상금은 1200만원, 제한시간은 1시간(초읽기 1분 1회). 시상식은 추후 열린다.
▲ 여자국수전 첫 우승과 입신 등극을 양손에
거머쥐었다.
▲ 19기 여자국수 김채영의 두 번째 우승은 이뤄지지
않았다.
▲ "매년 새해 목표를 잡는 편인데 올해는 왠지 한 해가 지나갔다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다"는 최정 9단.
▲ "여자국수전과는 우승 인연이 없었는데 기쁘고 또 다른 기전에서 우승하고 싶습니다.
선수전제라고 연패하기 힘들 것 같지만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아무리 잘 두어도 팬분들이 안 계시면 제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항상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