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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나도 축복 속에 태어났을 거다. 그렇지 않은가? 누가 막 태어난 자기 자식에게 저주를 내뱉고 인생이 불운하기를 기대하겠는가? 그런데 나는 운명이라는 신에게 밉보였던 것 같다. 내 인생은 처음부터 저주받았다.’
“린! 공 좀 던져줘!”
“응!”
누구나 할 수 있는 친구에게 던진 공은 말도 안 되게 그 아이의 입속으로 들어가 기도를 막았고 만약 근처에 아버지가 없었더라면 난 그 어린 나이에 친구를 죽인 살인자로서 살아갔을 것이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조그마한 내 행동이 끔찍한 결과로 이뤄졌고 그 불행은 우리 가족까지도 파멸로 이끌었다. 우리 가족의 가게가 생겼을 때 그곳에 있던 손님 중에는 정파와 사파의 인물들이 있었고 어린 나는 음식을 나르다가 한 정파원을 치고 지나갔다.
“죄송합니다….”
“뭐야? 왜 갑자기 시비야? 하여간 사파놈들은 잠시라도 가만히 있질 못한다니까.”
내 사과를 듣지 못한 건지 정파원은 사파원을 향해 시비를 걸었고 사파원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뭐? 하여간 정파놈들은 항상 정의로운 척 이야기해도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는다니까.”
“뭐? 트집? 그럼 내가 있지도 않은 사실을 가지고 그런다는 거야? 하긴 평소에 지은 죄가 크니, 지들이 뭘 잘못하는지도 모르는 역겨운 족속들이니까.”
“뭐? 말 다했어?”
말릴 틈도 없이 양측은 가게에서 큰 싸움을 벌였고 결국 가게는 불에 타 버렸다. 나는 재만 남은 가게를 보며 엉엉 울었다.
“제 잘못이에요. 제가 부딪히지만 않았어도.”
사실 그때 나는 두려웠다. 이제 부모님마저 나를 싫어하지는 않을까? 그분들에게 버림받는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그러나 부모님은 우는 나를 꼭 안아주셨다.
“네 잘못이 아니야. 너는 분명 네 행동에 대해 잘못을 알고 사과했어. 나쁜 건 평소에도 남들을 위한다고 말하면서 막상 자신들만 챙기는 그 녀석들이 잘못한 거야. 울지 말렴.”
모두가 나에게 저주받았다 손가락질 할 때도 항상 내 편이 되어주시던 분들. 그날부터 내 인생은 조금은 달라졌다. 여전히 남들보다 조금 더 운이 없기는 했지만 그래도 예전만큼의 불운이 찾아오지는 않았다. 그렇게 나는 시간이 흘러 부모님의 세웠던 가게 터 위에 나의 가게를 만들 수 있었다.
“장하다. 우리 딸. 네가 해낼 줄 알았어.”
부모님은 내 행동에 대해 나보다 더 기뻐하셨다. 가게를 보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이 가게가 불운에 사로잡혔던 내 과거와 결별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단순한 착각이었다. 불운의 신이라는 것은 인생의 가장 기쁨 순간에 가장 큰 절망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다만 기다릴 뿐이었다.
“잠깐만, 이거 뭐죠? 어떻게 구운 돼지고기에 채소가 없고 고기만 한가득한 거죠?”
그때는 몰랐다. 나중에야 이 말을 한 티탄이 여러 나라에서도 악질로 유명한 인물임을 알았다. 그러나 그때의 나는 몰랐다. 아니 가게를 개장한 첫날이었기에 이런 경험조차 없었다.
“아니 손님…. 구운 돼지고기니 당연히 고기가 많은 게 당연하죠.”
“지금 손님에게 말대꾸 하는 거예요? 잠깐 그러고 보니 복장도 딱 달라붙은 옷에 다리가 훤히 드러나는 이거 음식이 아니라 몸 파는 그런 가게인 거 아냐?”
“네?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이건 이곳의 전통 복장이라고요.”
“됐어! 됐어. 전통 복장이고 뭐고 그런 건 내 알 바 아니고 이런 비윤리적 가게는 아예 이 동네에서 퇴출해야 해 기다려봐 바로 글 올릴 테니까.”
티탄은 내가 말릴 틈도 없이 빠르게 글을 올렸고 곧 가게에 있던 사람들의 전화기가 울리기 시작했다.
“뭐야? 이 가게 극단적 육식주의자의 가게라고? 채식하는 사람들을 혐오한다고?”
“잠깐, 여기 음식이 아니라 이런 더러운 방법으로 돈을 버는 그런 가게란 말이야?”
“그래요 맞아요. 그러니 얼른 이런 가게는 문을 닫게 해야 합니다. 모든 사람의 힘을 모아주세요!”
티탄 여자는 그곳에 있는 사람들만이 아니고 밖으로까지 나가 사람들을 모았고 결국 가게는 하루 만에 문을 닫게 되었다. 너무도 속상했다. 결국 내 인생은 행복해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술을 마치 양동이에 붓듯 내 속에 채워 넣었다. 그런 나를 보며 부모님은 언제나처럼 나에게 다가와 나를 안아주셨다.
“괜찮아 그래도 이번엔 가게는 멀쩡하잖아. 조금만 기다리면서 진심을 보여주면 사람들은 알게 될 거야.”
부모님은 언제나 한결같았다. 단 한 번도 나를 원망하지 않았고 나를 탓하지 않았다. 그분들이 가장 절망스러울 때도 나를 먼저 챙겨주셨다. 그러나 나는 나를 긍정할 수 없었다. 나를 사랑할 수 없었다.
“제발 이제 좀 깨달으세요. 그냥 제가 불운한 거에요. 태어날 때부터 불운을 가진 아이. 부모님까지 인생을 망치게 한 아이. 그리고 지금은 제 스스로의 인생도 망치고 있는 자주 받은 아이. 바로 저라고요.”
찰싹!
어머니가 처음으로 나를 때리셨다. 내가 내 친구를 죽게 할 뻔해서 그 부모에게 사과한다고 머리에 피가 맺히도록 사죄할 때도 나 때문에 두 분의 인생의 결과물인 가게가 사라졌을 때도 한 번도 나를 때려본 적 없으셨는데 그날은 달랐다. 아마 그것은 스스로를 포기하려는 나를 질책하신 것이리라. 딸이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었으리라. 그러나 그때의 나는 그건 받아들이지 못했다. 다만 두 분을 원망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뛰쳐나가 버렸다. 그리고 사소하지 않지만 사소한 사건을 겪으며 나는 그대로 이승에서의 삶을 마감했다. 저승에서도 내 불운은 여전해서 환생할 기회들이 왔음에도 해결하지 못한 채 사고에만 휘말리며 여기까지 와버렸다. 그런 나에게 다시 환생할 기회가 주어졌다.
‘반드시 돌아가리라. 돌아가서 부모님께 사과하리라. 나를 원망하셔도 좋고, 나를 저주하셔도 좋아.’
그러나 바로 오늘도 내 불운은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린 씨 듣고 있어요?”
린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미안 미안. 뭐라고 했지?”
“루씨의말에 너무 상처받지 말라고요. 루씨도 진심으로 그렇게 말한 건 아닐 거에요.”
오늘의 전투 이후 냉랭한 린과 루 사이에서 하나는 어떻게든 둘의 관계를 개선하려고 노력 중이었다.
“아닌데, 진심이야. 난 어떻게든 다시 살아나야 해. 그러니까 할 마음도 없고 방해만 된다면 돌아가지, 그래?”
스스로의 실수도 있어서 꾹꾹 참아왔던 린은 루의 말에 폭발해 루의 멱살을 잡았다.
“뭐? 누구는 돌아갈 이유가 없는 줄 알아? 나도 누구보다 간절하단 말이야. 살아 돌아가야 해. 그런데 어쩌라고 이렇게 뭘 해도 안 되는데!”
루는 멱살을 잡고 있는 린의 손을 뿌리쳤다. 린은 루를 쏘아보며 소리쳤다.
“네가 뭘 알아? 처음부터 불운을 가지고 태어난 내 운명. 모두가 두려워하는 내 인생을. 부모님을 빼고 아무도 내 곁에 있지 않았어. 그리고 그 인생의 끝에서 죽음조차 코미디 같았던 내 모습을 스스로 돌아볼 때의 그 허탈함을….”
루는 뭐라 더 말하려 하다 그대로 자리를 떴다. 하나는 그런 루와 린 사이에서 어찌할 줄 모르고 곤란한 표정만 짓다가 울고 있는 린에게 다가갔다.
“괜찮아요?”
하나의 말에도 대답하지 않고 조금 더 흐느낀 린은 감정이 추슬러졌는지 하나를 천천히 올려다봤다.
“미안, 못 볼 꼴 보였네.”
“아니에요, 누구나 그럴 수 있는걸요. 좀 앉죠. 뭐라도 먹어야 하잖아요.”
하나는 가볍게 불을 피우고 준비해온 음식물을 조리하기 시작했다. 쌀쌀한 밤의 차가움은 따뜻한 불길과 조리되어가는 음식이 내뿜는 열기로 인해 사라졌다.
“자 여기요.”
하나가 그릇에 음식을 담아 린에게 건네줬다. 린은 그릇을 받으며 씩 웃었다.
“신기하단 말이야. 분명 처음에 죽었을 때 내가 도착한 곳이 저승이라고 했는데 그 모습이 내가 평소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달랐단 말이야. 이렇게 저승에서도 음식을 먹어야 한다니.”
“저승이라고 영혼이 안 사는 건 아니니까요. 그리고 영혼이라도 살아가려면 음식물을 먹어야 하죠. 물론 린 씨나 저나 먹지 않는다고 굶어 죽거나 하지는 않지만요.”
린과 하나가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을 때 조용히 루가 나타났다.
“나도 밥.”
“네, 언제 오시나 기다리고 있었어요. 여기요.”
하나는 웃으며 루의 그릇을 건넸지만, 루와 린 사이에는 여전히 어색한 공기가 흐르고 있었다. 다시 중간에 낀 하나는 어떻게든 이 침묵을 깨고 싶었다.
“여러분들도 아시겠지만, 우리가 죽으면 자연스럽게 저승으로 오잖아요.”
하나의 말에 루는 선글라스 너머로 살짝 하나를 봤고 한창 음식을 먹던 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요즘 세계의 곳곳에 출몰한다는 죽음에 의해 죽은 영혼은 저승에 오지 않아요. 마치 소멸한 것처럼. 그래서 저승에서도 한창 난리예요. 죽음이란 것이 어디서 온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그것들을 찾아야 한다. 아니다 그건 그냥 세상의 종말이다. 그 종말이 저승까지 없애버릴 것이다. 같이 정말 난리가 났죠.”
하나는 잠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모든 생명은 태어나 죽고 저승에서 다시 환생해서 태어나는 순환을 반복하는데 죽음은 그 순환 자체를 끊어버리니 이대로 가면 이 세상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닐까 두렵기도 해요. 진짜 요즘 세상이 어떻게 되는 걸까요? 죽음이란 알 수 없는 생명체들의 등장 갑자기 나타난 타르타로스의 죄수들을 도망시킨 남자도 있고….”
하나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푹 숙였고 린과 루는 말없이 어두운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그렇고 보니 이제 5일 남은 건가?”
침묵을 깬 것은 루였다.
“네, 5일 남았네요. 5일안에 다른 조무래기들과 왕첸까지는 잡아야 해요.”
“잡지 못하면 정말 돌아가야 하는 건가?”
“잡을 수 있을거에요. 여러분들의 실력이라면.”
“그리고 다음에는 그 남자. 아니 기사를 잡아야 하고.”
“기사로 보이는 남자죠. 아직은.”
하나는 어두운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어색하게 웃으며 일어났다.
“오늘도 고생하셨어요. 저는 이 근처 한 바퀴만 돌아볼게요.”
어둠속으로 사라지는 하나를 루와 린은 다만 지켜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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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로 인해 비가 계속 내리고 있네요. 하늘은 계속 어두워도 주말이 여러분들에게 밝은 햇살이 되길 바라며 주말 잘 보내세요!!
첫댓글 장마는 아니라던데 비는 계속 오네요.
전 그걸 장마라 부르겠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