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숲 7
알바의 역행
김명 지음
분야 | 청소년 소설, SF(과학 소설)
초판 발행일 | 2023. 12. 12.
사양 | 152쪽(무선제본) 판형 | 128×188mm
정가 | 13,000원
ISBN | 979-11-6051-591-6 (43810)
주제어 | 신체 개조, 인공 장기, 인공 신체, 자연, 노동, 의학
문의 | 마케팅부 김영호 02-739-1666, seedbook009@naver.com
■ 책 소개
첨단 기술에 대한 욕망과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움직임
그 한복판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는, 알바의 역행!
소녀, 내일이 되다! 청소년을 위한 SF 시리즈, ‘내일의 숲’ 일곱 번째 책 『알바의 역행』이 출간되었다. 수십 년간 하루의 절반을 청소년들과 얽혀 지내 왔지만 십 대들과 더 재미있는 대화를 하고 싶어 청소년 소설을 쓴다는 김명 작가, 그가 그린 미래의 청소년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기술이 진보한 시대, 첨단 기술에 대한 욕망과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움직임 사이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는 주인공 알바의 역행에 동참해 보자.
알바는 쓰러진 엄마를 살리기 위해 열여섯 살이 되자마자 용역 회사에서 일용직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그러다 업무 중 사고로 동료인 키노의 죽음을 겪고, 키노가 남긴 쪽지에 적힌 대로 무법지대 ‘대림성채’로 향한다. 그곳에서 이지라는 동갑내기 친구를 사귄 알바는 살면서 처음으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지만, 엄마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은 쉽게 떨쳐지지 않는다. 그런데 타워 시티 최대 기업인 메디바이오닉스의 백 회장으로부터 직접 전화가 걸려 온다. 캠페인에 참여하면 대가로 거액을 지불하겠다는 것. 알바는 자신과 엄마를 무사히 구해 내고 다시 평화를 되찾을 수 있을까?
■ 출판사 서평
자신만의 ‘자연스러움’을 찾아 나가는 알바의 고군분투
책에는 커다란 두 집단이 등장한다. 과학과 의학의 발전에 커다란 공을 세워 타워 시티 최대 기업으로 군림한 메디바이오닉스와, 테러 집단으로 알려진 비밀 단체 레트로다. 그리고 쓰러진 엄마를 살리는 것 말고는 목표도, 자아실현의 욕구도 없던 알바가 서로 정반대인 이 두 갈래 길 사이에 선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알바는 세상을 새로이 이해하게 된다.
그런데 쓰러진 엄마를 살리는 것 말고 아무 일에도 관심 없는 알바에게도 관심사가 하나 있다. 바로 메디바이오닉스에서 출시된 1세대 보모 안드로이드다. 1세대 보모 안드로이드는 메디바이오닉스의 기업 철학을 거스르는 제품이다. 수명을 짧게 하고 계산된 아름다움을 반영한 외모로 만들라는 주문에 반해 평범한 보호자의 모습으로 만들어진 1세대 보모 안드로이드는 기술의 진보와 맥을 함께하면서도 ‘자연스러움’을 잃지 않는다.
기술의 진보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메디바이오닉스와 자연으로 돌아가자며 의식 전환을 주장하는 레트로. 두 집단의 욕망이 촘촘히 얽힌 한복판에서 알바는 그 어느 가치도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않은 채,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나간다. 욕망에 솔직한 두 집단과 그 사이에서 자신만의 자연스러움을 찾아 나가는 알바의 고군분투가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생생히 펼쳐진다. 손에 땀을 쥐고 알바의 역행을 따르다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해 보면, 알바의 행보는 사실 역행이 아닌 순행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노동의 가치를 찾아 미래를 들여다보다
『알바의 역행』은 과학과 의학의 발전으로 인공 장기와 인공 신체가 상용화된 시대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기술이 진보한 시대인 만큼 로봇 기술도 함께 발달했지만, 인간의 신체가 기계화가 된 후 노동시장에서는 오히려 인간의 노동력이 더 값싸게 먹히고 있다. 그에 따라 사람들은 파워암, 파워레그 등으로 신체를 개조해 노동력을 올리려 한다. 열여섯 살 일용직 인턴인 주인공 ‘알바’ 또한 돈이 모이면 신체를 개조해 경쟁력을 키우려 한다. 쓰러진 엄마를 살리기 위해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알바는 함께 일용직으로 일하던 키노가 업무 현장에서 목숨을 잃는 것을 목격한다. 한 인간이 세상에서 사라졌지만, 진보한 기술에 따라 자동화된 시스템이 손쉽게 키노를 다른 노동력으로 대체한다.
사람들은 순전히 자신의 노동 가치를 높이려 값을 지불해 신체를 개조하고, 결국은 그렇게 강해진 자신의 신체를 이용하여 다시 돈을 번다. 그리고 그렇게 사용되다가 또 다른 노동력에 의해 대체된다. 책은 지금보다 한참 진보한 시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이 굴레는 우리에게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진보를 이룬 시대, 인간성을 잃어버린 채 대체 가능한 기계로 취급되는 노동자들의 모습은 다름 아닌 현대 사회의 우리에게 인간과 노동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를 묻는다.
작가는 알바의 이름을 두 가지 모티프에서 따 왔다고 한다. 하나는 임시직을 뜻하는 ‘아르바이트’를 줄여 일컫는 ‘알바’이고, 다른 하나는 라파엘로의 그림 〈알바의 성모〉다. 그림 속 ‘성모’로 대표되는 대자연의 한없음을 생각할 때, ‘알바’, 즉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노동자로서의 인간을 바라보는 관대함이 우리 마음에 생겨나지 않을까.
‘내일의 숲’ 시리즈 소개
‘내일의 숲’은 여성 청소년이 주인공인 SF 시리즈다. ‘바위를 뚫는 물방울’ 시리즈를 통해 꿈을 이룬 여성들로부터 희망의 목소리를 빌려 어린이에게 전해 온 씨드북이, 이제는 SF라는 장르를 빌려 청소년과 함께 미래를 도모하고자 한다. 새로운 세상에서 활약하는 소설 속 소녀들처럼, 독자 여러분도 내일의 주인공이 되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
■ 줄거리
알바는 쓰러진 엄마를 살리기 위해 열여섯 살이 되자마자 용역 회사에서 일용직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그러다 업무 중 사고로 동료인 키노의 죽음을 겪고, 혼자 남은 키노의 동생을 챙기기로 한다. 키노가 남긴 쪽지에 적힌 대로 무법지대 ‘대림성채’로 향한 알바는 그곳에서 인신매매를 일삼는 거머리들을 마주쳐 위기에 처한다. 빨간 머리 여자아이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목숨을 건진 알바는 빨간 머리 ‘이지’와 친구가 된다. 그렇게 알바는 이지네 집에서 지내며 이전과는 달리 평화로운 날을 보낸다. 하지만 엄마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은 쉽게 떨쳐지지 않고, 그 와중에 타워 시티 최대 기업인 메디바이오닉스의 백 회장으로부터 직접 전화가 걸려 와 캠페인에 참여하는 대가로 거액을 제시하는데…….
■ 지은이 소개
지은이 김명
십 대들과 재미난 대화를 하고 싶어 청소년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어린이 작가 교실’에서 동화 수업을 받았고 ‘어린이와 문학’에서 청소년 소설을 공부했다.
2021년 청소년 소설 앤솔러지 『요괴 호러 픽션 쇼』에 단편 「더비더비」로, 2022년 청소년 SF 앤솔러지 『탈출』에 「아메바리아」로 참여했다.
■ 추천 글
SF를 사랑하는, 소녀들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에 가슴 뛰는 독자들에게 선물 같은 시리즈 ‘내일의 숲’. 내일을 바라보는 청소년 SF 독자들을 위한 글들이 시리즈 이름처럼 풍성한 숲을 이루길 고대한다. -구한나리(소설가)
■ 차례
정전
타워 시티
시스템
대림성채
빨간 머리
거머리 떼
레트로 단지
위험한 거래
정전 대란
탈출
엄마
그리고 알바
에필로그
작가의 말
■ 책 속으로
14쪽_“부디 자연스러운 이 모습 잃지 말아요.”
알바는 표정이 일그러졌다. 이대로 살라고? 파워 신체를 장착하지 않으면 평생 단가 낮은 일밖에 못 할 텐데.
16쪽_기숙사 입구 벽에서 본 레이저 빔 게시판 속 현상 수배범들의 험상궂은 모습이 눈에 어른거렸다. 레트로의 납치 및 암살에 관한 괴담까지 떠올랐다. 레트로는 무작위로 전기 공급을 끊는 게 아니라 그 지역에 어떤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30쪽_보모 안드로이드들은 아이들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아이들의 동작 하나하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외꺼풀의 긴 눈매, 약간 휜 듯 오뚝한 콧날에 적당히 도톰한 입술까지. 익숙한 그 모습을 보자 알바는 가슴이 뭉클했다.
35~36쪽_명단 안에 키노의 이름이 빠져 있었다. 컴퓨터화된 시스템이 신속하게 그의 부재를 메꾼 것이다. 망가진 부품을 갈아끼우듯, 고장 난 인공 신체를 떼어 내고 신제품으로 재이식하듯 아무렇지 않게 말이다.
58쪽_엄마가 쓰러진 뒤, 기숙사에 들어가기 전까지 알바는 드론으로 배달되는 간편 음식을 먹고 살았다. 하지만 동갑내기인 이지는 요리를 했다. 알바는 이지가 만든 음식을 먹으면서 어릴 때 엄마가 해 주던 음식 맛을 떠올렸고, 잊고 있던 추억을 되새겼다.
62쪽_백 회장은 프로젝트에 관한 내용을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임상 시험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의 비용이 지급될 예정이라는 대목에서 알바는 귀가 번쩍 뜨였다.
79쪽_자연은 오묘하고 아름다웠으며 그 안에서 자신과 그 뒤를 추격하는 무리는 한낱 먼지 같았다. 가까이서 보면 흉악한 거머리 무리도 드넓은 자연 안에서는 하찮은 점들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자 알바는 겁날 것이 없었다.
84쪽_타워 시티와 도심 지역의 기하학적인 스카이라인이 깨진 유리 조각처럼 보였다. 높이가 들쭉날쭉한 고층 빌딩에서 반사된 햇빛이 날아와 눈을 찔렀다. 알바는 자신이 거대한 덫 안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123쪽_알바는 창문 아래 놓인 침대로 다가가 그 앞에 무릎을 꿇었다. 안으로 들어온 이지가 알바 뒤로 다가서다가 멈칫했다. 이지는 입이 떡 벌어졌다. 침대 위에 누워 있는 사람은 알바의 엄마가 아니었다.
134~135쪽_알바는 엄마와 조그마한 눈사람을 만들었던 게 생각났다. 대여섯 살쯤이었던 것 같다. 그 기억 속에서 엄마는 웃고 있었다. 눈사람을 받쳐 들고 신이 난 알바를 바라보며 행복한 미소를 짓던 엄마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