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재 혼, 70회,
마음을 잘 다독거려서 집에까지는 무리없이 가야한다.
이정표는 전주 아중리를 안내하고 있다.
아중리를 끼고 곧바로 달리면 호남고속도로 ic다.
다행스럽게도 두여인은 잠이 들었다.
기회가 있을 때 잡아라, 라는 식으로 광속으로 달린다.
나는 곧 스피드광 기질이 발동하고 애마 카니발은 주인의 마음을 알아차린듯이 고속도로를
괭음을 울리며 광속으로 씽씽날은다.
아직 밤 10시도 안됐는데도 계룡산자락이다.
아직도 두여인은 꿈나라다.
그럴만도할 것이다.
몇 날 며칠을 날샘을 하고 울어 재꼈으니, 지칠만도 하려니와 저녁 반주로
그 짧은 시간에서 소주를 한병 반씩이나 마셨으니,
계룡휴게소가 시야에 든다.
ㅡ"여사님들, 계속 주무시렵니까!?"ㅡ
계룡산 휴게소로 핸들을 꺽으면서 군기를 잡듯이 호령을 한다.
차를 주차시키고선 두여인을 달랜본다.
"나길씨! 처제! 정신을 차려봐요,"
"어머! 여기가 어디예요?"
"호텔? 모텔이예요 ??? ....."
술,이 덜 깨었나 보다.
"아뇨, 계룡 휴게솝니다.
"네!? 어떻게???"
"얼른 나와서 시원한 밖았공기를 마셔봐요,
정신이 버떡 날테니께요,"
"진짜로, 맞는갑네?"
처제도 나길씨도 이곳 출신이라서 계룡 휴게소라면, 집근처라는 것쯤은 알고있을 터,
"세상에나, 지금 몇신데, ... 하늘로 날아왔어요?"
두연인은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는다는 눈치다.
"얼른 볼일 들 보고 오세요,
난, 매점에서 기다릴께요,"
아직도 술기운이 몸에 베었는가, 걸음걸이가 편치않다.
마음이 예쁘고 착한 여인들이다.
사람이 태어나서 인연이 닿아 만남이 이뤄진다는 것은 운명적이고 극적인 것인가 한다.
나길씨, 처제와의 인연은 축복 받아야할 인연이다.
그러나 내 마음은 이미 두여인과의 인연을 끊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별도 슬픔도 그리움도 세월이 흘러가고 나면, 지금의 혜어짐의 아픔도
언젠가는 잊혀질 것이다.
누군가의 가슴이 오늘의 나를 기억하고 있다면 우리들의 사랑과 진실을 이야기 하리라,
~~"당신은 결코 그 길을 꼭, 걸어가야만 했습니까?"~~
~~"서울을 떠날 때 나는 이미 이 길을 걸어 갈 것으로 예감하고 있었습니다."~~
"선생님! 무슨 생각이 그리도 깊으세욧!?"
"허헛! 깜짝이얏! 나길씨,사람을 이렇게 놀래켜도 되남요,"
"호호호, 형부, 미안해요,"
나길씨와 처제는 자매처럼 잘 어울린다.
"근데요, 선생님! 아무래도 이해가 안가는게 있어요,
어케!?? 한숨자고 나니께, ... 계룡휴게소예요,?
남원에서 여기까지, 분명 하늘로 날아오지는 않았을 거구요,"
"네! 분명히 차바퀴 굴려가면서 왔습니다요,
제가, 쫌, 거시기<스피드>해서 그런디요,
내가 하도 거시기해서 달리니께, 인서씨가 말여, 운전대를 뺏어버렸당께요,
그래서요, 그러니께, ...인서씨 운전하는데 옆지기 노릇만 했당께요,"
앗차! 싶었을때는 ...이미 때는 늦었다.
"인서씨라면은???,.....언니? 언니? 우리언니는 우리언니는,......흐흐흑, ...으앙,
언니이,........."
기여코 봇물은 터져버렸다.
술기운이 아직 몸에벤 상태다.
지난 몇년간을 언니의 분신이되어 간호하며 치료하며 함께 생활해왔었다.
특히나 여행할때는 언니의 보호자나 진배없이 얼르고 달래면서 언니의 식탐을
조율해왔었다.
"언니가 언니가, ... 어떻게 ... 그렇게 허망하게, 가실수가 있어요.
형부, 우리 언니한테 가요, 어쩌면 그래요, 형부는, ...
언니가 돌아 가셨는데도, ...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으시고,
고렇게나 냉정 하실수가 있어요???"
"아냐, 선생님은, 마음으로 우신거야,
우리들 앞에선 마음이 아프셔도 참고 견뎌내시고 계신거야,"
"허허허, 하하하, ........인서씨가 밉드라고여,
사랑하는 내 마음을 뒤에 두고, 뭐가 그리 바쁜지, 인서씨, 당신은 홀홀히
죽움을 쫒아 가드라고요,
사랑은 아무것도 아니더라고여, 죽움앞에서는,
인서씨는 내 사랑을 배신하고 나를 홀로 두고 가버린 거여,
그래서 울지 않는거여,
그래서 화가 난거여,
ㅡ아, 하하 핫,.... 아, 허허 헛,... 흐흐 흑,ㅡ
~~인서씨! 인서씨! 당신은 오늘 이 시간이 없습니까?
꺼꾸로 매단 세상이래도 살아있는 세상이 최고라잖아요,
그렇게 그렇게 하루라도 더 살고싶어하시던 오늘입니다.
인서씨! 인서씨! 당신에겐 진정 오늘이 내일이 미래가 없게된 것입니까!?
죽움이 얼마나 무서운데,
당신 혼자 외롭게 두지않을 거야,"~~
나는 인서씨의 죽움앞에서 초연해질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했다.
슬품들이란 잠깐 있다 없어질 것으로 ... 우리 인생에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다.
영원할것만 같던 우리의 사랑도 끝났다.
내 인생에서 인서씨의 죽움은 삶의 의미가 사라지는 것이며 세상 전부를 잃은 것이다.
"선생님! 선생님! 진정하세요, 저희가 잘못했어요,"
"형부, 죄송해요,"
"아녀, 내가 사람이 못난거여,
인서씨를 끝까지 지켜드리지 못했어요,"
"선생님! 자책하시지 마세요,
시간과 함께 서서히 마음이 편안해 지실거예요,"
싫다.
나에게는 망각은 죽움이다.
인서씨의 추억으로 산다는 것은 고통이 삶의 호흡이고 증언이며 그리움이다.
"선생님, 집에 가셔야지요?"
지척이 천리라고 집에 거진 다 와서는 많은 시간을 지체했다.
아직도 처제는 눈물이 마르지 않은체다.
"영서씨, 이러다간 쓰러져요,
선생님의 마음을 혜아려서라도 눈물을 삼켜버려요,"
"네, 미안해요,"
나는 처제에게, 어떤형식으로든 위로의 말을 해야 했었는데도 아무 것도 안 들리는 척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다.
차에 키를 꼽고 시동을 건다.
빨리 차에 오르라는 신호다.
처제는 내 행동이 서운했음인지 더 서럽게 눈물을 쏟으며, 나길씨 부축으로 차에오른다.
~~"처제,미안해요, 내 술품이 너무나 커서 그래요,"~~
곧 동네 어귀다.
여러날만에 귀향이다.
병원으로 화장터로 지리산으로 긴 여행을 했으니,
한밤중 초겨울의 산골마을은 어딘지 모르게 을씨년스럽기까지 한다.
"선생님, 영서씨, 우리 까페에 들렸다 가세요,"
"아닙니다, 그냥 갈라요,"
"안되어요, 음식 장만을 해놨거든요,"
"허허, 참,"
나길씨는 야무지고 속이 깊은여자다.
"영서씨! 괞찮죠?"
"네,"
자정이 넘었는데도 나길씨 카페는 불을 훤히 밝히고 반기고 있다.
"어서 오십시요,"
환영일색으로 종업원들이 반긴다.
나길씨는 열흘도 넘게 크나큰 점포를 뒷전으로 물리치고 우리들과 여행을 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점포의 문을 닫아야 한다는 등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는 행위였음에도
카페는 예정과 다름없이 잘 운영되고 있음을 느낀다.
주인이 종업원을 가족처럼 생각한다면 종업원 또한 내 점포라는 생각에 의욕적으로
일하게 된다 .
상대방을 진심으로 동참시키는 일, 이것이 바로 나길씨의 경영철학인가, 한다.
똑똑한 여인이다.
"장거리 여행으로 몸도 지치고 입맛도 없을 거예요,
해물 슈프로 입맛을 다셔보셔요,"
진짜로 입맛을 잃으지가 여러날이다.
그렇다고 시원한 물이나 탄산음료를 즐겨마시는 것도 아니어서 체력이 여간 딸리는 참이다.
"어여 드셔요,"
"네,"
엉겹결에 한수푼을 든다.
달달한 육즙과 고소하고 은은한 맛이 어우러져 바다의 싱그러운 기운이 혀끝에 그대로 전해진다.
바다의 향이 입안에 가득하다.
"되게 맛있네요, 처제도 얼른 입맛을 다셔봐요,"
"네,"
"어머! 서운해라, 선생님은 영서씨만 챙길거예요?"
"아,...네, 나길씨는 주인이라서요 ... 깜박 했구먼요,
미안 하구먼요, 허허허,"
"그람, 벌주를 드셔야 해요,
저희집에서 젤로 아끼는 술,로 한잔 드릴테니 사양하시면 않되어요,"
준비가 되었던지 곧 이름도 모를 술이 몇잔씩 돌아간다.
몇잔의 술이 딱딱하고 굳어졌었던 분위기를 그윽하고 멋있게 연출해낸다.
"선생님! 어떻하실런지요?
언니가 생전에 젤루 걱정하셨던 분이 선생님이셨어요,"
"후 훗, ... 그랬을 겁니다."
"형부, 혹여나 딴 마음을 가지시면 안되어요,
언니가 제게도 싱싱 당부를 하셨어요,
절데로 형부를 놓치시지 말라고요,"
"선생님! 저희들이 잘 모실께요,
당분간은 저희들과 함께 지네셔야 해요,
언니께서 걱정하셨던 만큼 선생님은 세상물정을 모르는 아이 같아요,"
짐작은 하고 있었다.
착한 인서씨의 마음으로 본 나는 단순하고 어리석으며 고집불통이였으리라,
~~"명수씨! 당신 자신을 사랑해야 해요,"~~
인서씨는 몇번이고 나에게 당부의 말을 했다.
~~"당신은 물가에 앉혀 놓은 아이같아요, 어쩌면,그렇게나 단순해요,"~~
앞뒤를 재보고 따지는 것이 아니라 그럴것이라고 생각이되면 즉시 결정을 하곤,
실행을 한다.
~~"당신한테는 무슨 말을 못해요, 이러다간, 살림이 거덜 나겠어요,"~~
~~"당신은 제가 없으면, 어케 사실려구요, 걱정이 되어요,"~~
~~"워따메! 뭔, 걱정을 한당까? 같이 따라죽으면, 그뿐이지, 안그리 여?"~~
~~"명수씨, 당신! 빈말이라도 그런 말씀 마셔요,
절데로 그런 생각일랑 마시시옷! ... 알았죠!"~~
장난말 중에서도 인서씨는 따라죽는 다는 말에서는 정색을 하며 말린다.
감사합니다. 글 / 우두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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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잘봅니다^^
감사합니다
즐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