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이 전셋값을 1억5000만원으로 올려달랍니다. 2년 전 1억원으로 세를 얻었는데 지금 당장 5000만원을 어디서 구한답니까."
사당1동에 사는 강모 씨는 기자를 보자 목소리를 높였다. 2년마다 전세계약을 새로 하면서 집주인의 요구대로 전셋값을 올려줄 수밖에 없는 세입자의 설움에 급등하는 전셋값에 대한 분노마저 녹아있었다.
강씨는 이어 "정몽준 의원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면서 사당1, 2, 3동과 동작동을 콕 찍어 뉴타운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며 "그 덕에 집값이며 전셋값이며 안오른 곳이 없다"고 분개했다.
최근 실시된 국회의원 선거에서 후보자들의 뉴타운 공약 유탄에 맞아 서민들이 살아갈 곳을 잃고 있다. 집값이 오르자 집주인들은 전셋값도 덩달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집값이 전셋값을 견인하고 있다. 오른 전셋값은 다시 집값을 끌어올리는 악순환마저 예상되고 있다.
국회의원 후보자들의 뉴타운 약속은 이미 공약(空約)이 돼 버렸지만 그동안 오른 집값은 다시 내리기는 커녕 추가상승마저 노리고 있다.
게다가 올해는 짝수해다. 전세계약 갱신이 많고 이사가 늘어나는 해다. 올초부터 국지적으로 보였던 전세대란이 대규모로 발생할 가능성마저 조심스레 제기되는 상황이다.
◆금배지 달아줬는데…서민은 쫓겨날 판
실제로 사당1동의 경우 전셋값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대부분의 세입자들이 계약갱신을 앞두고 올라버린 전셋값으로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지역 하나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66㎡ 크기의 연립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의 경우 전세금은 1억5000만원에서 1억8000만원 정도는 봐야 한다"며 "지난해 말에 비해서는 1000만원에서 2000만원 정도 오른 셈이고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승세는 집값상승이 그 뒤를 받치고 있다.
지하철 2호선과 4호선이 만나는 사당역에서 100m 정도 떨어진 이면도로에는 10여개의 부동산중개업소들이 서로 마주보며 다닥다닥 붙어있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지만 대부분 중개업소에는 상담을 하는 손님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이 지역 부동산에 대한 관심을 대변해 주는 듯 했다.
이 곳에 있는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사당역에서 비교적 멀지 않은 곳의 빌라나 연립주택의 경우 3.3㎡ 당 지분은 3500만원 정도"라며 "도로에서 좀 떨어져 후미진 곳에 있는 경우라도 3000만원에서 3300만원 정도는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이 곳에서 꽤 떨어진 사당4동에서도 비슷했다.
사당4동의 C부동산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잠자고 있는 부동산을 정몽준 의원이 깨웠다"며 "4년 전에 비하면 서너배는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도 발전가능성이 높으므로 지금이 집을 사둘 만한 때"라고 투자를 권유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전세는 9000만원짜리도 있지만 물건이 거의 없고 대부분 1억원에서 1억5000만원 정도 선"이라며 "작년 이후 꽤 오른 편"이라고 설명했다.
M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국회의원 선거 이후 재개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집주인들이 내놓았던 물건을 다시 거둬들였다"며 "지금 팔겠다고 나오고 있는 집들은 가격이 너무 터무니없는 경우도 많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2006년의 경우 7~9월에 전세계약을 많이 했었다"며 "2년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올 하반기에는 전셋집을 구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전셋값도 크게 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계약기간이 끝나면 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마음대로 올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오르기 시작한 전셋값은 대규모의 새 계약시기를 타고 하반기 들어 크게 뛰어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강북지역, '전세대란' 조짐
이번엔 강북으로 발길을 돌렸다. 목적지는 최근 매매가격 급등으로 말이 많았던 노원 지역.
지난 총선에서 노회찬 전 의원과 홍정욱 후보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노원병은 뉴타운이 가장 큰 화두였다. 홍정욱 후보는 이미 지정된 상계뉴타운을 활성화하겠다고 선거운동 시절 강조해 왔었다. 또 노원갑은 현병경 당선자가 월계뉴타운과 재건축ㆍ재개발 조기 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곳이기도 하다.
노원역 인근 중개업소를 들렀다. 언론에 많이 노출됐다시피 이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은 상상을 초월했다. 이 곳 중개업소 관계자는 “창동 차량기지와 도봉 운전면허시험장 이전에 당현천 친환경 하천 공사, 2016년 완공예정인 경전철, 상계3ㆍ4동 뉴타운 개발 등 각종 호재가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고 운을 뗐다.
문제는 전세가격이다. 일부 아파트 소유주가 총선 전보다 500만원에서 1000만원 가량 가격을 높여달라고 요청을 했다고 한다. 몇달 전 가격에 비하면 엄청난 상승이다.
방 두 개에 거실이 있는 아파트의 경우 전셋값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노원 일대 5개의 중개업소를 들러 시세를 확인했다. 기자가 가지고 있는 돈을 대출 포함 7000만원대로 설정하고 전세 구하기에 나서봤다.
매물은 많지 않았다. 가장 먼저 소개받은 전세는 56㎡의 거실 겸 주방이 있는 역세권에서 조금 떨어진 소형 아파트였다. 가격은 7500만원으로 내부 수리까지 마치고 중개료를 포함하면 대략 8000만원을 채울 듯 싶다. 오늘 계약하지 않으면 이 매물도 없다면서 재촉하는 모습이 조바심을 들게 한다.
다른 업소도 대동소이했다. ‘전세는 없다’며 오히려 ‘보증금 2000만원에 월 60만원의 월세를 계약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추천했다. 왜 자꾸 월세를 추천하느냐는 질문에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 내놓는 집주인도 없거니와 간혹 있어도 좋은 집이 아니다”면서 “월세가 9개 나오면 전세가 하나 나올까 말까 할 정도”라고 푸념했다.
이 관계자는 “전세는 나오는 즉시 거래가 되기 때문에 조만간 가격이 크게 뛸 것”이라며 “공급이 이렇게 모자라는데 어찌 오르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전에는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선행지수였지만 이 지역만큼은 예외라는 것이다. 오히려 매매가격이 전세가격을 끌어올리는 형국이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사재기한 속칭 업자들이 무더기로 전세 물건을 내놔 전세가격이 그나마 유지되는 것”이라며 “이마저도 대부분 소진되고 있어 전세 가격의 급등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자가 전세자금으로 갖고 있다는 7000만원대 금액을 들고 2년 전에 이곳에 왔다면 전세가 아니라 매매도 가능했을 것이라며 혀를 찼다.
빌라 형태의 전세 물건도 가뭄에 콩 나듯 있기는 했지만 1억원에 가까운 돈이 있어야 계약할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1억원 이상의 전세는 상당수 있었지만 1억 미만의 전세를 구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전셋집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
뉴타운 공약이 지역 호재를 부각시키고 가격 상승을 부채질 한 꼴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월계동 한 중계업소 관계자는 “총선 때 주민들에게 바람을 잔뜩 불어넣어서 가격이 술렁였다”면서 “아직 전세가격에 대한 변동은 미세하지만 올라간 주택가격 만큼 전세도 따라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노원 일대의 전세 물건은 대부분 월세로 전환되거나 소진되면서 중형 평형 이상의 전세 물건만 남아있는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형 평형에서 전세로 시작하는 신혼부부들의 집 구하기도 애를 먹는 상황이다.
6월 말 입주를 예정하고 있다는 차정진 씨는 “노원역 인근으로 전세를 구하고 있는데 심지어 오피스텔까지 호가만 높은 매물만 남은 상황”이라며 “5시간을 발품 팔았는데 들어가고 싶은 곳이 없는 상황이라 서울시 외곽으로 눈길을 돌려야 할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보다 조금 남쪽으로 이동해 중랑구와 동대문구를 차례로 들렀다. 두 지역 모두 가격이 싼 노후 단지 소형 아파트의 강세가 이어졌다. 면목동 면목한신 59㎡, 62㎡가 750만원 올랐다.
동대문구 회기역 인근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신축 건물 가운데 공사비가 모자라는 경우 한시적으로 전세를 놓는 경우가 있을 뿐 대부분이 월세”라고 못 박았다. 이 관계자가 보여준 명부에는 약 100여명의 전세 대기 명단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선거바람으로 강북 전셋값 상승 '아찔'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3월 중순 강북지역의 전셋값은 1주일새 0.4%나 올랐다. 선거직전 국회의원 후보자들의 뉴타운 등 부동산개발 약속이 하나씩 선을 보이면서 집값상승이 본궤도에 올랐을 시기였다.
당시 강남지역의 전셋값은 0.1% 오르는 데 그쳤다. 또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강북지역의 주간 전셋값 증가율이 -0.1%에서 0.1% 사이에서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대단히 큰 상승폭이었다.
특히 강북의 전셋값이 많이 오른 데에는 뉴타운 등 개발의 여지가 강남보다 많아서 국회의원 후보자들의 뉴타운 공약 등과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당1동에 사는 강모 씨는 기자를 보자 목소리를 높였다. 2년마다 전세계약을 새로 하면서 집주인의 요구대로 전셋값을 올려줄 수밖에 없는 세입자의 설움에 급등하는 전셋값에 대한 분노마저 녹아있었다.
강씨는 이어 "정몽준 의원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면서 사당1, 2, 3동과 동작동을 콕 찍어 뉴타운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며 "그 덕에 집값이며 전셋값이며 안오른 곳이 없다"고 분개했다.
최근 실시된 국회의원 선거에서 후보자들의 뉴타운 공약 유탄에 맞아 서민들이 살아갈 곳을 잃고 있다. 집값이 오르자 집주인들은 전셋값도 덩달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집값이 전셋값을 견인하고 있다. 오른 전셋값은 다시 집값을 끌어올리는 악순환마저 예상되고 있다.
국회의원 후보자들의 뉴타운 약속은 이미 공약(空約)이 돼 버렸지만 그동안 오른 집값은 다시 내리기는 커녕 추가상승마저 노리고 있다.
게다가 올해는 짝수해다. 전세계약 갱신이 많고 이사가 늘어나는 해다. 올초부터 국지적으로 보였던 전세대란이 대규모로 발생할 가능성마저 조심스레 제기되는 상황이다.
◆금배지 달아줬는데…서민은 쫓겨날 판
실제로 사당1동의 경우 전셋값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대부분의 세입자들이 계약갱신을 앞두고 올라버린 전셋값으로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지역 하나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66㎡ 크기의 연립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의 경우 전세금은 1억5000만원에서 1억8000만원 정도는 봐야 한다"며 "지난해 말에 비해서는 1000만원에서 2000만원 정도 오른 셈이고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승세는 집값상승이 그 뒤를 받치고 있다.
지하철 2호선과 4호선이 만나는 사당역에서 100m 정도 떨어진 이면도로에는 10여개의 부동산중개업소들이 서로 마주보며 다닥다닥 붙어있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지만 대부분 중개업소에는 상담을 하는 손님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이 지역 부동산에 대한 관심을 대변해 주는 듯 했다.
이 곳에 있는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사당역에서 비교적 멀지 않은 곳의 빌라나 연립주택의 경우 3.3㎡ 당 지분은 3500만원 정도"라며 "도로에서 좀 떨어져 후미진 곳에 있는 경우라도 3000만원에서 3300만원 정도는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이 곳에서 꽤 떨어진 사당4동에서도 비슷했다.
사당4동의 C부동산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잠자고 있는 부동산을 정몽준 의원이 깨웠다"며 "4년 전에 비하면 서너배는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도 발전가능성이 높으므로 지금이 집을 사둘 만한 때"라고 투자를 권유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전세는 9000만원짜리도 있지만 물건이 거의 없고 대부분 1억원에서 1억5000만원 정도 선"이라며 "작년 이후 꽤 오른 편"이라고 설명했다.
M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국회의원 선거 이후 재개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집주인들이 내놓았던 물건을 다시 거둬들였다"며 "지금 팔겠다고 나오고 있는 집들은 가격이 너무 터무니없는 경우도 많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2006년의 경우 7~9월에 전세계약을 많이 했었다"며 "2년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올 하반기에는 전셋집을 구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전셋값도 크게 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계약기간이 끝나면 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마음대로 올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오르기 시작한 전셋값은 대규모의 새 계약시기를 타고 하반기 들어 크게 뛰어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강북지역, '전세대란' 조짐
이번엔 강북으로 발길을 돌렸다. 목적지는 최근 매매가격 급등으로 말이 많았던 노원 지역.
지난 총선에서 노회찬 전 의원과 홍정욱 후보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노원병은 뉴타운이 가장 큰 화두였다. 홍정욱 후보는 이미 지정된 상계뉴타운을 활성화하겠다고 선거운동 시절 강조해 왔었다. 또 노원갑은 현병경 당선자가 월계뉴타운과 재건축ㆍ재개발 조기 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곳이기도 하다.
노원역 인근 중개업소를 들렀다. 언론에 많이 노출됐다시피 이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은 상상을 초월했다. 이 곳 중개업소 관계자는 “창동 차량기지와 도봉 운전면허시험장 이전에 당현천 친환경 하천 공사, 2016년 완공예정인 경전철, 상계3ㆍ4동 뉴타운 개발 등 각종 호재가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고 운을 뗐다.
문제는 전세가격이다. 일부 아파트 소유주가 총선 전보다 500만원에서 1000만원 가량 가격을 높여달라고 요청을 했다고 한다. 몇달 전 가격에 비하면 엄청난 상승이다.
방 두 개에 거실이 있는 아파트의 경우 전셋값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노원 일대 5개의 중개업소를 들러 시세를 확인했다. 기자가 가지고 있는 돈을 대출 포함 7000만원대로 설정하고 전세 구하기에 나서봤다.
매물은 많지 않았다. 가장 먼저 소개받은 전세는 56㎡의 거실 겸 주방이 있는 역세권에서 조금 떨어진 소형 아파트였다. 가격은 7500만원으로 내부 수리까지 마치고 중개료를 포함하면 대략 8000만원을 채울 듯 싶다. 오늘 계약하지 않으면 이 매물도 없다면서 재촉하는 모습이 조바심을 들게 한다.
다른 업소도 대동소이했다. ‘전세는 없다’며 오히려 ‘보증금 2000만원에 월 60만원의 월세를 계약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추천했다. 왜 자꾸 월세를 추천하느냐는 질문에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 내놓는 집주인도 없거니와 간혹 있어도 좋은 집이 아니다”면서 “월세가 9개 나오면 전세가 하나 나올까 말까 할 정도”라고 푸념했다.
이 관계자는 “전세는 나오는 즉시 거래가 되기 때문에 조만간 가격이 크게 뛸 것”이라며 “공급이 이렇게 모자라는데 어찌 오르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전에는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선행지수였지만 이 지역만큼은 예외라는 것이다. 오히려 매매가격이 전세가격을 끌어올리는 형국이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사재기한 속칭 업자들이 무더기로 전세 물건을 내놔 전세가격이 그나마 유지되는 것”이라며 “이마저도 대부분 소진되고 있어 전세 가격의 급등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자가 전세자금으로 갖고 있다는 7000만원대 금액을 들고 2년 전에 이곳에 왔다면 전세가 아니라 매매도 가능했을 것이라며 혀를 찼다.
빌라 형태의 전세 물건도 가뭄에 콩 나듯 있기는 했지만 1억원에 가까운 돈이 있어야 계약할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1억원 이상의 전세는 상당수 있었지만 1억 미만의 전세를 구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전셋집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
뉴타운 공약이 지역 호재를 부각시키고 가격 상승을 부채질 한 꼴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월계동 한 중계업소 관계자는 “총선 때 주민들에게 바람을 잔뜩 불어넣어서 가격이 술렁였다”면서 “아직 전세가격에 대한 변동은 미세하지만 올라간 주택가격 만큼 전세도 따라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노원 일대의 전세 물건은 대부분 월세로 전환되거나 소진되면서 중형 평형 이상의 전세 물건만 남아있는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형 평형에서 전세로 시작하는 신혼부부들의 집 구하기도 애를 먹는 상황이다.
6월 말 입주를 예정하고 있다는 차정진 씨는 “노원역 인근으로 전세를 구하고 있는데 심지어 오피스텔까지 호가만 높은 매물만 남은 상황”이라며 “5시간을 발품 팔았는데 들어가고 싶은 곳이 없는 상황이라 서울시 외곽으로 눈길을 돌려야 할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보다 조금 남쪽으로 이동해 중랑구와 동대문구를 차례로 들렀다. 두 지역 모두 가격이 싼 노후 단지 소형 아파트의 강세가 이어졌다. 면목동 면목한신 59㎡, 62㎡가 750만원 올랐다.
동대문구 회기역 인근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신축 건물 가운데 공사비가 모자라는 경우 한시적으로 전세를 놓는 경우가 있을 뿐 대부분이 월세”라고 못 박았다. 이 관계자가 보여준 명부에는 약 100여명의 전세 대기 명단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선거바람으로 강북 전셋값 상승 '아찔'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3월 중순 강북지역의 전셋값은 1주일새 0.4%나 올랐다. 선거직전 국회의원 후보자들의 뉴타운 등 부동산개발 약속이 하나씩 선을 보이면서 집값상승이 본궤도에 올랐을 시기였다.
당시 강남지역의 전셋값은 0.1% 오르는 데 그쳤다. 또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강북지역의 주간 전셋값 증가율이 -0.1%에서 0.1% 사이에서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대단히 큰 상승폭이었다.
특히 강북의 전셋값이 많이 오른 데에는 뉴타운 등 개발의 여지가 강남보다 많아서 국회의원 후보자들의 뉴타운 공약 등과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