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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열린 성골룸반외방선교회 한국 선교 80주년 기념 제주 간담회. 왼쪽부터 골롬반회 한국지부 선교센터장인 강승원 요셉 신부, 골롬반회 한국지부장인 오기백 다니엘(Daniel O'Keeffe) 신부, 이시돌 법인 이사장인 이어돈 미카텔(Michael Riordon). ⓒ제주의소리 |
80년 동안 한국 천주교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던 선교단체 성골롬반외방선교회가 앞으로 평화를 위한 국제연대 운동을 계속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4일 오후 제주가톨릭회관에서 골롬반회의 한국 선교 80주년을 기념한 간담회에서 밝힌 오기백 다니엘(Daniel O'Keeffe) 한국 지부장의 앞으로의 활동 방향이다.
골롬반회가 1933년 10월 29일 한국에 첫 발을 디딘지 80년을 기념해 지난 10월부터 오는 4월까지 전국순회 간담회와 미사와 진행되고 있다.
골람반회는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가톨릭 선교 사제·평신도 단체로 전세계 17개국에 파견돼있다. 1933년 아일랜드인 선교사 10명을 한국땅에 파견된 것을 시작으로 한국 천주교가 초기 기틀을 마련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자신의 고향을 떠나 선교와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 실현을 위해 활동하던 이들은 한국의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에서도 민주주의와 노동자를 위한 적극적인 사회 참여 활동을 해왔다.
이는 제주에서도 마찬가지인데, 현재 수십년동안 신앙생활을 했던 천주교 신도들은 대부분 이 선교회의 지도를 거쳤다. 이시돌 목장 역시 이 선교회 소속 맥그린치 신부가 지역발전을 위해 개척한 사업이다.
이들은 이 날 간담회에서 지난 80년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가난한 이들에 대한 연대, 구원과 희망의 메시지 전달 등 ‘시대의 요구에 응답하는 활동’들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간담회에는 골롬반회 한국지부장인 오기백 다니엘(Daniel O'Keeffe) 신부, 선교센터장인 강승원 신부, 이시돌 법인 이사장인 이어돈 미카텔(Michael Riordon) 신부가 자리했다.
이 날 가장 주목을 끌었던 것은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천주교의 정치 개입’이라는 주장에 관한 이들의 입장.
1976년부터 한국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오기백 신부는 어떤 정파성이 아닌 보편적 가치인 ‘평화’를 위해서 못 본 척 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거듭 ‘군사력으로 평화를 지키려는 시도’가 현명한 태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 (왼쪽)골롬반회 한국지부장인 오기백 다니엘(Daniel O'Keeffe) 신부, (오른쪽) 이시돌 법인 이사장인 이어돈 미카텔(Michael Riordon) 신부. ⓒ제주의소리 |
“정치적 이슈에 희생당하는 약자 보호는 당연”
-한국에 발을 디딘지 80주년이다. 그 동안 한국사회에서의 활동을 곱씹어 본다면 80주년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
오기백(이하 오)=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그 동안 계속 사람들과 함께 지내려고 노력을 했다. 일제강점기시대나 6.25, 광주 5.18때도 도망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계속 그 지역에 남기로 했다. 그냥 사람들과 함께 항상 지냈고, 항상 같이 있었다는 점이다.
또 한 가지 시대에 맞게 활동을 하는 것이다. 6.25 이후 가난에 대한 지역 발전이라는 노력을 많이 했고, 도시화 되면서 신부들도 사람들을 따라가면서 작은 공동체를 세웠고, 산업화되면서 노동자들과 함께했다. 그런 것들이 성장하면서 지금 한국 교회가 성장돼서 해외로 사람을 보내고 있는데 함께 하고 있다. 사람들과 함께, 시대에 맞게. 그렇게 위치를 지켰다고 본다.
또 한 가지는 세계적으로 어딜가든 간에 큰 문제는 ‘평화의 문제’다. 국제 선교회라서 평화를 위한 연대운동 또는 네트워크를 아주 중요시 생각하고 있다. 제주의 해군기지 반대운동은 아주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골롬반회에서는 한국이 아닌 아일랜드, 영국, 미국, 필리핀 사람들이 국제적으로 연대할 수 있게 노력을 하고 있다.
- 이왕 해군기지 얘기가 나왔으니 왜 골롬반회 등 천주교에서 해군기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지 입장을 듣고 싶다.
오=평화라는 것은 세계적으로 모든 민족이 안고 있는 큰 과제다. 이번에 프란체스코 교황도메시지를 통해 강조했다. 이런 국제적으로 평화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어느 다른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평화를 가장 크게 위협하는 것은 모든 나라가 전쟁을 통해서 평화를 이룩할 수 있다며 하는 착각이다. 예를 들어서 한국, 일본, 중국, 미국은 갈수록 서로를 보면서 매년마다 국방비 예산이 늘어가는 것이고,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것이다. 교황도 그렇고 모든 신앙인들이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 이런 비판도 있다. ‘종교가 왜 정치적인 문제에 개입하냐’는 문제제기다. ‘신부들은 해군기지 문제에 나서지말라’고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오=정치는 무엇인가. 사실은 정치란 쉽게 말해서 국회, 정부를 통해서 모든 사람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법적인 틀을 만들어야 하고, 정치인들은 국민들 위해서 봉사하는 분들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문제가 되는 것이다.
또 우리 교회는 사랑을 실천하는 공동체다. 특별히 약한 사람들을 보호하는 공동체다. 어떤 폭압 때문에 정치적 이슈 때문에 사람들이 희생을 당하면 함께하는 것은 예수님의 뜻을 따라서 사는 것인데 당연히 해야될 것 아닌가.
이영돈 신부=정당 중 하나를 밀어서 ‘가자’는 식은 하지 말아야 한다. 정파는 가지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그러지 않고 어떤 일이든지 잘못하면 일반사람에게 안 되는 것이다. 투표하는 사람들은 눈치를 보고 결정할 수 있지만, 교회는 사회의 양심으로 활동할 수 있다. 해군기지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지나가다 대학생이 초등학생을 때리고 있다면 그냥 지나갈까. 그냥 가지 말아야 한다.
제주를 평화의 섬이라고 선언했다가 바로 그 해 해군기지를 짓기 시작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아름다운 제주, 관광지인 제주인데 왜 그렇게 해군기지 있는 제주를 만드려고 하나?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데, 이 어려움 속에 이 큰 돈을 가지고 무기를 짓는 것은 폭력이다.
강승원 신부 = 교회 가르침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교황 교서에 정치 참여도 최소한의 봉사라는 부분이 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힘들어 하는 사람의 대변인이 돼줘야한다. 종교가 왜 간섭하느냐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고 있으니까, 함께 살아왔으니까 (참여가 당연하다).
- 한국에 천주교는 지역별로 교구가 생기고 자리를 잡았다. 그럼 앞으로 골롬반 선교회의 역할은 어떤 데 있나?
오=첫 번째는 선교다. 계속 한국교회가 해외로 사람들 많이 파견하고 있는데 평신도, 선교자, 교구사제에 대해 선교에 대한 교육을 하고, 교류를 지속할 것이다.
또 하나는 현장에서 연대 운동이다. 특별히 평화를 위해서 종교인들과 함께, 종교 없는 사람들까지도 함께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구공동체를 위한 평화운동을 국제선교회로서 특별히 할 수 있겠지 않나.
마지막으로 하나는 저희 골롬반 구성원들을 보면 다양한 국가의 사제들이 있다. 피지, 칠레, 필리핀, 아일랜드, 뉴질랜드, 호주... 우리 안에서 다문화적이라는 현실을 체험하면서 갈등도 있고 좋은 것도 있다. 그 안에서 어떻게 함께 할 수 있을지를 다문화적으로 변화되는 한국사회와 나눌 수 있다. 한국 사회에 갈수록 외국사람들이 늘어난다. 이들과 함께 활동하는 것, 자기 삶을 통해서 다문화 갈등과 체험을 해서 실제적으로 (화합) 할 수 있는가 노하우 갖고 활동을 할 수 있는 단체가 골롬반회의 앞날이다.
<기사 제휴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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