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현재 월드컵 2차 예선 평양 원정에 대한 중계권료를 약 14억원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금액은 투르크메니스탄전 중계권료였던 약 2억원보다 7배 높은 액수여서 너무 과도한 금액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14억원을 제시했을까요? 14억은 현재 한국 방송사들이 A매치 중계권료를 거래할 때 가장 높은 수준의 액수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A매치 중계권료는 보통 6억~10억원 사이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프라임타임인 19시~22시 사이에 중계한다면 약 4억원을 증액합니다. 그외 여러 요인이 있겠습니다만 단순 계산할 때 시청률이 보장된 화제의 팀과 프라임타임에 경기를 한다면 최고 14억원의 중계권료가 형성됩니다.
북한은 바로 이 금액을 달라는 것입니다. 현재 킥오프 시간이 17시 30분임에도 프라임 타임 경기에 준하는 금액을 달라는 것은, 월드컵 예선 사상 최초의 평양원정 경기라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화제가 그 어느 때보다 확실하니 최고 금액을 받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렇다면 이 14억원은 과연 가치가 있는지를 보겠습니다. 이 컨텐츠가 과대 평가됐는가를 보려면 이전 월드컵 예선 경기와 비교해보면 간단합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중 2경기가 2012년 6월 9일 새벽 1시 30분 카타르전(원정)과 2012년 6월 12일 오후 8시 레바논전(홈)이었는데, JTBC가 공중파를 제치고 이 2경기의 중계권을 따냈습니다. 이 때 JTBC가 지불한 금액은 약 23억원으로, 한 경기 당 평균 11.5억원으로 계산됩니다. 카타르전은 원정인데다 새벽이었고, 레바논전은 홈이었으나 큰 중계권료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대임을 감안한다면 평양 원정의 약 14억원 중계권료가 그렇게 비싸다는 느낌은 안 듭니다.
북한이 이 기준을 정확히 알고 제시한 것은 우리 방송가에 이미 능통한 협상가인 재일(在日) 에이전트를 끼고 코리안풀(공중파)와 협상하기 때문으로 생각합니다.
최초에 우리 측에서 방송 스태프 20명을 파견하겠다고 한 것도 단순 방송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이 기회에 여러 컨텐츠를 위해 방송 장비와 스태프를 더 밀어넣어보려 했던 것 같은데 북한에서는 10명으로 제한한 상황입니다. 앞으로 재차 협상을 통해 현재 17시 30분인 경기시간을 프라임 타임으로 시간대를 옮기는 한편, 좀 더 많은 방송 자원을 밀어넣으려 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번 중계 순번은 KBS인데, 요즘 기사로 많이 나오다사피 KBS는 올해 적자규모만 1,000억에 달하는 회사입니다. 이는 KBS가 그동안 방만경영을 해온 원인도 있지만 거꾸로 말하면 공공기관 성격 특성 상 제작 지원 투자에 재무 상태를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는 얘기도 됩니다. 현재 KBS 측에서는 재무 상태 개선 방안으로 드라마 편성도 줄인다고 하지만, 북한 컨텐츠에 관련해서는 지원을 아낄 이유가 없습니다. 그에 따라 최종 협상 금액은 14억원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첫댓글 북한 프라임시간대로 바꾸면 발전기 늦은시간까지 돌려야되서 안할듯
북한 내부사정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말씀하신 이유로 북한이 난색을 표할 수도 있겠네요.
이왕 가는 김에 스탭 수 늘려서 여러가지 컨텐츠도 더 찍고 왔음 좋겠네요. 흔치 않은 기회니까
방송사들의 바람일 겁니다. 아마 10명으로 제한한다해도 어떻게든 카메라에 더 많은 장면을 담고자 하겠죠.
오
좋은 글이네요
다른곳에선 투르크메니스탄전과 비교하면서 호구딜이라고 엄청 까던데
근데 중계권료는 제재 대상이 아닌가봐요?
대북제재는 12개 단체와 16명 개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북한축구협회나 체육국은 포함이 되어있지 않으므로 상관없지 않을까 합니다.
좋은기사네요
제가 너무 형식적으로 글을 작성해 기사로 오해하시게 만들었군요.
@never be sad, batigoal 앗ㅋㅋㅋ죄송ㅋㅋ제가 잘못봤네요
좋은글잘읽었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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