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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특강과 무속과 한국신화 동시수강생입니다.
J's Diary
Episode I
2006.08.14.월요일 맑음
한여름 밤의 꿈 (I)
요즘 많이 피곤한 걸까? 최근 들어 꿈을 많이 꾼다. 가뜩이나 요 며칠간 생각할 일이 많아서 머리가 아픈데, 밤에는 악몽까지 날 괴롭힌다. 그런데 어젯밤 꿈은 아직까지도 날 이렇게 야릇하게 만드는 건 도대체 왜일까?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매일 연속되는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날듯 말듯 가물가물한 기억 때문에 정말이지 아직까지도 내 가슴 한구석이 답답하다. 요즘 기가 많이 약해 진 것 같다. 엄마한테 보약이나 한 첩 지어 달라 할까보다. 오늘은 푹 자고 싶다..
2006.08.17.목요일 흐림
한여름 밤의 꿈 (II)
역시나 힘든 밤이었다. 마치 밤만 되면 어디론가 다른 세계를 다녀 오는듯한 느낌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은 깨어나면서 다른 날과는 달리 꿈속의 기억이 다소 생생했다. 오늘은 그 기억을 기록해놔야겠다.
시간과 장소는 매우 불분명했다. 난 어둠속을 헤매고 있었다. 뿌연 안개를 손으로 휘저어가며 앞으로 향하던 나는 비로소 저 멀리 희미한 불빛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어라.. 저기 뭔가가 있나보군..’ 기쁨 반, 두려움 반으로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나는 이내 달리기 시작했다. 숨이 너무 차서 바닥에 주저앉으려는 순간 내 등 뒤로부터 인기척이 느껴졌다. 아니 인기척이라기보다는 무언가 온기가 전혀 없는 싸늘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난 긴장이 되었고 살며시 한걸음 앞으로 내딛으며 등 뒤의 기척을 향해 잽싸게 돌아섰다. ‘악~~’
괴성을 지르며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나를 향해 손을 내미는 그 기괴하게 생긴 푸른색 덩어리의 모습은 아직도 생생하다. ‘젠장.. 왜 이런 꿈만 꾸는 거야..’ 오늘부터라도 제발 꿈을 꾸지 않았으면 좋겠다.
2006.08.18.금요일 흐림
한여름 밤의 꿈 (III)
아니나 다를까.. 역시 꿈을 꾸고 말았다. 요즘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어젯밤에는 그저께 꿈의 연속이었다. 제길.. 무슨 드라마도 아니고 꿈이 연속으로 꾸어지는 거야? 완전 미쳐버리겠다. 언제까지 될지는 모를 일이지만 오늘도 역시 자기 전에 기록을 해야겠다.
나는 두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에 온몸을 부르르 떨면서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오지마..오지마.. 다가오지 말란 말이야~’ 아무리 소리를 쳐도 그것은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시퍼런 색에 가느다란 팔이 4개인 것을 제외한다면 그것은 흡사 사람의 형상과 비슷했지만, 마치 고무인형인 양 그것은 육지(六肢)가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사람의 얼굴부분과 같은 위치에는 빨간 점이 하나만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것의 형상에 대한 놀라움은 잠시, 나를 향해 다가오는 그것의 뒤로 그것과 똑같이 생긴 것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는 것이었다. 그것들은 순간적으로 날 둘러쌓다. 모두 7마리(?)였다. 모두 똑같은 형상에 똑같은 크기였다. 날 가운데 두고 그것들은 얼굴부위의 빨간 점을 쉴 새 없이 깜빡이고 있었다. 그 중 한 마리가 고개를 갸우뚱 거리더니 이내 내 팔을 붙잡았다. 그리고는 날 일으켜 세웠다. 또다시 그것들은 빨간 점을 깜빡였다. 아까보다는 좀 더 빠른 속도다. 분명 자신들끼리의 대화가 오고간 것임에 틀림없었다. 역시 날 일으킨 그것이 내 얼굴을 향해 빨간 점을 계속 깜빡이기 시작했다. ‘뭐야? 뭐하는 짓이지?’ 난 속으로 생각했다. 그러다 문득 이 녀석이 나에게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고 나서부터는 최초 느끼던 공포감은 사라지고 서서히 답답함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아마도 말 안 통하는 외국인과 같이 있으면 이런 느낌이겠지? 하지만 이건 외국인과는 차원이 달랐다. 바보같이 이제야 깨달았다. 여기가 지구가 아닌 외계라는 것을, 그리고 이것들은 외계인이라는 것을 말이다. 정말 눈앞이 깜깜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어찌해야 할지를 몰랐다. 여기가 어딘지, 그놈들의 정체가 뭔지, 내 집으로는 어찌 가야 하는지 등등 말이다. 그래서 한국어로 말을 해봤더니 이 새끼들 계속 빨간 불빛만 깜빡이고 있었다. 너무 답답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러면서 잠에서 깨어났다. 이상하게도 꿈 때문인지 오늘 하루 종일 말도 하기 싫었고 괜히 가슴 한 구석이 체한 것처럼 답답했었다. 제기랄.. 이제는 잠들기가 무섭다. 무서운 꿈이라도 좋으니 어제처럼 답답한 꿈은 꾸지 않았으면 좋겠다.
2006.08.19.토요일 흐림
한여름 밤의 꿈 (IV)
어제 꿈의 연속이었다.
‘이 녀석들과 대화를 해야 해’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막막할 뿐이었다. 어떻게 대화를 시도해야 할지 정말 난감했다. 그래서 나는 곧 가부좌를 틀고 팔짱을 낀 채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 녀석들은 지금 내게 무언가를 전달하려고 시도하고 있음은 분명했다. 그 실마리는 바로 얼굴로 추정되는 부위에 있는 빨간 점의 점멸이었다. 그래서 일단 나는 그들의 빨간 점을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다. 급한대로 나는 바지주머니에서 소형 후레쉬를 꺼냈다. 희한하게도 내 주머니 속에는 그것이 있었다. 일단 나의 언어와 그들의 언어 간의 조율을 위해 몇 가지 시도를 시작했다. 주변에 있는 돌멩이를 하나 주워들어 그들 중 하나에게 보여주었다. 그러자 빨간 점을 몇 번 깜빡이는 것이다. 나는 그대로 후레쉬를 이용해 깜빡여 보였다. 그러자 그들 사이에 뭔가 다른 움직임이 보였다. 나는 이내 확신이 차기 시작했다. ‘그래, 한 술 밥에 배부르랴. 인간이 최초 태어나서 단어 하나하나를 배워가며 말을 시작하듯이 나도 이 녀석들의 방식에 맞추어 하나씩 알아가야겠어.’ 사실 너무 막막했다. 하지만 집으로 가기위해서는 무언가를 하기 전에 이 녀석들과의 의사소통을 통해 방법을 찾는 것이 급선무인 것 같았다. 나는 최초 시도했던 방법대로 주변의 물체부터 시작하여 하나하나씩 배워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아~ 역시나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으나 그래도 어제보다는 좀 덜했다.
2006.08.21.월요일 맑음
한여름 밤의 꿈 (V)
며칠 만에 또 꿈을 꾸었다. 역시나 며칠 전 꿈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내가 그들과 아주 자연스러운 대화를 하고 있는 것이다. 희한하게도 나는 그들의 빨간 점의 점멸을 보면서 그들의 말을 이해하고, 후레쉬로 나의 의사를 전달하고 있었다. 그렇게 꿈은 진행되었고 마침내 나는 그들에게 우주선을 하나 빌려 무사히 지구로 귀환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꿈에서 깨어났다.
참 기분이 좋았다. 내가 외계인과 의사소통을 하다니.. 신기했다. 물론 꿈이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꿈이었다. 내가 만약 진짜 꿈에서와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어찌해야 할까? 정말 오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바로 그들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언어를 학습하고 사용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듯이 장기간에 걸쳐 그들의 언어를 배워야 하는 것이다. 인간이 발성기관을 통해 소리를 내고, 단어 하나하나를 배워 나가며 결국은 문장을 말하고 자신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게 되듯이, 먼저 그들의 의사표현방식을 알아낸 후 그것을 익혀야 할 것이다. 마치 외국어를 배우듯이 말이다. 다만 차이점으로는 혼자서 해결해야한다는 것과 상대가 같은 의사소통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분명 처음에는 말이 통하지 않더라도 의사표현 방식을 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그들만의 언어를 배운다면 충분히 의사소통이 가능한 시기가 오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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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II
1998.05.13.수요일 맑음
짝사랑의 시작
오늘 학원에 새로운 여자아이가 한명 등록했다. 솔직히 너무 예뻤다. 아무래도 첫눈에 반한 것 같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아다치 미츠로의 ‘러프’에 나오는 니노미야 아미의 모습과 너무도 흡사했다. 큰 눈망울에 오똑한 코와 작은 입술이 너무 이쁘게 보였다. 커트머리도 너무 매력적이었다. 아무래도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돌았다. 마치 그 애를 사랑하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빨리 내일이 와서 학원에 가고 싶다. 어서 자야겠다.
1998.05.14.목요일 맑음
니노미야 아미
정말 닮았다. 비록 만화속의 인물이지만 아마도 코스프레를 한다면 저렇게 생겼을 거란 생각이 들 정도로 비슷하다. 물론 나 혼자만의 착각이겠지만 말이다. ^^ 그래서 집에 있는 러프 단행본에서 니노미야 아미의 그림을 찢어서 복사했다. 그래서 교과서 책꺼풀마다 집어 넣었다.^^ 오늘은 학원에 수업이 하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 아이를 오래 볼 수 없었다. 아직 이름도 모르는데 말이다. 교복을 보아하니 문현여고인데.. 내일은 시간을 내서 문현여고 친구에게 물어봐야겠다.
1998.05.15.금요일 흐림
이름을 알게 되다.
드디어 오늘 이름을 알게 되었다. 학원 교무실에서 우연히 그 아이가 내는 학원비 봉투에 적힌 이름을 보게 된 것이다. ‘류현지..류현지..’ 이 짝사랑의 시작을 누구에게도 말 못하는 내 가슴이 너무 답답하다. 아직은 걔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니 앞으로 더 지켜보도록 하자.
1998.06.19.금요일 맑음
우연
나는 현지에게 직접 말을 걸지는 못하겠고, 그렇다고 벙어리 냉가슴만 계속 태울 수는 없는 일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일단 현지 주변의 친구들을 공략하기로 했다. 우연히도 집으로 가는 학원봉고에서 현지의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물론 현지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도 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내일부터는 얘들과 좀 더 친해져서 현지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야겠다. 의외로 오늘 수확이 컸다.
1998.06.24.수요일 비
물량공세
며칠간 봉고에서의 친분을 핑계 삼아 학원 밑 슈퍼마켓에서 캔커피 하나씩을 쐈다. 물론 현지 친구 은희와 그 일당들에게 말이다. 다행히도 은희와 그녀의 친구들은 현지와 함께 있었고, 나는 이때다 싶어 캔커피 6개를 사서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당연히 현지에게도 인사를 하며 나누어 주었다. 이렇게라도 현지와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현지는 웃으며 내가 준 캔커피를 받아서 마셨다. 내일부터는 매일 무언갈 준비해야겠다.
1998.06.29.월요일 흐림
불안함
아직 장마도 멀었는데 요즘 날씨가 너무 흐리고 비가 자주 오는 것 같다. 그나저나 큰일이다. 오늘 호준이 녀석이 해준 말이 자꾸 귀에 거슬린다. 학원에서 여자애들 사이에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단다. 바로 내가 은희를 좋아한다고 말이다. 제길.. 내가 우려하던 바가 발생하고 말았다. 허긴 무리도 아닐 것이다. 현지를 보려는 생각에 매일같이 은희를 핑계 삼아 불러냈으니 말이다. 큰일이다. 은희는 둘째치고라도 현지가 오해를 안했으면 하는데 말이다. 내일은 어떡해야 할지 고민이다. 에효~ 내 팔자야.
1998.07.10.금요일 무더움
미치겠다.
드디어 기말고사가 끝났다. 그런데 마음이 홀가분하지 못하다. 학원에서 은희의 눈빛이 예사롭지 못하다. 이 녀석이 지금 내가 자길 좋아한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단 말이야.. 하지만 은희는 내 스타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따라 내가 커피 한잔하자고 하면 현지를 포함한 다른 친구들은 데리고 나오지 않고 혼자 따라 나온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 이것 참 혼자 두 달째 애태우는 것도 짜증나서 죽겠는데 왜 이리 일이 안 풀리는지 모르겠다. 미치겠다.
1998.07.13.월요일 비
결국..
오늘 정말 힘든 하루였다. 오늘부터는 커피 안마시기로 했다. 이제 괜히 은희가 부담스러워졌다. 갈수록 현지가 더 좋아지고 있는데 잘못하면 일이 이상하게 될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결국 오늘 일이 터지고 말았다. 1교시 수업을 마치고 은희가 학원 옆 골목에서 보자는 것이다. 안 나갈 수도 없고 해서 마지못해 나갔더니 은희가 혼자 물끄러미 날 보며 서있는 것이다. 첨에는 어둡고 사람도 없고 해서 좀 무서웠다. ㅋㅋ 왜 불렀냐고 물었더니 은희가 다짜고짜 자기에 대해 어찌 생각하냐고 묻는다. 대강 예상은 하고 있던 터라 크게 놀라지는 않았지만 적잖이 당황이 되었다. 그런데 나는 지금 현지를 좋아하고 있단 말이다. 잠시 후 은희가 나더러 사귀자고 그랬다. 나는 지금까지 현지 때문에 은희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던지라 미안한 마음에 딱 잘라 말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일단은 나중에 얘기하자며 학원으로 올라와버렸다. 기말도 끝나고 이제 좀 있으면 방학인데 왜 이리 답답할까.. 그리고 은희한테는 뭐라고 말하지.. 내일 편지라도 써야겠다.
1998.07.14.화요일 흐림
편지
오늘은 왠지 학원이 가기 싫어서 그냥 집에 와버렸다. 은희 얼굴보기도 그렇고, 뭐라 할 말도 없고 그냥 짜증도 나고 해서 집에 왔다. 학교에서 하루종일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은희는 아닌 것 같다. 내 짝지 정규랑 하루종일 상담했다. 결국 은희에게 편지를 한 통 쓰기로 했다. 절대 얼굴 맞대고는 말할 자신이 없다. 그래서 편지 한 통에 모든 내용을 다 담아 건네줘야겠다. 빨리 편지를 쓰고 자야겠다.
1998.07.15.수요일 비
어색함
오늘 학원 마치고 은희에게 편지를 건네줬다. 부디 모든 오해가 풀리길 바랄뿐이다. 더불어 앞으로 현지와의 관계에도 아무 지장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일이 그렇게 잘 될지 모르겠다. 오늘은 괜히 마음이 복잡하다. 일찍 자야겠다.
1998.07.16.목요일 흐림
답장
은희에게 답장을 받았다. 아.. 내가 너무 바보 같았던 것 같다. 은희의 편지에 의하면 내가 현지를 좋아해서 그런 것이었으면 은희 자기에게라도 직접 말로하지 왜 어중간하게 굴어서 사람 헷갈리게 하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런 일은 누구라도 괜히 자기처럼 오해할 소지가 있으니 앞으로는 조심하라는 말과 함께 자기는 절대 신경 쓰지 말고 현지에 대해 뭐든 필요한 거 있으면 다 부탁하란다. 잠시나마 오해였지만 나를 좋아했던 거는 사실인데 차라리 잘된 일이라면서.. 덕분에 마음은 홀가분해지고 편안해 졌지만 그래도 은희에게 조금은 미안하다.
╬ 이후 나의 피땀 어린 노력과 은희의 전폭적인 원조에도 불구하고 현지와의 만남은 어긋 나 버렸으나, 반면 은희와 나는 그 당시 편지 한통씩을 통한 서로의 오해의 해소를 통해 지금도 올해로 9년지기가 되는 절친한 친구로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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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III
2006.10.24.화요일 맑음
중간고사 끝~
오늘 중간고사가 끝났다. 시험이 세 개뿐이라서 그리 힘든 중간고사 기간은 아니었지만, 그만큼 더 마음이 해이해져서 실컷 놀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져 허둥지둥 했던 며칠을 보낸 것 같다. 시험도 끝나고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기분도 좋아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집에 왔다. 그런데 갑자기 ‘역사상특강’과 ‘무속과 한국 신화’ 과목의 통합과제물이 생각났다. 문제가 뭐였더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ㅋㅋ 지금은 너무 피곤하고 내일부터는 과제물에 신경 좀 써야겠다.
2006.10.25.수요일 맑음
과제물
지난 1학기에 김치완 교수님께서 내주신 과제물은 비교적 쉬웠었는데 이번 과제물은 너무 난해하다. 특히 세 번째 주제 ‘언어가 없이 생각할 수 있을까?’는 평소에 전혀 생각을 해보지 못한 주제라서 과제를 보는 순간 머리가 멍했을 정도였다. 과연 인간이 언어 없이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주제에 대한 내 생각이 정리가 잘 되지 않는다. 오늘밤 잠들기 전까지 생각을 해보고 내일은 반드시 결론을 지어야겠다.
2006.10.27.목요일 맑음
언어가 없이 생각할 수 있을까.
오늘은 수업도 없는 날이고, 날씨도 좋고 홀로 생각을 많이 해 보았다. 그리고 철학과를 복수전공하고 있는 동생을 통해 관련 자료도 읽어보고, 나름의 논쟁도 해보았다. 그래서 오늘은 본 논제에 대한 본격적인 접근에 앞서 그 전제에 대해 나름대로 정리를 할 수 있었다.
『 언어와 사고의 관계를 규정짓고자 하는 노력은 이미 오랜 시간 전부터 행해져 왔다. 언어가 없이도 생각이 가능한가와 그렇지 않은가의 문제는 ‘어떤 자료를 내세웠느냐’ 또는 ‘언어의 범위를 어떻게 규정했느냐’에 따라 그 타당성이 달라지며, 결코 어떤 의견이 더 정확하다거나 확실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없는 논제라 하겠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언어와 사고는 서로 불가분의 관계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불가분의 특성 때문에 둘 사이의 관계를 규명하려는 시도가 항상 진행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명확한 답보다는 심오한 고찰을 통한 양자의 발전도모라 하겠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나는 언어의 범주를 나름의 기준으로 한정하고, 그에 맞는 둘 사이의 보다 합리적인 관계에 따라 본 논제인 ‘언어가 없이 생각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견을 전개해 보도록 하겠다. 』
그런데..너무 피곤하다..내일 마무리 해야겠다.
2006.10.28.금요일 맑음
언어가 없이는 생각할 수 없다.
어제에 이어 내 본격적인 견해를 적어보겠다.
『 언어라 함은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는 하나의 의사소통을 위한 기호체계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구강을 통한 소리가 매체인 음성언어와 활자 매체가 중심이 된 문자언어 외에도 영화, 음악, 연극, 만화 등과 같은 영상·음향매체를 통한 이미지와 사운드도 언어의 일종으로 포함하고 더불어 수화 또한 일종의 언어로 정의하도록 하겠다.
그렇다면 인간은 언어가 없이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위에서 언어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함으로써 그 답을 보다 명쾌하게 내릴 수 있게 되었다. 인간은 결코 언어가 없이는 생각을 할 수가 없다. 때때로 인간이 단순히 소리 내어 말을 하지 않거나, 글로 써서 표현하지 않는다고 하여 언어 없는 생각이 가능하다고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은 머릿속에서 무언가를 생각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적당한 말을 찾고 있을 때에도 때때로 다른 말들을 이용해서 그 말을 찾으려 한다. 따라서 언어와 전혀 무관한 순수한 사고를 발견하기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다. 흔히 말하는 순수사고 또는 명상이란 사실 내적 언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결국 미리 정해진 생각은 있을 수 없으며 내적언어이든 외적언어이든 언어를 통해서만이 모든 것이 분명해 짐을 알 수가 있다.
앞에서 정의한 인간의 언어는 유전적이고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발명되고 학습되는 기호 체계로서 인간이 생각하기 위한 필수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결론을 내리자면 언어가 없이는 생각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
실상 언어와 생각간의 관계를 고민하면서 이리저리 헷갈리고 난잡한 생각이 많이 들었었다. 하지만 언어의 정의를 확실히 하고 나니 논제에 좀 더 분명히 접근할 수 있었고 나름의 의견도 정리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처럼 머릿속으로 생각을 함에 있어 내적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걸 보면 언어 없이는 생각자체가 불가능함이 맞는 것 같다.
아~피곤하다. 빨리 과제 올리고 자야겠다. 평소에 안하던 진지한 생각을 하려니 참 힘들다.
첫댓글 [4]독창적인 형식에 자신의 주장을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잘읽었습니다..
[4] 구체적이고 독특한 표현방식이 인상적이 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4]네 매우 잘보았습니다^^ 확실히 차별화되는 표현과 형식이 눈에 뛰었습니다.
[4] 일기라는 형식상 자칫 잘못하면 자신의 주장이 희미하게 보일 수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더 부각시킨 점이 눈에 돋보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3] 독창적인 양식이지만, 논거를 좀 더 확장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