問歲餘(문세여)는 '해포를 묻다'라는 뜻. 歲餘는 우리말 '해포'에 해당하고 '한 해가 조금 넘는 동안'이라는 뜻이다. '한 달이 조금 넘는 동안'이란 뜻의 우리말은 '달포'. 한자말은 당연히 月餘(월여)이겠고 朔餘(삭여) 月頃(월경)이라고도 한다. 해포를 묻는다는 것은 가는 한 해와 오는 한 해의 인사를 한다는 말이다.
인사에 선물이 빠질 수 없다. 옛날엔 새해 선물로 꿩을 보냈다. 새해 선물로 보내는 꿩을 歲雉(세치)라 부르다가, 나중엔 설에 보내는 선물이란 뜻으로 쓰게 되었다. 꿩 말고 물건을 보내게 되면서 歲雉란 말 대신 歲物(세물)이란 말을 쓰게 되었다.
莞納(완납)이란 말은 편지에 선물을 딸려 보낼 때 편지 끄트머리에 쓰는 말. '略少(약소)하지만 웃으면서 받아달라'는 뜻. 편지에 精誠(정성)이 담긴 선물을 딸려 보내는 것이 禮節(예절)이다. 선물이 딸리지 않은 편지는 空簡(공간)이라 한다.
歲餘는 겨울이란 뜻으로 만든 말. 중국 魏(위)나라 때 사람 董遇(동우)는 '책을 백 번만 읽으면 뜻은 저절로 드러난다[讀書百遍義自見]'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열심히 공부하는데 시간이 없다고 투덜대는 학생에게 董遇는 三餘(삼여)가 있지 않느냐고 했다. 三餘는 겨울, 밤, 비오는 날을 가리킨다. 모두 쉴 때 열심히 공부하라는 뜻이겠다. 蘇軾(소식)은 이를 비틀어 이렇게 노래했다. '취하고 배부르며 잘 자는 것이 진짜 사업일세 / 이 삶에 맛이 있다면 삼여에 있겠지[醉飽高眠眞事業 此生有味在三餘]'. 董遇는 진지하고 蘇軾은 짓궂다.
출처:국제신문 글 임형석 경성대 중어중문학과 외래초빙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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