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 총 17인
홍종만과 그의 예쁜 아내, 산도화, 디노,
산나물, 이규창, 케이,산님, 물안개
박동주,김경배, 김주천,이승호, 서석범,한나, 배형님, 방영석
도화가 근사하게 산행 안내를 올렸다.
“인디언 특집이라?”
좀 궁금해졌다.
웹싸이트를 찿아 보니 산에 얽힌 여러가지 설들이 있는데 이게 가장 가슴에 와 닿았다.
7피트가 넘는 Big Indian이 동네 아가씨와 사랑을 하게 되었다.
이 사실을 알게된 아가씨 부모가 서둘러 다른 남자와 약혼을 하게했다.
아가씨는 부모를 버리고 Big Indian 과 함께 이 산으로 도망을 쳐버린다.
화가 난 약혼자는 잃어버린 cow를 찾는다는 명목으로 온산을 뒤지고 마침네
Big Indian을 발견하자 그에게 소를 훔쳐갔다는 누명을 씌워 그를 죽여버린다.”
“음. 슬픈 러브스토리라….. 어떤 산인지 궁금한데?”
어떤 산행기에는 숨을 턱 막히게 하는 아름다운 경치는 없지만
고독을 즐기며 걸을 수 있는 호젓한 산행길 이라고 적혀있다.
린우드 플라자를 출발하여 한인골퍼들이 옜날에 즐겨 찾았던 Grosinger golf course가
있는 리버티타운에서도 약 25여 마일을 더 운전해 주차장에 도착했다.
반갑게 트레일 싸인이 우리를 맞아준다.
다리가 아프신 배형님께서는 산에 오르지 않으시고 그냥 우리가 25여마일 운전해
온 길을 걸으신단다.
Sexy한 배형님을 혼자 걸으시게 하는게 조금 걱정이 되긴 하지만………
린투까지 1.9마일.
처음에 약간 올려치긴 했지만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하늘이 안보일 정도로 숲이 울창하고 트레일도 잘 닦여져있다.
우리는 “음 숲이 우거져서 그런가 산 냄새도 다른 것 같아요.” 라고
애들처럼 좋아하며 린투까지 즐겁게 걸었다.
린투에서 정상까지가 2.55마일. 왕복 약 5.1마일이다.
“아무래도 점심은 간단하게 먹어야겠어요.
배부르면 걷기도 힘들고 비가 올지도 모르고.”
각자싸온 도시락을 펼치자 박동주씨가 우리 16명이 먹고도 남을 만큼의
히로 샌드위치를 꺼낸다.
“ 어머 샌드위치샵 하시나봐요?” 누군가가 궁금한지 묻는다.
“ 아니요. 제가 아침에 직접 만들었어요.”
샌드위치 비즈니스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분이시다.
체구는 이 황소보다도 작으신데 통은 엄청크시다.
양주도 가져오시면 시바스리걸 한병이요, 샌드위치도 우리가 다 먹고도 남을 양이다.
식사후 린투에 산나물씨와 그녀의 씩씩한 보호자 도화군을 남겨놓고
우리는 정상으로 향했다.
Brook을 두군데나 건넜는데 물안개가 서려있다.
(산님의 이사진 너무 근사해요.)
제법 치고 올라가는 길이 아무리 걷고 걸어도 우거진 숲의 연속이요,
어떤곳은 인적이 드물어 잡풀과 잔가지들이 트레일을 덮어 마치 정글을
헤치고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한참을 걸어올라 트레일에서 약간 오른쪽으로
벗어나 조금 더 가자 산 정상이다.
산 정상마저도 수목이 빼꼭하게 들어차 하늘이 잘 보이지 않는다.
나는 나무에 붇어있는 Canister에서 노트를 꺼내 이렇게 적었다.
뉴욕 한미 산악회 멤버 16명이 다녀가노라 (캡틴: 디노):
우하하하하
산 정상에서 회장님께서 준비하신 시원한 꿀차외 찹쌀케읶을 먹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진다.
우리는 서둘러 린투로 발길을 돌린다.
선배님들의 충고를 잊고 (비상식. 비상등, 비상의) 비옷을 꺼내놓고 산에 갔던 나는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되었다.
게다가 지난번 마라톤 한다고 까불다 다친 무릎은 왜 이리 아픈지.
산에 올라 갈때는 중간중간 약 20-30분간격으로 쉬어가기에 아픈 것을 모른다.
그러나 하산시에는 모두들 쉬지 않고 그저 앞만 보고 열심히 걸어내려가니
무릎이 쉴틈이 없다. ” 코디님이 하산시에도 다 함께 쉬게 해주면 정말 좋을텐데.”
다시 린투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단체사진을 찍은 후 우리는 주차장으로 향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배형님께서는 30분전에 도착하여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단다.
케이와 신입회원들이 준비한 맥주와 수박으로 목을 축이며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 힘들게 올라가면 우리를 반겨주는 아름다운 경치가 있는 산이 더 재미있는 것 같다고.”
린우드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나는 젖은 잠바를 덮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첫댓글 "나무에 붇어있는 Canister에서 노트를 꺼내 이렇게 적었다. 뉴욕 한미 산악회 멤버 16명이 다녀가노라 (캡틴: 디노): 우하하하하" - 마지막 웃음 소리 황소 울음(?) 처럼 여운이 길다. (저도 산나물님과 오손도손 얘기 나누며, 거기 있던 노트에 한 페이지 정도 글을 남겼습니다)
이번 산행이 만족치 못했던 분들께는 유홍준의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라는 책의 서문에 저자가 인용한 글로 '조선 정조시대에 유한준(兪漢雋)이라는 문인이 석농(石農) 김광국(金光國)의 수장품에 부친 글'을 소개합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미워도 다시한번 눈 덮인 겨울에!
뉴한산이 그를 찾아주기 전에
그는 다만
하나의 멍텅구리 산에 지나지 않았다.
뉴한산이 사랑을 가지고 그를 찾아주었을 때
그는 우리에게로 와서
진정한 산이 되었다
.
(중략)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진정한 산이 되고 싶다.
도화군 ! 겨울에 가면 나뭇잎이 떨어져 좀 나아지겠소?
알겠소. 내 앞으로는 사랑의 눈을 좀 더 열고 산을 다니리라.
생땍쥬베리의 어린왕자도 "서로 길들이면 사랑하게 되죠" 라 했죠. 디노님 글은, 글만 통해서 유추하면, 남자인지 여자인지, 여자라면 황소 웃음을 웃는 남자 같은 여자? 우하하하하하하하하하
회장님 및 대선배님들이 계신데 캡틴을 "디노"라고 써 넣은게 민망해서 크게 웃은것이요. 우하하하하........
자꾸 놀리면 이름을 '디노양'으로 바꿔야 할 것 같소.
- 우리 디노왈 "나는 남자강아지인데.....쩝........"
정성스럽게 싸오신 과일, 목 마르던참에 맛나게 먹었읍니다. 땡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