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과 11일 강화도엘 다녀 왔습니다.
뭐 일이 좀 있어서 다녀왔는데 시간 날 때 주변풍경을 스케치했습니다.
가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낍니다.
누렇게 익은 수수이삭이 고개를 떨구고 있네요.
바로 옆에 민물수로가 있기에 막 추수를 하는 농군에게
잘 여문 이삭 하나를 청했더니 서슴없이 잘라 주데요.
어렸을 적 이 수수를 가지고 참게를 잡던 기억이 납니다.
가재는 개구리 뒷다리를 짖이겨서 계곡 바위 틈 앞에 던져 놓으면 물고 나왔지요
참게는 수수를 좋아해서 이 수수를 이요해서 잡았더랬습니다.
수수꾸러미를 물고 주렁주렁 달려 나오는 것이죠.
시간도 별로 없었고 게도 드문지 도통 물려 나오지 않길래 그만 두었습니다.
괜스레 농군의 이삭만 축냈다는 생각이 들어 동행한 분에게 집에 장식하라고 주었습니다.
썰물로 인해 바닷물이 모두 빠져나가고 미쳐 빠져나가지 못한 갯벌
망둥어새끼들을 잡아 먹는지 갈매기만 휑한 뻘밭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고즈넉하기 으를데 없는 한가한 뻘의 풍경이지만
몇 시진 지나지 않아 또 밀물이 밀려오겠지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요...
밭가에 화단엔 화초용으로 키우는 하늘을 바라보고 고개를 쳐든
조그만 고추가 빨갛게 여물어 있는 것이 고추잠자리 같습니다.
이제는 이 고추같이 아주 새빨간 진짜 고추잠자리는 보기가 귀해졌어요.
얼마 전 서울시에서는 포획금지 곤충으로 지정을 해서 잡으면 벌금이라지요....
또 다른 쪽의 화단에는 보랏빛 꽃이 피어 있네요...
맥문동 같기도 하고...아닌 것 같기도...
어쨌든 보랏빛 향기란 노래가 생각나는 꽃입니다.
야생화를 좋아하는 행복님과 아드님에게 드립니다.
이제 이달말 쯤이면 본격적으로 대하철이 돌아오겠지요?
들판에 추수가 끝나가고 벼이삭 태우는 냄새가 낮게 깔릴때 쯤이면
대하가 토실토실하게 살이 올라 미식가들의 입맛을 재촉합니다.
원래 당진이나 안면도 부근쪽이 유명하지만 강화에서도 대하가 아주 인기입니다.
서울에서 가깝기도 하고 주변풍광이 좋아 많이들 찾는다고 합니다.
다음에 예약하고 오면 많이 준다고 오라 하네요...
(시즌 두달간은 방 구하기도, 대하를 주문하기도 쉽지가 않다네요...주문이 많아서)
이 곳 강화에 역시 또 하나 유명한 것이 바로 전어지요.
이 꽃 저도 이름을 모르겠네요..
그냥 예쁘고 앙증맞게 피었습니다.
색깔도 곱고 마치 알퐁스 도데의 별을 닮았습니다.
방아깨비 한 마리가 풀숲에 앉아 있는데 보호색을 띠어서 잘 보이진 않는군요.
아마도 이 놈 역시 꽃구경을 나왔음이 틀림없습니다.
마당 한 쪽 옆으로 밭 언덕에 있는 밤나무엔 토실하게 밤이 영글어 가고 있습니다.
성질 급한 녀석은 벌써 배를 가르고 튀어나올 기세네요.
다른 곳에 있는 밤나무에서 아람이 벌은 밤 한 봉지를 줏어서 동행한 일행에게
가을이라고 주었더니 좋아라 하는군요.
아마도 밤을 삶아 먹으면서 제 생각이나 할까요?
대하 양식장이 있는 쪽 마당 한 켠으로 장독이 여러개 질서있게 자리잡고 있네요.
전 이런 항아리들을 보면 기분이 참 좋아집니다.
옛날 어머님이 며느리로...며느리로....손맛을 이어가면서 지켰던 장맛이 느껴지거든요.
장맛이 좋으면 모든 음식이 맛나다죠?
장은 일년 중에 가장 큰 여성분들의 농사가 아닐까 합니다.
장을 잘 못 담그면 집안의 액운까지도 들먹거릴 정도니까요....
아마도 잘 말린 고추를 빻아서 위에 있는 항아리에 고추장을 담그려는 모양입니다.
아니면 추석에 올 새끼들을 위해서 햇고추를 말리려는 건지도요.
다가올 겨울에 김장을 담그기에도 소중하게 쓰일겁니다.
고춧가루며.....참깨며...께림직한 중국산이 우리네 식탁을 어지럽히는 이런 때에
참 깨끗하고도 시원해 보입니다.
가을 들판으로 훤하게 뚫린 신작로를 따라 깊 옆의 논에서는 황금이 일렁입니다.
지난 바람에 좀 쓸렸는지 벼이삭 얼마간이 쓰러져 있지만 풍년을 기약하기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따가운 햇살에 알알이 잘 여무는 것만 남았습니다.
이제 얼마 안 있어 추수가 이루어지는 그 때까지
가을 태풍이 심술을 부리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논둑에 풍성하게 잎사귀를 늘어뜨린건 콩입니다.
메주를 쑤는 흰콩이 아니라 햅쌀에 아주 잘 궁합이 맞을 갈색콩입니다.
속이 푸른 콩일 수도 있겠군요.
여물기 전의 풋콩을 꺾어다 모깃불에 구어먹으며 바라보던
밤하늘의 별들이 보고파집니다.
까만 하늘에 점점이 박힌 보석같은 별들이.... |
첫댓글 고추가 양기가 뻗쳐서 서 있군요...........ㅎㅎㅎ
양기가 아무리 뻗치면 뭐 해요 ? 씨가 다 빠진 양기인데...
증명을 해보일려면 씨를 심어봐야 할텐데 어디다 심어보나?..........ㅎㅎㅎ
하하... 저는 밑에서 두 번 째 사진,, 씨 빼고 널은 껍데기 고추가 눈에 들어서 그랬는 데..여의주님은 어떤 걸 보고 그러시는 거에요??
위에서 세번째.........ㅎㅎㅎ
애개~~~ 고까짓게 양기 뻗쳐봤자죠..
작은 고추가 매운법!.........ㅎㅎㅎ
좋은 글과 사진을 보며 ...마음으로 강화에 다녀 왔습니다.
방아깨비 한 마리가 풀숲에 앉아 있는데 보호색을 띠어서 잘 보이진 않는군요..저는 보이네요.ㅎ
저두 잘보입니다...사십년전에 강화도에 가본적있었어요....부모품 떠나보긴 생전 처음이었어요 한 하루밤이었지만요....공연히 근심걱정 집생각에 머가먼지 모르고 하룻밤 겨우자고 집으로 달려온 ㅎㅎ생각이 납니다
초원님 댓글을 보고 밑에 회원 사진방에 있는 갈매기에 글을 붙인 걸로 바꿔 놓았습니다.
해설 과 함께한 그림이 더욱 친근함을 줍니다.노래도 한몫 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