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형제와 친척과 친구들끼리도 너희를 넘겨 더러는 죽이기까지 할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루카 21:16-19)
교황청 과학원(PAS) 총회가 로마에서 개최됐었다. 지난 11월 12일 회원들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알현했는데, 그때 교황님은 이런 말씀들 하셨다고 한다. 과학은 이 세계와 인간 존재가 얼마나 복잡한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과학은 덜 고립될 수 있었으며, 영적∙종교적 가치들에 더 열려있을 수 있었다. “보편적으로 공유하는 의견들”이나 “행복에 대한 열망” 등이 종종 과학적 연구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사람과 가치, 과학과 사회 간의 관계는 개개인과 공동선의 “근본적 진보”를 촉진하기 위한 “재고를 요청”한다. 그러면서 과학계가 사회의 일부분으로 인류와 인류의 근본적 발전에 봉사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고 강조하셨다. 이어서 인류에 대한 과학의 봉사가 “결실을 맺을 가능성”이 있는 영역으로 기후 변화, 핵무기, 화석 연료, 삼림파괴 등을 예로 들었다. 교황님은 과학계가 이미 이 부문에서 우리가 당면한 위기를 규명한 바 있으므로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설득력 있는 해결책 또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다.
계몽주의 이후 과학과 이성에 대한 자신감은 인간 스스로 유토피아를 건설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의 참혹한 살상과 파괴를 겪고 나서 사람들은 그 자신감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세계대전은 또다시 일어났고 핵폭탄의 위력에 놀라고 말았다. 핵은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물질이 아니다. 생명복제며 AI-기술발전을 인류는 과연 통제할 수 있을까. 많은 이들이 과학의 가치중립성을 말하며 연구자는 윤리적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회와 인류에게 막대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결과물에 대해 책임이 없을 수 없다. 과학이 선사해줄 장밋빛 미래가 극단적 자본주의와 왜곡된 애국주의를 만나면, 반대로 사람들의 이성을 잃게 함을 우리는 경험해오고 있다. 공동선을 향한 진정한 발전과 진보를 위해 봉사해야 할 도구들에 무분별하게 열광하며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재칠 때, 어쩌면 새로운 박해가 시작될지도 모르겠다. 이성을 붙잡아줄 신앙이 필요할 때, 인내하며 버틸 믿음이 요청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