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夕陽)이 아름다운, 태안 “노을 길”을 트레킹하다.
(충남 태안군 안면도)
다음 불 로그;-kims1102@
어제는 절기상 소만(小滿)이었다.
입하와 망종 사이에 드는 절기로 “만물이 점차 생장(生長)하여 가득 찬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되고
농촌에서는 모내기, 보리 베기, 잡초 제거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기이다.
여름으로 접어들어 씀바귀가 고개를 내밀고, 냉이가 누렇게 마르며,
보리가 익는다고 하였다.
올해는 “부부의 날”이 겹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이 시기에 가뭄이 들기도 해 예로부터 이때를 대비해 물을
가두어 두고 모내기 준비를 하였다.
소만이 되면 산야가 온통 푸른빛을 띠는데 유독 대나무만은 새로 솟아나는 죽순
(竹筍)에 모든 영양분을 집중 공급하느라 누렇게 변하게 된다.
이때 나온 죽순을 채취해 고추장이나 된장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이 담백하면서도
구수해 계절食(식) 가운데 별미로 치기도 한다.
그밖에 냉잇국도 이즈음의 별식으로 소만이 지나 꽃이 피면 먹을 수 없게 된다.
소만(小滿)이란 작물이 자라서 약간의 곡식이 여무는 때란 뜻이다.
정말 밭에 나가보면 밀과 보리에 이삭이 올라오기 시작하고,
이 산 저 산에는 뻐꾸기가 울어대고 밤에는 소쩍새 소리,
찔레, 아카시아 꽃이 필 때다.
아카시아 꽃이 필 때에는 “때 죽나무” 꽃도 좋다.
때 죽나무는 하얗고 깨끗한 꽃이 아래를 보며 피는 데 그 단아한 모습이 아주
보기 좋고 예쁘다.
때 죽나무와 아카시아 꽃이 피어나니 온 산천이 향기롭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오월에
모든 꽃봉오리 벌어질 때
나의 마음속에서도
사랑의 꽃이 피었어라
눈부시게 아름다운 오월에
모든 새들 노래할 때
나의 불타는 마음을
사랑하는 이에게 고백했어라
(하인리히 하이네의 詩 “눈부시게 아름다운 오월에” 전문))
목적지가 없이 도보여행이나 산, 들과 바람 따라 떠나는 사색(思索)여행인
트레킹(trekking)을 떠나보자!
오늘은 5월 네 번째(22일) 금요산행일이다.
소만(小滿)은 우리 금광에도 찾아왔으니 오늘은 50명의 남녀회원들이 참여해
북새통을 이루었다.
산행地 거리가 멀어 한 시간이 앞당겨진 줄 모르고 머뭇거리던 회원 3-4명이
출발시간을 맞출 수 없어 아쉽게도 참여하지 못했다.
그동안 나오지 못했던 양동매씨들이 7-8명이 참여했고 서방미녀 팀도 5명이나
참여해 분위기를 업(up)시켜 주었다.
산행버스는 오전 7시 10분에 광주역광장에서 출발했다.
고창 고인돌휴게소와 홍성휴게소에 잠시 들린 산행버스는 충남 태안으로 향했다.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리는 산행버스차창 밖으로 보이는 우리 조국산하(祖國山河),
윤기 자르르 흐르는 몸매로 짙푸른 녹색정장을 입은 성숙한 여인처럼 보였다.
논에는 모내기가 한창이고 보리밭은 보리이삭이 누렇다.
도로변이나 야산에는 아카시아, 이팝나무가 하얀 꽃을 함박 뒤집어쓰고 있었다.
아산만방조제를 달리던 산행버스가 잠시 멈춰 서고 산행버스 최기사가,
“물살이 세서 토사유출을 막기 위해 폐 유조선을 가라앉혀 방조제를 건설했다“는
일명 “정 주영공법”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5월에는 이래저래 가족이 모여 외식을 해야 할 이유가 많다.
“어린이날”에 “어버이날”, 그리고 “부부의 날”까지 있으니 레스토랑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관계를 다지는 것이 가정의 평화를 지키는 한 방법이리라.
식구끼리 모여 웃고 즐기며 맛있게 먹다보면 친밀감도 더해지고 쌓인 스트레스도
날릴 수 있어서 좋다.
모처럼의 한 끼 외식으로 이른바 “힐 링(healing)”이 될 수 있다.
5월 “가정의 달 ”도 한 주밖에 남지 않았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목을 다지고 입과 정신의 즐거움을 위해 레스토랑에서의
한 끼 외식(外食)을 감히 권하는 이유다.
옛날 고향사람이 특별히 가깝게 느껴졌던 이유는 음식을 함께 나눠 먹는
사이였기 때문이다.
함께 밥을 함께 먹으면 분명 사이가 가까워진다는 것은 자연의 이치(理致)가
아닌가!
오늘은 아름다운 석양을 자랑하는 태안 “노을 길”을 트레킹((trekking)하는 날.
태안 해안 길 (5코스 “노을 길”)은,
충남 태안군에 속한 우리나라에서 6번째 섬이자 서해의 대표적인 섬인 안면도에
있는 “해변 길” 중 5코스다.
해변 길은 기존의 다양한 국립공원 탐방 인프라 구축과 더불어 해안 형(海岸 形)
국립공원의 새로운 탐방문화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태안지역 해안가와 마을길,
샛길과 방조제롤 이어 만든 길이다.
현재 바라길1, 바라길2, 솔 모랫길, 노을 길, 샛별바람 길이 있으며,
샛별바람 길을 제외하고는 전부 개통되었다고 한다.
오늘 트레킹코스는
백사장港에서 출발 -삼봉해변 -기지浦해변 -창정 교 -안면해변 -두여해변
-밧개해변 -두메기해변 -방포해변 -꽃지에서 끝나는 것이다.
해변 길 전체 길이는 120km이고 “노을 길”은 그 중 5번째 코스로 12.1Km
구간으로 백사장港에서 부터 “꽃 지”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숲과 바다와 바람과 햇살이 있어 걷고 싶은 길”이란 주제로 꾸며놓은 해변 길,
“노을 길”트레킹은
오전 10시 30분 백사장港에서 부터 시작되었으며 종료시간을 오후 3시로 정했다.
백사장 항에서 시작되는 노을 길은 복잡한 항구의 어시장에서 부터 시작되었다.
모텔이 즐비하게 들어서있고 활성화된 수산물시장과 횟집도 줄지어 있었다.
싱싱한 횟감과 새우튀김들이 군침이 돌게 한다.
시장을 벗어나니 백사장이 나오고 새우와 꽃게를 상징하는 거대한 철제다리가
다른 섬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백사장港은 옥석같이 고운 흰 모래밭이라 불리던 백사장으로 우리나라 최대
자연산 대하(새우)집산지이다.
해변은 백사장해변, 삼봉해변, 기지포해변, 안면해변으로 나뉘면서 전망대와
안면도분소, 쉼터, 탐방안내센터 등 편의시설이 많았다.
밀가루보다 더 부드러운 모래를 밟으며 걷다보면 세 개의 봉우리가 인상적인
삼봉해변에 도착하게 되며,
다음으로 해송이 빽빽하게 들어찬 곰솔林을 지나게 되고,
해안 동식물의 보고인 기지浦해안사구에서부터
천연기념물(제138호)인 방포 모감주나무 군락지와
“꽃 지”해변의 할미, 할아비 바위까지 생태적, 역사 문화적 가치가 있는 명소들을
지나게 되는 안면도의 관광명소였다.
삼봉은 곰솔林이 조성되어 사색을 즐기며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며
두여 전망대에서 볼 수 있는 두여 해안습곡은 지하 깊은 곳의 압력으로 변성 및
변형작용을 받아 습곡 및 단층이 이루어진 후 지각이 풍화, 침식되면서 서서히
융기되어 지금과 같은 지형이 형성된 곳이었다.
암반갯벌로 이루어진 밧개해변에는 밀물 때 들어온 물고기가 썰물 때 독살 안에
갇혀 나가지 못하는 원리를 이용한 전통적인 어로방식인 독살이 잘 보존된 곳이며.
“두에기”촛대바위는 해식작용에 의해 형성된 바위가 마치 촛대처럼 보였다.
그리고 “젓개”라 불리던 방포港에는 천연기념물(제138호)로 지정된 모감주나무
군락지가 위치해있어 학술적 연구가치가 큰 곳이란다.
“꽃지”는 서해의 3대 낙조장소로 꼽히는 할미, 할아비바위가 위치한 곳으로
오늘의 트레킹 종료 지점이었다.
오늘은 하루가 즐거웠다.
한 번도 만날 수 없던 산행 1팀 멤버들과 함께 동행 할 수 있어 좋았으며,
민들레, 카라, 로즈, 미소일행 등 미인들과 길을 걸으니 기분이 상큼하다.
해안 데-그 길에서 여선생님이 인솔하고 오는 유치원생 들을 만나 반가웠다.
바닷바람이 시원해서 좋았고, 멀리 서해바다가 펼쳐서 가슴이 탁 트이고,
등대가 돛단배처럼 앙증맞게 서 있어서 좋았다.
끝없이 펼쳐진 해수욕장의 모래가 살갑고,
곰솔 숲 그늘이 정겹게 느껴지는 오후 한 때도 즐거웠다,
해당화가 꽃을 피워 물고 있으며,
“꽃지”해변의 붉은색출렁다리도 좋았다.
폐 버스를 이용한 커피 삽에서 “미소”일행이 냉커피를 들고 나오면서 나더러
자꾸 마시라고 권하는 인심도 좋았다.
“무늬”회원이 해가 중천에 떠 있는데 저녁노을을 보는 것은 시간적으로 무리라고
설명하는 마음도 아름답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김영랑의 詩 “모란이 피기까지는” 전문)
정확히 오후 3시에 트레킹이 종료되었다.
양동매씨 한 분이 양주를 3병이나 가져와 트레킹 하지 않은 회원들은 벌써부터
취기가 돌았다.
안면도를 빠져 나오기 직전 한적한 쉼터에서 하산酒를 했다.
오늘 하산酒는 홍어무침에 찰밥, 막걸리와 소주였다.
오늘은 오래 만에 나온 “태청산”이 회원들을 위해 인절미를 해왔고,
“쇠똥구리”는 홍성휴게소에서 하드 50개를 사서 회원들에게 돌렸다.
(2015년 5월 22일)
첫댓글 태안 노을길은 광주로 되돌아가는 시간때문에 저녁노을은 불가능했지만
숲과 바다와 시원한 바람과 고운 햇살이 있어 즐거운 하루 힐링의 시간이었다.
1박을 하더라도 불 타는 저녁노을을 봐야하는데, 아쉽겠네요.
모래사장에 앉아 노을지는 바닷가를 바라보는 것도 너무나 멋스러울 것 같죠?
오월 어느날,,, 그 하루 무덥던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버리고는,,,
가슴에 젖어드는 詩..... 잘 읽었습니다.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오월 어느날,
숲과 바다와 시원한 바람과 고운 햇살이 있어 걷고 싶은 길을 원 없이 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