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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보름달 같이
넉넉하고 풍요롭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그동안 바쁜 일상 속에서
자주 찾아 뵙지 못한 부모님.형제.
친지들과 정겨운 정담 나누시고
가정에 웃음꽃 활짝 피우는
즐거운 추석 명절 되십시요
추석날 / 이남일
잘 이룬 차례상을 올리고
풍성하게 익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하늘보다 높은 날
꿈을 못 이룬들 어떠랴.
조금 늦어진들 어떠랴.
꽃향기보다
언제나 꽃 피우는 시간은 길었다.
우리는 이루는 것보다
이루기 위해 살지 않았는가.
이룬 기쁨보다
땀 흘린 시간에 감사하는 날
추석 보름달 / 손변흥
더도 덜도 말고 환하게 빛나는
두둥실 떠오르는 한가위 보름달처럼
풍요롭고 꽉 찬 푸근한 달빛으로
포근하게 설레는 마음 감싸듯이
모두들 행복스런 삶 기원해보는
알알이 소중한 명절 추석에 얽힌
중추가절 미풍양속 너무나 많아
언제나 참 의미 되새겨보는 마음
조상의 깊은 얼 높이 휘영청 떠올라
더욱 밝게 이 세상 비추이는 가을날
풍성하고 훈훈한 인심 온 누리에 가득한
웃음꽃 흥이 절로 나는 일상 추석연휴.
추석 한가위 / 박태강
푸른 하늘
한것 높이 솟고
내리는 햇살
맑고 눈부셔
길가 코스모스
아름다이 하늘 그리고
빨간 고추 잠자리
바람타고 춤추면
그리던 추석 활짝 문 열고
흩어졌던 형제 모두 모여
부모님 뵈옵고
조상께 차례 뫼신후
햇곡식으로 만든
추석음식
나누면서
옛이야기 하면
마음 끝에서
오르는 행복
추석 아니면
어찌 이 행복 다하겠는가
추석날
/ 조남명
큰댁 차례 지내러 가는 아침
귀한 황토길 양쪽엔
이슬 찬 억새 고개 숙이고
앞 뜰 벌판엔 황금빛 물결
그 위를 걸어오는 바람만 마셔도
배가 불러온다
밭고랑엔 고구마 꽃 외롭고
수수, 감, 대추는 추석빔으로
사람이 반가워
노자고 붙잡는다
정성 넣은 음식, 햇과일로
차례 올리고 나면
방안 가득히 둘러앉아
음복으로 세상 얘기 피운다
길이 막혀 더디고 힘들어도
눈 까맣게 기다려
언제고 반겨주는 부모 형제,
향수어린 산과들, 개천이 휘도는
어릴적 뛰놀던 꿈의 터전이 살아있어
지친마음 어루만져
새 힘을 주는 고향
이 곳을 찾는 게 마냥 행복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