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요약> 하나님을 소망하는 것이란?/ 시편 131:1-3
올해 평화목교회 주제는 <진리로 거룩하게>입니다. ‘진리로 거룩하게 사는 삶’이란 무엇인지 고민하며 묵상하고 기도하고 공부하며 최대한 그 길을 걷자는 취지입니다. 그렇다면, 진리란 무엇일까요?
제가 평화목에서 배운 것 중 하나는, ‘반대말 찾기’ 또는 ‘아닌 것 지우기’입니다. 진리가 무엇인지 아는 방법 중에는, 진리의 반대를 찾고 그것들을 지워가는 방법으로 진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진리의 반대말 중에 하나는, ‘거짓’일 것입니다. 거짓의 특성은 거짓만을 말하지 않고, 일부의 사실을 뒤섞어놓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그 거짓이 힘을 얻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그것을 진리와 구분하기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따르고, 그래야 더 많은 힘을 얻기 때문입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내(우리)가 하나님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입니다. 평화목교회 교우들 중에 이것을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땅의 교회들에겐 진리처럼 통용되며 위세를 떨칩니다. 그러한 원인 중에 하나는, ‘내(우리)가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들으신다’는 신념입니다.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교묘하게 비틀고 뒤섞어 ‘내가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응답하시고, 따라서 내가 하나님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다’는 거짓을, 진리인 것 마냥 바꿔치기하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교만’은 ‘거짓’으로, 진리의 반대편입니다. 대표적인 교만은 하나님의 자리를 넘보는 것입니다. 자기가 마치 하나님인 것 마냥 모든 것을 자신의 손아귀에 넣고 통제할 수 있으며 다스리고 제어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높이는 것입니다. 하나님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여기는데, 상황이나 다른 사람은 오죽하겠습니까? 이런 의미에서 ‘교만’은 자기가 인간, 사람이라는 것을 잊고 살아가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특징은 유한하다는 것입니다. 그 누구도 늙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없으며, 모든 일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게 할 수 없습니다. 제한도 받고 제약이 따릅니다.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그 안에서 성실히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자, 본질입니다. 그런데 인간은 유한하지만, 한편으론 위대하기도 합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문명, 곧 인간이 이룩한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허나, 이런 사실만을 부각하며 그렇기에 ‘인간(우리)는 모든 것이 가능하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거짓이자 교만으로, 진리가 아닙니다.
성서는 이같은 내용을 자주 다루는데, 본문(시편 131편)이 그 중 하나입니다. 하나님을 소망하는 삶이란 진정 무엇인지를 다룹니다.(3절) 하나님을 등에 업고 자기가 놀랍거나 큰 일을 이루려고 하는 것은(1절), 하나님을 소망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스스로 자기의 눈과 마음을 교만하게 하는 것으로(1절), 자기가 하나님의 자리를 꿰차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을 이용하여 내 욕심과 명예와 권력과 부를 채우려는 마음과 그처럼 자신은 모든 것을 하고 이룰 수 있다는 자세는 교만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교만을 버릴 때에야, 마치 젖뗀 아이가 엄마 품에서 평온한 것처럼 하나님 안에서 진정한 평화를 누릴 수 있다고 말합니다.(2절)
이런 의미에서 ‘겸손’은 진리라 할 수 있습니다. 겸손이란 단순히 자기를 낮추거나 낮추는 척하는 자세가 아닙니다. 나의 한계를 인정하되, 그 한계 안에서 책임과 성실을 다하는 것입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이나 가질 수 없는 것에 미련을 두기보다는, 주어진 내 삶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과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을 묵묵히 해나가는 것입니다. 곧 예수님의 가르침에, 하나님의 말씀에,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입니다. 이런 겸손함으로 진리를 찾으며 거룩으로 나아가는, 거룩하신 하나님께 진정 소망을 두는 겸손의 삶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2025년 2월 2일
김소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