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 태양의 피라미드
달의 피라미드에서 죽은 자의 거리를 따라 걸어서 태양의 피라미드 앞에 왔다. 태양의 피라미드는 테오티우아칸 유적지를 상징하는 건축물이다. 돌과 석회로 만든 거대한 피라미드다. 죽은 자의 거리 동쪽에 세워져 있다. 멀리서 바라보면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비슷하다. 밑면이 각각 222m, 225m이고, 높이가 63m나 되는 거대한 건축물이다. 태양의 피라미드가 처음 지어졌을 때는 오늘날보다 더 높은 74m였다. 태양의 피라미드 꼭대기에 약 10m 높이의 신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파손되어 사라졌다. 겉보기에도 웅장한 태양의 피라미드는 우리나라 상암 월드컵 경기장의 7배에 이르는 규모다. 웅장한 외관의 태양의 피라미드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큰 규모다. 세계 3번째로 큰 규모다. 기원전 200년경부터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4층으로 하루에 3천명의 인력을 투입해도 완공하는데 30년은 걸렸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옛 고대도시의 흔적이 땅 위에 번듯하게 남아 있다. 이 유적들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아즈텍 인들은 테오티우아칸을 발견한 뒤 그 규모에 놀라 신들의 도시로 받들었고 태양과 달의 신화를 만들어냈다. 피라미드 정면으로는 약 250개의 계단이 촘촘히 연결되어 있다. 이 계단을 오르는 것은 고행이다. 뙤약볕과 고산지대의 가쁜 호흡이 좀처럼 오름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도 태양을 머리에 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피라미드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 서면 태양의 신에게 바쳐진 신전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태양과 마주하게 된다. 고대도시 테오티우아칸의 흔적 너머로는 광활한 고원이 펼쳐진다.
태양의 피라미드는 이집트 피라미드와 비슷하기도 하지만 뚜렷한 차이점이 있다. 모양에서 먼저 이집트 피라미드는 삼각형이지만 멕시코 피라미드는 정상이 평평한 삼각주 모양이다. 하늘을 향하고 있는 전체적인 모습과 중앙에 작은 공간들을 갖추고 있는 것은 비슷하다. 하지만 크게 다른 점이 4가지 있다. 우선 이집트 피라미드는 사막 바닥에서 정상까지 층 구분 없이 가파른 각도를 이루고 있지만 태양의 피라미드는 여러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이집트 피라미드는 계단이 없지만 태양의 피라미드는 가운데에 계단이 있고 층을 구분하는 중간 지점에는 폭이 2~3m인 테라스가 있다. 또 태양의 피라미드는 이집트 피라미드에 비해 다양한 조각으로 장식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이집트 피라미드는 일정한 크기와 모양의 돌만 사용해서 지었지만 태양의 피라미드는 모양과 크기가 다른 돌을 썼고, 접착제 역할을 하는 회반죽을 사용해서 지었다.
멕시코의 하늘은 매우 청청하다. 2월, 한국은 아직 겨울인데 이곳은 더운 날씨다. 또한 태양과 아주 가까이 마주선 느낌이다. 태양의 피라미드를 바라보는 것만도 아득하다. 그러나 이집트 피라미드처럼 아슬하게 가파르지는 않다. 아주 안정감이 깃든 피라미드다. 신전과 무덤의 두 가지 역할을 했다는 것도 이집트 피라미드의 무덤과 다르다. 마야 우적지를 모두 관람하고 들어온 입구와는 다른 출구로 나왔다. 양편으로는 기념품 가게가 즐비하다. 나와 남편의 모자를 샀다. 상가의 멕시코 여인은 아주 친절하고 인상이 좋다. 상가의 길에서도 태양의 피라미드가 훤히 보인다. 많은 것을 보고 배우는 여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