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김장문화
김장은 길고 혹독한 겨울을 나야 하는 한국인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월동 준비이다. 늦가을 김장철이 되면 가족이나 친족, 특히 여성을 중심으로 다함께 모여 김장을 하고 김장김치를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누어줌으로써 겨울동안 먹을 김치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처럼 김장은 사회적 나눔, 구성원 간 협력 증진, 김장문화 전승 등의 다양한 목적을 갖고 있고 특히 지역의 차이, 사회·경제적 차이를 넘어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포괄한다는 큰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한반도 전역에서 행해지는 김장의 기원은 알 수 없으나, 문헌상으로는 고려시대의 이규보(1168~1241)가 쓴 시에 ‘무를 장에 담그거나, 소금에 절인다.’는 내용으로 김장에 언급되었고, 지금과 같이 김치를 초겨울에 김장한 기록은 19세기 문헌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오랜 시간에 걸쳐 한국 사람들은 주변의 자연환경에 가장 잘 맞는 김장 방식을 창조적으로 발전시켜왔으며 김장의 구체적인 방식과 재료는 여러 대에 걸쳐 전승되고ㅡ 특히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서 이루어진다. 김장은 계절별로 해야 할 일이 있는, 1년이 걸리는 과정이다. 봄에는 각 가정에서 새우젓, 멸치젓 등 다양한 해산물 젓갈을 준비한다. 여름에는 천일염을 구비해 놓고, 늦여름에는 고추를 말려 고춧가루를 빻아 놓는다. 늦은 가을과 초겨울 김장철이 되면 지역 공동체는 다함께 모여 해당 지역의 모든 가구가 길고 추운 겨울동안 먹을 김치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처럼 김장은 지역과 세대를 초월해 광범위하게 전승되고 한국들이 이웃과 나눔의 정을 실천하며, 결속을 촉진하고 한국인들에게 정체성과 소속감을 준다는 점과 비슷한 천연재료를 창의적으로 이용하는 식습관을 가진 국내외 다양한 공동체들 간의 대화를 촉진함으로써 무형유산의 가시성을 제고하는데 기여했다는 점을 인정받아 만장일치로 2013년 12월 5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되었다.
17. 농악
농악은 한국사회에서 마을 공동체의 화합과 마을 주민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연행되며, 한국 전역에서 행해지는 대표적인 민족예술이자 꽹과리, 징, 장구, 북, 소고 등 타악기를 합주하면서 행진하거나 춤을 추며 연극을 펼치기도 하는 기예가 함께하는 종합 예술이다.
농악은 마을신이나 농사신을 위한 제사, 액을 쫒고 복을 부르는 축원, 봄의 풍농 기원과 가을의 풍농 축제 등 한국인의 삶 속에서 늘 함께하는 것이었고, 공동체의 여러 행사에서 연주되며 신명을 끌어내고 화합하고 단결하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농악에서 연주되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3소박과 혼박, 혼소박 등 불균등 구조의 복잡한 리듬이 많이 사용된다. 꽹과리와 장구가 주요 리듬을 연주하면 징과 북은 단순한 리듬으로 음악의 강세를 만들어준다. 농악의 또 다른 볼거리인 농악춤은 노랑, 파랑, 초록의 삼색 띠를 두르거나 색동이 들어간 화려한 의상을 입고 추고 개인춤과 단체가 만드는 진짜기, 상모를 이용한 춤과 개별 악기춤 등이 있다.
연극은 탈을 쓰거나 특별한 옷차림을 한 잡색들에 의해 진행되고, 무동놀이나 버나돌리기와 같은 기예도 함께 연행된다.
농악은 각 공동체가 스스로의 미감을 반영한 문화로 발전시켜왔기 때문에 마을마다 다르고, 지역적 특징이 뚜렷하여 웃다리(경기, 충청), 영동(강원), 영남, 호남좌도, 호남 우도 등 5개 문화권으로 나누어 설명하기도 한다. 현재 이러한 다양성이 반영되어 현재 우리나라에서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농악은 총 6종목으로, 이는 진주·삼천포 농악(제11-1호), 평택농악(제11-2호), 이리농악(제11-3호), 강릉농악(제11-4호), 임실필봉농악(제11-5호), 구례잔수농악(제11-6호)이다.
이처럼 농악은 일 년 내내 다양한 형태와 목적으로 많은 행사장에서 공연이 이루어지고, 공연자들과 참여자들에게 정체성을 제공하며 인류의 창의성과 문화 다양성에 기여하고, 국내외 다양한 공동체들 간의 대화를 촉진함으로써 무형문화유산의 가시성을 제고하는데 기여했다는 점을 인정받아 만장일치로 2014년 11월 27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었다.
* 자료 : 문화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