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원 사장은 세세생생 죄값 운운하며 ‘(고소한 네티즌이) 스님인 줄 ‘자식을 걸고’ 몰랐다. 스님인 줄 알았다면 즉각 고소를 취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채원 사장의 이 말은 거짓이었다.”
불교방송(사장 이채원)에 고소당해 지난 7일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했던 혜문 스님은 21일 서울 불교방송국 앞에서 열린 ‘불교방송 정체성 회복을 위한 기원 대법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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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방송으로부터 모욕죄로 고소 당했던 혜문 스님이 '불교방송 문자서비스' 리플렛을 들어보이며 후원이라고 모연해 놓고 상품권 지급은 말도 안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 전날인 20일, 불교방송 희망노조는 성명서에서 이채원 사장은 7일 검찰 조정일에 앞서 피고소인 가운데 한 명이 스님인 줄 알면서도 고소를 계속 진행시켰다고 밝혔다.
불교방송 진행을 중단했던 방송진행 스님들이 주최한 행사는 개회사-삼귀의-<반야심경>봉독-경과보고(손근선 희망노조위원장)-법문(불교방송 진행자스님들)-발원문-결의문-사홍서원 순으로 진행됐다. 참석자 500여 사부대중은 이채원 사장의 참회와 퇴진을 촉구했다.
혜문 스님은 진행자스님들에 이어 마지막 순서로 단상에 올라 입을 열었다.
스님은 “조금 전 불교방송 기획관리국장에게 ‘왜 검찰 출석 전 스님인 줄 알았으면서도 모르는체 했느냐’고 물었더니 ‘사장 명령을 받고 나와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대답을 들었다. ‘스님인 줄 몰랐다’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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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방송 정체성 회복을 위한 기원대법회에는 500여 사부대중이 참석했다. | 스님은 고소 사유가 된 ‘사장은 미친X이고 직원은 도둑’이라는 댓글을 달 수 밖에 없던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후원이라고 해 놓고는 상품 운운하고, 직원 급여가 밀린 상황에서 일부 직원에게 백화점 상품권 등을 지급하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는 것.
스님은 “개신교계 언론사에 근무하는 장용진 前 노조위원장은 ‘하늘이 두렵지 않느냐·동네 양아치’ 운운하는 문자를 보내왔다”고도 밝혔다.
스님은 “인과는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나도 잘못이 있다면 죄 값을 치룰 것”이라며 “이채원 사장은 당당하게 참회하고 적당한 선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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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미소'을 진행했던 성전 스님 | “불자면 ‘불자다’, 아니면 ‘아니다’ 왜 말을 못해”
‘행복한 미소’를 진행했던 성전 스님은 “살아가면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영혼을 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불자면 ‘불자다.’ 아니면 ‘아니다.’ 왜 말을 못하냐”며 “다른 종교인이면서 그렇다고 말하지 못하는 것은 자기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채원 사장은 자신의 삶에 얼마나 솔직한 답변을 내놓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스님은 “불교방송 사장은 불교 신행과 정서가 배어 있는 불자여야 한다. 정체성을 의심 받는 사람(이채원 사장)을 묵인하면 다른 종교 가진 사람도 불교방송 사장으로 곧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불교방송 이사회는 차기 사장 선임 시 불자가 맞는지 얼마나 신행활동을 했는지 우선적으로 고려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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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진행했던 주석 스님 | “참다못해 낸 성명서, 줄서기라니?”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진행자였던 주석 스님은 “부드러운 사람이지만 오늘만큼은 강하게 말해야겠다”며 입을 열었다.
스님은 “방송을 진행한 3년 4개월 동안 여러 사장을 거쳤다. 이채원 사장 취임 후 직원들의 얼굴에 그늘·슬픔을 보며 관여하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함께 슬퍼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을 얻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참다못해 종교 정체성 해명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냈지만 이채원 사장은 스님들에게 어떤 소통도 원하지 않았다. 오히려 7명 진행자스님들을 이사장 영담 스님에게 줄섰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스님들을 줄서기 한다고 보는 것은 너무나 가슴 아프고 슬픈 일”이라며 “이채원 사장이 현명한 행동과 처신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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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비니동산' 진행자였던 자용 스님 | “이사장스님 싫어하는 내게 '이사장 줄섰다'고?”
자용 스님은 어린이 프로그램인 ‘룸비니동산’을 20년간 진행해 온 최장수 진행자이다.
스님도 “나는 정치하는 스님들을 싫어한다. 이사장 영담 스님도 무척 싫어한다. 그런데 일부 언론에서 나를 이사장스님에게 줄섰다고 매도하고 있다”며 진행자스님들을 줄서기로 보는 시각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스님은 “불교방송 사장마다 ‘어린이·청소년 프로그램은 인기가 없다’며 없애려는 것을 20년 동안 혼자 싸우며 ‘룸비니동산’을 지켜왔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이채원 사장처럼 직원들과 호흡이 맞지 않는 사장은 처음이다. 이는 이채원 사장이 불교방송 설립·운영에 들인 불자들의 원력을 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스님은 이채원 사장이 롯데월드에서 매주 진행해 온 청소년 프로그램 공개방송을 없앴다고도 밝혔다. 매월 1500~2000만원 수익을 방송국에 안겨줬지만, 이채원 사장이 “불교방송은 노인들이 듣기 때문에 청소년 프로그램이 필요없다”고 판단한 까닭이라고 설명했다.
스님에 따르면 불교방송이 외면한 롯데월드 라디오 공개방송은 기독교방송과 원음방송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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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자비명상' 진행자였던 마가 스님 | “이채원 사장으로부터 불교방송 돌려받게 기도를”
‘함께하는 자비명상’을 진행했던 마가 스님은 “불교는 잘못이 있어도 참회를 통해 거듭 태어날 수 있다. 그러나 이채원 사장은 아직까지 참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이 자리에 모인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이채원 사장은 지금이라도 불자가 맞는지 아닌지, 스님에게 스님 호칭을 쓰지 않았는지 여부를 밝히고 참회할 것이 있다면 참회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참석한 대중들에게는 “이채원 사장 퇴진 요구 대신 그를 위해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스님은 “이채원 사장에게 물러나라고 할수록 반발심 때문에 물러나지 않는다”며 “여러분이 불쌍히 여기고 그의 행복을 위해 바란다면 이채원 사장은 포근한 마음으로 불자들에게 불교방송을 되돌려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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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만남'을 진행했던 지현 스님 | “사장은 나몰라라. 직원이 대신 사과는 경우 아니다”
‘거룩한 만남’ 진행자였던 지현 스님도 기자들에게 “(이 자리를) 잘 보고, 잘 듣고, 잘 쓰라”며 진행자스님들의 집단행동을 이사장 줄서기로 왜곡하는 시각에 대해 반감을 드러냈다.
스님은 “일부에게 ‘스님들이 인사를 못 받아서 삐쳤다’고 보더라”며 “불교방송이 재미있으려면 만드는 사람이 즐거워야한다는 생각에서 (직원들의 슬픔을 걷어내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스님은 “20년 전 불교방송 개국 때는 이 자리에 구름 같이 많은 군중이 운집했다. 그렇게 시작된 곳이 불교방송이었다”며 “방송진행을 거부하고,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은 불자들의 보시를 되돌려 드리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부모·어른·리더들은 설사 잘못이 없더라도 먼저 자신의 부덕을 탓하며 아랫사람의 잘못을 대신 사과하는 것이 인지상정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스님은 “법회 시작 전, 불교방송 한 직원이 인사하며 ‘사장은 잘못 없다. 잘못 모신 우리 탓’이라고 말하더라. 어느 부모(사장)가 자식(직원)에게 그렇게 가르치냐”며 이채원 사장을 나무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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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방송 정체성 회복을 위한 발원문이 낭독되자, 법회에 참석한 대중들이 마음을 모아 합장하고 있다. | 방송국 비운 이채원 사장 경찰병력이 대신
법회 동참자들은 발원문에서 “불조의 혜명을 받들어 우리가 처한 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불교방송 구성원이 서로 존중과 신뢰로써 올곧게 설 수 있도록 정진 또 정진하겠다”고 발원했다.
방송진행자스님들은 결의문에서 ▷승가를 모독한 이채원 사장의 참회와 사퇴 ▷사태를 방관·동조한 직원 공개 참회 ▷불교방송 이사회의 적극적인 사태해결 촉구를 주장하며 “이 결의가 실현될 때까지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법회가 열리던 때, 이채원 사장은 불교방송국 내에 있지 않았다. 방송진행자스님들은 “외부에서 보고만 받고 있다”며 이채원 사장을 성토했다. 방송국 건물 내에는 경찰 2개 중대가 있을지 모를 불자들의 방송국 진입을 막고 대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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