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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마다 플럼빌리지에 와서 다른 청소년들과 함께 수련을 하는 열두 살짜리 소년이 있었다.
그는 아버지와의 관계에 문제가 있었다. 어렸을 적에 가령 길을 가다가 넘어져서 다친다든가 하는
실수를 저지르면 아버지는 아들을 위로하기는커녕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
" 이 바보 같은 놈! 넌 어떻게 하는 것이 늘 그 모양이지?
고작 길을 가다가 넘어져서 다친 정도의
실수를 갖고 그처럼 험악한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그러니 그가 아버지를 자애롭고 훌륭한 아버지로
볼 수가 없었다.
그는 이다음에 커서 결혼을 하고 자식들을 갖게 되면 자신은 절대로 그렇게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들이 놀다가 다쳐서 피를 흘리더라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지 않을 것이며,
아들을 품에 안아서 위로해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플럼빌리지에 두 번째로 왔을 때 그는 여동생을 데리고 왔다.
여동생이 다른 소녀들과 함깨 그물 침대에서 놀다가 떨어졌다.
돌멩이에 머리를 부딪혀서 얼굴에 피가 철철 흘렀다.
갑자기 화가 치밀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는 여동생에게 " 바보 같은 계집애! 넌 어떻게 하는 짓이 늘 그 모양이지?"
하고 곧 소리를 지르려 했다.
아버지가 그에게 했던 바로 그 말을 그도 여동생에게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플럼빌리지에서 두 번이나 수련을 한 덕분에, 그 순간에 스스로를 억제할 수 있었다.
소리를 지르는 대신에 그는 얼른 그 자리에서 벗어나 의식적인 호흡과 보행을 실천했다.
그 동안에 다른 사람들이 여동생을 도왔다.
그리고 불과 5분 만에 그는 어떤 깨달음의 순간을 경험했다.
그는 여동생이 다친 데 대해 그가 보인 과민한 반응이 바로 그가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습관적인 에너지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그의 아버지와 똑같은 사람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는 여동생을 아버지가 그를 대하던 방식으로 대하려는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그러나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습관적 에너지가 너무 강해서
그도 거의 아버지와 똑같이 될 뻔했던 것이다.
열두 살짜리 소년에게 그것은 참으로 놀라운 깨달음이었다.
그는 계속 길을 걸어 갔다.
그리고 또 어느 순간에 갑자기 그 습관적 에너지를 처리하기 위한 수련을 해야겠다는
열망이 차올랐다.
나중에 자기 자식에게 전염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하며,
자각을 실천하기만 하면 그 고통의 순환을 끊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소년은 그의 아버지도 화에 전염된 희생자라는 것을 그제야 알 수 있었다.
그의 아버지도 그를 그런 식을 대하고 싶지가 않았겠지만,
그러나 그 습관적 에너지가 너무도 강해서 어찌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아버지도 역시 전염된 희생자였으리라는 통찰이 오자
아버지에 대한 그 동안의 화가 말끔히 사라졌다.
그리고 몇 분 후 그는 갑자기 당장 집으로 돌아가서 아버지와 함께 수련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열두 살짜리 소년으로서 그것은 참으로 대단한 깨달음이 아닐 수 없었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이해할 때 우리는 그를 응징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오히려 돕고자 하는마음을 가질 수 있다.
그 순간에 우리는 자신의 수련이 성공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는 이제 훌륭한 정원사가 된 것이다.
우리 모두의 몸 속에는 꽃밭이 있으며,
모든 수련자는 자신에게로 돌아가서 그 꽃밭을 가꾸어야 한다.
그 꽃밭을 오랫동안 그저 내버려두고 차마 손대지 못했던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은 자기 안에 있는 그 꽃밭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하고,
모든 것을 정돈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예전의 아름다움과 조화를 반드시 복구 해야 한다.
그러면 수많은 사람들이 그 꽃밭을 즐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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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무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