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연휴를 손님들과 분주하게 보냈다.
딸들은 추석이라고 시댁 식구들을 모시고 명절을 지낸다고 한다.
우리는 딸 세 명이 전부 장남인데다가 아들만 둘인 집으로 시집을 갔다.
사돈들이 한분밖에 안계시니 큰 딸네는 우리 집에 오시던지 아니면
시동생네 가족들과 함께 딸네 집으로 모여 명절을 지낸다.
막내 딸네는 시아버지 계시는 곳에서 시동생네 가족과 명절을 보냈다.
이번 추석은 아기 때문에 딸네 집에서 보낸다.
그래도 배달 음식이 아닌 꼬지를 준비하고 갈비찜을 해서
추석 명절을 보냈다고 한다.
신혼부부처럼 둘이서 보낸 우리 집 명절은 긴연휴 때문에 청소하노라
준비를 못해서 송편하나 빚지 못하고,
추석 날 아침에는 손님들에게 해물야채부침개, 고구마튀김과 삶은 밤을
한 사라씩 드렸다.
설날에는 떡국, 추석에는 송편을 대접했는데 이번에는 송편을 못했다.
올해는 풍성한 한가위가 아니고 부실한 추석 명절을 보냈다.
카나다에서 둘째딸이 도예 페스티벌 행사가 있어 9월 11일에 나왔지만
우리 집에 올 순위는 멀었다.
지금은 일본에 있고, 일본 다녀와서는 제주도에 가고,
우리 집은 9월 말에나 와서 한 일주일 있다가 괴산에 도예페스티벌 행사가 있어 간단다.
20년 이상은 떨어져 살고 나니 이제는 그렇게 애타게 보고 싶은 것도 없고
보면 좋고 그저 덤덤해졌다.
그냥 잊고 산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10월 중순에 우리 집에서 딸네들 온가족이 모여 이벤트 행사를 하기로했다.
오늘은 비가 많이 온다.
나는 비오는 날이 좋다. 처적처적 내리는 비소리도 좋고,
내가 일에서 해방되어 사색하기 좋은 날이다.
조용한 오늘은 제천 단양 뉴스에 있는 글을 "큐티여사의 이야기"
내 비공개 카페로 조금씩 편집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언젠가는 책 한권은 내야 하니까,
옮기는 글들을 읽어보니 내 인생도 그리 평탄한 길만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힘들 때도 좌절하지 않고 용감하게 씩씩하게 산 것 같다.
행복했던 순간들도 많고, 우리의 인생을 책으로 엮는다면 그리 만만한 인생길은 아닌 것 같다.
밤이 깊어간다.
계속 처적처적 내리는 비 소리가 울고 싶도록 낭만이 서린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