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러시아의 기술 협력 거점인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 산하 한러혁신센터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역할이 위축되고 있다고 경인일보가 3일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한러혁신센터가 지난해 말 공고한 '2023년 한러 기술협력사업'은 계획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한러 기술협력사업은 러시아의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기술 혁신을 이룩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센터가 지난 2019년 인천에 문을 연 이후, 매년 양국 간 기술 교류 사업을 진행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의 발발로 서방의 대러 제재조치가 강화되면서 한-러 기술 교류도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개소 이후 지금까지 러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이 센터에 '수요기업'으로 등록된 국내 기업은 총 154개다. 분야도 소재·부품·장비와 바이오, 에너지 등 다양하다. 전쟁 전까지만 해도 매년 기술 이전 사업이 10건 이상이었다. 하지만, 전쟁 2년째인 올해는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위)와 2020년 한러 혁신플랫폼 기반 기술협력 사업 공유 및 기술교류회 모습/사진출처:홈페이지
한국생산기술연구원(한러혁신센터)은 전쟁 전인 지난 2021년 11월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호텔에서 한-러 시장진출 및 미래 혁신기술 협력을 위한 '제3회 KR 테크커텍트' 행사를 열었다. 첫날 '스타트업 서밋'에서는 한러 양국에서 각각 10개사가 나서 IR 발표를 한 뒤 투자유치 상담을 진행했고, 둘째날 '테크커텍트' 행사에서는 러시아 진출을 희망하는 100여개사를 대상으로 법률 및 기술 인증, 지원 사업, 기술거래 전문가 상담과 해외 B2B 매칭 지원이 이뤄졌다.
앞서 2019년에는 러시아 원천기술 발굴을 위한 특허조사 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또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TIPA)이 진행하는 한러 기술협력 사업에 통번역 등 간접 지원도 맡고 있다.
한러혁신센터의 한 관계자는 "민간 차원에서의 기술 교류가 완전히 끊어진 것은 아니지만, 제품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차질을 빚는 등 어려움이 있다"며 "(기술 협력사업이) 계획했던 것 만큼 이뤄지지는 못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러혁신센터가 올해부터 기술 협력사업 대상을 구소련권으로 확대한 이유다.
이 센터는 러시아와 전쟁중인 우크라이나, 러시아 동맹국인 벨라루스는 물론, 전쟁의 여파로 러시아의 기술및 생산 거점이 옮겨지고 있는 중앙아사이의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을 협력 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이 센터 관계자는 "전쟁 발발 이전부터 기술 협력 대상국 확대를 준비하고 있었다"며 "한 나라에서 기술 인증이나 물류 통관 인증을 받으면 인근 국가로 진출하기도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4년 간 양측이 협력해온 질적 수준과 규모에 비하면 이들 국가들이 러시아를 대체하는 데 분명히 한계가 있다.
◇ 르 페르소나, 러시아 대형 화장품 체인 ‘골드애플’ 수출 계약
프래그런스(FRAGRANCE) 브랜드 ‘르 페르소나(LE PERSONA)’는 러시아의 대형 화장품 체인인 ‘골드애플(GOLD APPLE, золотое яблоко)’과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골드애플은 러시아 및 CIS 전역에 매장을 보유한 프리미엄 화장품 편집숍이다.
러시아 뷰티 유통체인 '졸로토예 야블로코'/사진출처:현지 SNS vk채널
세계적인 조향사와 아트 디렉터의 협업으로 퀄리티 높은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르페르소나는 빌라쥬 드 아난티 향수 편집숍 및 유명 향수 편집숍 퍼퓸그라피에서 판매 1위를 달성했고, 연말까지 그랜드 하얏트 서울과 스위트룸 패키지 협업을 진행 중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미국과 홍콩,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 남아공 등 다양한 국가에서 수출문의가 오고 있다"며 "몇몇 국가와는 구체적인 계약사항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 삼성전자 판매 보조금 지급 재개
러시아 삼성 매장/사진출처:TUT-MAGAZ.ru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한 삼성전자가 최근 판매 협력사에 보조금을 제공하는 등 활동을 재개했다고 현지 일간 '이즈베스티야'가 9월 26일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이 매체에 "삼성이 '병행 수입'으로 시장에 풀린 자사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대한 판매 보조금을 업체에 다시 지급하기 시작했다"며 "제품 판매 비용의 1∼10%를 삼성 측으로부터 받은 파트너 업체들은 이를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삼성은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난 전쟁) 개시 이후 러시아에 제품 공급을 중단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지난해 6월 공식 수입업자(삼성)의 허가 없이도 제 3자가 수입할 수 있도록 한 '병행수입' 제도를 도입하면서, 삼성 제품들이 러시아에서 계속 판매되고 있다.
러시아 시장분석기관 '모바일리서치그룹'은 삼성의 러시아 시장 점유율이 1년 새 27%에서 16%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은 러시아에서 일정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판매 보조금 지급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즈베스티야는 분석했다.
◇ 러시아 한인 이주 160주년 준비
내년 러시아 한인 이주 160주년을 준비하고 해외 한민족 화합 방안 등을 모색하는 '제7회 고려인 문화의 날' 행사가 지난달 29일 러시아 극동 연해주 우수리스크 고려인 문화 센터에서 열렸다. 북방동포 지원단체인 동북아평화연대 후원및 주관.
지난 2007년 제6회 행사 이후 16년 만에 열린 이번 행사의 첫날에는 '고려인 이주 160주년을 어떻게 맞을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국회평화외교포럼 대표인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국회의원은 축사에서 "고려인 동포들이 일찍이 삶의 터전을 찾아 이주했던 연해주는 항일 독립투쟁의 근거지이자 상징이었고, 강제 이주의 한 맺힌 역사가 서려 있는 곳"이라며 "내년에 있을 160주년 기념사업이 성황리에 치러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내년 9∼10월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와 우수리스크에서 열리는 '고려인 이주 160주년 행사'는 세계 한인들을 한자리에 모을 계획이다.
조선인의 연해주 정착 시기는 대략 1863년경으로 알려져 있지만 러시아측 공식 기록에는 '한인 13가구 60명이 1864년 9월 21일 연해주의 지신허(地新墟) 마을에 정착했다'고 나와 있다. 한인 이주 공식 행사는 이 자료를 근거로 한 것이다. 2014년에는 한국과 러시아에서 '150주년 기념행사'를 연 바 있다.
◇ 강원 동해시, 국제 컨테이너 항로 개설
강원도 동해시의 숙원 사업이던 동해항 컨테이너선 국제 정기항로가 개설돼 지난달 17일 본격적인 운항을 시작했다.
동해시에 따르면 동영해운의 전용 컨테이너 선박(Xiang Ren)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부터 이날 동해항에 입항했다. 이 선박은 8000t급(DWT) 규모로 최대 적재량 700TEU, 길이 약 121m의 전용 컨테이너선이다. 첫 취항 이후 약 2개월간은 월 3∼4항차 시험 운항하고 11월부터는 정해진 일정에 맞게 주 1항차를 블라디보스토크항에서 동해항, 부산항으로 오가는 경로로 운항한다.
현재 동해항에서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운항하는 카페리가 운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