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새삼(토사자:兎絲子) 이야기>
때로 나직한 숲 바람을 마신다
나의 것 너의 것
그 어떤 발도 만져지지 않았다
제 몸 가누며 일어선다는 일이
어디 쉬울 수 있으랴
가만 가만 토닥여 주던
말수 적은 쑥부쟁이와
나란히 커가고 싶었던 날
치열하게 다투던 억새가
소리 없이 날리는 내 눈물을 어찌 알까
그저 달빛처럼 흐느적이며
쓴맛 나는 타인의 채취를 맡을 뿐
부산한 머릿결 사이로 여름이 기울면
보듬어 키우던 일상(日常)이
노란 추억으로 엉키어 갔고
핏기 없이 말라가는 나의 존재를
기억해 주는 이 아무도 없었음을
현시대를 흔히 정보의 바다, 혹은 정보의 홍수 시대라고 이야기들을 한다.
달리 말하면 그만큼 궁금한 이야기나 흥밋거리를 쉽게 접하는 시대라고도 하겠다.
그중에서도 특히 귀를 기울이게 하는 내용은 역시 우리의 원초적인 가십거리가 아닌가 한다.
요즘 텔레비전이나 신문등에 나오는 뉴스를 보면 비아그라에 관한 내용들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불법으로 제조를 했다거나 유통을 했다는 이야기, 그리고 그런 약들의 복용 사례와
부작용에 대한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여기에서 필자가 하고자 하는 얘기는 그런 불법으로 행해지는 내용들이 아닌
더 근본적인 이야기로 돌아가서 인간의 본능인 성생활(性生活)에 관한 이야기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이 문화를 깨우친 때부터 성(性)이란 우리 인간에게
가장 근본적인 욕구로 이해되어 왔고 그러한 성생활을 오랫동안 유지 하고픈 인간의 본능 때문에
필연적으로 필요한 것이 바로 그런 성 기능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보조제가 필요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흔히 부르는 정력제가 바로 그것인 것이다.
바쁜 현대의 일상만큼이나 순간적이고 폭발적인 정력제를 찾다보니
대표적인 것이 바로 비아그라란 약이고 그러한 약을 필요로 하는 대상들이 많다보니
자연히 가짜가 판을 치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 과학으로 검증이 되기 훨씬 전부터 우리에겐 한방에서 이용했던 정력제들이
꽤나 많이 이용되고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약초가 바로 삼지구엽초로서 흔히 음양곽(淫羊藿)이라 불리는 약초이다.
그 다음에 요즘 항간에 천연 비아그라로 유행하는 야관문(夜關門)이란 약초도 있으며
오랫동안 우리에게 검증된 약초로서 홍삼과 하수오는 너무도 유명한 자양강장제 이다.
그러나 별 약초 같지 않은 약초이면서 풀 같지도 않은 풀이 세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대단한 정력제로서의 효능이 있는 식물이 있음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 식물이 바로 필자가 얘기 하고자 하는 “실새삼“이란 식물이다.
한여름에 얕은 숲길을 가다보면 양지바른 숲의 초입에 노란 색의 실타래가 엉켜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 것이 바로 실새삼의 군락지 모습이다.
실새삼은 자신의 독립생이 아닌 다른 식물에 달라붙어 영양분을 훔쳐 먹고 자라는
한해살이 기생식물이다.
한방에선 이 열매를 “토사자”란 약명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남성의 강정효과를 높이는데
대단히 중요한 약재로 이용하고 있다.
실새삼은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모습이 토끼를 닮았고 색은 황갈색으로 실(絲)처럼 잎이 없이
줄기만 자라기 때문에 “토사(兎絲)”란 이름이 붙었다고도 하고 이 풀을 뜯어먹은 토끼가 너무 정욕이
왕성해져서 토끼가 즐겨먹는 실(絲)같은 풀이란 뜻으로 토사(兎絲)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도 하는데
아무래도 필자의 생각엔 후자 쪽에 더 무게감을 주고 싶다.
한편으로 이 풀을 먹으면 정력이 불꽃같이 타오른다고 해서 “화염초”라는 이름과 더불어
젊고 예뻐진다고 하여 “옥녀초”라는 여성적인 이름도 있다.
아무리 뜯어도 겨우 한줌밖에 되지 않는 이 실(絲) 같은 기생식물의 효능이
강정효과를 놀라우리만치 높인다는 것이 과연 맞는 말일까.
필자는 오랫동안 약초를 연구 하면서 약초의 효능이 약초의 모양새와 색감 등에서
우리 인체에 놀랍도록 부합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런 의미에서 해석해 볼 때 이 실새삼의 효능이 우리의 골수를 충실케 하며
정액의 양을 늘리고 정액이 저절로 흐르는것과 발기부전, 몽정, 유정, 조루등 성기능이
쇠약해진데 놀라운 효능과 더불어 소태와 소변불리등 비뇨기 계통에 쓰면
대단히 효과적이라는데 이견(異見)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더구나 항간에 떠도는 정력제로 오자환(五子丸)이란 처방법이 유행 한다고 한다.
내용인즉 우리가 흔히 정력에 좋다고 알고 있는 복분자, 오미자, 사상자, 구기자,와 더불어
마지막 하나인 토사자(兎絲子)가 그것이다.
네가지 약초들은 대부분이 고개를 끄덕일만한 약재들이어서 이해가 가지만
토사자란 생소한 약재가 들어 있었음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실제로 필자도 오자환을 만들어 보고자 토사자를 채취하기 위하여 한때 무더위를 마다않고
산비탈을 땀 삐질 거리며 몇날 며칠 헤메고 다닌 적 이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뜯어봐야 먼지가루 같은 토사자를, 그것도 늦여름 한철에 한 숟가락 만들기가
쉽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만 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어쩌면 그렇게 귀한 약초이기 때문에 그만한 효능이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 실새삼과 흡사한 식물에는 바닷가에서 흔히 자라는 갯실새삼과 새삼이 있다.
숲에서 흔히 많이 보이는 새삼은 실새삼에 비하여 굵기가 많이 굵고 실새삼과 달리
풀에 기생하는 것이 아니라 목본류에 기생하기 때문에 채취는 쉽지만
효능이 실새삼에 비하여 현저히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어쨌거나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성 기능을 다스린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식물 이지만 꼭 그러한 효능 보다는
자연의 무리 속에 깃들어 있는 작은 존재가 그 가치의 의미만큼은
여타 식물에 뒤지지 않는다는 점이 참으로 가상하다 하겠다.
더구나 이렇게 훌륭한 약성을 지닌 약초라 하나 주의해야 할 대상이 있으니
원래 몸이 튼튼하여 기본 정력이 출중하거나 발기가 때 없이 일어나 주체키 어려운 경우에는
쓸 수 없다고 하니 자신의 체질을 잘 알고 거기에 맞는 적절한 처방으로 이용함이
건강을 오래도록 유지하는 첩경이 아닌가 싶다.
바로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필요한 이유가 아닌가 한다.
녹제/조연상
출처 :초록세상속으로 원문보기▶ 글쓴이 : 노루발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