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은 도시화에 따른 미술과 미술환경의 변화 양상을 조명하는 ‘미술 속 도시, 도시 속 미술’ 기획특별전을 열었다. 18세기 이후 성장한 ‘도시문화’를 배경으로, 조선후기에서 근대까지 도시의 경관, 도시의 정서, 도시의 미의식 등을 주제로 국내외 다양한 장르의 미술품들을 소개한다. 입장료는 유료이며 전시시간, 전시해설 프로그램 등 관련문의는 http://www.museum.go.kr, 02)1688-0361이다.
- 리플렛 속이야기 '수계도修禊圖', 劉淑(1872-1873), 국립중앙박물관.
‘주사 거배酒肆 擧盃《혜원전신첩蕙園傳神帖》’, 申潤福, 간송미술문화재단, 국보 제135호 -
ㅇ 기간: 2016. 10. 5.(수) ~ 11. 23.(수) 휴관일 10.24(월)
ㅇ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I, II
ㅇ 내용: 조선후기~근대기 도시화의 맥락에서 회화, 도자, 공예, 역사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재구성하여 한국의 미술문화 조명
ㅇ 전시품: <태평성시도>, <청명상하도> 등 국내외 미술품 200여점과 <청명상하도>, <고소번화도>(중국 랴오닝성박물관 소장) 10.5~10.23 전시
□ 전시 구성
1. 성문을 열다
정치와 행정의 중심지인 한양은 조선 후기가 되면서 북적이는 상업 도시로 거듭났다. 인구 증가와 상업의 발달로 상점과 집들이 도시 공간을 채워 나갔고 시장이 번성하였다. 이에 따라 도시 영역은 성곽 밖으로 확장돼 나갔다. 도시는 사람들을 빨아들였다. 시인은 도시를 읊게 되었고 화가도 도시를 그리게 되었다. 도시의 경관과 그 속의 사람들이 시와 그림의 주제가 되었다. 그런가 하면 조선은 중국과 일본의 도시들을 경험하고 새로운 문물에 대한 자극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이상적인 도시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 냈으며, 시대의 변화 속에서 건설되는 도시는 미래에 대한 이상을 담았습니다. 정조正祖(재위 1776~1800)의 통치 철학을 담은 신도시 화성華城을 통해 조선이 꿈꾼 도시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 변화하는 도시 - ‘한성도漢城圖’, 작가미상, 조선, 19세기, 종이에 색, 개인소장
. 세상 밖 도시 - ‘연행도燕行圖’, 조선, 1774년 이후, 종이에 엷은 색,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
. 꿈꾸는 도시 - ‘청명상하도淸明上河圖’, 仇英(?-1552), 중국 명, 비단에 색, 중국 랴오닝성박물관. ‘태평성시도太平城市圖’, 작가미상, 조선, 18세기, 비단에 색, 덕수 4481
2. 사람들, 도시에 매혹되다
새로운 도시 공간에서 살아가게 된 사람들은 새로운 도시 문화를 만들어 갔다. 도시 속 사람들의 모습은 풍속화의 주제가 되었다. 도시에 집중된 지식 정보와 번화한 문물에 눈뜬 지식인들은 정원과 서재를 꾸미며 아취 있는 문예 활동을 이어 나갔다. 서화 애호와 문방고동 취미가 확산되었다. 도시 문화를 주도하는 신진 세력은 중인이었다. 19세기 사회의 주역으로 떠오른 중인들은 독특한 여항閭巷(중서민층이 사는 시정 골목)문화를 창출하였다. 여항 문인 화가들은 점차 창작 주체로서 자의식을 갖추고 전문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시대의 흐름에 조응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한 이들은 개화기를 거쳐 근대 지식인의 모태가 되었다.
. 시정풍속 - ‘주사 거배酒肆 擧盃《혜원전신첩蕙園傳神帖》’, 申潤福(약 1785-1813 이후), 조선 18-19세기, 종이에 엷은 색, 간송미술문화재단, 국보 제135호
. 도시풍류 - ‘송석원시사야연도 松石園詩社夜宴圖’, 金弘道(1745-1806 이후), 조선, 1791, 개인소장
3. 미술, 도시의 감성을 펼치다
호화로운 사치품, 높은 안목의 완상품玩賞品, 고급 취미를 위한 물품 등 풍부하고 세련된 문물은 화려한 도시의 취향을 만들었다. 또한 이를 욕망하고 소유하고 과시하려는 풍조도 나타났다. 이전엔 주로 권력자들이 이러한 것들의 소비층이었지만, 조선 후기에 들면서 경제가 더욱 발전하고 시장이 형성되자 경제력이 있으면 누구나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도시의 환경이 달라지면서 미술이 지향하는 내용과 형식도 크게 변화했다. 기존의 미술 체계를 바꾸려는 경향이 나타났다. 미술가들은 창작 주체로서의 자의식을 어느 때보다 강하게 분출했다. 과거의 이념과 질서에 얽매이지 않는 감각적이며 파격적인 감성들이 솟아났다.
. 취향의 과시 - ‘호피장막도虎皮帳幕圖’, 작가미상, 조선, 19세기, 종이에 색, 개인소장
. 미술시장과 유통 - ‘백자 청화 백물도인물무늬 병白磁靑畵百物圖人物文甁’, 조선, 19세기, 덕수 6385. ‘기산풍속도箕山風俗圖’, 金俊根(?-?), 조선, 19세기 말, 종이에 색, 독일, 함부르크민족학박물관
. 도시의 미감 - ‘홍백매도紅白梅圖’, 趙熙龍(1789-1866), 조선, 19세기, 종이에 색, 일민문화재단
4. 도시, 근대를 만나다
‘근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제대로 인식하기도 전에 개항과 더불어 서구의 문물과 신매체가 도시에 밀려 들어왔다. 미술가들은 낯선 환경 속에서 또 다시 변화를 모색해야 했다. 서화 교습소나 미술 단체를 중심으로 근대 화단이 형성되었다. 외국 유학을 떠나 ‘서양화’에서 진로를 찾아간 화가들도 생겨났다. 미술가들은 사진, 신문과 잡지라는 새로운 인쇄 매체에 적응하거나, 제작소에서 상품이 된 공예품을 생산하는 등 변화의 흐름에 발맞춰 변신을 꾀했다. 그들은 근대 문물의 세례 속에서 식민지 현실과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니다. 도시 지식인으로서의 모습인 자화상, 그리고 낯익은 과거와 낯선 현재가 뒤섞인 도시 경관의 그림은 그러한 근대의 고민을 보여준다.
. 근대의 길목에서 - ‘백악춘효白岳春曉’, 安中植(1861-1919), 1915년, 비단에 엷은 색, 근대 231
. 새로운 미술환경 - ‘지운영 초상사진池雲英 肖像寫眞’, 조선, 1884-1885년, 한미사진미술관
. 도시의 자화상 - ‘자화상自畫像’, 高羲東(1886-1966), 1915년, 캔버스에 유채, 일본 도쿄예술대학 대학미술관. ‘북악산을 배경으로 한 풍경北岳山 風景’, 金周卿(1902-1981), 1929년, 캔버스에 유채, 국립현대미술관 [자료: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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