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세계 많은 나라가 '위드 코로나'로 방역 체제를 전환하면서 내년엔 몇 (갑절, 곱절) 많은 사람이 해외여행을 다니게 될 것이다.
②나는 지난해보다 (갑절, 곱절) 더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괄호 안에 알맞은 말을 맞혀보세요. ①은 '곱절'이고, ②는 '갑절'과 '곱절' 둘 다 정답이에요. 고개가 갸웃거려지나요? '갑절'과 '곱절'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갑절'은 '어떤 수량이나 분량을 두 번 합했다'는 뜻이에요. 1000만원이던 전세 보증금이 2000만원으로 올랐으면 '갑절'이 된 거예요.
'곱절'도 이 '갑절'의 뜻을 갖고 있어요. 위 같은 상황이면 전세 보증금이 '갑절이 됐다'고 해도 되고 '곱절이 됐다'고 해도 되는 거죠. 그런데 곱절은 다르게도 쓰여요. 숫자 뒤에 써서 배수(倍數)의 단위로도 사용돼요. 세 곱절(세 배), 네 곱절(네 배), 몇 곱절(몇 배) 등으로 쓸 수 있어요.
하지만 '갑절'은 '세 갑절' '네 갑절' '몇 갑절' 등으로 쓸 수 없어요.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도 이런 대사가 나와요. "그대들이 죽고 못 사는 사대의 예보다 내 나라, 내 백성이 백 갑절은 소중하오!" 여기서 '갑절'은 '곱절'을 잘못 쓴 것이지요. '두 갑절'도 틀린 표현이에요. '갑절' 자체가 두 배라는 뜻이기 때문에 그 앞에 또 '두'를 붙이면 같은 말을 반복한 거예요. '역전(驛前) 앞'이 '앞'을 반복한 것과 같은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