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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연군가 / 장경세
전 6곡 1
요공(瑤空)에 달 밝거늘 일장금(一張琴)을 빗기 안고,
난간(欄干)을 디혀 안자 고양춘(古陽春)을 타온마리
엇더타 님 향한 시름이 곡조(曲調)마다 나느니.
* 고양춘(古陽春) : 옛 양춘곡陽春曲). 양춘곡은 생기발랄한 봄 풍경을 표현하는 곡
* 타온마리 : 타니. 마리는 동사의 아래에서 뜻을 강조하는 영탄법으로 쓰임.
맑은 하늘에 달이 밝거늘 거문고를 비스듬히 끼고,
난간에 기대어 앉아 고양춘을 연주하니
엇더타, 임을 향한 시름이 곡조마다 나타나는구나.
전 6곡 2
홍진(紅塵)의 꿈깨연디 이십년(二十年)이 어졔로다
녹양방초(綠楊芳草)애 졀로 노힌 마리 되어
시시(時時)히 고개를 드러 님자 그려 우노라.
* 녹양방초(綠楊芳草)애 졀로 노힌 말 : 벼슬 없이 한가로이 지내는 화자
속세에의 꿈에서깨어난 지 벌써 20 년이 지났도다.
푸른 버들과 꽃다운 풀이 우거진 곳에 자유로이 놓인 말(馬)과 같이 한가로이 지내어
(그러나) 때때로 고개를 들어 주인(임금)을 그리워하여 우노라.
전 6곡 3
시져리 하 슈샹하이 마음을 둘데 업다
교목(喬木)도 녜 갓고 세신(世臣)도 가자시되
의론(議論)이 여긔져긔 하이 그를 몰나 하노라
* 교목 : 국가의 중요한 벼슬을 지낸 집안
* 세신(世臣) : 대대로 국왕을 섬기는 신하. 조정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 필요한 존재
시절이 하도 심상치 않으니 내 마음을 둘 데가 없구나.
국가의 중신들도 예전처럼 있고, 신하들도 다 갖추어져 있음에도
서로의 분쟁은 여기저기 끊이질 않으니 그것을 몰라 하노라.
전 6곡 4
엇그졔 꿈가온대 광한전(廣寒殿)의 올라가이
님이 날 보시고 가쟝 반겨 말하시데
머근 마음 다 삷노라 하이 날 새는 줄 모라로다
* 광한전(廣寒殿) : 달 속에 있어 항아(姮娥, 선녀)가 사는 전각. 광한궁. 여기서는 궁궐을 뜻함.
엇그제 꿈속에서 궁궐에 올라가니
임이 날 보시고 가장 반겨하며 말하시되
먹은 말씀을 다 아뢰려고 하니, 날 새는 줄을 모르겠구나.
전 6곡 5
한문(漢文)이 유도(有道)하이 가태부(賈太傅)를 내 운노라
당시(當時) 사세(事勢)야 그리 우연(偶然)할가
엇더타 긴 한숨 긋테 통곡(痛哭)조차 하던고
* 가태부(賈太傅) : 중국 전한 시대의 정치 개혁가. 문인. 좌천되어 유배지로 가면서도 한나라를 걱정하였다고 함
중국 한나라의 문화가 발달하였으므로 가태부를 내 비웃노라.
당시의 일이 되어 가는 형세(한나라의 문화가 발달했던 것)가 우연히 되었겠는가?
어떻다고 긴 한숨을 지으며 통곡까지 하는가?
* 가태부를 내 비웃노라. : 화자 자신에 대한 비웃음. 유배지를 가면서도 나라를 걱정했던 가태부와 벼슬을 그만두고서도 임금과 나라를 걱정하고 있는 화자 자신의 처지를 유사하다고 봄.
전 6곡 6
송옥(宋玉)이 가을할 만나 므스 이리 슬프던고
한상백로(寒霜白露)는 하늘헤 긔운이라
이 나의 나몬 져 근심은 봄 가을이 업서라
송옥이 가늘을 만나 무슨 일이 슬프던가
차가운 서리와 흰 이슬은 하늘의 기운이라
이 나의 남은 저 근심은 봄 가을이 따로 없구나.
* 송옥(宋玉) : 중국 전국시대 초(楚) 나라 사람. 굴원의 제자. 송옥이 비수부(悲愁賦)를 지었기 때문에 슬프다는 말임.
후 6곡 1
니구(尼丘)에 일월(日月)이 발가 누항(陋巷)에 비최엿다
욕기춘풍(浴沂春風)에 기상(氣像)이 엇더턴고
천재(千載)에 위연(喟然) 탄식(歎息)하시던 소릐 귀예 가득하여라
공자가 태어나니 좁고 누추한 거리가 밝아졌구나
기수에서 목욕하고 봄바람을 맞은 기상이 어떠하던가
천 년에 위연 탄식하시던 소리가 귀에 가득하구나.
* 니구(尼丘) : 니구산(尼丘山). 중국 산동성에 있는 산. 이 산에서 공자가 태어났다 함.
* 기수(沂水) : 노나라 성남에 있는 물
* 위연(喟然) : 탄식하는 모양
후 6곡 2
창전(窓前)에 풀이 프라고 지상(池上)애 고기 뛰다
일반생의(一般生意)를 아나이 긔 뉘런고
어즈버 광풍제월(光風霽月) 좌상춘풍(坐上春風)이 어졔로온 듯하여라
창밖에 풀이 푸르고 못위에 고기가 뛰어 논다
일반 삶의 뜻을 아는 이가 그가 누군가
어즈버, 광풍제월 좌상춘풍이 어제인 듯 하여라.
* 광풍제월(光風霽月) : 황정견(黃庭堅)이 주돈이의 인품이 매우 고매하고 흉회(胸懷) 쇄락함을 칭찬한 말.
* 좌상춘풍(坐上春風) : 정호(程顥)의 온화한 기상을 이른
말
후 6곡 3
공맹(孔孟)의 적통(嫡統)이 나려 회암(晦庵)께 다다라이
정미학문(精微學文)은 궁리정심(窮理正心) 갋닐넌네
엇더타 강서의론(江西議論)은 그를 지리(支離)타 하던고
공자와 맹자의 학푸이 내려와 주희에게 다다르니
정밀하고 자세히 글을 배움은 마음을 올바르게 깊이 연구함과 함께 일렀도다.
엇더타, 육구연은 왜 그를 지루하다 했던가.
* 적통(嫡統) : 적파(嫡派)의 계통
* 회암(晦庵) : 주희(朱熹)의 호<지리(支離)> : 서로 갈갈이 흩어짐
* 강서(江西)의 의론(議論) : 강서학파의 하나인 송(宋) 이학자(理學者) 육구연(陸九淵)이 아호(鵝湖)에서 주희(朱熹)와 만나 논난(論難)이 잦았다는 고사(故事). 육구연은 덕성(德性)을 존중하는 것이 기본 사상이어서 주희의 궁리정심(窮理正心)의 사상을 지리(支離)하다 해 왔음.
후 6곡 4
강서(江西)의 의론(議論)이 놉고 다반(茶飯)은 포세(蒲塞)로다
숙속(菽粟)의 맛살 아던동 모르던동
술레예 한바쾨 업사이 갈 길 몰나 하노
강서의 의론이 높고 예사로운 일은 포세로다.
콩과 조의 맛을 아는지 모르는지
수레[車]에 한 바퀴가 없으니 갈 길을 몰라 하노라.
* 포세(蒲塞)> : 알 수 없음
* 숙속(菽粟) : 콩과 조. 상식(常食)으로서는 없어서는 안 될 것
후 6곡 5
장부(丈夫)의 몸이 되어 기한(飢寒)을 둘리것가
일산풍월(一山風月)애 즐거옴미 가이 업다
내마다 부운부귀(浮雲富貴)을 딸올줄리 이시랴
대장부의 몸이 되어 굶주림과 추위를 두려워할 것인가
자연 속에서의 즐거움이 끝이 없구나.
나는 싫다, 덧없는 부귀를 따를 줄이 있겠는가.
후 6곡 6
득군행도(得君行道)는 군자(君子)의 뜻디로되
시절(時節) 곳 어긔면 고반(考槃)을 즐겨하니
소담(疎淡)한 송풍산월(松風山月)이사 나뿐인가 하노라
* 송풍산월(松風山月) : 솔숲을 스치어 부는 바람과 산의 달
훌륭한 임금을 얻는다면(임금이 받아 주면) 나아가 도를 행하는 것이 군자의 뜻이지만,
때가 어긋나면(훌륭한 임금을 얻을 수 없다면) 자연 속에서 풍류를 즐겨하네.
욕심 없는 송풍산월(소박하게 자연속에서 은거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나뿐인가 하노라.
핵심정리
▶갈래 : 연시조
▶주제 : 임에 대한 그리움과 자연 속에서 안분지족하며 살아가는 삶의 자세
이해와 감상
조선 중기에 지은 12수로 된 연시조이다. 창작 동기는 사람들이 이 시조를 읊음으로써 우국충정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데 있다고 전한다. 이황의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을 모방한 것으로, 전 6곡(前六曲)은 임금을 그리고 나라는 근심하는 내용으로, 후 6곡(後六曲)은 성현학문(聖賢學問)의 정도(正道)를 편 내용으로 되어 있다.
선조가 죽은 후 광해군 옹립에 성공한 정치 세력은 영창 대군을 옹립하려 했던 사람들을 축출하기 위해 전횡을 일삼았다. 이로 인해 조정의 의논은 분분했고 정국의 혼란은 피할 수 없었다. 이 작품은 이러한 정국의 흐름 속에서 권력의 중심에서 점차 소외된 사람들의 상실감을 반영한 노래이다.
❤️신도가 / 정도전
정도전의 악장, 신도가<악장가사>
옛날에는 양주의 고을이여
그 경계에 새 도읍의 지세와 풍경이 빼어나도다
개국성왕께서 성대를 이룩하셨도다.
도성답도다! 지금의 경치가 참으로 도성답도다!
성수만년 하시니 만 백성 모두 기쁨이로다
아으 다롱다리
앞은 한강수요, 뒤는 삼각산이라
덕이 많으신 이 강산 사이에서 만세를 누리소서
<현대어역>
옛날에는 양주 고을이여,
경계에 새 도읍지로서의 빼어난 모습을 갖추었구나
태조께서 태평성대를 이루어 놓으셨구나
도성답구나, 지금의 경치 도성답구나
임금께서 만수무강하시어 온 백성이 즐거움을 누리는구나.
아으 다롱다리
앞에는 한강물이여, 뒤에는 삼각산이여,
많은 덕을 쌓으신 이 강산에서 영원토록 사십시오.
핵심정리
▶작가 : 정도전(鄭道傳)
▶연대 : 태조 3년
▶성격 : 송축가, 예찬적
▶형식 : 속요체, 8구체 비련시(非聯詩)
▶핵심어 : 신도형승
▶제재 : 태조의 공덕, 한양 천도 찬양
▶주제 : 새로운 도읍과 태조의 성덕 예찬, 이태조의 성덕과 한양의 승경 예찬
▶특징 : 조선 개국에 대한 긍지와 낙관적인 전망을 예찬적인 어조로 노래했고, 고려 가요의 3음보 율격과 후렴구 사용
▶출전 : <악장가사>
구성 :
12행 : 새로운 도읍의 빼어난 모습 찬양
36행 : 태조의 성덕 찬양
78행 : 태조의 만수무강 기원
이해와 감상
조선 초기의 송축가로 조선이 개국하고 곧 이어 송도에서 한양으로 천도하였는데, 이 새 도읍에 대한 찬양을 위해서 지은 작품으로 앞부분에서는 한양의 빼어난 모습을 찬양하고 있으며, 중간 부분에서는 태조의 성덕과 한양이 도성다움을 칭송하고 있으며 끝부분에서는 배산임수의 명당터에서 태조의 공덕을 기리며, 만수무강을 빌고 있다. 새로이 도읍을 정하고 개국을 한 후의 노래로서, 고려 속요의 가락을 바탕으로 지은 노래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고, 조선 건국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홍보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작품이지만, 내용의 천편일률적인 조선건국의 찬양과 왕들에 대한 송축으로 문학적인 의미를 상실하고, 생명이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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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가의 형식과 표현
신도가는 이름 그대로 조선이 건국되어, 송도(개성)에서 한양으로 천도했을 때, 새 도읍지에서 느낀 환희와 임금의 만수무강을 기원한 노래이다. 신도가의 형식은 고려 가요와 비슷한 3음보격으로 되어 있다. 아으 다롱다리라는 후렴구를 중심으로 전후절을 구분하고 있는데, 앞의 절은 크고 뒤의 절은 작다. 전후절로 구분한 점에서는 경기체가와 비슷하며, 표현 방법 및 후렴에서는 고려 속요의 형식을 취하면서 조선 초기의 시가에 흔히 쓰이는 이샷다, 이여, 더, 쇼셔 등의 감탄 어미를 지닌 대표적인 송축가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천도 직후에 지은 것인만큼, 천도의 기쁨과 왕조의 영원 무궁함을 기원하는 데 그치고 있다.
참고) 초기의 국문 악장의 모습은 한시에다 토를 단 형태였다. 그러던 것이 <신도가>와 같은 작품이 등장하면서, 이제는 악장이 한시에다 토를 단 형태를 벗어나서 독자적인 영역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한자어가 많고 율격이 안정되지 못하여 완성된 모습을 갖추었다고 보기에는 미흡한 점이 있고,아으 다롱다리라는 여음은 <정읍사>에 나오는 것과 같은 것으로, 이는 고려속요의 영향을 받은 듯 하다.<문학교과서>
❤️고산별곡 / 장복겸
1.
청산은 에워 들고 녹수는 돌아가고
석양이 걷히는 때 새달이 솟이난다.
눈앞에 한 동이 술 두고 시름 풀려하노라.
2.
산림에서 늙는 용이 시에 술에 병이 되니
앉으면 술잔 찾고 취하면 붓을 잡네.
이밖에 남은 세상일은 전혀 알지 못하게라.
3.
강산은 눈에 익고 세상 길은 낮이 설어
어디 뉘 문전에 이허리 굽힐런가.
잔들어 거문고 늘리면서 평생 소일 하리라
4.
내말을 남들 마소, 남의 말도 내 아니하니
고산 불고정이 줄아 늙는 몸이로세.
어디서양령된 손님 옳다 그르다하는가.
5.
육경현에 잠을 깨어 버틀 아래 았았다가
징검다리 흘어 디며 불고정에 올라가니
아이야, 술 한동이 지고 나를 찾아오너라
6.
몇그제 빛은 술이 다만 세빙 뿐이로다.
한병으로 물에 늘고 또 한병으로 산에 놀고
그밖에 남은 술병으로 달과 논들 어떠리
7
인생은 힘들었고 먹은 음식 담백하니
흰 술 한두 잔에 풀어내는 글귀 뿐이로세
욕경헌 한평생 삶에서는 이밖에는 없어라.
8.
인생 한평생이 우환에싸있으니
잔잡고 웃는 날이 한달에 몇 번인가.
술 두고 벗 만나는 날메 아니 놀고 어이리.
9
거문고를 뜯어보니옛 소리 남았다만
중자기를 못 만나니 이 곡조 게 뉘알리.
하늘에 뷰게 동근 달이 내 벗인가 하노라.
10.
국안주 깊은 잔으로 어르신을 대접하고
노래 춤 장구 북은 젊은이 맡겨두고
아이야, 종이 붓 먹 들여라. 시한 수 짓자꾸나.
💜
위로 고산의 좋은 경치가 있고, 아래로 서호( 책)의 경치
가 있어, 정자를 물과 산 사이에 세무고서 자뮤롭게 즐기
는 자 주인이 아닌가. 주인은 성격이 시를 좋아하고 술을
종아한다.
물과 산이 아니고는 주인의 즐거움은 원어질 수 없거니와
주인이 없으면 물과 산의 풍경을 그려 넬 수 없다. 이에 노
래 열 수를 지어내니, 달이 환하고 바람이 맑은 저녁과 꽃
피고 술 익은 때 동자를 시켜 노래 부르도록 할 것이다.
이름하여 '고산별곡'이라 한다.
💛핵심 정리
갈래: 고시조, 연시조
성격:풍류적, 자연예찬적, 한정적, 의지적,친화적
주제: 자연에서의 유유자적한 삶
💙특징
대구적 표현을 사용하여 리듬감을 부여
자연물에 대한 친근감을 표현
자연을 흥취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자연관이 나타남
❤️용추유연가 龍湫遊詠歌/ 정훈
方丈山 노픈 매히 西北으로 흘러 나려
龍湫洞 머므러 盘谷이 되엿거날
物外예 바린 몸이 山水에 病이 되여
暮往朝來예 슬믠 줄이 젼혜 업서
(往은 영인본에서 '泩'으로 보임)
數間 茅屋을 雲水間의 얼거매고
西窓을 비겨 안자 兩眼을 흣브내니
遠近 蒼巒은 翠屛이 되엿거날
('巒'자은 영인본과 다름)
高低 石壁은 그림엣 거시로다
아참 비 갓 개여 青嵐이 빗기 날고
斜陽이 山의 거러 발근 비치 비쵤 저긔
온 가지 濃態랄 거두어 어듸 두리
마암도 번의할샤 어내 景을 바려 두리
四時 佳景이 다 제곰 뵈와나다
谷風이 習習하야 春光을 부처 내니
(習習은 영인본의 글자와 다름)
嚶嚶 山鳥난 노래할 소래어날
艶艶 林花난 우음을 머금엇다
이 고즤 안자 보고 저 고즤 둘러브니
洞裏 清香이 杖屡에 배여셰라
韶光이 飄散하고 草木이 暢茂하니
浮翠濃陰은 绿尌에 얼애엿고
半空 烟雲은 峽裡예 잠겨시니
松亭 긴 잠의 苦熱도 므로리다
長空이 澹澹하고 鴈行이 우러 녜니
兩岸 楓林은 紅錦繡 빗치어날
一帶 湫影은 碧琉璃 되여 잇다
黃花랄 잔의 띄워 子光을 마자 오니
一般 清味난 世上 모랄 이리로다
天風이 蕭瑟하야 木葉이 다 진 후의
溪山이 索漠거날 窮陰이 造化 되여
白雪을 나리오니 千峯 萬壑이 瓊瑶窟이 되엿거날
皺眉聳肩하고 吟眸 노피 드니
無过 皓景이 다 詩姿이 되여시니
迂闊한 精神이 치위랄 어이 알꼬
온갓 時景이 가난 닷 도라오니
壷裡 乾坤애 興味도 가잘셰고
清流에 洗耳하니 箕潁을 내 부러냐
下上垂釣하니 七里灘과 엇더한고
李愿의 盤谷이 이러턴가 엇더하며
('턴'은 원문에 나타난 대로 입력함.)
武夷 清溪난 이예셔 더 됴흔가
華山 一髮은 난호쟈 하거니와
이 別有真境은 날 밧긔 뉘 아난고
아참이 不足거니 나죄라 有餘하며
오날이 낫부거니 내일이라 슬믤런가
清流에 沐浴하고 竹杖을 빗기 들어
碧蘿랄 더위 잡고 노픈 峯의 올라가니
녜 부던 바람이 舞雩만 호자 분가
蕭洒한 清颷랄 슬커지 쐬온 後에
五六 冠童으로 吟咏코 도라오니
녯 사람 氣像을 미찰가 믓 미찰가
萬古애 스쳐 보니 어제론 덧하다마난
洒落한 風采랄 꿈에나 어더 볼가
녯 사람 못 보거든 이젯 사람이 어이 알고
이 몸이 느저 나니 傷懐도 쓸 대 업다
山鳥山花랄 내 버즐 삼아 두고
一區 風烟에 삼긴 대로 노난 몸이
功名을 思念하며 貧賤을 셜워할가
箪食瓢飮으로 내 分만 안과하니
日月도 閑暇할샤 이 溪山 景物늘 슬토록 거나리고
百年 光陰을 노리다가 마로리라
아희야 松關을 가리와라 世上 알가 하노라
💜핵심정리
연대 : 조선명종 때
갈래 : 서정 가사, 양반 가사
형식 : 34조(44조), 4음보의 연속체
성격 : 전원적, 풍류적, 예찬적
성격 : 전원적, 풍류적
제재 : 지리산 용추동의 사시계절의 변화에 따른 풍경과 풍류.
주제 : 지리산의 사계절 풍경과 풍류 예찬.
❤️자경가(自警歌) / 박인로(朴仁老 1561~1642)
<제1수>
명경(明鏡)에 티 끼거든 값 주고 닦을 줄
아이 어른 없이 다 알고 있건마는
값없이 닦을 명덕(明德)을 닦을 줄을 모르도다.
<제2수>
성의관(誠意關)* 돌아들어 팔덕문(八德門)* 바라보니
크나큰 한길이 넓고도 곧다마는
어찌해 진일행인(盡日行人)이 오도가도 아닌 게오.
<제3수>
구인산(九仞山)* 긴 솔 베어 제세주(濟世舟)*를 만들어 내
길 잃은 행인을 다 건네려 하였더니
사공이 무상(無狀)하여 모강두(暮江頭)에 버렸도다.
[현대어 풀이]
거울에 먼지가 끼면 값을 주고 닦을 줄을 /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다 알고 있건마는 / 값 없이 닦을 수 있는 밝은 덕은 닦을 줄을 모르도다.
성의관을 돌아 들어가서 팔덕문을 바라보니, / 크나큰 한 길이 넓고도 곧게 뻗어 있건마는 / 어찌하여 하루 종일 행인이 한 사람도 없는 것인가?
구인산에 있는 큰 소나무를 베어 세상을 구할 만한 큰 배를 만들어서 / 길 잃은 행인을 다 건네 주려고 하였더니 / 사공이 변변치 못하여 저물어 가는 강가에 버렸구나.
💙
* 명경, 명덕 : 사람들의 마음가짐과 행동을 교화하려는 의도가 반영
* 성의관(誠意關) : 뜻을 정성스럽게 한다는 뜻의 관문.
* 팔덕문(八德門) :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충(忠), 신(信), 효(孝), 제(悌)의 8덕을 갖춘 문.
* 성의관, 팔덕문, 한길 :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야 할 정도
* 구인산(九仞山) : 대덕(大德)으로 비유되는 높은 산.
* 제세주(濟世舟) : 세상을 구제할 배, 세상을 바른 길로 인도하려고 하는 의지가 드러남.
💛핵심정리
▶연대 : 조선 인조 때
▶종류 : 연시조. 전3수
▶성격 : 스스로를 경계하는 자경가.
▶제재 : 덕행과 우국(憂國)
▶주제 : 덕행 실천에 대하여 스스로의 마음이나 행동을 경계함
▶특징 : 의문문 형식으로 부정적 세태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드러냄
💜[이해와 감상]
이 노래는 3수로 된 연시조로 제1연은 명덕을 닦으라고, 제2연은 팔덕(八德)에 이르라고, 제3연은 세상을 바로잡으라고 노래하고 있다. 이 작품은 '자경가'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지은이가 자신의 마음가짐과 행위에 대한 경계를 위해 지은 것이다.
작자는 젊은 시절을 내우외환의 와중에서 무부(武夫)로서 보냈다. 이러한 혼탁한 시대를 구하고자 청운의 포부를 품었지만, 좀처럼 영달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자, 은자로서 수도상문(修道尙文:항상 학문으로 수도함)의 길을 걸었다.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고 한 성현의 말이 아니더라도 인륜 대도가 정도(正道)임은 너무나 확연하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므로 이에 자신을 경계하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자신을 반성할 줄 모르고 덕행을 멀리하며 사리사욕만을 추구하는 세상 사람들에게 유교적 수양을 권면하는 것이 주된 창작의도라고 하겠다. 탄탄대로의 팔덕문이 훤하게 열려 있건만 사람들은 어디에다 정신을 팔아 하루종일 지나는 사람이 없다는 말인가? 세속을 탓하며 경계하고자 하는 타산지석의 교훈이 아닐 수 없다.
초장의 '긴 솔'은 동량재(棟樑材, 기둥)를 말한 것이며, 종장의 '사공'은 무능한 자신을 일컫는 말이다.
❤️봉선화가 / 무명씨
규방에 일이 없어 백화보(百花譜)*를 펼쳐 보니
봉선화 이 이름을 뉘라서 지었는고
신선의 옥피리 소리 선경(仙景)으로 행한 후에
규방에 남은 인연이 일지화(一枝花)에 머무르니
유약한 푸른 잎은 봉황(鳳凰) 꼬리가 넘노는 듯
태연자약 붉은 꽃은 신선(神仙) 옷을 펼쳤는 듯
백옥섬 깨끗한 흙에 촘촘히 심어 내니
춘삼월 지난 후에 향기 없다 웃지 마소
취한 나비 미친 벌이 따라올까 저어하네
정숙한 저 기상을 여자밖에 뉘 벗할꼬
옥난간 긴긴 날에 보아도 다 못 보아
사창(紗窓)을 반쯤 열고 계집종을 불러내어
다 핀 꽃을 캐어다가 수(繡) 상자에 담아 놓고
바느질 그친 후에 안채에 밤이 깊어 촛불이 밝았을 제
나옴나옴 바로 앉아 흰 구슬 가루로 갈아
빙옥(氷玉) 같은 손 가운데 난만히 개어 내어
파사국 저 제후의 홍산호*를 펼쳤는 듯
심궁 풍류(風流) 절구에 도마뱀을 빻았는 듯
섬섬옥수 열 손가락에 수실로 감아 내니
종이 위에 붉은 물이 희미하게 스미는 양
미인의 얕은 뺨에 붉은 이슬 어리는 듯
단단히 봉한 모양 비단 옥자(玉字)
편지 한 통 서왕모에게 부치는 듯
춘면을 늦게 깨어 차례로 풀어 놓고
거울을 앞에 두고 눈썹을 그리려니
난데없는 붉은 꽃이 가지에 붙었는 듯
손으로 잡으려니 분분이 흩어지고
입으로 불려 하니 안개 섞여 가리었다
동무를 서로 불러 낭랑히 자랑하고
꽃 앞에 나아가서 두 빛을 비교하니
쪽잎에서 나온 물이 쪽빛보다 푸르단 말 이 아니 옳을쏜가
은근히 풀을 매고 돌아와서 누웠더니
녹의홍상(綠衣紅裳) 한 여자가 표연히 앞에 와서
운는 듯 찡그리는 듯, 사례하는 듯 하직하는 듯
몽롱하게 잠을 깨어 정년히 생각하니
아마도 꽃 귀신이 내게 와 하직했는가
방문을 급히 열고 꽃 수풀을 살펴보니
땅 위에 붉은 꽃이 가득히 수놓았다
암암히 슬퍼하고 낱낱이 주워 담아 꽃다려 말 붙이네
그대는 한치 마소. 시세 연년에 꽃빛은 의구(依舊)하니
하물며 그대 자취 내 손톱에 머물렀지
동산의 도리화는 편시춘(片時春)*을 자랑 마소
이십 번 꽃바람에 적막하게 떨어진들 뉘라서 슬퍼할꼬
규중에 남은 인연이 그대 한 몸뿐이로세
봉선화 이 이름을 뉘라서 지었는고
일로 하여 지었어라
💙
* 백화보 : 여러 가지 꽃을 그려 놓고 설명을 덧붙인 그림첩.
* 파사국 저 제후의 홍산호 : 페르시아 제후의 붉은 산호.
* 편시춘 : 아주 짧은 봄.
💛
◆ 갈래 및 형식 : 조선후기 가사, 내방가사
◆ 특성
*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상을 전개함.
* 섬세한 감각으로 밝은 생활의 정서를 나타냄.
* 비유적 표현을 사용하여 봉선화를 대하는 정감이 섬세하게 표현됨.
* 백화보에서 봉선화를 보고 봉선화의 아름다움을 예찬함.
◆ 주제 : 봉선화에 대한 여인의 정회
◆ 구성
* 서사 : 백화보에서 본 봉선화의 아리따운 모습
* 본사(1) : 정숙한 여인의 기상인 향기 없는 봉선화
* 본사(2) : 손톱에 봉선화 물을 들이는 모습
* 본사(3) : 봉선화물이 든 손톱의 아름다움
* 결사 : 규중 여인(화자)과 봉선화와의 인연
◆ 문학사적 의의 : 작자와 연대가 미상인 내방가사로 봉선화 꽃잎을 따서 손톱에 물들이던 고유한 풍속을 소재로 하여 여인의 아름다운 정서를 노래하고 있는 작품으로, 직유법에 의한 생생한 묘사가 뛰어나며 리듬이 경쾌하여 흥겨운 느낌을 불러일으킴.
❤️어져 내 일이야 / 황진이
어져 내 일이야 그릴 줄을 모로더냐.
이시라 하더면 가랴마난 제 구태여
보내고 그리는 情(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아! 내가 한 일이 후회스럽구나. 이렇게도 사무치게 그리울 줄을 미처 몰랐더냐?
있으라 했더라면 임이 굳이 떠나시려 했겠느냐마는 (내가) 굳이
보내 놓고는 이제 와서 새삼 그리워하는 마음을 나 자신도 모르겠구나.
💙[정리]
갈래 - 평시조
성격 - 감상적. 애상적. 여성적 편향. 연정가. 이별가
표현 - 도치법. 영탄법
제재 - 보내고 그리워하는 정
주제 - 임을 그리워하는 마음
💛
임을 떠나 보낸 후의 회한(悔恨)을 진솔하게 나타내고 있는데, 애틋한 심리를 섬세하게 포착하여 정결하게 표현하였다. 겉으로는 강한 척하지만 속으로는 외롭고 약한 서정적 자아의 마음이 깊은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임 이별 하올적에 / 안민영
임 이별 하올 적에 저는 나귀 한치 마소
가노라 돌아설 제 저는 걸음 아니런들
꽃 아래 눈물 적신 얼굴 어찌 자세히 보리요
💙핵심 정리
갈래:평시조
성격: 애상적, 감상적, 여성적
제재: 임과의 이별
주제: 이별의 안타까움과 임에대한 그리움
💛특징
1 감탄사와 영탄적 어조를 활용해 화자의 정서를 강조함
2 도치법 혹은 행간 걸침을 통해 다양한 의미로 해석이 가능함
❤️춘향가 4 /춘향가 중 이별가
판소리춘향가 중 이별가
(아니리)
그때여 춘향이가 오리정으로 이별을 허러 나갔다 허되 그럴 리가 있겠느냐. 내 행차 대행시에 육방관속이 오리정에 늘어서 있는디 체면있는 춘향이가 서방과 이별을 헌다 허고 퍼버리고 앉아 울 수가 있것는가,
(창조)
꼼짝 달싹 못허고 저희집 담장안에 이별을 허는디
(진양조)
와상위에 자리를 펴고 술상 채려 내려놓으며 “아이고 도련님 이왕에 가실테면 술이나 한잔 잡수시오.” 술 한잔을 부어들고 “권궁갱진 일배주허니 권할 사람 뉘있으며 위로 허리 뉘있으리오 이 술 한잔을 잡수시고 한양을 가시다가 강수청청 푸르거든 원함정을 생각허고 마상에 노곤하여 병이날까 염려오니 행장을 수습허여 부디 평안히 행차허오.
(중머리)
오냐 춘향아 울지마라 너와내가 만날때는 합한주를 먹었거니와 오늘날 이별주가 왠말이냐 이술먹지말고 이별말자 이별근본 니 들어라 하량낙일수운기는 소통국의 모자이별 용산으 형제이별 서출장관무고인이라 이런이별 많것만은 너와나와 당한이별 만날 날이 있을 데니 설워말고 잘있거라 도련님이 금낭속에서 추월같은 대모색경 춘향주며 허는말이 이애 춘향아 거울받어라 장부에 맑은 마음 거울빛과 같은지라 날본 듯이 내어 보아라 춘향이 그거울 간수허고 저 쪗던 옥지환을 바드드드 빼어내어 도련님전 올리면서 엣소 도련님 지환받으오 여자에 굳은 절게 지환빛과 같사오니 이걸 깊이 두었다가 날 본 듯이 두고 보소서 피차정표 헌 연후어 떨어지지를 못허는구나.
(잦은모리)
내 행차떠나는디 쌍교를 이루거니 독교를 어루거니 나졸이 분분헐제 방자 겁을내어 나귀 몰고 나간다 다랑 다랑 다랑 다랑 춘향문전 당도허여 어허 도련님 큰일났소 내행차 떠나시며 도련님을 찾삽기로 먼저 떠나셨다 아뢰고 왔이오니 어서 가옵시다. 이별이라 허는건 너 잘있거라 나 잘간다 이게 분명 이별인데 웬놈의 이별을 뼈가 녹도록 헌단말이오 어서 가옵시다.
(중머리)
말은 가자고 네 굽을 치는디 임은 꼭 붙들고 아니 놓네.
❤️미상의 잡가, 소춘향가
춘향의 거동 보아라
오른손으로 일광을 가리고
왼손 높이 들어 저 건너 죽림 보인다
대 심어 울하고 솔 심어 정자라
동편에 연당이요 서편에 우물이라
노방시매오후과요 문전학종선생류
긴 버들 휘늘어진 늙은 장송 광풍에 흥을 겨워 우쭐우쭐 춤을 추니
저 건너 사립문 안에 삽사리 앉아
먼 산만 바라보며 꼬리치는 저 집이오니
황혼에 정녕 돌아오소 ▶춘향이 이 도령에게 자기 집을 알려 줌
떨치고 가는 형상 사람의 뼈다귀를 다 녹인다
너는 어떤 계집이건대 나를 종종 속이느냐
너는 어떤 계집이건대 장부의 간장을 다 녹이느냐 ▶춘향에 대한 이 도령의 연정
녹음방초승화시에 해는 어이 더디 가고
오동야월 밝은 달밤은 어이 쉽게 가는고
일월무정 덧없도다 옥빈홍안이 공로로다
우는 눈물 받아 내면 배도 타고 가련마는
지척동방 천 리라고 어이 그리 못 오던다 ▶이 도령과 이별한 후 춘향의 고독과 슬픔
*노방시매오후과요 문전학종선생류 : 은퇴 후 전원에서 한가히 사는 것을 이르는 표현
*녹음방초승화시에 : 우거진 나무 그늘과 꽃다운 풀이 한창인 때에
*공로(空老) : 헛되이 늙음
*자척독방 : 썩 가까운 곳에 있는 침실
핵심정리
▶갈래 : 잡가(후기 십이잡가 중의 하나)
▶주제 : 춘향과 이 도령의 만남과 이별 후 춘향의 슬픔
▶특징
대구를 활용해 운율감을 자아냄.
의인법과 음성상징어로 생동감 있게 표현함.(우줄우줄 춤을 추니에서 음성 상징어를 활용하)
민간의 여성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음.
과장된 표현을 통해 처지를 부각하고 있다.
자연물에 인격을 부여하여 생동감을 주고 있다.
유사한 통사 구조를 반복하여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
대상에 감정을 이입하여 화자의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긴 버들 휘늘어진 늙은 장송 / 광풍에 흥을 겨워 우줄우줄 춤을 추니와 같이 자연물에 감정을 이입하여 몽룡에게 자신의 집을 알려 주는 춘향의 기쁨을 드러내고 있다.)
색채어를 사용하고 있다. (녹음, 옥빈홍안)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판소리 「춘향가」의 일부분을 노래로 만든 조선 후기 십이잡가의 하나이다. 「춘향가」에서 관객들이 애호하는 부분인 춘향과 이 도령이 만나는 기쁨 대목과 이별 후 춘향의 슬픔 대목을 조합하여 「춘향가」의 정서적 흐름을 압축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하지만 「춘향가」의 인기 대목들을 선택적으로 축약, 변형했기 때문에 내용 전개상 논리적 연관성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
잡가는 19세기 중반 이후 노래판에서 전문 가객이 부른 노래로, 민간에 전해져 사람들이 따라 부르기도 했다. 잡가는 전문 가객이 서민이나 양반 등 폭넓은 향유층의 이해와 호응을 얻기 위해 판소리나 민요 같은 익숙한 제재에서 노랫말을 많이 차용했기 때문에 그 형태가 다양하게 나타난다.
잡가는 노래판에서 공연되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노래의 길이가 짧으며, 관객의 정서적 공감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내용상의 연결이 긴밀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판소리 「춘향가」에서 파생된 잡가들은 주로 곤란한 처지에 놓인 춘향의 모습을 다뤄 민간의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것은 춘향의 고난이 남존여비의 시대상 속에서 생활하던 민간의 여성들의 처지와 상통하는 점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춘향가 4
1-춘향모 자탄하는대목
2-이도령과 춘향 훗날 기약하는대목
3-오리정 이별대목
<아니리> 춘향모친은 초저녁잠 실컷 자고 춘향방에서 아고지고 소리가 나니 사랑 쌈 하는 줄 알고 쌈 말리러 나오겄다.
<중중모리> 춘향모친이 나온다 춘향 어머니 나와. 건넌방 춘향모 허든일 밀떠리고 상추머리 행주초마 모냥이 없이 나온다. 춘향방 영창밖을 가만이 선뜻 올라서 귀를 대고 들 으니 정녕한 이별이로구나. 춘향어머니 기가 맥혀 어간 마루 선뜻 올라 두 손뼉 땅땅! "어허 별일 났네 우리 집에가 별일 나" 쌍창문 열다리고 주먹쥐여 딸 겨누며 "네 요년 썩 죽어라 너 죽은 시체라도 저 냥반이 치고가게 내가 일상 이르기를 무엇이라고 이르다냐 후회되기가 쉽것기로 태화(太過:지나친)헌 맘 먹지말고 여염 (閭閻: 사람이 많이 모이는곳)을 헤아리여 지체도 너화 같고 인물도 너와 같은 봉 황같이 짝을 지어 내 눈앞에서 노는 양 내 생전에 두고 보았으면 너도 좋고 나도 좋지 마음이 너무 도고(道高:교만하여)허여 남과 별로 다르더니 잘 되고 잘 되었 다" 딸 꾸짖으여 내어놓고 도련님 앞으로 달려들어, "여보 여보 도련님 나도 말좀 허여보세 내 딸 어린 춘향이를 버리고 간다허니 무 슨 일로 그러시요,군자숙녀 버리난법 칠거지악의 범찮으면 버리난법 없는 줄 도련 님은 모르시오. 내 딸 어린 춘향이가 도련님 건즐(巾櫛:수건과 빗,즉 살림을 차림) 받은지 준일년이 되었으되 얼골이 밉든가 행실이 그르든가 어느 무엇이 그르기에 이 지경이 웬일이요. 내 딸 춘향 사랑하실 적의 앉고 서고 눕고 자기 일년 삼백육 십일 백년 삼만육천일 떠나사지 마자고 주야장천 어루다 말경의 가실제 뚝 떼여 바리시니 양류 천만산들 가는 춘풍을 잡어매며 낙화후 녹엽(綠葉)이 된 들 어느 나비가 돌아와 내 딸 옥같은 화용신(花容身) 부득장춘절(不得長春節)로 늙어 홍안 이 백수된들 시호시호불재래(時乎時乎不再來)라 다시 젊든 못하느니 못허지 못해 요. 양반의 자세허고 몇 사람을 죽이랴는가!"
<중모리> 춘향이가 엿짜오되, "아이고 엄마 우지말고 건넌방으로 가시오. 도련님 내일은 부득불 가실테니 밤새 도록 말이나 허고 울음이나 실컷 울고 보낼라요." 춘향어모 기가 막혀, "못하지야 아흐흐 못허지야 네 맘대로는 못하지야 저 양반 가신 후로 뉘 간장을 녹이랴느냐 보내여도 각을 짓고 따러가도 따러가거라 여필종부가 지중허지 늙은 어미는 쓸데가 없으니 너의 서방을 따러 가거라 나는 모른다 너의 둘이 죽든지 살든지 나는 모른다 나는 몰라!" 춘향어모 건너간 직후의 춘향이가 새로 울음을 내여, "아이고 여보 도련님 참으로 가실라요 나를 어쩌고 가시랴오 인제 가면 언제와요 올날이나 일러주오. 동방작약 춘풍시의 꽃피거든 오시랴오 눞드라는 상상봉이 평 지가 되거든 오시랴오 조그마한 조약돌이 크드라는 광석이 되어 정이 맞거든 오 시랴오 마두각(馬頭角:말 머리의 뿔이 남)허거든 오시랴오 오두백(烏頭白:까마귀 머리가 희어짐)허거든 오시랴오 운종룡(雲從龍),풍종호(風從虎)라 용가는데 구름이 가고 범이 가는데는 바람가니 금일송군(今日送君) 님 가신곳 백년소첩 나도 가지" 도련님도 기가 막혀, "오냐 춘향아 우지마라 오(吳)나라 정부(征婦: 오나라 군사가 월나라 군대에게 3 년동안 포위당해 있을때의 남편을 싸움터에 보낸 오나라 아낙네)라도 각분동서(各分東西:동서로 갈라져 있어) 임 그리워 규중심처(閨中深處) 늙어있고 홍문난간 천 리 위에 관산월야 높은 절행 추월강산이 적막(寂寞)헌디 연을 캐며 상사(相思)허 니 너고 나고 깊은 정은 상봉헐 날이 있을 테니 쇠끝같이 모진 마음 홍로(紅爐)라 도 녹지말고 송죽같이 굳은 절행 니가 날 오기만 기다려라." 둘이 서로 꼭 붙들고 방성통곡 설히 울제 동방이 히번이 밝아오니,
<아니리> 방자 충충 들어오더니 "아 도련님 어쩌자고 이러시오 내 행차는 벌써 오리정(五里亭)을 지나시고 사또 께서 도련님 찾느라고 동헌(東軒)이 발칵 뒤집혔소 어서 갑시다." 도련님이 하릴없이 방자 따라 가신 후 춘향이 허망하야 "향단아 술상 하나 차리여라 도련님가시는디 오리정에 나가 술이나 한잔 듸려보 자."
<진양조> 술상차려 향단 들려 앞세우고 오리정 농림숲을 울면 불며 나가는디 치마자락 끌 어다 눈물흔적을 씻으면서 농림숲을 당도허여 술상내려 옆에 놓고 잔디땅 너른 곳에 두다리를 쭉 뻗치고 정강이를 문지르며 "아이고 어쩔거나 이팔청춘 젊은 ssu이 서방이별이 웬일이며, 독수공방 어이살고 내가 이리 사지를 말고 도련님 말굽이에 목을 매여서 죽고지거!"
<자진모리> 내행차(內行次) 나오난디 쌍교(雙轎)를 거루거니 독교를 어루거니 쌍교 독교 나 온다 마두병방(馬頭兵房) 좌우나졸(左右邏卒) 쌍교를 옹위하야 부운같이 나오난디 그 뒤를 바라오니 그 때여 이 도령 비룡같은 노새등 뚜렷이 올라앉어 제상(制喪) 만난 사람 모냥으로 훌적훌적 울고 나오난디 농림숲을 당도허니 춘향의 울음소리 가 귀에 언뜻 들리거날 "이 얘 방자야 이 울음이 분명 춘향의 울음이로구나 잠깐 가 보고 오너라" 방자 충충 다녀오더니, "어따 울음을 우는디 울음을 우는디..." "아 이 놈아 누가 그렇게 운단 말이냐?" "누가 그렇게 울겄소? 춘향이가 나와 우는디 사람의 자식은 못 보겄습디다."
<중모리> 도련님이 이 말을 듣더니 말아래 급히 나려 우루룰.... 뛰여 가더니 춘향의 목을 부 여안고 "아이고 춘향아! 네가 천연히 집에 앉어 잘 가라고 말허여도 나의 간장이 녹을 턴디 삼도 네 거리에 떡 버러진데서 네가 이 울음이 웬일이냐!" 춘향이 기가 막혀 "도련님 참으로 가시요그려 나를 아조 죽여 이 자리에 묻고 가면 여영 이별이 되 지마는 살려두고 못가리다 . 향단아! 술상 이리 가져 오노라." 술 한잔을 부어들 고, "옛소 도련님 약주잡수! 금일송군 수진취(今日送君須盡醉:오늘 임을 보내니 실컷 취하여보자)니 술이나 한잔 잡수시오." 도련님이 잔을 들고 눈물이 듣거니 맺거니 "천하에 못 먹을 술이로다. 합환주(合歡酒)는 먹으려니와 이별허자 주는 술은 내 가 먹고 살어서 무엇허리!" 삼배를 자신 후에 춘향이 지환(指環)벗어 도련님께 올리면서, "여자의 굳은 절행 지환빛과 같은지라 니토(泥土)에 묻어둔들 변할 리가 있으오 리까!" 도련님이 지환 받고 대모석경(玳瑁石鏡:거북 등껍질로 만든 거울)을 내어주며 "장부의 맑은 마음 거울빛과 같은 지라 날본 듯이 네가 두고 보아라" 둘이 서로 받어 넣더니 떨어질 줄을 모르고 있을적에 방자 보다 답답하여라고. "아 여보 도련님 아따 그만좀 갑시다." 도련님 하릴없어 말 위에 올라타니 춘향이 정신을 차려 한손으로 말고삐를 잡고 또 한손으로 도련님 등자디딘 다리잡고 "아이고 여보 도련님 한양이 머다말고 소식이나 전하여주오! " 말은 가자 네굽을 치는디 임은 꼭 붙들고 아니놓네.
<자진모리> 저 방자 미워라고 이랴 툭쳐 말을 몰아 다랑다랑 훨훨 너머가니 그때여 춘향이 난 따라갈 수도 없고 높은 데 올라서서 이마위에 손을 얹고 도련님 가시는디만 뭇두두루미 바라보니 가는대로 적게뵌다.달만큼 보이다 별만큼 보이다 나비만큼 불티만큼 망종 고개 넘어 아주 깜박 넘어가니 그림자도 못 보겄네.
<중모리> 그 자리 퍽석 주저 앉더니 방성통곡 설히운다. "가네 가네 허시더니 인자는 참 갔구나 아이고 내 일을 어찌여.집으로 가자허니 우리 도련님 안고 눕고 노든 디와 오루 내리며 신벗든디 옷 벗어 걸든 데를 생각 나서 어찌 살거나 . 즉자허니 노친이 계시고 사자허니 고생이로구나 죽도 사도 못허는 신세를 어찌하 면은 옳을거나!"
❤️내게는 원수가 없어 / 박문옥
내게는 원수가 없서 개와 닭이 큰 원수로다
벽사창(碧紗窓) 깊은 밤의 품에 들어 자는님을 자른목 느르혀 홰홰 쳐 울어 일어나게 하고 적막중문(寂寞重門)에 왔는 님을 물으락나오락 캉캉 즞어 도로 가게하니
아마도 유월 유두 백중 전에 사자져 없이 하리라
【현대어 풀이】
내게는 원수가 원어서 개와 닭이 큰 원수로구나.
벽사창 깊은 밤에 나의 품에 들어와 자는 임을, 짧은 목 길게 늘여 홰홰쳐서 울어 임이 일어나 그만 가시게 하고, 적막한 밤 중문 밖에 오신 님을 물려는 듯, 뛰쳐나오려는 듯, 컹컹 짖어 도로 가시게 하니,
아마도 유월 유두날, 백종이 지나기 전에 저 개를 없애리라.
❤️핵심 정리
주제: 임과의 만남을 방해하는 사물에 대한 원망과 임을 향한 그리움
성격: 해학적, 과장적, 원망적
표현 기법:
의인화: 개와 닭을 원수로 설정하여 감정을 투영함
의성어 사용: '홰홰', '캉캉' 등 생생한 소리 묘사로 현장감을 높임
과장: 장애물에 대한 극단적인 원망을 통해 반어적으로 임에 대한 깊은 사랑을 강조함
【감상】
오랜만에 찾아온 임과 밤이 깊도록 사랑을 나누고 새벽 잠이 막 들었는데 닭이 우는 바람에 임께서 일어나 가 버렸고, 남몰래 찾아온 임을 개가 짖는 바람에 그냥 돌아가게 했으니, 저 닭과 개는 나의 원수라는 것이다. 그래서 여름이 되기 전에 잡아 없애야겠다고 다짐을 둔다.
양반 시조는 일정한 형식 속에다 풍류, 도피, 도덕, 절조 등 유교적 사상을 담아 고답적인 세계를 그린 데 대하여, 평민들의 장형시조에서는 골계, 해학, 외설, 색정 등 상스럽고 우스꽝스러운 내용을 그대로 표출한다. 표현에 있어서도 양반 시조의 여운, 은유, 온후 대신에 직서, 당돌, 대화, 사실 등 속기(俗氣)를 띠는 것이 특징이다.
이 시조에서도 이런 면을 찾아볼 수 있다. 날이 밝은 것을 닭의 탓으로 돌리고, 밀회를 못하는 것이 개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여 그것을 원수라 하는 것을 골계적인 표현이다. 주제도 양반 시조에서는 생각할 수조차 없는 비정상적인 남녀의 연정(戀情)이다.
❤️탄궁가 (歎窮歌) / 정훈
💜현대어 풀이
하늘이 만드시길 일정하게 고루 하련만 어찌된 인생이 이토록 괴로운고 삼순 구식을 얻거나 못 얻거나 십 년 동안 한 갓을 쓰거나 못 쓰거나 안연의 곳간이 비었다고 나같이 비었으며 원헌의 가난인들 나같이 심할까.
봄날이 더뎌 뻐국이가 재촉커늘 동쪽 집에 쟁기 얻고 서쪽 집에 호미 얻고 집안에 들어가 씨앗을 마련하니 올볍씨 한 말은 반넘게 쥐 먹었고 기장피 조팥은 서너되 안되거늘, 춥고 배고픈 식구 이리하여 어찌 살리.
이바 아이들아 어쨌거나 힘 써서 살아가라 죽을 쑤어 국물은 상전이 먹고 좋은 진국을 종을 주었는데 (종놈들이) 눈살을 찌푸리며 콧방귀만 낀다. 올벼는 한 발만 수확하고 조와 팥은 다 묵이니 살히피 바랑이 등 잡초는 나기도 싫지 않던가 환자 장리는 무엇으로 장만하며 요역 공부는 어찌하여 채워 낼까 백방으로 생각해도 견딜 수가 전혀 없다 잡초가 아무 걱정 모르는 것을 부러우나 어찌하리
시절이 풍년인들 지어미 배부르며 겨울을 덥다한들 몸을 어찌 가리울까 베틀북은 쓸데없이 빈 벽에 걸려 있고 시루 솥도 버려두니 붉은 녹이 다 끼었다 세시절기 생일제사 무엇으로 해 올리며 원근친척 내빈왕객 어찌하여 대접할까 이 몰골 지니고 있어 어려운 일 많고 많다.
이 원수 이 가난 귀신을 어찌해야 여의겠나 술에 음식을 갖추어서 이름 불러 전송하여 좋은날 좋은 때에 사방으로 가라하니 씨끄럽게 떠들며 화를 내며 하는 말이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기쁨과 슬픔을 너와 함께 하여 죽거나 살거나 헤어질 줄이 없었거늘 어디 가서 뉘 말 듣고 가라고 말하는가 타이르는 듯 꾸짖는 듯 온 가지로 꾸짖거늘 도리어 생각하니 네 말이 다 옳도다. 무정한 세상은 다 나를 버리거늘 너 혼자 신의 있어 나를 아니 버리나니 일부러 피하여서 잔꾀로 여의겠나하늘이 준 이내 가난 설마한들 어찌하리. 빈천도 내 분수니 설워하여 무엇하리.
■핵심정리
갈래: 가사 (조선후기), 양반 가사
성격: 한탄적, 사실적, 해학적, 체념적
제재: 가난( 궁핍한 생활)
주제: 궁핍한 생활에 대한 탄식과 가난을 운명으로 수용
하는 안분지촉의 태도
화자: 향촌에 거주하며 경제적 기반이 취약하여 곤궁하
게 살아가는 사대부
💛특징
*가난을 '궁귀(가난 귀신)'라는 인격체로 의인화하여 대
화하는 형식을 취함
*일상적이고 구체적인 소재(쥐 먹은 뽑씨, 붉은 녹이 슨
솥 등)를 통해 가난한 생활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함
*가난을 벗어나고자 했으나 결국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닫
고 운명론적으로 체념하며 수용하는 인식의 전환이 나
타남.
*사대부로서의 체면(제사, 손님 접대)과 경제적 빈곤 사
이의 괴리에서 오는 고뇌가 드러남
❤️이현보(李賢輔)의 시조, 어부단가(漁父短歌)
현대어윤문
이 중에 시름없으니 어부(漁父)의 생애(生涯)로다
일엽편주(一葉片舟)를 만경파(萬頃波)에 띄워 두고
인세(人世)를 다 잊었거니 날 가는 줄을 알랴
굽어보면 천심녹수(千尋綠水) 돌아보니 만첩청산(萬疊靑山)
십장(十丈) 홍진(紅塵)이 얼마나 가렷는고
강호(江湖)에 월백(月白)하거든 더욱 무심(無心)하여라
청하(淸夏)에 밥을 싸고 녹류(綠柳)에 고기 꿰어
노적(蘆荻) 화총(花叢)에 배 매어 두고
일반(一般) 청의미(淸意味)를 어느 분이 아실까
산두(山頭)에 한운(閒雲) 일고 수중에 백구(白鷗) 난다
무심(無心)코 다정한 이 이 두 것이로다
일생에 시름을 잊고 너를 좆아 놀리라
장안(長安)을 돌아보니 북궐(北闕)이 천리(千里)로다.
어주(漁舟)에 누어신들 잊은 때가 있으랴
두어라 내 시름 아니라 제세현(濟世賢)이 없으랴
*십장홍진 : 열길이나 되는 붉은 먼지, 번거롭고 속된 세상을 비유
*청하 : 푸른 연잎
*녹류 : 푸른 버드나무
*노적화총 : 갈대꽃이 피어 있는 숲
*일반청의미 : 자연이 주는 참된 의미
*제세현 : 세상을 구할 어진 인재
핵심정리
▶갈래 : 연시조
▶주제 : 강호에 묻혀 사는 어부의 한정(閑情)
▶특징 : 의인화, 설의법, 대구법, 색채 대비의 사용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고려 때부터 전해 내려오던 어부사를 개작한 작품이다. 자연을 벗삼아 고기잡이를 하는 한가한 삶의 모습을 드러내면서 양반들의 풍류와 멋을 드러내고 있다. 생업으로서의 고기잡이가 아닌, 자연을 벗하며 세월을 낚는 풍류객으로서의 어부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자연 속에서 여유를 느끼며 풍류를 즐기면서도 북궐에 계신 임금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다. 이는 자연 속에 묻혀 살면서도 현실 정치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었던 당시 양반들의 의식을 보여 준다.
1연 : 초장은 근심 없는 어부의 생활을 설명했고, 중․종장은 배를 타고서 고기를 낚는 어부의 풍류와 함께 속세를 떠나 세월조차 잊으며 강호(江湖)에서 유유자적하는 어부 생활을 표현하였다.
2연 : 어부가의 둘째 수로, 자연의 운치를 즐기며 속세를 떠나 있는 자신의 무심(無心)한 심정을 읊은 시조다. 초장의 천심녹수와 만첩청산이 대구를 이루어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묘사하였고, 중장의 십장홍진은 혼탁한 세속의 먼지를 비유한 것이다. 그러나 홍진으로 가려진 인간세상을 떠한 한적한 강촌에 머물러 있는 하얗게 부서지는 달빛을 아무 걱정 없이 감상하고 있다.
5연 : 강촌에서 은거 생활을 즐기는 작자가 고깃배 위에 누워 있다가 잠시 나라 일이 생각나 임금이 계신 서울 궁궐 쪽의 하늘을 바라본다. 그러나 벼슬에서 물러나 은퇴 생활을 하고 있으니 훌륭한 현인들만 믿고, 자연을 즐기며 힘겨운 나라 걱정을 하지 않겠다는 체념의 태도가 나타나고 있다.
배경
<어부가>는 작자가 관직을 은퇴하고 나서 자유롭게 강촌의 향취를 만끽하는 어부로서의 생활을 담은 작품이다. 고려 중엽 이후부터 전해 오던 어부사를 이현보가 개작을 한 것이고 후에 윤선도가 본뜻을 살려<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을 완성하였다.
더 알아보기
▲화자의 시선 이동 : 이 작품에서의 시적 화자의 시선은 녹수(綠水)와 청산(靑山)을 바라보며 어주(漁舟)속으로 이동하여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 주다가 다시 산두(山頭)와 수중(水中)이라는 먼 곳으로 옮겨져 마침내는 장안(長安)의 북궐(北闕)을 기억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시상 전개는 시적 화자가 자연 속에 있으면서도 내면은 어느 정도 현실에 대한 관심을 지니고 있음을 알게 해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