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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감정을 풀지 못한 그날 밤. 일행들은 여전히 어색한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왕첸을 추적해 나갔고, 일행은 몇 명의 탈옥수들을 잡을 수 있었다. 여전히 루와 린의 사이는 냉랭했지만 기본적으로 실력이 있는 그들이었기에 보통 탈옥수들은 그들에게 위험이 되지 못했고 모두 사로잡아 저승으로 보냈다. 그리고 그들은 이제 마지막 목표인 왕첸을 추적하고 있었다.
“본사에서 준 자료에 의하면 왕첸은 이 근방까지 왔어요.”
그들이 도착한 곳은 셴시의 어느 자그마한 마을로 지도에도 제대로 나와 있지 않은 백여명 정도의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다.
“왜 이런 곳까지 숨어 온 거지?”
평소라면 린이 실실 웃으며 뭐라도 입을 열었겠지만 린은 루를 향해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분명 루와 린 둘 다 서로를 향해 미안한 마음은 가지고 있지만 자존심이 서로에게 먼저 손 내미는 것을 가로막고 있었다. 하나는 그런 둘 사이에서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게 무슨 말이죠?”
“말 그대로 왜 하필 이런 마을에 왔냐는 거야. 일반적으로 잘 못 생각하는 게 사람이 적은 외진 마을은 숨어들기에는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반대야. 그런 곳은 누군가 새로운 사람이 오는 것만으로도 모두의 관심을 받기 좋지. 그렇기에 숨으려고 한다면 정말로 사람 한명 없는 외지가 아닌 이상 차라리 사람이 많은 대도시들이 좋아. 그곳에는 여러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고. 남의 이야기야 신경 쓰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런 것에 상관없는 놈들이 더 많거든. 실제로 녀석이 이곳에 있다고 안 이유도 마을 사람의 제보라고 들었는데.”
“맞아요. 마을 사람 중 피츠라는 남성으로부터 연락이 왔다고 했어요. ‘마을에 수상한 사람이 있는 것 같다. 커다란 덩치와 인상착의가 아무리 봐도 너희가 찾고 있는 왕첸인 것 같다.’ 그게 삼일 전이었죠.”
“삼일전이라면, 우리가 다른 탈옥수들을 쫓을 때였잖아. 근데 왜 어제 우리한테 정보가 온 걸까?”
린이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다양한 정보들이 마구잡이로 들어오다 보니 정보 검증에 시간이 걸린 것 같아요.”
린은 고개를 끄덕였고 루가 입을 열었다. “
“다시 아까 하던 이야기로 돌아와서, 그렇다면 왕첸은 왜 이곳에 모습을 드러냈을까? 그건 아마 자신의 정체가 들키더라도 그 마을에서 무언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거야. 혹시 그 마을에 숨겨진 보물이라거나 그런 건 없었어?”
루의 말을 들은 하나가 급하게 본사에 연락을 취해 정보들을 전달 받았지만 특별한 점 없는 평범한 마을이었다.
“아뇨 없어요,”
“그렇다면 굳이 왜 이런 곳에 왔을까? 정말 그 모습으로 눈에 띄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리도 없고.”
생각에 빠져서 걷고 있던 루를 깨운 것은 린이었다.
“확실히, 눈에 띄지 않는다고 생각할리는 없겠지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그곳에 있는 무언가고 그게 특별한 게 아니라 단지 사람들이라면?”
“사람이요?”
“그래, 다른 게 아니고 사람들을 가지고 인질극을 벌인다던지. 아니면 사람들의 노동력을 필요로 하다든지 그것도 아니면 사람들 그 자체의 목숨을 원한다던지.”
린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하나는 질린 표정을 하며 달리기 시작했고 그 뒤를 이어 루와 린도 뛰었다. 숨이 거의 목구멍 시작 부분까지 차오른 일행은 마을 입구에서 멈춰 서서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당장 들어가야 해요.”
숨을 헉헉 거리는 하나를 막기 위해 린과 루가 팔을 뻗었다.
“잠시만, 린의 말이 아직 맞다고 확실하지도 않아. 그리고 이상한 게 있단 말이야…….”
그러나 하나는 그런 둘의 팔을 뿌리치고 그대로 마을로 들어갔다. 린은 즉시 하나의 뒤를 따랐고 둘을 보며 루는 짧게 말을 내뱉었다.
“젠장, 어떻게 남의 말을 들어먹질 않아.”
그런 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을 입구 안으로 들어선 하나는 즉시 발을 멈췄다.
“어…….”
그녀가 마을 입구에서 본 것은 아이들은 동네에서 삼삼오오 모여서 놀고 있고 사람들은 일을하고 있는 아주 아주 평범한 마을의 모습이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파타에요. 이곳까지 어쩐 일로 오셨죠?”
파타가 인사를 하자 당황한 하나와 린을 뒤로 한채 루가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함께 이곳저곳 사람들의 발길이 닫지 않는 곳을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서 우연히 지도에도 잘 나와 있지 않은 이곳에 대한 소문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그냥 마을을 좀 천천히 둘러봐도 될까요?”
파타는 그 말을 듣곤 잠시 일행을 바라보곤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어머 이게 얼마만의 손님이에요. 반가워요. 이곳까지 오시느라 힘들지는 않으셨어요? 촌장님께 모셔다드릴게요. 따라 오세요.”
앞장선 파타의 뒤를 따라가며 하나가 린에게 조용히 물었다.
“뭐에요! 아무 일 없잖아요!”
“내가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이야기 했지. 언제 진짜 다 죽었다고 그랬어?”
“그러니까, 제발 사람 말좀 들어라. 내가 이상한 게 있다고 했잖아.”
린은 루를 외면하고 싶은 마음과 궁금증 중 궁금증을 택하기로 했다.
“이상한 거?”
“마을 밖에서 밥 짓는 연기가 한창 올라오더라고. 그것도 여러 군데서. 이거면 사람들이 죽거나 했으면 이렇게 연기가 여러 곳에서 올라오지는 않겠지. 그래서 이상하다고 한 거야. 다행히 아직까지는 마을에 큰 이상이 없어 보이네.”
일행이 보기에 마을은 다른 사람 사는 곳과 다를 바 없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대도시의 분주함은 없지만 작은 마을만의 소박한 멋이 있는 마을이었다.
똑똑똑!
집에 도착한 파타가 문을 두드리자 곧 마을에서는 한 노부부가 나왔다.
“무슨 일이지 파타?”
“촌장님, 오랜만에 외부에서 손님이 오셨어요.”
촌장은 파타의 뒤에 있는 일행을 보더니 반가운 듯 양 팔을 뻗어 올려 안는 듯 한 자세를 취했다.
“오, 오랜만에 손님들이시군요. 이곳까지 어떻게 오셨습니까?”
촌장의 말에 루가 다시 일행들 앞으로 나서서 파타에게 했던 말들을 이어나갔다.
“그렇군요. 하긴 대도시에서는 이곳 출신 사람들도 있으니 종종 이야기가 들릴 수도 있겠군요.”
촌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내에게 무언가 말을 건넸다. 급히 나가는 아내를 보며 촌장이 말했다.
“허허, 오랜만의 손님이라 대접하게 맛난 음식을 준비하라고 말했습니다. 다들 먼 길 오시느라 힘드실 텐데 좀 쉬시면서 도시 이야기도 해주시죠.”
“아니에요. 그렇게 대접해주실 필요 없어요.”
하나가 손사래 쳤지만 촌장은 웃음을 잃지 않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오랜만의 손님인데 꼭 이야기를 듣고 싶군요. 사양하지 말아주세요.”
“정말 괜찮습니다. 그냥 마을을 한번 둘러볼게요.”
평소의 하나와 달리 적극적으로 거부 의사를 펼쳤고 그런 하나를 의아하게 여긴 루가 하나에게 속삭였다.
“왜 그래? 그렇게 계속해서 사양하면 의심받을지도 몰라.”
그러나 하나는 앞에 노인이 들리지 않게 아주 조그맣게 말했다.
“아니요, 얼른 나가야 해요.”
그 순간 문이 벌컥 열리며 아내가 들어왔다.
“음식을 좀 가져왔어요. 드시면서 이야기 하시죠.”
하나가 고개를 돌려 아내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아니요, 저희는 이제 갈 거여서요. 루씨 린씨. 이동하죠.”
하나가 둘을 일으키며 일어나려 할 때 촌장이 하나의 어깨를 붙잡았다.
“드시고 가시라니까!”
촌장은 그대로 하나를 향해 달려들려 했고 루는 그대로 촌장을 향해 터미네이터를 발사했다. 촌장은 그대로 뒤로 넘어지며 마치 꼭두각시 인형처럼 이상한 각도로 넘어지고 구겨졌다.
“루 미쳤어!”
린이 놀라 외쳤지만 하나가 고개를 저으며 소리쳤다.
“아니에요 린씨. 저 사람들 이미 죽은 사람이에요.”
하나가 언체인드를 휘둘러 아내의 목을 베어버렸다. 아내는 앞으로 쓰려져 내리지 않고 목 없이 하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린은 즉각 놀라 아내의 몸을 발로 차버렸다.
“으악! 이게 뭐야? 목이 없어?”
“이상했어요. 분명 제가 아까 이곳으로 달려올 때 전 분명히 이곳에 영혼이 단 두 개밖에 없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런데 이곳에 도착했을 때 사람들이 있어서 놀랐죠. 그렇다면 답은 두 개 제가 지금 몸에 이상이 있어서 영혼을 느끼지 못하거나 아니면 이곳의 대부분이 이미 죽은 시체거나.”
촌장의 몸이 이상하게 꺾이며 다시 일어나기 시작했고 아내 역시 목 없는 몸으로 일어나기 시작했다.
“일단 밖으로 나가요!”
하나가 문을 박차고 밖으로 나가려 했지만 곧 멈추고 말았다.
“이건…….”
그녀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집을 둘러쌓고 있는 수많은 마을 사람들이었다. 노인, 젊은 사람, 아이들 가리지 않고 사람들이 그녀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 된 거긴. 너희가 함정에 빠진 거지.”
그녀들을 내려 보고 있는 건 파타였다. 파타는 끔찍한 웃음소리를 내며 일행을 내려다보았다.
“얼마나 우습던지. 우릴 잡으러 온 게 뻔히 보이는데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척 시치미 때는 꼴이라니.”
파타가 손짓을 하자 사람들이 일행을 향해 물결처럼 달려들었다.
“다들 조심해.”
루와 린, 하나는 한 점이 되어 달려들었다. 루의 터미네이터는 달려드는 사람들을 관통하며 날려버렸고 린 역시 빠르게 홍련을 휘두르며 접근하는 사람들을 베어나갔다. 하나는 강하게 언체인드를 땅에 내리치며 사람들을 날렸다.
“젠장, 죽어도 죽지를 않잖아.”
그러나 사람들은 이미 죽은 시체로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갈가리 찢기지 않는 한 계속해서 일어났고 일행은 점차 지쳐가고 있었다.
“어떻게든 한 점을 뚫고 지나가야 해.”
그때 갑자기 포위망 한 곳에 폭발이 일어났고 순식간에 틈이 생겼다.
“도망쳐!”
폭발이 일어난 곳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행은 다시 그 지점이 막히기 전에 달리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다시 구멍을 메우려 했지만 그 전에 먼저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어서 도망가야 해.”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붉은 눈을 가지고 있는 청년으로 잘생긴 외모와 젊어 보이는 얼굴과 달리 백발의 머리를 가지고 있었다.
“너희들이지? 저승주식회사에서 온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고.”
남자는 일행들을 이끌며 숲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당신인 피츠인가요?”
“그래. 일단 숨어야 해.”
남자는 일행들을 이끌고 달리기 시작했고 그들이 숲 깊숙이 들어가자 사람들도 추적을 포기한 듯 더 이상 따라오지 않았다. 모두가 가쁜 숨을 내쉬며 호흡을 고르고 있었다. 그 때 남자는 일행들을 보며 작지만 원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왜 그렇게 늦었어?”
하나는 남자가 자신들에게 말한다고는 생각하지 못해 잠시 멍하니 있다가 대답했다.
“네?”
“왜 그렇게 늦은 거야? 너희가 늦지만 않았어도 마을사람들이 죽지는 않았을 거야. 아니 애초에 너희들이 제대로 저 녀석들을 잡아만 뒀어도 이런 일은 없었잖아!”
남자의 눈에서는 눈물이 떨어졌다. 남자의 말에 하나가 어찌할지 모르고 있을 때 루가 입을 열었다.
“네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야. 하지만 이 녀석이 잘못한건 없어. 오히려 네가 겪은 그 일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 가장 애쓰고 있어.”
“맞아, 아까도 이 마을에 무슨 일이 있는지 걱정하며 달려간 건 하나란 말야.”
루와 린이 말을 들은 남자는 뭐라 더 말하지 못하고 목표 없는 화만 쏟아내었다. 일행은 그런 남자를 가만히 바라볼 뿐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남자가 진정이 됐을 무렵 일행은 숲 중간에 앉아서 간단한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그들의 위치가 발각되지 않기 위해 불과 연기를 피울 수는 없지만 미지근한 음식의 온기도 따뜻하게 느껴졌다.
“정식으로 소개할게. 내 이름은 피츠, 우리 마을과 큰 도시들을 왔다 갔다 하면서 장사를 하고 있어.”
피츠의 말을 들은 일행도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했다. 일행의 이야기를 들은 피츠가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맨 처음 이곳에 온건 왕첸이었어. 사실 누가 봐도 수상한 느낌이긴 하지만 우리 마을 사람들은 신경 쓰지 않았지. 워낙 외지인 마을이다 보니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도 없었고 가끔씩 찾아오는 손님들에 대한 편견도 없었으니까. 그런데 나는 얼마 전 도시에서 그 녀석의 수배서를 봤기에 알고 있었지. 그래서 연락을 했던 거야. 솔직히 얼마나 조마조마 했는데 그녀석이 무슨 일을 저지르지 않을까. 그런데 다행히 바로 다음 날 마을에서 사라진 거야.”
피츠의 말을 듣던 하나가 질문했다.
“그리고요?”
“그렇게 녀석이 사라지고 난 뒤에, 나는 다행이다 생각하며 다시 도시로 장사를 하러 갔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을에 전화 했을 때 또 다른 손님이 왔다는 거야. 그게 바로 파타였어. 나는 또 왕첸 같은 녀석일까 모습도 알려 달라 했지만 ‘아주 평범하게 생겼다.’는 거야. 그리고 인상착의 역시 도시의 수배서에도 없는 얼굴 이었고.”
피츠의 말을 듣던 하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도 혹시나 제가 모르는 탈옥수일까 해서 찾아봤지만 찾을 수 없었어요.”
“그렇기에 별일 없다 생각했지만 그래도 불안해서 서둘러 마을로 돌아왔지. 그런데 이상한거야. 분명 우리 마을 사람들인데 어딘가 생기가 없는 마치 자동인형 같은 그런 모습이었어. 그때 파타가 나한테 다가오더라고. 나에게 말을 걸며 차 한 잔을 건넸는데 뭔가 이상함을 느낀 나는 마을 밖으로 도망친 후 마을을 관찰하기 시작했지. 그녀석이 멀리서 뭐라 소리쳤지만 나는 듣지 못했어. 그리고 뭔가 더 상황을 알아내기 위해 있었는데 너희가 온 거야. 그리고 방금 너희와 싸우는 모습에서 알 수 있었지 이미 마을 사람들은 모두 죽고 내가 알 수 없는 존재로 바뀌었다는 걸.”
말을 마친 피츠의 온 몸이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 떨림에는 분노와 슬픔 여러 감정이 뒤 섞여있었다.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마을 사람들의 모습 등으로 보아 아마 강령술사 일거에요.”
“강령술사?”
린이 고개를 갸웃 거렸다.
“네, 쉽게 말해 죽은 시체와 영혼을 조종하는 사람이에요. 원래는 나름 강력한 세력을 유지하는 집단이었지만 망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었기에, 그 강력한 힘을 경계했던 사람들에 의해 결국 집단이 완전히 멸망했다고 들었어요.”
“상당히 잘 알고 있군.”
“네, 그들의 행동이 저승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치기에 저승에서도 그들에 대한 직접적 제제가 있어야 되는 게 아닌가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었데요. 결국 흐지부지되긴 했지만요.”
루와 하나의 대화에 피츠가 끼어들었다.
“뭐야? 그 녀석에 대해 알고 있는 거야? 그럼 마을 사람들을 구할 방법도 있어?”
피츠가 간절한 눈빛으로 하나의 손에 매달렸지만 하나는 천천히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요. 강령술사가 지배할 수 있는 건 죽은 영혼뿐이에요.”
피츠는 그대로 무너지며 주저앉아 흐느꼈고. 일행은 그런 피츠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흐느끼는 피츠를 뒤로한 체 루가 하나를 보며 말했다.
“네?”
“앞으로 남은 시간은 이틀이야. 우린 그전까지 왕첸을 잡아야해. 이곳 사정은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기서 계속 묶여있을 수는 없어.”
“그렇지만…….”
어쩔 줄 몰라 하는 하나를 대신하듯 린이 입을 열었다.
“그렇다고 지금 이 상황을 보고 그냥 지나치자고? 넌 보지 못한 거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는지? 그들을 두고 가자는 거야?”
“착각하지 마, 우리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다시 이곳에 돌아온 게 아냐.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도 무한한 게 아냐. 이제 이틀 뒤면 다시 저승으로 가야해. 너는 괜찮아? 너도 살아야 할 이유가 있다하지 않았어?”
린은 루를 째려보았지만 더 이상 반박하지는 못한 체 분한 표정만 지을 뿐이었다. 그때 하나가 입을 열었다.
“아니요. 우린 이 곳의 사건 해결을 우선시 합니다. 분명 그녀가 우리가 쫓는 대상은 아니지만 충분히 현실과 저승의 경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 다른 종류의 위험이라 판단합니다. 왕첸은 그 이후로도 늦지 않아요.”
“그 대가로 나와 린이 살아날 수 없다고 해도?”
루가 차가운 표정으로 하나를 바라보았지만 하나는 물러나지 않았다.
“아뇨, 둘 다 할 거예요.”
“어떻게?”
“저는 저승주식회사의 저승사자이자 감시관입니다. 그리고 감시관에게는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판단할 권리가 주어지죠. 파타를 왕첸과 동급의 인물로 판단하겠습니다. 그렇게 한다면 여러분과의 계약은 유효한 거죠.”
루가 씩 웃어보였다.
“그렇다면 나도 불만 없어. 계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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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 포함 3편은 분량을 좀 길게할 예정입니다.
요즘 더워도 너무 덥네요. 다들 건강 조심하세요!
첫댓글 용용님도 더위 조심하세요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