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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스레딕
45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2 01:13:52 ID:y0SVaIE0He+
컴백! 계속할게~
갑자기 들려오는 엄청난 소음에 놀라서 고개를 들었어.
그리고 위화감을 느꼈지.
어라? 나 언제부터 고개를 내리고 있었지?
어안이 벙벙해져서 모니터 화면을 보니까 E가 다급한 표정으로 폰을 귀에 대고 있었어.
벨소리가 들려오는 폰으로 눈길을 돌리니까 E한테서 전화가 오고 있더라고.
뭐야? 왜 전화를 하고 있는거야? 나 자고있었나? 언제 잠들었지?
질문들로 머리가 뒤죽박죽해져서 일단 전화를 끊고 E와 J에게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봤어.
걔내들에게 의하면 내가 멍하니 모니터를 보고 있다가,
갑자기 고개를 박아버렸대.
잔다는 말도 없이, 천천히 고개를 내려서 잠들은 것도 아니고, 정말 말 그대로 고개를 푹 박아버렸다는거야.
뭐하냐고, 왜그러냐고 말을 걸어봐도 난 대답을 하지 않았대.
살짝 걱정되서 전화를 거니까 내가 고개를 들었다고 했어.
47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2 01:31:16 ID:y0SVaIE0He+
나 스스로가 무언가를 하고 있는데 정작 자신은 그걸 인식하고 있지 못했다는 걸 느꼈을 때, 무슨 생각을 할 것 같아?
나는 무서웠어. 나 스스로를 컨트롤하지 못하고 있다는게 더할 수 없이 무서웠어.
내 몸이 내가 아닌 뭔가로 인해서 여러 행동들을 한다는 거잖아.
내 기억 속에 느닷없이 빈 칸이 생겨버렸다는 거잖아. 아무 힌트도 없이.
친구들이 정말로 기억하지 않느냐고, 왜 갑자기 고개를 박아버렸냐고 물어도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어.
짜증났었거든.
그 친구들이.
눈을 떴을 때는 뭐가 뭔지 몰라서 아무 느낌도 나지 않았지만, 걔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처음에는 무서웠어.
그런데 갑자기 기억해낸거야.
내가 엄청 졸렸다는걸.
그리고 지금도 졸려 죽겠다는걸.
48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2 01:31:36 ID:y0SVaIE0He+
친구들이 내가 한 행동들을 얘기해줬을 때, 내가 거기서 알아낸 건 하나뿐이였어.
이 x발년들이 내 잠을 깨웠구나.
왜인지는 몰라. 그냥 너무 짜증나고 친구들의 꼴도 보기 싫었어.
내가 갑자기 쓰러져서 걱정해주는 친구들이 증오스러웠어.
잠을 깨웠으니까.
어떻게든 다시 잠에 들고 싶었어.
당연히 그땐 내 정신상태가 보통이 아니란걸 알아챌 리가 없었지.
피곤하지도 않을 내가 무서운 일이 일어난 후에 갑자기 쓰러져서 걱정한 친구들이 깨웠더니 걔내들을 보는 내 얼굴이 평생 찾던 복수 대상을 대하는 것같은 표정을 하고 있다는 걸,
전혀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았어.
50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2 01:49:48 ID:y0SVaIE0He+
걔네들의 목소리가 가증스럽다고 느꼈고, 대화조차 하기 싫었어.
그래서 난 대충 화장실에 가겠다고 얼버무리고 방에서 나와버렸지.
계속 그 방 안에 앉아서 친구들을 보고 있으면 되돌릴 수 없는 말들을 뱉어버릴 것 같았거든.
밖으로 나와봤자 갈 수 있는 곳은 화장실 정도밖에 없어서, 한밤중에 복도에 멀대처럼 서있기는 뭐하니까 일단 화장실에서 찬물로 세수나 하기로 했어.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서 물을 틀고 세수를 하려다가 왠지 손에 물을 묻히기 싫어서 변기 위에 앉아서 머리를 식히려고 했지.
그때 노크소리가 들려왔어.
52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2 01:55:16 ID:y0SVaIE0He+
앜ㅋㅋ 미안 엄마한테 컴하는거 들켰엌ㅋㅋㅋㅋㅋㅋ
끄고 자라고 협박하시네 ㅠㅠ
오늘은 더 쓰지 못할것같다. 내일 더 적으러 올게!
하루 안에 끝낼수있는 양이 아닌것같네. 썰을 푸는 스피드가 느린 것도 있고 ㅋㅋ
어휘력이 딸려서 정말 미안! 그래도 내 이야기를 끝낼때까지는 꼬박꼬박 적으러 올테니까 이해해줘 ㅠ
귀한 시간을 이런 주절거림을 읽는데 사용해줘서 고마워. 좋은 꿈 꿔~
56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2 22:00:06 ID:y0SVaIE0He+
안녕! 오늘은 어제처럼 많이 풀지 못할지도 몰라.
읽어주는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말해놓을게ㅎ
노크소리는 방에서 들리던 것과 똑같은 타입이더라고.
힘없고 지속적인 타입.
난 그걸 몇십초동안 멍하니 듣다가 아무렇지도 않게 문을 열었어.
무섭다고 느끼지 않았어. 왠지 뭐가 있는지 알고 있는 기분이었거든.
문을 열어보니 밖에는 아무도 없었어. 발소리도 안들리고 아무도 보이지 않고.
무섭지 않았어.
아무도 없는 게 당연했으니까.
오히려 누군가가 밖에 서있었으면 내가 더 놀랐을 정도로 이 상황이 자연스러운 거라고 생각했어.
화장실 불을 끄고, 내 방문 앞까지 아무 생각 없이 돌아갔지.
그리고 난 방문에 노크하기 시작했어.
57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2 22:03:56 ID:y0SVaIE0He+
난 1인용 방을 얻었어. 배까지 타고 집에서 멀어진 만큼 아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고.
내 방 안에 누군가 있을 리가 없잖아?
그런데 이상하더라고.
누군가가 있을 것 같았어.
아니, 있다고 확신했어.
그리고 그게 방문을 열어주길 기다리고 있었어.
문은 잠군 기억도 없는데. 아니, 잠구지 않았어. 불과 몇분밖에 안걸렸으니까.
마음은 급했어. 빨리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왠지 큰일이 날 것만 같았거든.
그런데 내 급한 심정과는 정반대로, 내 손은 천천히, 일정한 속도로 노크를 하기만 했어.
58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2 22:05:43 ID:y0SVaIE0He+
똑
똑
똑
똑
똑
똑
급해서 미칠 것만 같았지만, 노크소리는 빨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어.
그리고 알아차렸지.
어라?
이 소리, 방안에서 들리던 노크소리랑 완전 판박이잖아...
59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2 22:11:59 ID:y0SVaIE0He+
그걸 인식한 순간,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공포가 내 온몸을 덮쳤어.
정말로 갑자기. 주변에 아무도 있지 않았고, 복도에 나 혼자 덜렁 서있었을 텐데,
갑자기 극심한 공포를 느꼈어.
비유를 하자면, 안해봐서 모르겠지만 자살하는 사람들이 마지막에 느끼는 감정?
왜 그때 있잖아,
높은 빌딩에서 떨어지기 시작한 순간이라거나,
목을 매단 후에 의자를 차버린 순간라거나,
거대한 기차가 내 바로 앞까지 돌진해온 순간같은거.
아, 더이상 도망갈 곳이 없구나-라는 걸 인정했을 때 몰려오는 공포와 좌절감.
그런 감정이 날 덮어씌웠어.
그러면서 숨이 막혀오기 시작했어.
60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2 22:15:17 ID:y0SVaIE0He+
아, 누군가의 손이 내 목을 졸라오기 시작했다-라는 건 아니야.
그냥, 호흡기관이 갑자기 움직이던걸 멈춰버린 것 같았어.
내 몸이 갑자기 사는 걸 포기한 느낌?
숨은 막혀오지, 도망갈 곳은 없지,
그 빌어먹을 문을 열어줄 생각도 하지 않지.
이 상황이 무섭고 개같고 슬슬 정말 고통으로 인해서 의식을 잃어버릴 것 같다고 생각할 무렵,
벨소리가 들려왔어.
그리고 난 고개를 들었어.
64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3 00:51:09 ID:XuPPbXX+Jvo
내 눈 앞에는 모니터 속에 다급한 표정을 짓고 있는 E와 J가 있었어.
동영상을 되감기하고 나서 다시 재생한 것처럼 불과 몇분전에 봤었던 광경과 똑같았지.
머릿속을 울리는 벨소리와 소음이나 다름없을정도로 커진 친구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다시한번 패닉했지. 그것도 완전 똑같은 이유로.
나 언제 고개를 숙였던 거야?
어?
나 꿈꿨던거야?
어디서부터?
65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3 00:59:09 ID:XuPPbXX+Jvo
한순간 정말 오싹했지만 무엇보다 상황정리를 해야 할 것 같았어.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아예 패닉상태에 빠지면 안그래도 나쁜 상황이 더욱더 악화될 것 같았으니까.
이번에는 괜찮냐고 큰 목소리로 질문해오는 친구들이 짜증나지 않았어.
그래도 뭐, 대답할 겨를은 없었으니까 다짜고짜 나 언제 잠든거냐고 물어봤지. 걔내들을 진정시키려고 하기에는 내가 더 당황한 상태였으니까.
E의 말로 인하면 난 처음 고개를 박고 다시 깨어났다가 내가 언제 잠들었냐고 물은 후에 아무 말이 없었대.
처음에는 경악한 표정을 짓다가 갑자기 눈동자가 멍해졌다는거야.
말을 걸어도 '응' 이라고 대답할 뿐이었대.
그것도 평소의 목소리로.
힘없이 대답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평소때처럼 감정을 넣고 대답하지 않았다는거야.
얼굴은 넋이 나가있었는데 말을 걸때마다 입을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무뚝뚝한--거의 기계적인--목소리로 '응'이라고만 대답할 뿐이였대.
그래서 E가 '나 너한테 전화한다?'라고 말하는 순간,
또 고개를 박았대.
난 친구들이 증오스럽다고 느꼈을 때부터 이미 정신이 나간 상태였던거야.
66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3 01:06:29 ID:XuPPbXX+Jvo
두번째로 정신을 잃었을땐 전화를 해도 난 조금도 반응하지 않았어.
말을 걸어도 움직이지 않고, 그냥 고개를 박은 채로 가만히 있었대.
그러다 몇초 후,
내가 꺽꺽거리기 시작했대.
처음에는 흐느끼는 건 줄 알았대. 우는소리랑 비슷했으니까.
그런데 듣다보니까 흐느끼는 소리가 아니란걸 알아차린거야.
아, 얘가 지금 숨을 쉬지 못하고 있구나.
그렇게 화상채팅 너머로 들릴정도로 호흡곤란때문에 꺽꺽거리면서도,
당췌 잠에서 깰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는거야.
여전히 고개를 박은 채로, 어깨만 경련하듯 들썩거리면서 괴상한 소리만 내고 있었대.
그때부터 정말로 패닉한 두명이 막 소리질러대기 시작하니까 내가 갑자기 경악한? 표정을 한 채로 고개를 번쩍 들었대.
67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3 01:12:42 ID:XuPPbXX+Jvo
그리고 지금 이상황으로 돌아온 거지.
솔직히 말해서 상황정리를 해도 이게 상황정리가 된건지 아물가물했어.
그렇잖아? 갑자기 잘 지내다가 불과 몇십분만에 애가 이렇게 됬으니까.
갑작스럽게 일어난 공포체험의 후유증으로 우리 세명은 한동안 말이 없다가 왜 갑자기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라는 토론 아닌 토론을 하기 시작했어.
결국 뭐, 제대로 된 대답은 나오지 않을 거라는 전제 하에 잡담 비슷한 느낌으로 그냥 조곤조곤 이야기를 나눈 것 뿐이야.
그런데 이번에는 J가 엄청 진지한 표정으로 나한테 '나 갑자기 생각해본 게 있는데..' 이러면서 분위기 잡으려고 하는거야. 썩을냔이
내가 '야 하지마라 장난치는거면 진짜 화낸다' 라고 협박하니까 J가 의외로 여전히 뭔가 겁먹은 표정으로 나한테 설명할 게 있다고 했어.
69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3 01:19:23 ID:XuPPbXX+Jvo
듣기 싫었어. 충분히 무서워 지릴것같은데 뭘 또 일깨워주려고 진짜
그래도 J가 그 말을 꺼냈을 때쯤이 내가 잠에서 깬지 3~40분 지난 상태였거든.
게다가 어깨가 아프던 것도 슬슬 괜찮아지고 있었어.
수다도 계속 떨다보니까 왠지 무서운 느낌이 사라지는 것 같았고,
그땐 아직 호기심이 남아있었어. 병신같이
얘기해보라고 했지. 궁금했으니까.
J: '생각해보면 있잖아, 네가 노크소리 들린다고 말하기 시작하고 문 열기까지,
너한테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진 않았거든?
그냥 주변에 있던 전등이 꺼지거나 컴퓨터가 안켜지거나 했잖아.
너 그땐 제정신이었거든?
근데 네가 문을 열고 나서부터 갑자기 애가 이상해졌잖아.
주변 물건들 대신에 너한테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잖아.
70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3 01:25:01 ID:XuPPbXX+Jvo
진짜 설마하는 이야기이긴 한데,
네가 문 열지 않았을땐 너한테 아무일도 없었고
네가 문을 여니까 너한테 무슨 일이 있었다는 거,
설마 네가 뭔가를 방 안으로 들여보낸 거 아니야?'
한순간에 씻겨내려가던 공포가 엄청난 속도로 돌아오기 시작했어.
인정하긴 싫었지만, 그거 엄청나게 말이 되는 가설이었잖아.
그럼, 그럼 설마,
나한테까지는 손을 댈 수 없었으니까 방에서 나가고 싶게 만든다음에 내가 스스로 '그걸' 방 안으로 들여보내게 한 거야?
방금까지 아늑하던 방이 순식간에 차갑다고 느꼈어.
71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3 01:30:19 ID:XuPPbXX+Jvo
그걸 말한 후 몇초후에 E가 J한테 소설을 너무 많이 봤다고 했던 것 같은데, 정확히 무슨 말을 했는지는 기억이 안나.
뭔가 둔탁한 물건이 내 뒷통수를 세게 친 기분? 이었거든. 멍-했어 그냥.
금방 J도 오버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E도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계속 말을 걸어와서 조금 안심할수 있었던 것 같아.
그렇게 첫째날이 막을 내렸어.
뭐, 나한테는 제대로 막을 내려주지도 않았지만.
밤에 잠을 자지 못했거든. 그냥 잠들면 그때 꾸던 꿈의 다음장면이 어떻게 될지 알아버릴 것 같았으니까.
새벽쯤에 피곤해서 자려고 해도 눈이 감겨지지 않았어. 그렇게 밤을 꼬박 지새웠지.
그리고 두번째 밤이 다가왔어.
73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3 01:33:14 ID:XuPPbXX+Jvo
세번째 밤도 지나갔지.
아, 잠깐, 당황하지 마. 에러때문에 두번째랑 세번째 밤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날아간 거 아니니까.
그냥 내 기억에는 거의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을 뿐이야.
누군가가 말해주면 '아, 그랬던 것 같아' 라고 느낄 정도로 가물가물해.
그럴 만도 하지.
두번째랑 세번째 밤이 가장 심했거든.
74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3 01:38:45 ID:XuPPbXX+Jvo
여기서부터 네번째 밤까지는 미안하지만 친구들의 증언을 사용해서 최대한 사실적으로 설명해볼게.
E랑 J가 보내준 문서가 있거든? 그걸 읽고 기억을 헤집어내는 느낌으로 적을테니까 갑자기 문장이 이상해질 수도 있어 ㅠㅠ 그점은 이해바래.
내가 네번째밤에 2일 전부터의 일들이 전혀 기억에 남아있지 않다는 걸 깨닫고 엄청 당황했었거든.
그래서 걔내들한테 내가 기억하는 것들 전부 적어서 보낸다음에 걔네들이 기억하는걸 받아서 비교해볼 심산으로 부탁했었어.
아, 지금까지는 내가 적어서 보낸 모든 것들이야.
참고가 된다면, 아님 뭐 너무 길어서 읽기 귀찮았다면 지금 그때 썼었던 원서를 여기에 붙여넣을게!
75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3 01:40:31 ID:XuPPbXX+Jvo
Wednesday (수요일):
8:30
- 화상채팅도중 갑자기 [우우웅-]소리가 들리기 시작함 (periodically fading away and becoming returning to its normal volume) = (커졌다 작아졌다 함)
- 소리가 들리지 않느냐고 질문, 들리지 않는다고 대답할 때쯤에 노크소리 들리기 시작
- 컴퓨터 인터넷이 끊김, 소리내기 싫어서 카톡 & 전화로 의사소통하기 시작
- 한번 가까이 다가갔을 때 (전화하기 전에) 렌즈 너머를 둘러봐도 아무도 없는걸 확인. 몇 초 후에 문을 세게 치는 소리가 들림
(카펫에 맨발으로 다가가갔는데 어떻게 위치를 파악한 건지 모르겠음)
- 통화시작. 2번 정도 더 다가갔을 때마다 문을 세게 침
- 화상채팅의 재시동 시도. 컴퓨터 둘 다 갑자기 꺼짐. 전원을 눌러도 반응 없음
- 전등 전원이 나가버림. 다시 키려고 문과 가까운 스위치에 다가가자 문을 세게 침.
9:42
- 문을 열어봄. 열기 직전 한번 더 세게 문을 침
- 주변에는 아무도 없음
- 자리로 돌아온 몇 분 후 어깨가 결린 듯 찌뿌둥해짐 & 돌연 피로가 몰려옴
(아침에 취침하고 저녁에 기상함. 졸릴 리가 없었음)
- 졸려짐. 정신 차렸을 때 벨소리가 들리고 있었음
- 천천히 피곤함은 사라짐.
- 밤중에 자는 건 실패. 계속 저절로 눈이 떠짐
Thursday ~ Friday (목요일~금요일)
Blank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음)
Saturday
- 손가락에 피가 묻어있었음
76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3 01:45:41 ID:XuPPbXX+Jvo
대충 이런느낌이네!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으면 질문 날려. 고맙게 받을게.
오늘은 더이상 졸려서 더 풀지 못하겠다. 첫째밤 얘기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을 써먹은건지... 아 내 딸리는 어휘력과 스피드... 흡...
귀한 시간 이거 읽는데 써줘서 고마워! 모두 좋은 꿈 꿔 :-)
81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5 21:17:31 ID:4jy9v1IthO+
안녕! 갱신해준 >>78 >>79 >>80, 모두 고마워!
매일매일 적어놓겠다고 해놓고 벌써부터 그 말을 어겨버렸네ㅠ 돌 던져도 되..
저번글까지 내 첫날밤(?!)을 다 적어놓았으니까, 이제 내 기억에 확실히 남아있지 않은 나머지 몇일들을 적어놓을게. 읽어주면 땡큐!
수요일 밤에 잠을 제대로 설친 난 목요일 10시 반쯤이 되서 잠에 들 수 있었어.
E가 전화를 했었나본데, 전혀 기억이 나지 않네. 걔 말로는 그냥 혼이 빠진 애처럼 힘없어 '응...나 잘거야....' 한다음에 갑작스럽게 끊어버렸대.
정말 피곤해진 상태로 잠들으면 꿈도 꾸지 않는다잖아. 의외로 그렇더라고 ㅎㅎ
기절하듯이 잠들고 나서 한 7~8시쯤에 깼을 거야. 그 이상 자면 인간이 아니고 곰이지..
그때도 그냥 개운했고 어제 있었던 일들은 아예 다 잊고 있었어. 그냥 일상으로 돌아온 기분이었거든.
어깨도 안무겁고 노크소리도 안들리고, 그냥 어제 내가 뭐에 홀렸나보다 했지. 아니, 아예 기억 자체를 하고 있지 않았어.
82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5 21:23:37 ID:4jy9v1IthO+
일어나자마자 노트북을 키고 화상채팅을 시작했지. 아직 온라인을 하지 않았길래 그냥 대기모드로 켜놓고 있었어.
8시 20분쯤에 식당으로 나가서 음식까지 사왔을 정도야. 진짜 둔한건지 겁이 없는건지..
그땐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지 못했으니까 시간에는 별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았어.
그렇잖아, 사실 그냥 이틀째인걸. 이틀째 그런 일이 일어날거라고 생각하고 있지도 않았고.
8시 30분쯤? 저녁때 오는 부모님의 전화가 와서 아무생각없이 받았어. 공부얘기를 꺼내셨을때 가슴이 뜨끔했지만, 곧 양심의 가책같은걸 느낄 여유가 없어졌지.
노크소리가 들려왔어.
어제랑 똑같은 시간에,
어제랑 똑같은 방식으로.
83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5 21:30:48 ID:4jy9v1IthO+
무섭기는 했지만, 왜인지는 몰라도 모니터에 표시되어 있는 시계를 확인했어.
아니나 다를까, 8:33분이더라.
1분도 틀리지 않고, 어제랑 똑같은 시간에 노크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 거야.
'아빠, 혹시 제 노크소리 들리지 않으세요?' 내 방안은 엄청 조용했으니까 휴대폰 너머로도 충분히 들릴만한 볼륨이었으니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통화하고 있는 아빠한테 넌지시 물어봤어.
'응? 아무것도 안들리는데? 누가 왔어?'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는 목소리더라. 장난이었다면 차라리 다행이지. 우리아빠는 진상드립외에는 장난치지 않으셔. 호러같은거 오히려 질색하시는 분이니까..
당연히 아빠한테는 말하지 않았어. 걱정끼치고 싶지도 않았고, 말해봤자 지금 도움이 될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으니까.
그 후에 무슨 대화를 했는지는 기억이 안나. 온 신경이 노크소리가 들려오는 문쪽으로 가있었거든.
그때쯤에 E랑 J도 동시에 화상채팅에 들어왔어. 걔내들한테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아빠랑은 전화를 대충 마무리지은 다음에 방금처럼 노크소리가 들려오지 않느냐고 물어봤어.
둘 다 한동안 침묵하고 귀를 귀울이더니, 조용히 고개를 흔들었어.
84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5 21:35:30 ID:4jy9v1IthO+
9:37분에 컴퓨터가 꺼졌어. 그냥 또 모니터가 까매졌지. 배터리도 만빵이고 충전기도 꼽아둔 상태인데 말야.
똑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내가 조금 더 이성적인 행동을 취했을 것 같지?
전혀.
오히려 어제보다 더 패닉했어.
그때쯤 E가 어제와 똑같은 시간에 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걸 얘기해줬거든.
게다가 내가 용기내서 문을 연 시간이 9:42분이었대.
어제랑 1분도 틀리지 않았다는거야.
이 질문을 몇번이나 하는 것 같지만, 그래도 할게.
이게 말이 되는 일이야?
85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5 21:39:20 ID:4jy9v1IthO+
내가 이 일을 계획하고 했다고 해도 이렇게 치밀하게 1분 1초까지 틀리지 않을 수가 없었을 거야.
게다가 그때는 시계따위는 내 주변에 있지 않았고,
사실 난 9:40분에 문을 열겠다고 카톡을 날렸었어.
그런데 2분동안 또 문을 세게 치는 소리때문에 쫀다음에 마음을 다 잡고 제대로 문을 열었던 거야.
그렇게 세세한것까지 내가 어떻게 계산해?
그런건 아직 모르는 상태였고, 그냥 또 어제처럼 문을 열고 복도에 꿔다놓은 빗자루처럼 몇초동안 서있었어.
아무도 없었지. 어제랑 똑같은 상황이었지만 여전히 무서웠고, 왜 어제로 끝나지 않았는지 억울하기까지 했어.
86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5 21:47:47 ID:4jy9v1IthO+
내 방의 문을 도로 열고 발을 들인 순간,
커튼이 센 바람을 맞은듯이 둥글게 공중으로 떴어.
하지만 난 몇초를 기다려도 바람따위 느껴지지 않았어.
그런 식으로 커튼이 부풀면 방안으로 서늘한 바람이 들어와야되잖아.
그런데 바람따위 느껴지지 않았어. 오히려 그날은 평소보다 방 안의 온도가 높은 것 같더라.
E와 J에게 그 이야기를 하니까 또 기분탓이라고, 신경쓰지 말라고 했어.
나야 또 믿었지. 절친들이 괜찮다는데 왜 걔내들이 거짓말을 하는거라고 생각하겠어?
실제로 그 후 한동안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 노크소리도 멈췄고, 기계음도 들리지 않고, 피곤하지도 않고, 어깨도 안무겁고.
목요일 밤에 당연히 일이 생겼어.
몇시에 일어났을 것 같아?
맞아.
10:33.
91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7 03:22:26 ID:oGEgin+sB3o
이야기를 좀더 확실하게 기억하려고 친구들한테 인증사진용 카톡스샷좀 보내달라고 했었거든?
....괜히 오싹해져서 오늘은 그냥 안쓸려고 ㄷㄷ 미안해..
내일, 아니 오늘 저녁에는 두번째 밤은 꼭 끝내도록 할게!
92 이름 : 이름없음: 2014/01/07 05:06:29 ID:tteW8kV8bko
간만에 와서 봤는데, 스레주가 겪었던 이 현상은 대체 뭐지...??
아무튼 지금이라도 아무 탈 없으면 좋겠다
93 이름 : 이름없음: 2014/01/07 11:00:40 ID:+A7LDd7GC26
기다리고 있어 스레주! 얼른 두번째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올려줘
94 이름 : 이름없음: 2014/01/08 04:40:16 ID:NWD7RwbXDYY
에잇 돌!
95 이름 : 이름없음: 2014/01/08 15:17:12 ID:NWD7RwbXDYY
갱신!
96 이름 : 이름없음 ◆NJBVjrmtu6: 2014/01/08 15:20:51 ID:5Mmib4qsP7w
미안. 어제 스샷도 받아서 적다가 부모님한테서 조금 싫은 소리를 들어서..
과연 이런걸 억지로 기억하려고 해서 치료가 빨리 될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하시더라고.
그래도 일단 여기에 적기로 했는데 갑자기 그만두는건 기다려주는 레스주들한테 미안하니까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한은 적어볼게!
참고로 스샷 얻어냈다고 말했지? 여기에 올려둘게 ㅎㅎ
(카톡방 사진)
내가 채팅방을 지워버려서 친구가 대신 찍어줬어. 빨간색이 나고 나머지는 친구들!
97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8 15:21:18 ID:5Mmib4qsP7w
미안 ㅠ 인증코드 틀렸었네.
98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8 15:30:50 ID:5Mmib4qsP7w
(카톡방 사진2)
이것들이 첫째밤에 나눴던 카톡이야!
99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8 15:35:11 ID:5Mmib4qsP7w
10시 33분쯤에는 나도 친구들도 (그때는 H를 포함해서 3명과 화상채팅중이었어) 자기 할 일을 하고 있었어.
별로 그렇게 긴장도 하고 있지 않았고, 컴퓨터에서도 할 일이 바닥나서 벙하기 있었거든.
그런데 이번에는 어깨가 무거운 대신에,
목이 살살 가려운거야.
한여름에만 날아다니는 그 독한 모기한테 물린것처럼 처음에는 그냥 살짝 가렵다가 몇초만에 엄청나게 신경쓰이기 시작했어.
101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8 15:42:30 ID:5Mmib4qsP7w
난 무슨 벌레한테 물린 줄 알고 그냥 손으로 한번 긁었어.
그런데 긁으면 긁을수록,
가려움이 더해지는거야.
난 내 손톱이 짧으니까 (내 손톱은 진짜 병적으로 짧거든ㄷㄷ 손가락 끝부분까지도 안자라있어..) 오히려 더 간지럽게 만드는 거라고 생각하면서 힘을 줘서 긁었어.
부족하더라고.
긁고 긁고 긁고 긁고 긁고 긁고 긁고 긁어도
여전히 가려웠어.
뭔가, 뭔가 더 날카로운 게 필요했어.
내 손톱은 너무 짧으니까, 아무리 긁어도 부족했어.
내 주위를 둘러보니까 휴대용의 튜브모양을 한 로션통이 보였어.
난 그걸 잡고 튜브의 끝부분인 ( \----/ 이렇게 된 부분) 을 사용해서
때밀듯이 내 목부분을 미친듯이 긁었어.
그때쯤이면 아플 것 같지?
전혀. 오히려 더욱 부족해졌어.
102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8 15:46:04 ID:5Mmib4qsP7w
그때 H가 내가 하는 행동을 알아차리고 말을 걸었어.
H: 야, 너 그거가지고 뭐해?
나: ....(뭐라고 중얼거리고 있다)
H: 야! 너 그러다가 상처생긴다니까?!
나: ......
H: 뭐?
"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가려워 "
그렇게 계속 엄청나게 조그만 목소리로 중얼거리고 있었대.
들리지는 않았지만 입모양이 그랬더라네.
난 내가 그렇게 말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아.
한가지 확실했던 건,
정말로,
가려워서 미칠 것 같았다는거야.
103 이름 : 이름없음 ◆1vxJKNmoaU: 2014/01/08 15:49:29 ID:5Mmib4qsP7w
튜브로 긁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화질이 나쁜 내 카메라를 통해서도 내가 긁고 있던 왼쪽 목은 눈에 띄게 붉어지고 있었어.
그래도 부족했어.
아무리 긁어도
가렵고
가렵고
가렵고
가려워서, 부족해서, 긁어도 가려워서, 부족해서 긁어도, 가렵고, 부족해서.
그때쯤에는 3명 모두 슬슬 나한테 왜그러냐고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대.
난 걔들의 목소리따윈 안중에 없었어.
가려웠거든.
튜브의 끝부분으로는 날카로움이 부족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어.
그 도중에 겨우겨우 기억해낸거야.
내 바로 옆에 있는 서랍 속에 넣어둔
작고 빨간 가위.
첫댓글 헐 머야시발ㅠㅠㅠㅠㅠㅠ근데 난 아무래도 스레쥬가 미친거같지 왜
헐 가위 안돼ㅠㅠㅠ
헐 가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