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풀 이영일, 서울대공원 만추에 이야기 속으로[201030.금] - 개머루 정밀화, 구갑용 마과의 덩굴식물, 극락조화, 나뭇잎 정밀화, 네펜더스 벌레잡이통발, 더덕 정밀화, 무화과 정밀화, 불루베리 정밀화, 사랑 조형물, 서울대공원 단풍 속으로 들풀과 들풀2, 호수의 유유자적 물새들, 선인장 용산목철화, 선인장 금호, 선인장 백도선, 선인장 용설란, 다육식물 알롱에, 조류사에서 앵무새가 내 머리 위에 앉아서 방문을 축하 해 주는 듯, 앵무새들, 으름덩굴 정밀화, 콜라비 정밀화, 토란 정밀화, 페리칸의 물에 젖은 날개 말리기, 피라칸사나무의 가을빛...
● 이 카페의 정밀화들은 서울대공원 온실에 전시 중인 이미지를 촬영하여 사용한 것임
생의 절정 -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 도종환의 ‘단풍 드는 날’ 중에서
오색 단풍이 물드는 가을, 누리자! 자기 자신을 뒤돌아 보면, 향기로운 꽃도, 탐스러운 열매도, 잎의 푸르름도 모두 떠나보낸 나무는 제 몸 울긋불긋 물들이며 절정의 순간을 맞이한다. 그러고는 이내 미련 없이 훌훌 비워내겠지. 내 인생의 절정은 어떤 모습일까 부디 가을 단풍처럼 정열적이기를, 생의 계절이 깊어갈수록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웠노라고 회상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 백거이(白居易)의 추억을 권하는 노래
◎ 백거이(白居易)의 추억을 권하는 노래
어떤 자리서 술을 잊지 못할까. 하늘 끝 헤어졌다 다시 만나 옛정을 나눌 때지.
청운의 꿈은 다들 이루지 못한 채 흰머리 된 걸 서로가 놀라워하지.
이십 년 전 이별한 후 아득히 삼천 리 밖을 떠돌았으니
이럴 때 술 한 잔 없다면 무슨 수로 지난 평생을 다 풀어내랴.
(何處難忘酒, 天涯話舊情. 靑雲俱不達, 白髮遞相驚.
二十年前別, 三千里外行. 此時無一盞, 何以敍平生.)
- ‘어떤 자리서 술을 잊지 못할까(何處難忘酒)’ 백거이(白居易·772∼846)
술이 좋아 마시면서도 애써 술 마실 명분을 찾아내려는 건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 듯하다. 기왕 마시는 술이지만 명분이 그럴싸하면 마음의 부담도 덜고 혹여 있을지 모를 주변의 눈총도 피할 수 있어서일 것이다. 하물며 서로 아득히 멀리 이별했다 20년 만에 만난 친구와 옛정을 나눌 수 있게 되었으니 누군들 시인의 이 권주가에 공감하지 않으랴. ‘어떤 자리서 술을 잊지 못할까’는 7수로 이루어진 연작시. 옛 친구와 회포를 푸는 경우 외에 시인은 어떤 때 술 생각이 간절할 것이라고 상정했을까. 장원 급제하여 관복을 입고 장안을 누빌 때, 전공(戰功)을 세운 영웅이 군사를 이끌고 금의환향의 행차에 나설 때, 병든 노인이 서리 내린 뜰에서 외로이 소슬한 가을바람을 느낄 때, 조정에서 쫓겨난 신하가 도성을 떠나 눈물로 낙향의 길에 오늘 때 등 다양한 경우를 내세우고 있다.
이백, 두보에 못지않은 시명(詩名)을 떨쳤던 백거이, 취음(醉吟) 선생이라는 호(號)에 걸맞게 음주시(飮酒詩)에 관한 한 오히려 두 사람을 능가할 정도로 많은 작품을 남겼다. 다만 이백의 음주시가 호탕한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면 두보의 그것에는 불우한 삶 속에서 악전고투했던 침울한 분위기가 투영되어 있고 백거이의 음주시에는 달관과 유유자적의 정취가 물씬 배어난다.
(참고문헌 및 자료출처: 동아일보 2020년 10월 23일(금), 이준식의 한시 한 수(성균관대 명예교수), GOLD & WISE GALLERY BANK, 2020년 11월호(에디터 방은주 포토그래퍼 김재이)/ 생태사진: 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
첫댓글 한올 김순자 스승님
서울 가을 색상 잘 구경했어요. 이영일선생님, 건강해보여요. 좋은 계절 만깍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