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 전에 반드시 준비해야 할 3가지
부동산 투자는 단순히 ‘좋은 지역의 부동산을 취득하는 행동’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부동산 투자는 마치 자녀를 키우는 것과 같습니다. 자녀들이 건강하게 태어나고, 올바르게 자라나서, 좋은 방향으로 독립할 수 있게 부모님이 도와주는 것처럼 부동산도 좋은 물건을 매수해서, 보유하는 기간 중 수익률을 높일 수 있게 개발하거나 잘 관리해서, 다른 사람에게 높은 가격에 매각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성공적인 투자는 시작 전에 이미 결정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부동산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문만 듣고 무턱대고 매수하는 것 보다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진입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집니다. 특히 투자의 기간이 길고 자금 투입이 큰 부동산 투자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간 많은 투자자들의 실패와 성공을 지켜보며, 투자 전에 반드시 갖추어야 할 세 가지 핵심 요소를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장기 투자를 위한 관계의 안정성
많은 분들이 처음 부동산 투자 결정을 할 때 ‘부동산의 입지’ 혹은 ‘수익률’을 고려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감정과 인간관계가 투자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씨는 평소 부동산 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배우자를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해, 조심스럽게 본인 명의로 그동안 모아온 자금을 활용해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다행히 투자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기대 이상의 수익을 얻게 되었죠.
김씨는 기쁜 마음으로 이 소식을 배우자에게 전했지만, 배우자는 자신도 모르게 큰 금액의 투자가 이루어진 사실에 크게 놀라고 마음이 상했습니다. 김씨는 가정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했지만, 배우자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부부 간의 중요한 의사결정이 자신에게 공유되지 않은 점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결국 두 사람은 이 일을 계기로 깊은 갈등을 겪게 되었고, 서로에 대한 믿음에 균열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부동산 투자는 단기 게임이 아니라 장기 마라톤입니다. 그 과정에서 감정적 지지가 없다면 단기간에 지쳐서 포기하게 되거나, 투자 성과가 좋더라도 서로의 이해가 부족하면 가정불화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큰 돈이 들어가는 투자인 만큼 가족과 충분한 대화를 나누고 의견을 조율하면서,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조심스럽게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큰 수익과 삶의 행복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2. 스스로 판단하기 위한 투자의 기준
오랜 기간동안 부동산 시장에 참여하면서 ‘지인 권유’ 또는 ‘전문가 정보’에 의존해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시는 분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러나 투자를 하는 본인이 직접 정보를 얻고 판단하지 않은 부동산 투자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부동산은 똑같은 제품이 하나도 없고, 가격과 상황이 실시간으로 바뀌며, 모든 사람의 경제상황과 목표수익률이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30대 초반의 직장인 박 씨는 몇몇 지인들로부터 지식산업센터 분양권 투자를 추천받았습니다. "계약금만 있으면 전매차익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말에 용기를 내어 투자에 나섰죠. 분양 당시에는 시장 분위기도 괜찮았고, 실제로 분양권 프리미엄이 붙었다는 사례도 주변에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몇 개월 후, 급격한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로 시장 분위기는 빠르게 식어갔습니다. 기업들의 입주 수요는 줄어들고, 매수자들의 발길도 끊기기 시작했습니다. 박 씨가 보유한 지식산업센터는 준공을 앞두고 있었지만, 전매도 되지 않았고 입주 계획도 없던 그에게는 잔금 부담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결국 그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즉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매도하려 했지만, 매수자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초기 계약금 외에도 중도금 이자, 세금, 잔금 대출까지 생각해야 하니 부담은 점점 커졌고, 박 씨는 점차 불안과 스트레스 속에서 일상까지 영향을 받게 되었습니다.
부동산 투자에 있어 '사라'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 어떤 이유로 어떻게 팔아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본인의 지식과 경험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본인만의 명확한 투자의 기준이 없는 사람은 늘 남의 말에 기대게 됩니다. 그렇게 준비되어 있지 않은투자일수록 실패할 확률이 높으며, 그 책임은 반드시 자신에게 돌아옵니다. 결국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 중요한 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투자의 기준’을 갖는 것입니다.
3. 시간을 기다릴 수 있는 여유자금
부동산은 ‘살 때보다 팔 때가 더 어렵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부동산을 보유하는 기간 동안의 비용과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서울 외곽 지역에 있는 꼬마빌딩에 투자한 40대 A씨는 수익형 부동산이라는 말에 기대를 걸고 다소 무리를 해서 건물을 매입했습니다. 매입 당시에는 저금리 상황이었고, 임차인도 안정적으로 들어올 예정이어서 큰 걱정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금리가 빠르게 오르며 대출이자 부담이 급증했고, 예상치 못한 공실까지 생기며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A씨는 이자 부담을 감당하기 위해 급히 매물로 내놓았지만, 거래가 끊긴 시장에서는 가격을 낮춰도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매달 나가는 이자와 세금, 관리비를 감당하는 것이 점점 버거워졌고, 결국 자금 마련을 위해 다른 자산까지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처럼 부동산은 안정적으로 월세가 들어오는 투자처로 인식되지만 현실은 다른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특히 부동산 투자로 인해 단기간에 시세 차익을 실현하기 어렵습니다. 좋은 입지의 건물이라도 처음에 매수할 때 세금과 중개수수료와 같은 거래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주변에 개발계획이 있다고 하더라도 미래의 가치가 시장에 반영되기까지는 수개월, 심지어 수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부동산 투자 전에는 해당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자금을 모으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취득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수많은 리스크상황을 대비해서 버틸 수 있는 자금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투자 전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실행해 보아야 합니다.
공실이 생긴다면 몇 개월까지 지속될지, 이자가 몇 퍼센트까지 오를지, 관리비가 오르거나 건물을 보수해야 하는 경우의 수가 얼마나 있고 예산이 얼만큼 들어가는지 등을 꼼꼼히 검토해야 합니다. 즉, ‘수익이 나는 시점’을 기대하기보다,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한도’를 우선 계산해야 합니다. 시장이 좋아질 때까지 기다릴 여유 자금이 없다면, 수익이 나기도 전에 매도해야 하는 아쉬운 투자로 끝날 수 있습니다.
좋은 부동산은 무조건 수익을 가져다준다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좋은 부동산을 통해 올바르게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앞서 설명한 인간관계, 지식, 자금이라는 세가지 요소가 조화롭게 맞춰져야 성공 확률이 높아집니다. 특히 부동산 투자는 장기간에 큰 자금이 필요하며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성이 낮은 투자이므로 조급함보다는 준비된 여유가 수익의 크기를 결정할 것 입니다.
부동산태인 칼럼니스트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겸임교수 조훈희
-태인경매정보- |
첫댓글 최고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