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중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거의 50년간을 여행기 읽기를 제일 좋아 했다.
학창시절 다른친구들의 장래의 꿈은 예술가,사업가, 판사, 변호사, 운동선수등을 이야기 할 때
좀 현실감이 떨어진 나는 장래 꿈을 '세계일주 여행가' 라고 했다
헌데 세계일주는 커녕 전국 일주도 제대로 못해보고 살아간다.
최근 이십년사이 해외 여행객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그분들 중에 자신의 여행 경험담을
책으로 펴내는 사람도 많아졌다.
이 좋은 세상에 정작 그토록 꿈꾸던 세상밖으로 나가보지 못하고 그저 책으로 아쉬움을 달래는 나같은 사람은
참 요즘같은 세상에는 대책없는 인간이요 한마디로 웃기는 인간이다.
해외 여행 자체가 허가사항이던 1980년대까지는 일반인에겐 해외여행은 그저 꿈의 세계였다.
그러다 1990년 들어서서 여행자유화가 되고 또 우리의 살림살이가 조금씩 펴지자 사람들은 하나, 둘씩 새장밖으로
나갔고 점차 나가는 빈도수가 늘어나더니 이제는 인천공항이 비좁을 정도로 어마 어마한 숫자의 매니아들이
여행을 일상처럼 익숙하게 즐긴다.
정작 어릴때부터의 꿈이 여행이라는 나는 돈이 없다는 핑게로, 또 건강치 못하다는 핑게로, 아픈 식구가 있어
혼자가기가 미안하다는 핑게로 나의 의지 박약과 게으름을 항변한다.
이십여년전 해외여행이 자유화되자마자 나는 아내와 함께 새장밖의 세상을 향한 첫 탈출을 시도해 본적이 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내와 함께한 그때의 동남아 여행은 지금도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이후 아내는 아프기 시작했고 여행병에 걸린 나는 참다 참다 힘들면 짧은 일정으로 일본, 중국, 극동 러시아,, 홍콩,
대만 등을 한, 두차례씩 다녀왔다.여행 내용도 공무 아니면 홀로 여행이다.
홀로하는 여행은 얼마나 처량맞은지..., 여자들은 동성끼리 짝을 지어 잘도 다니더만 이게 남성들은 잘 안된다.
중년이상의 남자들은 가족여행이 아니면 거개가 솔로 여행이다.
그간 읽은 여행서는 얼마나 될까?
언젠가 나는 나의 서재에 꽃힌 여행서를 세어 본 적이 있었다.
모처에 내가 아끼던 여행서를 오십권쯤 기증한 직후였는데 그걸 빼고도 여행서가 백권쯤 되었던것 같다.
그러니 그간 오십년간 줄기차게 읽어대던 여행서가 일천권은 족히 넘지 않을까?
여행이란 자신의 경험을 써놓은건데 나는 남의 경험만 줄기차게 읽어댄 것이다.
실제 같은 장소를 여행한 여행가들의 책을 대조해 보면 그 거리의 묘사, 생각, 느낌이 각각이 다 판이하게 다른게 많다.
그래서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이 있나본데 나는 백문만 줄기차게 하고 있는셈이다.
공무원은 공무외에 해외여행을 떠날땐 소속장의 별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오늘 이번 여름방학을 맞아 해외로 나가는 샘들의 여행허가서를 오전에만 두번이나 결재를 하였다.
어제도 두명의 샘들이 여행허가서를 가지고 왔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분들이 여행허가서를 들고 올 지 모른다.
아마도 열명도 넘게 더 들고 올 것이다.
결재도장을 찍으며 물어 본다.
어디 어디를 둘렀다 올 것인지를...
그들이 돌아 볼 것을 이야기하면 나는 앉아서 천리보는 양 그곳은 어떻고 저곳은 어떻다는데 거길보고 어딜가는게
시간도 절약되고 경비도 절약된다는등 코치를 한다.
내가 생각해도 참 웃기는 짬뽕이다.
방학만 되면 한달가량씩 중기여행을 떠나는 여행 매니아가 우리 학교엔 두분이나 계신다.
두분 다 오십대의 독신 여성이다.
걸릴게 없으니 홀가분하게 떠났다 오시는데 이젠 도사의 경지에 올라 한분은 작년 겨울에
난리가 난 알제리, 리비아, 튀니지등 북아프리카를 돌더니 이번엔 중앙아시아의 카자크스탄, 우즈벡스탄,
키르키스스탄등을 돌다 오신단다.
또 한분은 작년에 남미로 떠나 한바탕 휘젖고 오시더니 이번엔 발칸반도의 몇나라만 집중 답사하시겠다하고...
모두 다 팩키지로 떠나는 단체여행이 아닌 배낭 여행이다.
이 방안 퉁수에겐 언제 기회가 돌아 올까?
아내와 함께 떠날 여행을 꿈꾸다가 그걸 포기하니 요즈음은 조급증이 생겨났다.
아내는 퇴직하면 여행비로 얼마, 얼마를 주겠다 한다.
아내가 주겠다니 아마도 그 돈은 꼭 줄 것이다.
세상을 한바퀴 돌려면 택도없는 돈이지만 내가 국내에 있어도 매월 얼마는 쓸터이니 그 돈도 매월 붙여 달라고 아내와
타협은 보았다.
그래서 이번 여름부터 본격적인 여행준비 작전에 들어가 앞으로 내 여행의 제일 공적이 될 지병 근치에 나섯는데
의외로 의사가 수술에 동의 안한다.
그냥 달고 살란다. 수술할려면 수술부위가 너무 커서 히프 손상도 올 수 있으니 그냥 동거하는게 더 나을거 같단다.
제길~~~
그러면 이병 달곤 장기여행은 못간다. 바깥세상에서 이 고질병으로 끙끙거리면 이건 낭패다.
혹시 모르니 꼭 받으라는 의사지시대로 내시경 검사 후 작은 용종 두개를 떼어내곤(육안으로 보기엔 큰 문제가 없을것
같다면서 자세한 분석 결과는 3주후에 나온단다) 멍해 있다.
이것부터 해결해야 여행도 가능한데....
그냥 횡설 수설 더위먹은 놈처럼 중얼 거린다.
이제 잘못하면 영원히 방안퉁수로 남의 책이나 뒤적이며 평생을 보낼지 모르겠다.
수술이 힘들면 증세를 획기적으로 완화시키는 무슨 한방 치료는 없나?
제길~~, 제길~~ 제길~~~
점심시간 끝나간다.
밥이나 먹으로 가야겠다.
첫댓글 아픈 아내도 그렇지만...직업의식이 님을 붙잡고 있는것 같네요. 얼마 있으면 다 과거사가 되는 것,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은 동네어귀 정자나무의 10분의1도 못 되는 것.재고 자시고 다 부질 없는 것, 그러므로 담주부터라도 진한 썬그라스 끼고 묻지마 관광을 알아봐서 떠나심이 좋을거라고사료 됩니다. 첫 사고가 어렵지 그 다음부터는 거의 참기름 수준일꺼라는데 백표.
이젠 떠날 수 있는 시간도 얼마없으니 건강만하믄 좌고우면 하지않고 떠날 수 있을것 같습니다. 건강을 챙기야 될긴데....
저도 떠나고는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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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을 붙잡는 것이 많네요. 특히 남편의 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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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만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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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를 존경하네요.
그 문제는 이해 할 수 없는 부분이예요. 언젠가는 자유롭게 날아 갈 날을 꿈꾸며 사네요. 여행 자유롭게 다니면서
글 잘 쓰는 사람 축복 받은 사람이겠지요. 보는 만큼 마음은 커지기 마련
저도 서재 책상에 커다란 세계지도를 깔고 유리판을 덮어 놓았습니다. ㅎㅎ
수선화님의 꿈이 속히 이루어지시길 바랍니다
그래도 왕님은 아시아는 다녀오셧구만,,전 40대 초반에 10년 부부6팀이 전국을 돌아나녓네요. 일년에 두번 명절때 3박4일로...제주도 갈때 뱅기타보고는 여적 뱅기타본적이 없어요. 한번 나가보려도 겁이 나고 차 타는것이 힘들고 암튼 평생을 외국에 못가봐도 그리 한되는 일은 없을듯하고 살아요.하도 아파놔서..그저..안아프고 사는게 최고라 생각하고 사네요. 조급하게 생각지 마시고 건강챙겨가면서 혼자서 떠나는 여행을 해보세요. 혼자도 갈수 있는 능력이 있는것만으로도 행복이네요머.
냅, 혼자라도 열심히 다니겠습니다. 근데 좀 청승맞아요
희망을 버리지 않는 한 세계여행이 문제겠습니까. ^^
고맙습니다
대단 하십니다 여행기를 그처럼 많이 섭렵 하셨다니...꿈은 이루어 진다지만 아직도 꿈꾸고 있는것은 사실 이지요^^
저도 지리나 역사를 좋아해서 눈에 띄는것은 다 찾아 보지만 역시나 우물안에 개구리 입니다
베낭여행의 낭만 현실과는 많은 괴리가 있을것으로 봅니다 그래도 건강과 용기만 있으시다면...^^
다른분이 순수문학 작품을 읽으실 때 전 그런 종류의 책을 읽은거지요.
역사서. 지리서 저도 무지 좋아 합니다.
배낭여행은 고난여행임을 알고 있습니다.
막상 배낭지고 나가면 대개 첫날밤은 두려움에 한숨도 못잔다고 하더군요
오전에 읽은 책 내용이 생각납니다.
폭설이 내린 어느날 걱정스런 마음에 집에 안부전화를 했더니 전화를 안 받더랍니다.
다 늦은 저녁에 겨우 전화통화가 된 작가가 하루종일 어딜 갔었나고 엄마한테 화를 냈더니
엄마의 대답은 "눈구경 하러 갔지. 일년에 딱 한 철인데 앞으로 내가 몇 번이나 더 보겠냐?"
더 늦기전에 아니 늦엇다고 생각될때 즐기시고 느끼시고 그래서 행복하시길...
시간은 가는데 나는 서있고 미라보 다리아래 세느강은 흐른다.
기욤 아폴리네에르의 싯귀가 생각나네요.
정말 어느 시인의 말대로 우리생애 꽃잔치가 얼마나 남았을까요?
저 역시 나홀로 배낭 여행을 꿈꾸고 삽니다.꿈꾸는 자 언젠간 이루어 질꺼라 믿으며 말이죠~
그 꿈을 이루려고 저도 여행서 무지 읽어댔습니다만 앞으로 몇년은 참아야 할것 같습니다.
왕선생님의 건강이 빨리 회복 되시길 빌고 멋진 여행기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님의 꿈도 하루빨리 이루어 지시길 ...
교장샘 모든게 생각과 마음먹은대로다 된다면 재미없어못살아요 사모님이 빨리완쾌되어서 두분이 손잡고 마음대로다니시는 그날이 꼭 오기를 기도합니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손잡고 갈 수 있다면 최상이지요.
지는여 여행기 읽는거 보다 TV같은걸로 보는거 좋아 합니데이. 요즙 TV에서 그런거 맣이 하데얘. 근데 지가 다니는건 별로 않좋아 합니대이. sports도 운동장 가서 보는거보다 TV로 보는게 더 좋아예. 근데 여행 댕기기는 억수로 다녓다 아입니까? 헉생때 방학때마다 동부 서부 중부 남부 다 댕기고 canada 글고 Mexico도 맣이 댕겻어얘. 지금은 쉬는날은 집에서 퍼지는걸 젤로 좋아 합니데이. 일년에 서너번은 그래두 일땜시롤 댕기야되는데 마눌이 쫓아 갱겨싸서 지는 귀찮고 힘들어얘. 왕님은 여행 좋아하시나 봅니다. 얼른 모두 건강해지셔가 가고싶은 데 많이 다니시고 좋은 여행기 함 써주이소.
정말 훌쩍 떠나서 멀리서 사진을 찍어 올리며 그리움을 전하는 글을 원없이 써 보았으면..... ㅎㅎㅎ
여행이는 말은
왠지 듣기만 들어도 맘 설레이게 합니다.
퇴직하시면 여행갈사람 몇명모아서 함께떠나는것도 참 좋을것 같아요
얼마전 대구벙개에 모인사람들이 모두다 얼마나 친근감이 있든지
어디를 함께가도 참 즐겁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맘 맞는 사람끼리 ㅎ훌쩍 떠나면 금상첨화겠지요.
근데 그게 여성은 동성끼리 되는데 남성은 안되요.
남성은 직장생활, 사업 해서 가족 부양해야되고 설사 자신이 거기에서 해방된다 하더라도 자기같은 사람 찾기도 어렵고 찾아도 취미가 같기;가 어렵고 또 남성들은 자기주장이 강해서 마음 맞추기도 어렵습니다.
사업가가 해외골프여행가는건 모를까 배낭여행은 가족, 친척 아니면 나홀로 여행이지 동성끼리 가는것 거의 없다 하데요